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
17년 반도체 섹터 담당한 전문가
슈퍼사이클 평균 15년씩 이어져
PC·모바일 분야도 AI 투자 늘어
최근 변동성은 가격 조정 등 영향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 KB증권 제공
"인공지능(AI) 투자는 빅테크 기업들이 스스로 멈추기 어려운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합니다. 시장을 결정짓는 변수는 AI 투자 자체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자금조달 환경, 즉 금리와 물가입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사진)은 2일 반도체 슈퍼사이클 배경이 된 AI 투자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 반도체 수요 둔화, 과잉투자 논란 등 잡음이 나오고 있지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 1999년 굿모닝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3년 현대증권(현 KB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3년부터 리서치본부장을 맡고 있다. 특히 17년여간 반도체 섹터를 담당하며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김 본부장은 '칠천피' 시나리오를 제기했던 때를 회상하며 "당시 코스피가 급락했지만, 코스피 조정은 대세적인 상승장의 신호라고 봤다"며 "과거 상승장 사이클의 속도와 매우 비슷했고, 기업들의 실적도 받쳐주고 있어 코스피 7000이 먼 얘기가 아닐 것이란 확신이 들어 전망치를 크게 잡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 등 과거 IT 산업의 성장 변곡점을 보면 15년씩은 성장했기 때문에, 이번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더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을 봤고, 정부가 적극 나설 경우 시장 밸류에이션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AI 투자 확산으로 반도체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 본부장은 "AI 투자 확산이 데이터센터를 넘어 PC와 모바일 등 엣지 디바이스까지 확대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서버 D램,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X 등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신규 생산능력은 내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공급 부족 국면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고점론'에 대해선 "아직 AI 투자나 메모리 업황에서 고점을 시사하는 신호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AI 투자는 단순한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스스로 멈추기 어려운 '자기강화 사이클'에 진입했기 때문에 투자 자체가 갑자기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핵심은 AI가 고점인지보다 AI 투자를 중단시킬 만큼 금리와 물가 환경이 악화되느냐에 있는데, 현재까지는 이러한 임계신호가 확인되고 있지 않다"며 "다만 미국 장기금리의 급등이나 인플레이션 재가속 등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데 대해서는 주가 급등에 따른 가격 조정과 매크로 불확실성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김 본부장은 "반도체 기업 실적과 AI 투자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국 금리와 물가가 시장이 우려하는 수준까지 악화되지 않는다면 변동성은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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