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코스피 87% 뛰었는데…지수는 사실상 '6종목'이 움직였다 [증시는 왜]

HHI 역대 최고·유효 종목수 5.75…상승장은 반도체로 집중
코스피 시총 증가 79% 반도체…코스닥은 마이너스 수익률

코스피 87% 뛰었는데…지수는 사실상 '6종목'이 움직였다 [증시는 왜]
이재명 대통령(가운데)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최태원 SK 회장이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900개 넘는 종목으로 구성돼 있지만 실제 지수는 사실상 6개 안팎의 종목이 움직이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자금과 이익이 집중되면서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익도 돈도 반도체로…양극화 심화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3일 전 거래일 대비 5.76% 급등한 8088.34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1월 2일 종가(4309.63) 대비 87.68% 상승한 수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스피 시장집중도지수(HHI)는 역대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HHI를 유효 종목수(1/HHI)로 환산하면 5.75로,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할 때 사실상 6개 안팎의 종목이 코스피 전체의 방향을 좌우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 같은 집중 현상은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개인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중되고, 외국인도 반도체 중심의 매매를 이어가면서 더욱 심화됐다.

자금 흐름 역시 반도체로 향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코스피가 100% 넘게 상승하는 동안 시가총액 증가분의 79%가 반도체에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나누는 것보다 반도체와 비반도체를 구분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정도로 반도체 중심 장세가 뚜렷했다.

대형주 중심의 집중 현상은 기업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컨센서스는 전주 대비 11조8000억원 증가한 반면 코스닥은 오히려 감소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상반기 시장은 대형주 집중과 순환매가 반복됐지만 결국 반도체 중심의 흐름이 시장을 주도했다"며 "하반기에도 반도체 릴레이 모멘텀이 이어지는 만큼 대형주 중심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특정 종목에 집중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이익이 한쪽으로 몰리기 때문"이라며 "반도체와 IT하드웨어, 은행 등 이익과 수급이 동시에 확인되는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상승장은 계속…쏠림은 더 강해질 수도
증권가는 당분간 반도체 중심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선물은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반도체 중심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격적인 자금 유입으로 증시 과열과 종목 편중이 심화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코스피 내 비주도주와 코스닥의 상대적 소외도 함께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코스피가 100% 넘게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양극화가 확인됐다"며 "하반기에도 반도체 중심의 쏠림이 이어지면 지수는 신고가인데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은 낮은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