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기행' 공효진 "김미조 감독, '미쓰 홍당무' 이경미만큼 독특…"[인터뷰]. 뉴시스
영화 '경주기행' 스틸. 뉴스1
배우 공효진이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네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경주기행'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김미조 감독은 오묘한 매력이 있어요. 카리스마가 넘치고 힘과 열정이 굉장한 데다 아주 똑똑하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감독입니다."
배우 공효진이 영화 '경주기행'으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한 김미조 감독의 개성과 연출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김 감독을 영화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과 비교하며 "두 분 다 독특하다"고 말했다.
"감독의 개성, 시나리오에서 읽혔죠"
'경주기행'은 8년 전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엄마 옥실(이정은)과 세 딸 장주(공효진), 영주(박소담), 동주(이연)가 복수 여행을 떠나는 가족 복수극이다. 깊은 상실과 분노를 바탕에 두면서도 스릴러와 블랙코미디, 가족드라마와 소동극을 자유롭게 오간다.
공효진은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감독의 색깔이 확실하게 느껴졌다"며 "완성된 영화를 보니 감독의 미적 세계와 상징적인 표현이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인상적으로 본 장면은 네 모녀가 나란히 누워 과거의 가족여행을 떠올리는 대목이다. 하와이언 음악이 흐르고, 흔들리는 나뭇가지 그림자가 이들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대신한다.
공효진은 "원래는 자매들이 어릴 때 뛰어놀던 과거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이 그것을 직접 보여주는 대신 나뭇가지 그림자로 표현했다"며 "알고 보면 아름답고 애절한 장면"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은 리더십이 강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라며 "완벽주의적인 면도 있다. 벌써 다음 작품도 준비하고 있는데, 집필 속도도 빠르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공효진의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30번이나 봤을 만큼 그를 오래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의 영상화화, 보고 싶었다"
공효진이 '경주기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시나리오가 지닌 힘과 선배 이정은과의 재회였다. 두 사람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모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엄마 역이 이정은 배우라는 말을 듣고 '멍석이 깔렸구나' 싶었다"며 "책을 덮으면서 이 영화가 영상화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었고, 나도 장주라는 인물에 숨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뒤에는 며칠 동안 씁쓸한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막내딸의 죽음을 확인하는 과거 장면과 딸을 수학여행 보내던 엄마의 모습이 가슴에 남았다.
공효진은 "엄마는 딸의 이름을 확인할 때까지 우뚝 서 있다"며 "아이를 보내며 '잘 갔다 와'라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장면이 너무 슬펐다. 글로만 읽는데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장주는 가족이 가장 우선인 첫째 딸이다. 엄마의 복수를 돕는 오른팔로 출발하지만, 자신도 한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갈등에 빠진다.
내심 계획이 실패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공효진은 "가족끼리도 너무 큰 슬픔은 금기처럼 피하게 된다"며 "8년 동안 입 밖에 내지 못했던 일을 엄마가 갑자기 실행하자고 했을 때 장주의 마음도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웃으라는 건지 울라는 건지…극적인 온냉탕"
공효진은 '경주기행'의 가장 큰 매력을 "단짠단짠"과 "극적인 온냉탕"이라고 표현했다. 딸을 잃은 가족의 비극을 다루면서도 생활감 넘치는 웃음과 예측하기 어려운 소동을 끊임없이 펼쳐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서사가 있는가 하면 도저히 웃을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웃음이 난다"며 "이거 웃으라는 거야, 울라는 거야 싶을 정도로 감정이 오간다. 그게 우리 영화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앙상블도 작품의 주요한 매력으로 꼽았다. 경주에서 함께 머물며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극 중 가족 관계로 이어졌다.
공효진은 "자매 역할을 맡아 더 금방 친해진 것 같다"며 "이연 배우와는 숙소에서 닌텐도 게임을 하고, 박소담은 뒤에서 우리를 봤다. 촬영하지 않을 때도 편의점과 식당, 노래방에서 계속 마주치며 실제 가족처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경력이 쌓이면서 배우로서 달라진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는 내 캐릭터를 이해시키는 게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작품 전체를 더 흥미롭게 끌고 가는 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장면에서 정답을 미리 보여주기보다 관객이 '왜 저러지'라고 궁금해하게 만들고 싶다"며 "내 캐릭터만이 아니라 극 전체를 보면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내가 이제 베테랑이 됐구나' 싶기도 했다"고 웃었다.
영화 '경주기행' 속 한 장면. 연합뉴스
'경주기행' 스틸 컷. 뉴스1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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