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아파트 재건축 단지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의 수익성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노후 아파트 매입가에 천정부지로 뛴 분담금을 더하면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와 맞먹거나 웃도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재건축 투자의 가격 이점이 급격히 축소되는 양상이다.
노원 신축이 12억인데, 재건축 총 투입비도 12억
1일 정비업계와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정비사업장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2021년 578만 원에서 2023년 750만 원, 지난해 890만 원까지 치솟으며 4년 만에 54%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목동 재건축 단지(3.3㎡당 950만~990만 원)를 포함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의 공사비가 1000만 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구역 등 초고층·고급화 단지는 1500만 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동반 상승이 원가 부담을 끌어올렸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한 데다 일반철근(11.8%), 국내 전기동(35.1%), 나동선(45%) 등 주요 자재비가 큰 폭으로 뛰었다. 여기에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까지 맞물리며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비용 급등은 실제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의 경우 기존 전용 31㎡ 소유자가 전용 84㎡를 분양받기 위해 내야 할 예상 분담금이 약 6억 원대로 추산된다. 최근 매매가(6억8000만 원 안팎)에 분담금을 더한 총투입액은 약 12억8500만 원으로, 인근 준신축인 '포레나노원' 전용 84㎡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다.
과거 1대1 재건축을 추진한 경기 시흥 'e편한세상 시흥 더블스퀘어' 전용 59㎡ 역시 조합원 총투자금(5억6500만 원)과 현재 호가(6억 원 안팎)의 격차가 3500만 원에 불과해 안전마진이 사실상 사라졌다.
공사비 급등에 이자비용까지... 재건축 투자 '옥석' 가려야
서울시가 '사업성 보정계수' 등을 도입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지만, 3.3㎡당 수백만 원씩 오른 공사비 증가액이 늘어난 분양 수익을 상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 300가구 이상 정비사업지 336곳 중 실제 공사 중인 곳은 32곳에 불과하며, 2023~2025년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직전 3년 대비 27.8% 급감하는 등 공급 지표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자금 압박이 커지자 건설사들은 조합원 분담금 납부를 입주 후 최장 4년까지 미뤄주는 '납부 유예'나 계약금·중도금 없이 입주 시 잔금으로 납부하는 '빵빵백' 조건을 내세워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압구정 3·4·5구역, 성수 1지구, 목동 6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투자의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사업 초기 단계의 단지는 추가분담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대지 지분과 일반분양 물량 등 사업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시공사가 제시한 분담금 유예 방식이 '무이자형'인지 '이자 후불제형'인지 금융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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