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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은 서울 마지막 퍼즐"...주택 공급 논란에 전문가들 모였다

4일 용산공원 지키기 긴급 토론회
"불투명한 정화·실효성 없는 주택 공급" 지적
"2040년 입주 전망...현재 집값 잡을 수 없어"

"용산공원은 서울 마지막 퍼즐"...주택 공급 논란에 전문가들 모였다
임저스틴희준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4일 '용산공원 지키기 긴급토론회'에서 군인아파트·옛방위사업청 부지에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의 예상 조감도 시나리도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치권에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용산공원은 도시적 잠재력을 지킬 수 있는 '서울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군기지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한 지적과 함께 섣부른 개발이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선거철 되면 주택공급론 고개"
배정한 서울대 교수(한국조경학회 회장)는 4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용산공원 지키기 긴급 토론회'에서 "용산공원이 우리 곁으로 가까워 진다는 희망이 다가오고 있는데, 부동산 시장이 뜨겁거나 선거철이 되면 주택 공급론이 어김없이 고개를 들어왔다"며 운을 뗐다.

배 교수는 정부가 용산기지 공원화를 처음 구상한 2005년부터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참여해 온 전문가다. 그는 "용산공원 부지는 단순한 빈 땅이 아니라 식민과 분단,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치유의 공간이자 남산과 한강을 잇는 핵심 생태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1990년대 초 서울시가 주도했던 '용산 부지적지 기본계획' 등을 언급하며, 당시부터 이어져 온 '온전한 용산공원'에 대한 구상이 오늘날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는 설명이다. 배 교수는 "개발하지 않기로 약속한 사회적 합의를 부동산 개발론으로 무너뜨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배 교수는 "용산공원 부지에 2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헬리오시티 등 서울 대단지 아파트 사례와 비교해 볼 때 면적 대비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만에 하나 주택 건설을 추진하더라도 2040년에야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2040년에 입주한다면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청년 주거난을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울러 "주택난을 덮기 위해 미래세대의 소중한 자산인 용산공원을 제물로 삼지 말고, 반환 시기를 앞당기고 온전한 공원 조성을 위한 단계별 계획과 거버넌스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용산공원은 서울 마지막 퍼즐"...주택 공급 논란에 전문가들 모였다
4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서 '용산공원 지키기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오른쪽 사진은 첫 번째 발제에 나선 배정한 서울대 교수(한국조경학회 회장). 사진=전민경 기자
■"오염 정보 불투명...정부 부담 가중될 것"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과거 미군기지 내 유류 유출 사고가 최소 90여 건에 달하며 그중 대형 유출 사고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모호한 환경 조항과 미흡한 정화 기준으로 온전한 오염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유일한 정화기준인 '인간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조차 추상적 개념이기에 정화 여부를 미군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또 "부산 하야리아 기지나 춘천 캠프페이지 등의 선례에서 보듯, 불투명한 상태에서 진행된 정화는 반환 이후 막대한 추가 오염 발견과 정화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며 "충분한 조사와 정화가 선행되지 않은 채 주택 공급을 서두르는 것은 정부의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훼손된 녹지'이기 때문에 주택 공급을 해도 괜찮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아직 공원으로 조성도 안됐는데 훼손됐으니 괜찮다는 건 개발을 위한 일방적인 프레임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고 주택을 공급하는 것 역시 연쇄적으로 주변의 녹지를 훼손하는, 한쪽(용산공원)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녹지를 훼손해야 하는 결과가 나오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임저스틴희준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도심 한가운데 이와 같이 평탄하고 연속된 땅이 한번에 열리는 사례는 서울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용산은 서울에 마지막 남은 퍼즐"이라고 밝혔다. 이 가치를 보존하는데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어린이정원에 △용적률 260%·가구수 6000가구일 때와 △용적률 360%·가구수 1만가구 일 때의 용산공원 일대 조감도 등을 예측한 시나리오를 사진과 영상 등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온전한 공원 조성을 위해서는 드래곤힐호텔, 헬기장, 미대사관 등 본체부지 한복판에 여전히 남아 있는 미군 잔류부지 문제를 온전한 공원 조성을 위해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꼽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서울그린트러스트와 서울환경운동연합, 생명의숲이 '용산공원을 도시숲으로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조경진 서울대 교수(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 김정빈 서울시립대 교수, 김종헌 배제대 교수, 설동근 숲생태지도자협회 이사장, 유영민 생명의숲 활동가,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전문위원 등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의견을 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