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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산 뒤 들어가는 돈까지 잡는다"…르노코리아 창원정비소 가보니 [르포]

요청 없어도 12항목 무상점검…보증은 7년·14만㎞로
초고장력강판 판금 "무리한 복원 대신 교환 권한다"
정비센터 1곳당 3419대…부품 현장 공급률 93%
필랑트 214.5㎞ 몰아보니 실연비 19.6㎞/L

"차 산 뒤 들어가는 돈까지 잡는다"…르노코리아 창원정비소 가보니 [르포]
지난 2일 경남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창원중앙정비사업소 전경. 사진= 김동찬 기자.
"차 산 뒤 들어가는 돈까지 잡는다"…르노코리아 창원정비소 가보니 [르포]
지난 2일 경남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창원중앙정비사업소에서 엔지니어가 12가지 차량 무상점검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김동찬 기자.
"차 산 뒤 들어가는 돈까지 잡는다"…르노코리아 창원정비소 가보니 [르포]
2일 경남 창원 성산구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창원중앙정비사업소에서 최용권 판금정비 팀장이 사고 차량의 판금·수리 작업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창원(경남)=김동찬 기자】"앞·뒤범퍼 교체를 예로 들면, 그랑 콜레오스 수리비는 이전 자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과 비교해 25~30% 더 저렴합니다."
지난 2일 방문한 경남 창원의 르노코리아 창원중앙정비사업소에서 만난 이정귀 창원중앙정비사업소·창원대리점 통합소장의 말에는 차량 판매 이후의 비용, 이른바 '유지비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국산화로 수리비를 낮추는 한편, 사고·보험수리를 담당하는 판금·도장 인력의 전문성과 시설 투자로 신차급 복원 품질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12항목 점검에 판금·도장까지 한 곳에서
이날 리프트가 오르내리는 일반정비 구역에서는 정비사 두 명이 짝을 이뤄 점검표를 채워나갔다. 운전석에 앉은 정비사가 브레이크를 밟고 등화장치를 하나씩 켜면, 밖에 선 정비사가 차를 한 바퀴 돌며 불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식이다. 보닛을 열어 오일류와 냉각수, 배터리 상태를 보는 작업도 이 단계에서 함께 이뤄졌다. 여기에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 마모도, 와이퍼 등을 더해 점검 항목은 12가지, 걸리는 시간은 15분 남짓이다.

김영훈 일반정비 팀장은 "고객이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여름철에는 에어컨, 겨울철에는 히터 관련 항목도 추가로 점검한다"고 말했다. 전동화 차량은 점검 범위가 넓다. 하이브리드는 38개, 전기차는 40개 항목을 20분가량 확인한다. 고전압 배터리의 셀 상태나 충전량, 모터처럼 육안으로 잡히지 않는 부분을 전용 진단기에 물려 읽어야 해서다.

무상점검은 이달부터 내용이 달라졌다. 르노코리아가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구매 고객의 차체·일반부품 보증(기존 3년·6만㎞)과 엔진·동력전달 주요 부품 보증(기존 5년·10만㎞)을 나란히 7년·14만㎞로 늘리면서, 연 1회 무상점검과 유상 엔진오일 교체를 보증 유지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중고차로 넘어가도 이 조건만 지키면 승계된다.

일반정비 구역 안쪽으로 들어서자 기계음이 커졌다. 판금·도장 구역이다. 도장부스에서 각 1대, 대형 샌딩부스에서 2대 등 최대 4대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고, 범퍼나 도어 같은 단품 작업이면 처리 대수는 더 늘어난다.

이 구역에서 가장 예민한 판단은 판금 여부다. 현재 판매 중인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아르카나 3종 모두 일반 강판보다 강도가 높은 초고장력강판을 쓴다. 30여년 경력의 최용권 판금정비 팀장은 "손상된 초고장력강판에 열을 가하면 강성과 방청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안전성과 외관을 제대로 복원하기 어렵다면 판금 대신 고객에게 부품 교환을 권한다"고 말했다.

■소모품·수리비·타이어 수명으로 승부수
르노코리아의 서비스 네트워크는 직영 7곳을 포함해 전국 365곳이며, 이 중 88곳에서 판금·도장까지 소화한다. 지난 1월 기준 정비센터 1곳당 등록차량 수는 르노코리아가 3419대로, KGM(2307대)과 GM한국사업장(3273대) 다음으로 적다. 센터 한 곳이 담당하는 차가 적을수록 정비망이 촘촘하다는 뜻이다.

부품 조달 체계도 대기시간을 줄이는 데 맞춰져 있다. 이 소장은 "274평 규모 부품창고에 약 5100개 품목, 4억7000만원 상당의 부품을 보유하고 있다"며 "웬만한 결품 없이 신속하게 정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창고를 포함한 전국 146개 부품 대리점이 그날 들어온 주문을 그날 실어 보내는 구조로, 현장에서 필요한 부품을 바로 대는 비율은 93%에 이른다.

비용도 수치로 제시됐다. 지난 6월 말 부품·직영 공임 기준 필랑트의 엔진오일 세트 1회 교체비는 13만1000원으로 동급 경쟁모델(13만7000원)을 밑돌았다. 에어컨 필터는 5만7000원 대 5만8000원이다. 이 소장은 "과거에는 수입산 부품들이 있어서 부품 단가가 비쌌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국산화를 통해 부품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두 차종의 부품 국산화율은 약 60% 수준이다.

타이어 교체 주기를 늘리는 쪽도 손봤다. 창원에 앞서 들른 경기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는 그랑 콜레오스·필랑트에 공용으로 쓰이는 20인치 '크루젠 HP71'(245/45 R20)의 개발 과정이 공개됐다. 이재현 금호타이어 책임연구원은 "첫 개발 회의에서 르노코리아 평가팀이 연비와 승차감에 중점을 둘 것을 요구했다"며 "타이어 개발자의 상식을 깨는 발상이었다"고 말했다.

통상 휠 지름이 커지면 타이어는 무거워지고 노면에 닿는 면도 넓어진다. 옆면이 얇아지는 만큼 요철을 흘려보낼 여유도 줄어든다. 대신 조향 반응은 날카로워진다. 20인치를 두고 연비와 승차감부터 꺼낸 주문이 이례적이었던 이유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컴파운드와 트레드 패턴, 구조를 반복해 다듬어 회전저항 지수를 목표치인 6.1까지 낮췄다. 같은 규격 시판 경쟁 제품보다 16% 낮은 수준이다. 무거운 하이브리드 차체를 감안해 컴파운드의 마모 성능도 30% 이상 끌어올렸다. 그 결과 QM6 19인치 타이어보다 내마모성이 17% 이상 좋아졌는데, 연 2만㎞ 주행과 정기적인 위치 교환을 전제로 약 2만㎞, 1년가량 더 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계산이다.

연비 개선은 주행에서도 드러났다.
필랑트 E-Tech 하이브리드로 괴산휴게소를 출발해 창원중앙정비사업소까지 214.5㎞를 달리는 동안 계기판에 찍힌 평균연비는 19.6㎞/L였다. 공인 복합연비 15.1㎞/L를 4㎞ 이상 웃돈다. 20인치를 신고도 이음매를 넘을 때 충격이 오래 남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