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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선업 힘들면 국민 힘들다"는데..'6개 노조 공동파업' 으름장

[파이낸셜뉴스]
정부 "조선업 힘들면 국민 힘들다"는데..'6개 노조 공동파업' 으름장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지금까지 고용을 책임진 부문은 조선업이다. 조선업이 힘들어질 때 우리 국민이 힘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지난 10일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에서 "30여년 산업정책을 총괄하며 가진 확신"이라면서 내놓은 소회다. 자동차 산업과 더불어 국내 고용창출을 떠받친 조선 산업에 대해 사의를 표한 것이다. 글로벌 선박·군함 수요가 치솟는 호기를 맞아 격려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조선업 현장은 노동조합의 투쟁에 삐걱거리고 있다. 추석 이전에 만족할 만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6개사 노조 공동파업에 나서겠다는 으름장도 나왔다.

HD현대重 '1조 미래투자' 발표일, 노조는 나흘 앞당겨 전체파업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맏형인 HD현대중공업부터 잇단 부분파업에 시달리고 있다. 사측의 3차 제시안도 성에 차지 않은 노조는 애초 15일로 예정했던 조합원 전원 4시간 파업을 나흘 앞당겨 11일 감행했다. 파업 결정을 내린 10일은 HD현대중공업이 미래먹거리를 위해 발전엔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날이다.

AI(인공지능) 시대로 반도체 양산과 데이터센터 확대를 위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발전엔진과 SMR 주기기 생산설비 확충에 1조원을 투입키로 한 배경이다. 선박용 엔진 기술력을 십분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같은 시기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당장 먹거리를 내놓으라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올해 영업이익 지난해 대비 2배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을 앞세우며, 그것의 30%를 헐어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격려금 등으로 돌려주라는 요구다. 고용노동부가 이른바 'n% 성과급'은 의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지침을 내렸음에도 꺾이지 않고 있다.

"추석 이전 타결하라" 데드라인 통보하며 '6개사 공동파업' 예고
한화오션은 더 심각하다.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는 이날까지 12일째 총파업을 지속 중이다. 주말을 제외하고 부분·전면파업을 번갈아가며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아직 파업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이재용 회장 자택을 찾아 항의하는 이른바 '상경투쟁'을 벌였다.

노조들은 뭉쳐서 '데드라인'을 통보하기도 했다. 8개 조선 사업장으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11일 추석 연휴 전 타결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을 경고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SG성동조선, 케이조선 등 6개 사업장에서 조정신청 및 쟁의행위가 가결됐다. 조선노연은 "교섭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됐지만 어느 사업장 하나 타결에 이른 곳이 없고, 삼성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케이조선은 한 차례도 제시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짚으며 "추석 이후 공동파업을 포함한 전면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에서는 공정이 분리돼있는 구조상 아직까지는 파업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공동파업에 돌입하며 공장 내 물류를 틀어막는 지경까지 이르면 차질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수요가 커지며 물은 들어오는데 노는 젓지 못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과 같이 미래먹거리 준비가 늦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email protected]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