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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유해진도 놀란 이민호의 재발견 "이젠 이야기가 먼저...'파친코' 전후 자유로워졌죠[인터뷰]"

배우 이민호 인터뷰

'암살자(들)' 유해진도 놀란 이민호의 재발견 "이젠 이야기가 먼저...'파친코' 전후 자유로워졌죠[인터뷰]"
영화 '암살자(들)' 보도스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암살자(들)' 유해진도 놀란 이민호의 재발견 "이젠 이야기가 먼저...'파친코' 전후 자유로워졌죠[인터뷰]"
영화 '암살자(들)' 보도스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암살자(들)' 유해진도 놀란 이민호의 재발견 "이젠 이야기가 먼저...'파친코' 전후 자유로워졌죠[인터뷰]"
영화 '암살자(들)' 보도스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파이낸셜뉴스] "그저 한류스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만나보니 참 똑똑하고 사람이 좋더라. 너무 살갑게 다가와서 정말 뜻밖이었다."

배우 유해진은 영화 '암살자(들)'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후배 이민호를 이렇게 칭찬했다. 그에게 이번 작품은 이민호라는 배우를 새롭게 발견한 시간이기도 했다.

이민호가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를 기점으로 '한류스타'라는 익숙한 수식어를 넘어 배우로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에서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유해진, 박해일과 나란히 극의 한 축을 맡았다. 유해진의 말처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자기 생각도 뚜렷했다. 여러 기자와 마주한 자리에서도 경계하거나 자신을 포장하기보다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유해진·박해일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고민했죠"

허진호 감독의 신작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프로,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영화다. 유해진이 저격 현장을 목격한 형사 철구, 박해일이 외압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는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을 연기했다. 이민호는 패기와 집요함으로 사건 한가운데 뛰어드는 신입 기자 영일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를 받기 전부터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흥미롭게 접했던 사건"이라며 "진실을 추적하는 인물의 시선을 따라 사건에 다가가는 과정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영일은 억압적인 시대에 짓눌린 철구나 재환과 달리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인물이다.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안락한 삶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기자의 길을 택한다.

그는 "화초처럼 살아왔지만 그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길을 주체적으로 가고 싶어 하는 청춘의 기운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영일이 기자를 선택한 배경에는 유신체제에 저항하던 당시 청년 세대의 분위기를 투영했다. 그는 "당시 명문대학가를 중심으로 반유신 운동이 활발했다"며 "영일에게 기자라는 직업은 자기 방식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는 길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민호는 영일을 '활어 같은 인물'로 표현했다. 실제로 리허설 단계부터 가만히 서 있기보다 끊임없이 움직이며 장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보를 얻기 위해 여성에게 접근하는 이른바 '미남계' 장면에서는 "쌍화차 좋아하세요?"라는 대사를 즉석에서 던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민호에게 이번 촬영장은 두 대선배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배움의 현장이었다.

그는 "땅을 단단히 딛고 있는 두 선배와 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제 그 시대에 살았던 인물처럼 보이는 게 제게 주어진 미션이었다"고 했다.

두 선배는 '한류스타' 후배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였다. 특히 박해일은 자신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거의 매일 현장을 찾았다. 이민호 역시 자연스럽게 촬영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는 "박해일 선배가 하루도 빠짐없이 현장에 나오는 걸 보니 저도 가지 않을 수 없었다"며 "가족 같은 현장이었다"고 했다.

"'파친코' 전후 자유를 얻었죠"

이민호는 '파친코'를 전후해 배우로서뿐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졌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 '더 킹: 영원의 군주' 등을 통해 이른 나이에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 관심은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 짐으로 남았다.

그는 "'더 킹'까지가 이른 나이에 큰 관심을 받고 무언의 짐을 안은 채 살아온 10여년이었다면, 그 이후에는 마음이 한 번 리셋됐다"며 "서른을 넘기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고, 소통할 수 있는 나이가 되니 작품을 선택하고 표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 변화의 핵심은 '자유'다. 과거에는 인터뷰 역시 배우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였다면, 이제는 '인간' 이민호로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는 "20대와 30대는 분명 다르다"며 "앞으로의 30대와 40대를 생각하면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제가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대의 이민호가 인어('푸른 바다의 전설')와 사랑하고 대한제국 황제('더 킹: 영원의 군주') 를 연기하는 판타지의 주인공이었다면, 지금의 그는 시대의 땅을 딛고 사는 인물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역할의 비중보다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를 먼저 살피는 이유다.

'암살자(들)'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그는 이 영화의 가치를 '알 권리'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 사회가 불편한 이야기나 불편해질 수 있는 지점을 지나치게 눈치 보고 피한다고 생각한다"며 "굳이 그 불편함을 꺼내 각자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진솔하게 주고받는 게 더 건강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실제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며 관객마다 서로 다른 해석과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특별했다"고 했다.

평가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 않다. 오히려 부담이 커질수록 더 과감해지는 성격이다.

"영일처럼 주어진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암살자(들)' 유해진도 놀란 이민호의 재발견 "이젠 이야기가 먼저...'파친코' 전후 자유로워졌죠[인터뷰]"
'암살자(들)' 이민호 / 하이브미디어코프 /사진=뉴스1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