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성금, 역도 여자 49kg급 세계新 쾌거… 北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
韓 취재진 '북한' 호칭에 관계자 발끈… 질문 차단하고 답변 전면 거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불러라"… 극도로 예민한 국호
[나고야(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3일(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49kg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성금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북한 김일국 체육상.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경기장 기자회견장이 '국호' 논란으로 얼어붙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역도 영웅 리성금이 한국 취재진의 '북한' 호칭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전면 거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일본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49㎏급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생했다. 이날 리성금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수확한 첫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 하나로 차갑게 식었다. 한 한국 기자가 대회 첫 금메달 획득에 대한 소감을 묻는 과정에서 '북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동석한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곧바로 질문을 끊고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당사자인 리성금 역시 굳은 표정으로 해당 질문에 일절 입을 열지 않았다.
북한 선수단의 이 같은 날 선 반응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북한 측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국의 명칭 문제에 극도로 예민한 태도를 고수해 왔다. 앞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산하 체육단체는 개막 전인 지난 12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일본 언론들을 향해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존중해 사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 현장에서는 '북한'이나 영문 표기인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는 명칭을 찾아보기 어렵다. 장내 공식 아나운서 역시 북한 선수단이 호명될 때마다 예외 없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전체 국호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특수성을 인지하고 있는 한국 취재진 또한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북한 선수들의 기자회견장에서는 '북한'이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않거나 주어를 생략하는 등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무심코 '북한'이라는 호칭이 등장하면서, 잔뜩 날이 서 있던 북한 관계자들의 심기를 정면으로 건드리고 말았다. 스포츠의 감동이 남아야 할 자리가 남북의 좁혀지지 않은 간극만 확인한 채 씁쓸하게 마무리됐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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