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코스피가 7000선을 오르내리며 한 달간 횡보하는 사이 두산 주가는 40% 넘게 뛰었다. 두산에너빌리티 등 계열사 지분가치에 더해 자체 사업인 전자BG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혜택을 받으면서 두산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23일 전 거래일보다 3만 9000원(2.65%) 오른 15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1일 107만 8000원이었던 주가는 한 달여 만에 40.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912.95에서 7080.92로 2.43% 올랐다.
주가 상승의 중심에는 두산의 자체 사업인 전자BG(전자사업부)가 있다. 전자BG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한다. 최근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 광 모듈 등의 고사양화로 관련 CCL 수요가 늘면서 두산의 핵심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두산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전자BG 생산능력 확대에 총 9684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 4210억 원, 중국 창수법인에 5474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8년 말까지 증설을 진행한다.
증권가는 단순 투자 금액보다 증설 이후 전자BG의 몸집 변화에 주목했다. 키움증권은 전자BG의 매출액 기준 생산능력이 현재 2조 6000억 원에서 2029년 7조 원으로 약 2.7배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생산라인도 현재 21개에서 56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BG는 이미 두산의 핵심 이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2%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43.2%에 달한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률도 각각 30.1%, 29.8%를 기록했다.
AI용 제품군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DB증권은 광 모듈용 CCL 매출이 지난해 약 300억 원에서 올해 3000억 원 이상으로 10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이번 증설을 통해 기존 고객사의 물동량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신규 ASIC 고객사 확보 역시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객사 다변화는 중장기적으로 가격 및 물량 협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졌다. DS투자증권은 증설 발표 이후 두산의 목표주가를 240만 원에서 275만 원으로 상향했다. DB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180만 원, 184만 원을 유지했다.
주주환원과 반도체 사업 확대도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두산은 지난 17일 임직원 보상 재원을 제외한 자기주식 256만 8528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12.18%에 해당한다. 소각 후 자기주식 보유 비율은 15.18%에서 3.42%로 낮아진다.
다만 대규모 증설 효과가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신규 설비 매출은 2028년부터 반영되기 시작해 2029년에 온전히 반영될 전망이다. 그 사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이 현재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변수다.
DB증권 역시 이번 증설 효과가 2028년 상반기부터 하반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이번 증설이 실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결정됐다는 점은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에 대해 "회사 자체의 수요 전망에 따른 선제적 증설이 아닌 고객사 제시 물량 중심으로 고객 수요에 기반한 증설 결정"이라며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높아진 가시성을 확보했다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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