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정부 '닥치고 공급' 공감하지만
중처법 등 규제가 공급 틀어막아
청년 위한 '지분인정형' 모델 제안
지분 50% 확보하면 소유권 인정
이상근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사진=전민경 기자
"권력과 행정의 중심이 서울에 머물러 있는 한 모든 자원과 집값은 서울로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85주 연속 상승하고 중위가격이 12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방과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상근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사진)는 27일 서울 집값 안정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수도권 기득권'을 꼽았다. 지방 균형발전을 거듭 외쳐도 수도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유지되면 집값 잡기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대통령실과 국회 등 핵심 기능이 세종을 넘어 남부지방까지 단계적으로 이전해야 인허가 권력을 뜻하는 '도장값'이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하이가 금융 및 상업도시로서 크게 발전했음에도 시간이 지나자 결국 많은 기업이 중앙정부가 위치한 베이징으로 옮겨갔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수도권에 몰린 국가적 기능과 세수가 실질적으로 분산돼야만 서울 집값의 안정화와 진정한 균형발전이 가능해진다는 시각이다.
이 교수는 정부의 '닥치고 공급' 기조에 강하게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주택 공급을 틀어 막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52시간 근무제로 공사 기간이 늘어나고 노란봉투법·중대재해처벌법으로 공사가 중단되면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며 "이 막대한 '그림자비용'이 결국 고스란히 공급가뭄과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주52시간 제도의 유연화와 기업의 숨통을 터줄 건설규제 혁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청년들이 자력으로 종잣돈을 모아서는 집을 사기 힘든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공공임대나 일회성 월세 지원은 주거 사다리로서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지분인정형' 분양 모델을 꾸준히 제안해 왔다. "예를 들어 지분을 50%만 확보해 거주를 시작하고, 살면서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지분을 늘려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 집값이 올라도 소외되지 않고 주거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국토교통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에는 유사한 형태의 정책이 반영됐다. 공공분양 시 30년에 걸쳐 분양가를 나눠 내는 '지분적립형'이나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을 정부와 공유하는 '수익공유형'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 교수는 "청년층이 주거안정을 찾고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제도를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발맞춘 주택 형태의 다변화도 제시했다. 급격한 고령화와 핵가족화 속에서 노인 인구를 위한 '세대 분리형 셰어하우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노부부와 자녀 세대가 독립된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필요할 때는 서로를 가까이서 돌볼 수 있어야 한다"며 "출입문이 분리된 세대 통합형 아파트를 짓는다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식이 독립하거나 부모가 연로해짐에 따라 공간을 유연하게 임대나 지분 취득으로 연계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주택 정책은 단면만 볼 것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세금을 건드리는 땜질식 처방이나 획일적 규제에서 벗어나 과감한 발상의 전환으로 판을 갈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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