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10월 들어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투자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벗어나 코스닥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2차전지 관련주를 사들이며 수익을 거둔 반면,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집중 매수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8.5%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7%로, 두 투자 주체 간 수익률 격차는 15.5%포인트(p)에 달했다.
수익률 차이를 가른 것은 업종 선택이었다. 외국인은 그동안 국내 주가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대형주를 매도하고 코스닥 소부장과 2차전지 등으로 투자 대상을 넓혔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반도체 관련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가 코스닥으로 향하면서 코스닥지수도 900선을 돌파하는 등 모처럼 강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코스닥 종목이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은 반도체 소부장이다.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 가운데 고영(098460)은 10월 들어 21.2%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심텍(222800)도 각각 15.1%, 15% 올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확대에 따른 소부장 기업의 성장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대형 반도체주에서 관련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차전지 관련주에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확대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5위에 오른 삼성SDI(006400)는 이달 들어 10.5% 상승했다. 외국인이 약 63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같은 기간 12.3% 올랐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우리금융지주(316140)였다. 은행주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방어주로 주목받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따른 세제 혜택 기대감도 투자 매력을 높인 요인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1조 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주가는 2.4% 하락했다. 다음으로 많이 순매수한 효성중공업(298040)과 SK하이닉스도 각각 10.1%, 5.3% 내렸다.
반도체 업종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이 지속되고 있지만 향후 성장 속도에 대한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양호한 펀더멘털이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음에도 주가는 다소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등 실적 기대가 매크로 압력을 이겨낸다고 하면 추세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실망 매물 출회의 재료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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