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공사비·조달비 다 뛰는데
표준건축비는 3년 넘게 그대로
기본형건축비 절반에도 못 미쳐
임대주택 30% 공급땐 매출 9%↓
업계 "정부 매입가 현실화해야"
지난 2021∼2024년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공급된 공공임대 단지 20곳 가운데 착공에 들어간 곳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착공 단지 가운데 지난 9월 기준으로 토지사용 시기를 넘긴 곳도 8곳에 이른다. 정부가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인수가격을 걸림돌로 꼽는다.
13일 업계에서는 공공임대주택 매입가격의 기준이 되는 표준건축비가 기본형건축비(분양가상한제 주택 적용)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수도권 공공택지 20곳 1만2700여가구 임대주택 가운데 착공에 들어간 곳은 4곳 1867가구로 추산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임대주택을 지을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업계가 수도권 한 사업장을 분석한 결과 임대주택을 30% 공급하면 매출이 약 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매입비율 10%당 매출이 약 3%씩 줄어드는 셈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인건비 및 공사비가 급등하고, 조달금리도 뛰면서 분양가상한제 주택도 기본형건축비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본형건축비의 절반도 안 되는 표준건축비로는 임대주택을 짓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인수 시 적용되는 표준건축비는 거의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인상은 지난 2023년 2월이다.
기본형건축비는 매년 3월과 9월 정기 고시되고, 자재 가격 급등 시 수시 조정된다. 이에 비해 표준건축비는 별도의 정기 고시 규정이 없어 정부가 개정하지 않으면 그대로 유지된다.
현재 표준건축비는 ㎡당 111만8800원으로 기본형건축비(㎡당 230만2000원)의 49% 수준이다.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물량만큼 건축비의 절반이 손실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택지비 가산비용 범위도 오히려 축소됐다. 기본형건축비는 택지비 가산비로 암석지반공사, 방음시설 등의 비용을 인정하지만 표준건축비에서는 이를 공사비로 인정받지 못한다.
가격 기준 시점도 다르다. 기본형건축비는 입주자모집공고 당시 가격이 기준이 되지만 표준건축비는 주택 매매계약 체결 당시 고시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B건설사 관계자는 "토지계약을 체결하고 착공까지는 몇 년이 걸리고, 아울러 착공에서 준공까지는 또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런데 인수가격이 턱없이 낮다 보니 이 기간 공사비 증가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공공택지 임대주택 매입가격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표준건축비 110%+가산비(택지 가산비+표준건축비 가산비)'를 '기본형건축비 80%+가산비(택지 가산비+기본형건축비 가산비)'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련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협회 한 관계자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확보와 조기 주택공급 유도를 위해 한시적이라도 2028년 내 착공 사업장에 한해 매입가격을 기본형건축비의 80%를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준석 연세대 교수는 "표준건축비가 임대료에도 영향을 미치다 보니 정부가 선뜻 현실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양질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