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중복상장 원칙금지' 못박았지만
자회사 해외 거래소 상장 개입은 어려워
모회사 주주충실의무 적용…거래소 검증
증권신고서 심사 변수…직접적 제동 '한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금융당국이 SK하이닉스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을 두고 사실상 '중복상장'으로 규정하면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모회사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가 못박힌 상태지만, 자회사를 해외 상장하는 경우 금융당국이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과 관련해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플래시·SSD 사업을 기반으로 설립한 회사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인 AI컴퍼니가 솔리다임 지분 대부분을 보유해 손자회사에 해당한다.
지난달 말부터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설이 불거지면서,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 희석과 투자 수요 분산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정부가 솔리다임 상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회사 해외 거래소 상장…직접 개입에는 '한계'
문제는 금융당국이 자회사 해외 상장에 어느 수준까지 개입할 수 있느냐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주 권익을 침해하는 중복상장을 막기 위해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등 5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하게 따져 상장을 불허할 수 있다.
그러나 자회사를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상장 자체를 불허할 권한은 없다.
모회사의 주주 충실 의무는 똑같이 적용되는 만큼 이를 확인하는 절차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상장으로 인한 주주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고 보호 장치를 마련했는지 거래소가 검증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주주 소통 또는 주주 동의 여부와 함께 이사회 결의 내용도 포함된다.
◆금감원장 "증권신고서 심사 유권해석"…변수될까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도 변수로 거론된다. 이찬진 원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국내에도 제출할 의무가 있는지는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해외에서 증권을 발행하더라도 국내 거주자가 해당 법인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고, 발행 후 1년 이내에 국내 투자자가 주식을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솔리다임처럼 AI컴퍼니를 통해 간접 보유 형태로 지분을 보유해도 이 규정이 적용되는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구체적 판단이 필요하다.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하더라도 중복상장 자체를 직접적으로 막는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 중복상장 이슈는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이 핵심이지만, 자회사 증권신고서 심사에서는 자회사 주주 보호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상장 일정에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중복상장에 대한 가치판단을 담거나 이를 막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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