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란 이후 SK하이닉스 주가가 삼성전자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주가 약세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중복상장 논란에 기업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 8월부터 모자회사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해외시장 자회사 상장 역시 '중복상장'이라 정리하면서, 향후 상장 일정에 영향을 미칠 금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외상장도 중복상장은 중복상장"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SSD 사업을 인수하며 출범한 회사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미국 중간지주사인 AI컴퍼니를 통해 솔리다임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블룸버그를 통해 솔리다임 상장계획이 알려진 뒤 '중복상장'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시장 자회사 상장은 해외 신규 자금이 새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고, 시장 분리로 모회사 가치 희석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 비교적 '덜 나쁜' 선택지로 거론돼왔다. 해외시장에 상장되기에 거래소의 심사 대상이 아니고, 모회사 주주 동의도 권고 사안에 그친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증권가도 "자회사를 해외 시장에 상장해도 중복상장은 중복상장"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8월부터 국내 시장에 중복상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는데,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모회사 이사회가 자회사 해외상장에 대해서도 주주 영향을 엄격히 판단하는 의무를 부과했다.
현재 금융위는 이번 사례가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만약 신고 대상으로 유권해석이 나오면 금감원이 중요 사항 누락 등에 대해 정정을 요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해외 상장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의사결정과정에서 주주 영향이 보다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SK하닉 약세 두고…"주주가치 희석 vs 자금조달 불확실성"솔리다임 이슈가 부각된 이달 들어 SK하이닉스 주가는 32.02% 하락했다. 금리 악재, AI수익성 논란 영향도 컸지만 같은 기간 21.52% 하락한 삼성전자(005930)보다 낙폭이 더 컸다.
이번주 2거래일만 봐도 SK하이닉스(-4.19%) 주가는 삼성전자(-2.53%)보다 더 하락했다. 지난 19일 이찬진 금감원장이 솔리다임 상장 추진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답변한 뒤로 관련 이슈가 주가를 더 흔든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사안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솔리다임 중복 상장이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을 야기해 실망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솔리다임의 기업가치는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13%가량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선 이번 상장으로 SK하이닉스에 연결돼 있던 낸드 사업이 따로 떨어져 평가받게 될 거라 본다.
반면 중복상장 논란으로 솔리다임의 자금 조달 계획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주장도 있다. SK 측이 상장 포기를 선언하지 않은 채 일정만 지연되거나 자금 조달 계획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회사 상장 자체보다 자금쓰임에 달려"증권가에선 자회사 중복상장이 무조건 악재는 아니라 본다.
일차적으로 SK하이닉스가 상장으로 얻은 이익을 주주환원에 얼마나 쏟는지에 주가 향방이 달렸다는 지적이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모회사 가치 할인 여부는 자회사 상장 자체보다 공모 구조와 자금의 쓰임에 달려있다"며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해 환원 원칙을 이미 보여줬는데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구주매출로 현금이 생길 때 이 원칙이 이어지는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입장에선 SK하이닉스 이사회가 주주영향평가와 보호 방안을 언제, 어떤 내용으로 공시하는 지가 확인할 첫 문서"라며 "이사회가 설명할 것은 다른 조달 수단과 견줘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유리한지, 그 근거는 무엇인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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