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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韓美 정보협력 없이 北核 막을 수 있나

北 정권안보를 위해 核무력에 집착
한미동맹 김씨 일가 밀착 추적하면
이란처럼 될까 무리한 도발 어려워
北核 최대 억지력은 핵무장 아니라
이스라엘 수준의 정보·첩보 획득력
지금 전작권 전환 밀어붙일 때인가

[fn광장] 韓美 정보협력 없이 北核 막을 수 있나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얼마 전 우리 대통령이 북한의 핵을 최후의 방어무기라고 표현하였는데, 이 표현은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왜곡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표현이다. 왜냐하면 핵무기는 가공할 만한, 확실한 파괴를 보증하는 사실상의 공격무기이기 때문이다. 핵무기의 확증파괴 보복을 두려워하여 상대방이 공격을 주저하는 이른바 억지(deterrence)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핵이 방어용으로 보일 수 있어도 이 핵무기를 공격용으로 사용할지, 억지력으로만 사용할지는 핵버튼을 누를 위치에 있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문제이다. 금년 2월 말 미국이 이란을 군사공격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란 신정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서구문명을 종식시키는 공격용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현재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는다는(No First Use) 핵전략을 공식화한 핵보유국은 중국이 유일하다. 북한은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에 지도부나 핵지휘체계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경우 핵을 선제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은 가공할 살상력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의 위협이나 협박을 할 수 있으며, 만약 선제 침공해 왔을 때 핵위협에 노출된 우리가 얼마나 확실하게 반격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래서 애초에 북한의 침공 자체를 거부하고 억지하는 능력과 의지가 우리에게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우리 독자적 능력이 안 되어 미국의 확장 억지력과 한미 연합전력이 대북 억지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핵이 아닌 첨단무기로 상대방의 공격능력과 의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실전에서 사용하고 있고, 이것이 본보기가 되어 다른 잠재적 적국에도 억지력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어 우리가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것이 100% 확실할 수는 없지만 막강한 정보력과 정밀타격무기, 미사일 방어능력 등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공격능력과 지도부를 선제 정밀타격하여 궤멸하고 무력화하는 미국의 능력이 그 가능성의 문을 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첨단무기 억지력에 대해 좀 더 부연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에 들어와서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오직 강한 군사력만이 평화를 지킨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 힘을 실제로 보여주기 위하여 첨단 군사기술로 침투한 미군이 베네수엘라 지도자를 5시간 만에 납치하고, 이란에서는 원하는 타깃을 마음대로 정밀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이 적국 상황과 타깃에 대한 정확한 정보력이고, 이런 면에서는 미국의 위성통신과 다양한 정보기술력에 더해 이스라엘 같은 지역 동맹국의 뛰어난 첩보, 정보수집, 분석 능력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개전과 동시에 이란의 지휘부가 모여 있는 장소와 시간을 정확히 알아서 최고지도자까지 타격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공유 때문이다. 미국이 이란의 지도부를 전부 제거하지 않은 이유는 제거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협상 상대를 남겨두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이는 달리 말하면 마음만 먹으면 이스라엘과 함께 지도부를 선제타격으로 궤멸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 하겠다. 이 사실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핵버튼을 누를 수 있는 지도자를 정밀하게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강한 억지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력에 집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권 안보를 위해서이다. 만약 북한 정권 지도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한미동맹에 의해 계속 추적되고 업데이트된다면 북한 정권은 자신에 대한 정밀타격이 두려워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억지력은 현재로서는 우리의 핵무장이 아니라 정확한 타깃 정보 획득력과 정밀타격 능력을 갖춘 한미 연합전력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스라엘 수준의 정보·첩보 획득력과 미국과 함께 공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는 최선의 길이다. 자칫 정치적인 이유로 이러한 능력을 약화시키는 전시작전권 전환을 우리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인다거나, 항간에 떠도는 우려같이 한미 간 민감 정보공유를 제한할 수준의 친중·친북 행보가 있다면, 이는 대북 억지력을 약화시켜 한국과 미국 국민 모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엄청난 일이라 하겠다.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한미 간 정보공유는 일단 신뢰가 깨지면 잘 관리될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대북 억지력의 핵심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