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음·은평·신길 '뉴노멀'
국평 19.3억에 팔리자 호가는 21억으로
전세도 10억원이 기본
몸값 낮출 생각 없는 집주인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8단지 래미안 아파트 전경. 사진=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의 상징과도 같았던 국민평형(전용면적 84㎡) '매매 20억원, 전세 10억원' 공식이 비(非)강남권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거나 신혼집 찾기에 나서던 3040세대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패닉바잉(공포매수)' 양상이 번지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저가 주거지로 주목받던 길음·은평·신길 등의 84㎡ 실거래가가 20억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 가격이 급등하면서 '마용성길(마포·용산·성동 다음은 길음)'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성북구 길음뉴타운이 대표적이다.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롯데캐슬플라시아'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1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9월 14억9000억원~15억65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 4억원 가량 오른 것이다.
현재 매매 호가는 19억~21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도 매수세가 거세다 보니 매도를 희망하는 소유주들은 몸값을 낮출 생각이 없다는 분위기다. 길음동 소재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올해 상반기보다는 거래가 줄었지만 여전히 집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주 급한 집주인 아니고는 20억원을 맞추려 한다"고 했다. 지난 7월 20억원으로 최고가를 갱신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도 이후 19억원 거래가 체결됐음에도 호가는 22억5000만원까지 올라있다. 전세는 이미 10억원을 넘어섰다. 두 단지 모두 올해 최고 전세값은 11억원이다.
최근 2~3년간 신혼부부들이 집중적으로 유입됐던 서북·서남권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은평구 증산동 'DMC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 12일 19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매물 호가는 최고 21억5000만원에 달해 국평 20억원 돌파가 임박했다. 올해 1월(17억)보다 2억5000만원 뛰었다. 전셋값 상승세도 매섭다. 같은 면적이 최근 9억5000만원에 갱신계약을 맺으며 전셋값 10억원 진입을 눈앞에 뒀다.
또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대장주인 '신길센트럴자이' 국평은 지난 3월 19억2500만원에 최고가를 찍은 데 이어 최근 18억8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19억3000만~20억3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전세의 경우 21일 10억2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 2월 8억원 수준이던 전세보증금이 8개월 만에 2억2000만원이나 뛴 것이다. 인근 당산동 구축아파트인 '당산현대5차'(2000년 준공) 국평 역시 지난 8월 29일 19억4300만원에 거래된 뒤 매물 호가가 20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비강남권에서 형성된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상 전세 품귀로 전세 시세가 오르면 시간차를 두고 매매가를 밀어올리지만, 지금은 전세와 매매가 동시에 오르고 있다"며 "상승세가 경기 일대까지 퍼졌기 때문에 당장은 서울 외곽에서 하락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많은 실수요자들이 전셋집 구하기도 버거운 데다 집값이 더 뛸까 두려워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