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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돈은 버는데 남는 게 없다?"…빅테크 수익성 시험대[1일IT템]

"AI로 돈은 버는데 남는 게 없다?"…빅테크 수익성 시험대[1일IT템]
구글. 연합뉴스

"AI로 돈은 버는데 남는 게 없다?"…빅테크 수익성 시험대[1일IT템]
프랑스 파리 외곽 이시레물리노의 마이크로소프트(MS) 프랑스 본사 건물에 붙은 MS 로고.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을 둘러싼 빅테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수요 확대로 클라우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현금 창출력은 기업별로 엇갈리고 있어서다. AI 투자 부담이 주가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올 3분기 실적은 매출 성장만큼 투자비를 회수할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점을 보여줬다.

■구글, AI 매출 급증에도 현금흐름 적자 '충격'
3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발표한 3·4분기 실적에서 매출 1276억달러(약 183조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1282억달러)는 밑돌았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307억900만달러로 103%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111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35억9400만달러에서 3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투자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알파벳의 3·4분기 설비투자액은 513억5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은 약 423억달러에 그쳤다. 설비투자에 들어간 돈이 영업현금흐름을 약 91억달러 웃돈 것이다.

이에 따라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90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기록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에 투입하는 자금이 더 많아 실제 손에 쥐는 현금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그럼에도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진다. 알파벳은 올해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1950억~2050억달러로 제시했으며, 내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용 AI 인프라와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공급 능력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구글 클라우드의 수주잔고는 5610억달러에 달했다. 향후 매출로 이어질 계약이 쌓이고 있지만, 이를 소화하기 위한 선제 투자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알파벳의 현금흐름 악화가 전적으로 AI 투자 때문인 것은 아니다. 회사는 TPU 시스템 판매에 대비한 재고 확충과 유럽연합(EU) 과징금 관련 현금 지급도 이번 분기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설비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회성 지출까지 겹치면서 투자 회수 속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기존 광고 사업의 성장 둔화도 변수다. 구글 검색 및 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올해 1·4분기 19%, 2·4분기 17%에서 낮아졌다. 전체 광고 매출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AI 검색 서비스 확대가 기존 검색 광고의 수익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알파벳이 풀어야 할 과제다.

■MS도 투자 급증…AI 수익성 확보 관건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MS는 대규모 AI 투자에도 현금을 남겼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MS의 2027회계연도 1·4분기 매출은 922억7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애저 매출은 331억6500만달러로 48% 늘었다. 애저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동안 성장률 중심으로 제시했던 핵심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 규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MS 역시 AI 인프라 투자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분기 현금 기준 설비투자액은 393억6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103% 증가했다. 금융리스 등을 포함한 설비투자 규모는 452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58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현금 기준 설비투자를 제외하고도 약 186억달러가 남았다.

AI 모델 개발사 역시 성장성과 수익성 사이의 간극을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앤트로픽은 최근 공개된 재무 관련 자료에서 가파른 매출 증가세와 함께 대규모 손실을 드러냈다. 기업용 AI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모델 개발과 연산 인프라에 들어가는 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이에 파트너사와 투자금을 분담하거나 계열사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재무 부담을 낮추고 AI 인프라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브룩필드와 9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맺고, 외부 자본을 활용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사업을 분리해 세운 신설 법인 SK호라이즌에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에 SK호라이즌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신주를 발행하는 형식으로 3조800억원을 수혈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를 활용할 기업 고객과 유료 서비스를 얼마나 확보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