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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높이면 뭐하나"… 임대 의무비율에 사업성 제자리 [임대에 발목 잡힌 '닥공']

정부·서울시, 공급확대 나섰지만
용적률 증가분의 일부 임대 채워야
재개발은 50%, 재건축은 30%
조합원 추가 공사비 부담 늘고
임대주택 공공매입가는 너무 낮아

"용적률 높이면 뭐하나"… 임대 의무비율에 사업성 제자리 [임대에 발목 잡힌 '닥공']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용적률 완화를 추진하지만 정비업계에서는 사업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급 확대 효과를 높이려면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 추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2일 서울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용적률 증가분의 50%다.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용적률 증가분의 50∼70% 이내에서 조례로 정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를 50%로 정해 놓았다.

단순 계산하면 기존 용적률이 250%에서 300%로 높아지면 증가분은 50%p다. 이 중 절반인 25%p에 해당하는 연면적을 공공주택 공급에 배분해야 한다.

용적률 상향으로 공급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일반분양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증가한 연면적의 상당 부분을 공공주택으로 공급해야 하는 데다 추가 건축에 따른 공사비 부담은 조합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공이 임대주택을 매입할 때 실제 건설원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4년 재개발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기존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 건축비의 80% 수준으로 상향했다. 당시 기준 기존 인수가격의 약 1.4배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인수가격 인상에도 실제 건설원가와의 괴리가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공공임대주택 건축비 산정에 활용되는 표준건축비는 2023년 2월 이후 3년 넘게 동결된 상태다.

정비업계에서는 용적률 완화만으로는 사업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임대주택 공급에 따른 조합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집값과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임대주택을 일반분양으로 공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과 공공 매입가격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기회비용 등을 고려하면 임대주택 한 가구당 조합의 실질적인 부담이 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재개발과 재건축 간 임대주택 공급 의무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상 재건축 정비사업은 용적률 증가분의 30∼50%를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도록 한다. 현재 서울시는 재건축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3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사업은 상위법인 도정법에서 최저 비율을 50%로 정하고 있어 조례 개정만으로 임대주택 비율 완화가 불가능하다.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50%에서 30%로 낮추면 조합이 활용할 수 있는 연면적은 그만큼 늘어난다. 용적률이 250%에서 300%로 높아지는 사업장을 가정하면 공공주택 공급에 배분해야 하는 용적률은 25%p에서 15%p로 줄어든다. 기존보다 10%p만큼 연면적을 더 확보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일반분양 물량 확대로 연결할 경우 사업수익 개선과 조합원 추가분담금 경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6월 민간 정비사업의 법적상한용적률을 최대 1.2배까지 높이고,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재건축 수준인 30%로 낮추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발표된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에는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과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법적상한용적률을 높이는 것보다 조합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용적률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와 매입가격 현실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재개발사업은 임대주택 공급과 기부채납 부담이 크다"며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