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증권사 10곳에 물어보니
제도 시행 앞두고 잇단 조직 신설
겸임 많아 전담인력은 평균 5명
블록체인 등 관련사업 관심은 커
8곳이 "전략 중요도 5점 중 4점"
'금융+디지털' 이해할 전문가 절실
내년 2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관련 조직을 잇달아 신설했지만 전문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주요 증권사 10곳을 조사한 결과 전담인력은 회사당 평균 5명에 그쳤고, 절반은 4명 이하였다. 10곳 중 9곳이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가운데 금융과 블록체인을 함께 이해하는 인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신생조직에 겸임 의존…10곳 중 9곳 '인력 부족'
3일 파이낸셜뉴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조직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올해 관련 조직을 설립한 곳은 5곳, 지난해 설립한 곳은 2곳이었다. 1곳은 아직 태스크포스(TF) 운영 중이며 곧 정식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2곳은 각각 2022년과 2023년 관련 조직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관련 업무 참여 인력은 회사당 평균 10명이었지만 전담인력은 평균 5명에 그쳤다. 겸임 인력에 의존하거나 소수의 인력으로 사업을 준비하는 곳이 적지 않았다.
특히 회사마다 전문인력의 양극화가 나타났다. 전담인력이 없는 증권사는 2곳, 2~4명인 증권사는 3곳으로 조사대상의 절반은 전담인력이 4명 이하였다. 이들 증권사 모두 2025~2026년에 조직이 신설됐다. 반면 인력 전원이 전담인력인 증권사는 4곳으로, 이들의 평균 인원수는 약 9명이다. 지난 2022년부터 조직을 설립한 한 증권사는 전담인력 12명으로 부서를 운영 중이다.
제도 시행을 석 달가량 앞둔 시점에도 인력 부족을 체감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10곳 중 9곳이 인력 적정성에 대해 '다소 부족' 또는 '크게 부족'으로 답했다. 이들 증권사 모두 '금융과 블록체인을 함께 이해하는 인력 부족'을 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운용사 설명회·유통 연계 테스트…시장진입 채비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응답사 10곳 중 8곳이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사업의 전략적 중요도에 5점 만점 중 4점 이상을 부여했다.
제도 시행을 석 달 앞두고 사업 선점 의지가 강한 증권사들은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증권 신디케이션부와 STO팀은 최근 우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토큰증권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KB증권은 내년 2월 펀드·채권 중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방식 증권의 토큰화가 우선 추진되는 데 맞춰 운용사가 초기 시장의 핵심 참여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명회에서는 토큰증권의 기본 개념과 제도 변화, 해외 토큰화 펀드 사례, 펀드 운용·관리 업무에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 등을 공유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들이 새 제도를 미리 이해하고 실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함께 검토하자는 취지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장외거래소와의 시스템 연계를 위한 모의테스트를 진행하며 유통시장 개설에 대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토큰증권 장외거래소와의 연계는 모의 테스트를 하면서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에 공개한 상품·인프라 구축 계획도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1·4분기 사모MMF·사모채권 등 정형증권 토큰화 상품 출시를 목표로 시스템 연계를 준비하고 있다. 중소형사들은 13개 증권사가 참여하는 코스콤 공동플랫폼을 활용해 초기 구축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전문인력 확보는 과제다.
설문 응답사들은 외부 채용과 내부 전환배치 등을 인력 확보방안으로 제시했다. 조직을 갖춘 데 이어 금융 실무와 블록체인 기술을 함께 이해하는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은 금융상품과 블록체인 기술을 모두 이해해야 하는 분야"라며 "조직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실제 사업을 이끌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임상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