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첫 실태 보고 나와
10명 중 8명 대환 대출 거절 경험
1년 이상 공실 비중 약 50% 달해
응답자 88% "1년 버티기 힘들어"
지식산업센터(지산) 10채 중 6채가 취득가 대비 현재 가치가 3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대환 대출 과정에서 '거절'을 경험했고, 대출 만기 도래 계약자들도 73%가 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등 대다수 소유자들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첫 실태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3일 전국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소유자 연합회가 최근 발간한 '2026 대한민국 지식산업센터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공실 폭증·대출 규제 등 현재 상황이 1년간 이어질 경우 대란을 뛰어넘는 최악의 상황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수분양자와 소유자 1127명이 참여했다. 지산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회는 지산 문제가 시장 침체에다 '대출 규제', '부족한 입주 수요', '장기간 공실'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설문조사를 보면 공실이 크게 늘면서 가치가 급락했다. 취득가 대비 50% 이상 하락 비중이 29.93%였다. 30∼50% 하락은 32.4%로 30% 이상 하락 비중이 62%로 조사됐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지산 가치가 폭락하면서 할인 분양도 못하고 있다. 분양가를 낮추면 담보 평가 금액도 덩달아 감소하는 등 가치가 더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실 장기화도 심각했다. 공실 기간 24개월 이상 응답 비중이 31.91%로 가장 많았다. 12∼24개월도 17.73%였다. 둘을 합하면 절반가량(49.64%)이 1년 이상 공실 상태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대출 옥죄기가 지산 수요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잔금 대출을 신청해 본 응답자 가운데 72.0%는 '거절 또는 기대보다 적은 한도'를 경험했다. 대환을 시도한 응답자의 80.5%가 거절당했고 만기 도래자 중 73.4%는 연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도권 지산 한 분양 계약자는 "잔금 대출은 물론 대환 대출, 여기에 만기 연장까지 (지산) 대출이라는 대출은 다 막혀 있다"며 "사채를 끌어와 충당하는 계약자들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응답자 10명 중 9명가량(88.6%)이 현재 비용 부담이 1년 더 이어질 경우 보유가 어렵다고 답했다. 지산을 살 사람이 없다 보니 소유자들로서는 파산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지산 대란을 최소화할 정책 대안으로 소유자들이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입주업종 확대와 대출·금융지원 확대 등이다. 응답 비중은 각각 65%, 63%였다(복수응답). 반면 오피스텔 전환 지원 및 규제 완화는 36%에 그쳤다.
오피스텔 전환이 쉽지 않은 데다 비용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재호 연합회 대표는 "이번 실태조사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확인하고, 소유자들의 어려움을 객관적인 자료로 제시하기 위해 실시됐다"며 "다양한 관계 기관에 보고서를 전달하고 소통하면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산 시장은 시행사는 도산하고, 시공사는 공사비도 못 받고, 계약자는 파산하는 악순환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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