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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대한항공 안 탔다"…기내 난동 후 바비킴 괴롭히는 '좌석 트라우마' [헬스톡]

"11년간 대한항공 안 탔다"…기내 난동 후 바비킴 괴롭히는 '좌석 트라우마' [헬스톡]
바비킴. 출처=유튜브 채널 '노빠꾸탁재훈'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가수 바비킴이 11년 전 겪은 기내 소란 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좌석에 대한 극심한 불안과 예민함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충격적 사건 이후 일상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트라우마(심적 외상)'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비킴은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노빠꾸탁재훈'에 출연해 대중교통을 탈 때도 자신의 자리가 맞는지 강박적으로 확인하게 된다며 "PTSD와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특정 자극(좌석 배정)에 대한 불안 반응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발권 실수에서 법적 처벌까지…바비킴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바비킴이 겪은 트라우마의 배경에는 지난 2015년 1월 발생한 이른바 '대한항공 기내 난동 사건'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바비킴은 인천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항공편의 비즈니스석을 예약했으나, 공항 카운터 직원의 착오로 영문 이름이 유사한 다른 승객의 이코노미석 탑승권을 발권받았다. 좌석 재배정을 요구했으나 기내 탑승 후에도 문제가 즉각 해결되지 않았고, 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제공된 와인 등 술을 마신 뒤 기내에서 고성을 지르고 승무원과 신체 접촉을 빚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로 입건됐다.

비록 항공사 측의 발권 오류가 사태의 직접적인 도화선이었음이 밝혀졌으나, 바비킴은 기내 소란 혐의(항공보안법 위반 및 강제추행)로 법원에서 벌금 400만 원과 성교육 40시간 이수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바비킴은 사회적 비판 속에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오랜 기간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항공권 발권 실수에서 시작돼 대중적 비난과 법적 처벌, 활동 중단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이 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으로 남은 것이다.

사건의 잔상 '트라우마'…만성화되면 'PTSD' 위험

정신의학계에서는 바비킴의 사례처럼 통제 불가능했던 극단적 위기나 극심한 사회적 지탄을 겪은 뒤, 뇌의 공포 회로가 과열돼 일상적인 자극마저 위협으로 오인하는 메커니즘에 주목한다.

의학적으로 '트라우마(심적 외상)'는 신체적 부상이나 생명의 위협뿐만 아니라, 극심한 수치심이나 충격을 유발한 사건 이후 마음에 남는 깊은 상처를 뜻한다. 물리적 상황은 과거에 종료됐음에도 뇌의 신경망이 당시의 위기 신호를 생생하게 기억해 끊임없이 경보를 울리는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심리적 충격이 한 달 이상 해소되지 않고 만성화될 때다. 이때는 일상 기능을 심각하게 갉아먹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발전할 위험이 커진다. 뇌 속 공포 반응을 관장하는 편도체가 과도하게 흥분하는 반면, 이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통제 기능이 떨어지면서 통제하기 힘든 불안 증세가 반복되는 탓이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먼저 고통스러웠던 기억과 연관된 장소나 대상을 극단적으로 꺼리는 '회피 반응'이 꼽힌다. 바비킴이 사건 이후 무려 11년간 해당 항공사 이용을 기피했던 행동이 대표적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느라 신경이 곤두서는 '과각성 상태'도 동반된다. 버스나 식당 등 일상 공간에서도 내 자리가 맞는지 강박적으로 되묻고 확인하는 행위는 통제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과각성 징후다.

여기에 당시의 수치스럽고 공포스러웠던 기억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떠오르는 '침습적 재경험'까지 겹치면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호흡 곤란 등 신체적 공황 증세로 이어지게 된다.

"예민함 아닌 뇌의 신호"…직면과 전문 치료 필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트라우마 반응을 단순한 '성격상 예민함'이나 '소심함'으로 치부해 방치할 경우 만성 불면증, 공황장애,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극복을 위해서는 바비킴이 방송에서 당시의 사건을 유머로 객관화하고 "앞으로는 해당 항공사를 다시 타겠다"고 밝힌 것처럼, 안전한 환경에서 공포 자극을 점진적으로 마주하는 '노출'과 '인지 재구성'이 핵심이다.

혼자만의 노력으로 불안 통제가 어렵다면 인지행동치료(CBT),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EMDR), 항불안제 등 약물 치료를 병행해 뇌의 과도한 경보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전문의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