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구 수성경찰서는 10일 딸과 알고 지내던 청소년 A군(14)을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모친 B씨(38)를 현행범 체포했다. B씨는 전날 오후 10시40분께 대구 수성구 길거리에서 "딸이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이유로 A군의 복부를 흉기로 한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A군은 B씨의 딸과 함께 있었다. A군은 사건을 목격한 행인의 신고로 대학병원에 이송됐으며, 현재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 진술과 딸의 진술이 달라 범행 경위 등 수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B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10 09:31:06[파이낸셜뉴스] 동거인을 가스라이팅해 강아지 배설물을 먹이는 등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20대 여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손상희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특수상해, 강요, 공갈, 강제추행 등 혐의로 여성 A씨(22)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3월부터 6월까지 피해자 여성 B씨(21)를 심리적으로 지배해 흉기로 자해하게 하고 음식물 쓰레기와 강아지 배설물 등을 먹인 혐의를 받는다. B씨로부터 300만원을 갈취하고 추행한 혐의도 있다. A씨는 B씨가 고3 수험생이던 2021년 봄 무렵 처음 접근해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동거하면서 심리적으로 취약한 B씨를 가스라이팅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칭 무속인인 A씨는 자신이 영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B씨가 자기 말을 듣지 않으면 폭행하고 B씨의 가족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 것처럼 위협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을 보장하겠다"며 "피고인에게는 범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7-23 14:40:24[파이낸셜뉴스] 노숙자들을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하고, 폭행과 가혹행위를 일삼다 1명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통영지원(김영석 부장판사)은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50대 피해자 B, C씨에게 수시로 폭행 및 갈취를 일삼고, 지난해 10월 거제시 옥포항 바다에 뛰어들도록 강요해 B씨를 익사하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2010년 부산역 무료 급식소에서 일하던 중 노숙 생활을 하던 피해자들을 알게 됐다. 이후 그는 자신이 부산지역에서 폭력조직원으로 활동했던 것처럼 행세하며 피해자들을 위협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사하구에서부터 부산진구까지 약 17㎞를 5시간 동안 걸어가게 하거나 막노동을 해 돈을 벌어오라고 강요했으며, 이들이 매달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를 자기 계좌로 이체하게 하거나 이들 체크카드를 빼앗아 돈을 인출하는 등 60여회에 걸쳐 약 1700만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기분이 나쁘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들을 수시로 폭행했으며, 지난해 10월2일에는 부산 사하구 소재의 한 모텔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피해자들에게 서로 싸울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당시 B씨에게 맞은 C씨는 응급실에 후송됐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0월11일 거제시 옥포항 수변공원에서 피해자들에게 소주 약 22병을 나눠 마시게 한 뒤 바다에 들어가 수영할 것을 지시했다. 피해자들은 A씨의 지시에 망설였지만 결국 바다에 뛰어들었고,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79% 상태에서 수중 소용돌이에 휩쓸려 숨졌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가족이 없고 심리적, 정신적으로 취약해 반항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이 사건으로 A씨가 기소되자 증인으로 출석한 재판에서 "A씨가 평소 B씨를 형님으로 깍듯이 모셨다", "B씨가 먼저 수영하겠다고 뛰어들었다"라는 등 허위 진술을 했다. A씨의 보복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씨는 장기간 피해자들을 지배하면서 돈을 갈취하고 가혹 행위를 했으며 바다에 들어가도록 해 B씨가 익사에 이르게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고 별다른 피해 회복 조치를 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21 14:10:52[파이낸셜뉴스] 모텔업주에게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주차관리인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됐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찔러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 중에 생을 마감했고 유족은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뒤늦게나마 자기 잘못을 후회·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독자적 판단 따라 범행을 계획·실행한 게 아니라 지적장애를 이용한 교사범의 사주에 따라 범행한 점을 참작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적 장애가 있는 김씨는 A씨 소유의 옆 건물 모텔 주차장 관리인으로, 해당 모텔 주인인 조모씨에게 심리적 지배를 당해 범행을 지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영등포 일대 재개발과 관련해 A씨와 갈등을 빚다가 앙심을 품고 김씨가 유씨에게 강한 적대감을 갖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살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도 같은 법원에서 1심이 진행 중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6-04 12:57:54[파이낸셜뉴스] 함께 일본 유학을 떠난 고등학교 동창을 5년간 '가스라이팅'해 돈을 갈취하고, 폭행해 뇌출혈까지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 대한 1심 징역 5년 판결에 검찰과 피고인 측이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공판부(이재연 부장검사)는 이날 A씨(25)의 중상해, 강요, 공갈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A씨도 지난 27일 법원에 항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피해액이 고액이며, 피해자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할 정도의 중한 상해까지 가하여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피해 회복된 사정도 없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항소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23일 A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A씨는 피해자 B씨(25)와 외부인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채 그를 정신적·육체적·금전적으로 지배해 5년동안 약 1억6800만원을 갈취하고, 폭행으로 중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는 B씨가 타국에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이용해 자신 외에 모든 대인관계를 차단하고 사실상 '노예'처럼 대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5-29 16:13:39[파이낸셜뉴스] 점을 보러온 30대 부부를 교묘하게 '가스라이팅'하며 가정사에 관여하고 폭행, 훈육을 이유로 부부의 자녀까지 신체적 학대한 50대 종교인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황해철 판사)은 최근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5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대 여성 B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원주에서 법당을 운영하는 A씨는 자신의 법당에 점을 보러온 30대 C씨에게 2018년 5월 '식당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직원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맞는 모습을 보여야 운영하는 식당도 잘되고 직원들도 잘 따른다' 등 주장을 하며, 가족과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1m 길이 나무막대기로 허벅지를 15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법당에서 C씨의 6세 자녀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훈육해야 한다는 이유로 길이 50㎝의 회초리로 종아리를 10차례 때려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는다. 해당 폭행으로 C씨의 자녀는 며칠 동안 걷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법당을 운영하는 B씨 역시 지난 2020년 5월 C씨 부부가 운영하는 원주의 한 식당 주방에서 평소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에 화가 나 C씨의 아내인 30대 D씨의 얼굴을 손으로 20여 차례 때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A씨 등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가정 문제 등에 관한 점을 보기 위해 법당에 다니던 C씨 부부를 알게 됐다. 이후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C씨 부부의 재산과 운영하는 식당, 자녀교육 등에 깊게 관여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게 된 점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했고, 피해자들은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정신적·신체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동종 전력이 없고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15 10:23:30[파이낸셜뉴스]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 A씨가 자신을 속이고 26억원을 가로챈 방송작가 B씨로부터 26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1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월 A씨를 속여 26억원을 가로챈 B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한 B씨가 26억원을 A씨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6월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오랜 친분이 있던 B씨는 "무혐의를 받게 해주겠다"며 검사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A씨에게 접근해 16억원을 받아냈다. 그러나 B씨는 검사들과 친분이 전혀 없었고, 돈도 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019년 12월 A씨가 무혐의를 받자 B씨가 다시 접근했다. B씨는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번복하려 한다”면서 돈을 또 요구했고, A씨는 은행 통장과 비밀번호, 보안 카드를 넘겨줬다. B씨는 A씨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 등 10억원을 뜯어냈다. A씨가 갖고 있던 금장 가방 등 명품 218점도 B씨가 가져갔다. A씨는 이런 식으로 26개월에 걸쳐 총 26억원을 뜯긴 뒤에야 B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B씨를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에서 A씨는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가스라이팅’을 당해 전 재산을 넘겼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씨는 “A씨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받은 적이 없고 통장 등도 승낙을 받아 관리해 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월 B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하며 “B씨는 26억원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형사소송에서 유죄를 선고할 때 그 범죄로 발생한 손해배상을 함께 결정하는 ‘배상 명령’ 제도를 이용한 재판이었다. 재판부는 "A씨는 성추행 사건 당시 이미 촬영한 방송이 '통편집'되는 등 연예인 활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불안했을 것"이라며 "평소 신뢰하던 B씨에게 쉽게 속아 넘어갔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는 이 사건으로 평생 모아 온 재산을 잃고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B씨는 범행 방법이나 기간, 가로챈 금액을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데도 범행 전부를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1심 판결에 검찰과 B씨가 모두 항소, 현재 서울고법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5 05:37:38[파이낸셜뉴스] 친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7년간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한 30대 남성의 가족이 민사 소송에도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가스라이팅 피해자 A씨(34)의 친형이라고 밝힌 글쓴이 B씨는 이날 '악마 부부에 의해 7년간 노예 생활을 한 친동생 사건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길고 긴 재판 끝에 드디어 지난주 최종 선고가 났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재판 과정을 떠올리며 "가해자들에게선 일말의 죄책감과 반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피해자 가족이 돈을 뜯기 위해 꾸민 일이며 자신들에게 기자들이 찾아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라고 적었다. 이어 "선고가 내려지고 할 말이 있느냐는 판사님 질문에 '한마디 말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법질서냐'며 따졌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고가 끝나고 법정 안에서 미친사람처럼 울었다"라며 "재판부에서 가스라이팅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심리지배'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법조계에서도 가스라이팅 범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감을 느꼈다"라고 했다. B씨는 "언론 기사 댓글들을 보니 되려 피해자를 욕하는 1%도 있었다. 경찰 조사 당시 담당 형사가 제 동생에게 '당신 변태냐'며 '왜 남자가 그걸 당하고만 있냐'고 다그치던 모습이 생각나 괴로웠다"라고도 털어놨다. B씨는 민사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로 민사소송에 착수했다. 제 동생이 그들에게 빼앗긴 돈 최소 8700만원과 위자료까지 청구할 예정"이라며 "둘 다 구속되어 당장 받지 못해도 괜찮다. 끝까지 오랜 시간 천천히 괴롭혀주려고 한다"라고 남겼다. B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 속 A4 용지에는 '바닥 청소기 돌리고 닦기' '화장대 먼지 털기' '창틀, 냉장고 위, 인덕션, 건조기 닦고 싱크대 정리하기', '빨래 돌리고 널기', '옷장 정리하기' 등 집안일 목록이 적혀있다. 또 여러 번 반복해서 외우라고 강요 당한 듯 같은 내용이 수차례 기록돼 있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C(35·여)에게 징역 7년을, 그의 남편 D(4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C씨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동거한 이성 친구 A씨를 폭행해 다치게 하거나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주먹이나 허벅지로 A씨를 자주 때렸고, 휴대전화로 얼굴을 내려쳐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또 점화기기인 '촛불 라이터'를 불에 뜨겁게 달군 뒤 A씨 가슴에 대거나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 마시게 했다. A씨는 휴대전화 게임을 하다가 C씨한테서 폭행당한 뒤 30∼40분 동안 '엎드려뻗쳐'를 한 날도 있었다. 조사 결과 C씨는 2013년 6월 A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뒤 오히려 "왜 말리지 않았냐"라며 화를 냈고, 이후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라며 협박해 심리를 지배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C씨와 결혼한 남편 D씨도 아내의 범행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A씨를 협박해 현금을 송금받는 등 총 8000만원을 뜯은 사실도 확인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1 07:22:20[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10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씨가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됐다. 범인은 해당 건물에서 주차 관리인으로 일하던 30대 B씨다. 범행 이후 B씨는 한 모텔로 이동해 몸을 숨겼다가 같은 날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용산역으로 가서 강릉행 KTX에 탑승하여 도주를 시도했다. A씨 사망 사건을 처음 신고한 사람은 건물 관리인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B씨가 범행 후 모텔에 숨어 있다가 도주하는 장면을 폐쇄회로(CC)TV로 포착하고 추적에 나섰다. 도주 경로를 추적, 도주 4시간 만인 오후 9시 32분께 강원도 강릉시 강릉 KTX 역사 앞에서 B씨를 긴급체포했다. 아울러 경찰은 B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40대 C씨도 지난해 11월 12일 10시 10분께 긴급체포했다. C씨는 B씨가 범행 후 자신의 모텔 주변으로 도주하자 도주 경로를 비추는 CCTV 장면을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른바 '영등포 건물주 살인' 사건의 진실이 속속 드러났다. 직접 범행을 한 B씨는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A씨 건물 6층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다 오전 10시께 A씨가 출근할 때 옥상으로 데리고 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 부위 찔러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격을 준 부분은 사건 자체가 아닌 사건의 배경이었다. C씨의 교묘한 가스라이팅에 의해 B씨가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 수사결과였다. 검찰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019년 5월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쉼터 등을 떠돌아다니던 중증 지적장애 B씨를 발견하고 데려와 일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나는 네 아빠이자 형으로서 너를 가장 위하는 사람이다" 등의 말을 하며 B씨가 자신을 전적으로 따르도록 가스라이팅을 일삼았다. C씨는 B씨에게 처음엔 모텔 주차장 관리를 맡겼고 시간이 지나면서 모텔 관리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일까지 시켰지만 임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B씨가 매달 받는 80만~90만원의 장애인 급여 중 ‘모텔 방세’ 명목으로 50만~60만원씩을 갈취했다. B씨는 실제로는 모텔 방에서 지내지 않고 주차부스 등에서 생활했다. C씨는 이 사건 범행을 위해 평소 B씨와 A씨 사이를 이간질하기도 했다. 그는 B씨에게 수시로 "A씨가 너를 주차장에서 쫓아내려고 한다", "A씨를 죽여야 우리가 주차장과 건물을 차지할 수 있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적대감을 조장했다. 장기간 C씨에게서 정신적으로 지배받는 상태였던 B씨는 C씨 말에 따라 끝내 A씨를 살해하고 말았다. 사건의 직접 배경은 부동산 관련 다툼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C씨는 A씨가 지난 2022년 9월 자신과 체결했던 영등포 공공주택 재개발 관련 부동산 컨설팅 계약의 효력을 다투기 시작하고 지난해 9월 자신을 상대로 주차장 임대차 해지 및 명도소송을 제기하자,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C씨는 B씨로 하여금 복면·우비 등 범행도구를 구매하게 하고 범행장소 및 피해자의 동선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살인을 교사했다. 다만 C씨는 조사 과정에서 "B씨의 우발적 단독범행으로 제가 동업 관계인 A씨 살해를 지시할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서울 남부지법에서는 30일 오전 A씨를 살해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됐다. 이날 B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공범(C씨)이 시켰고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01-30 11:33:09[파이낸셜뉴스] 해외에서 함께 유학 중이던 고교 동창생을 가스라이팅해 5년간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을 일삼아 장애를 입힌 20대 남성이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강선주 부장검사)는 강요·공갈·중상해 혐의 등을 받는 최모씨(24)를 구속기소 했다. 최씨는 지난 2018년부터 고교 동창 A씨(24)와 일본 유학생활을 함께 하면서 405회에 걸쳐 1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마치 피해자 A씨를 게임 회사에 취직시켜준 것처럼 속인 뒤 A씨가 정해진 게임 승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후기를 작성하지 않으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손해 배상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최씨는 지난해 9월 주먹으로 A씨의 머리를 때려 경막하혈종·뇌내출혈 등의 중상해를 가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이 폭행으로 영구장애를 입었다. 검찰 조사 결과 최씨는 A씨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킨 뒤 타국 생활에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악용해 심리적 지배를 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A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관리하고 부모와 지인으로부터 온 메세지를 삭제하는 등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했다. 또 임의로 생활규칙을 정하고 정해진 규칙을 어겼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체벌하는 등 통제했다고 한다. A씨는 5년간 생활비 대부분과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일당 등을 갈취당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빼앗겼던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기 위해 지원 조치를 하는 한편, 피고인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12-04 15:4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