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아라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상남도 함안 가야리 유적에서 배수 시설 흔적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연구소는 "함안 가야리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해 과거 토성의 내·외부를 연결한 것으로 보이는 배수 체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가야리 유적의 북서편 곡간지(谷間地) 일대를 조사한 결과, 성벽 축조 구조와 성 내부의 대지 조성 과정 등을 새롭게 밝혀냈다. 곡간지는 좁게 움푹 패어 들어간 지형으로, 주변의 물이 모여 자연 배수되는 곳을 뜻한다. 곡간지 일대 성벽은 매우 정교하게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은 흙을 시루떡처럼 차곡차곡 다져가며 쌓아 올리는 판축 기법으로 중심 토루(土壘·흙으로 쌓아 둔덕지게 만든 방어용 시설)를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좁게 골이 진 부분의 지형을 평탄하게 하기 위해 바닥에는 나뭇가지 등을 깔았고, 토루 주변으로 경사지게 흙을 켜켜이 다져 쌓은 내벽과 외벽을 올려 성벽을 보강했다. 이렇게 만든 판축 토루의 너비는 5.5m, 판축 토루와 내·외벽을 포함한 기저부의 너비는 29.5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 지형의 특성을 고려한 축조 방식인 셈이다. 그 안에서는 짧은 목 항아리, 솥 모양 토기 등이 발견됐다. 이들 유물은 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제사나 각종 의례를 지낸 흔적으로 추정된다. 연구소는 성벽을 통과하는 석축 배수시설 흔적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길이가 16.5m에 이르는 배수 시설은 성 내부의 곡간지로 모이는 물을 성 밖으로 배수하기 위한 구조로, 성벽을 통과해 밖으로 이어진 양상이다. 배수 시설 구조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성벽 밖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너비가 최대 3.5m까지 벌어지는 나팔 모양인데, 물이 흐르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이런 형태를 고안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내부의 배수 문제와 습하고 연약한 지형의 특성을 고려해 성벽과 배수 체계를 조성한 고대 가야인의 뛰어난 토목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소는 오는 13일 오후 2시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를 연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11 11:12:23[파이낸셜뉴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엄영석)은 2024년 김해 가야문화축제에 참가, 가을 나들이객에게 말산업 소개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6~20일 김해 수릉원과 대성동고분군 일원에서 열리는 가야문화축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찬란한 가야문화의 역사와 전통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열렸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도심 어린이들에게 말에 대한 체험과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호기심을 키울 수 있도록 말 관련 직업 체험, 다양한 품종의 말 소개, 안전교육, 승마기 체험 등을 진행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보다 많은 시민들이 말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말과 승마'를 친숙한 여가 활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10-24 10:23:56[파이낸셜뉴스]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이 넘는데 주식이 100만원은 가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지지부진한 현대차의 주가를 보며 한 투자자가 남긴 푸념이다. 올 상반기까지 실적과 주가 모두 파죽지세였던 현대차가 고점 논란에 휩싸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4일 2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고가를 기록했던 올해 6월27일 29만8000원과 비교하면 19.63% 하락한 주가다. 지난 3달 동안의 수급은 나쁘지 않았다. 고점 이후 현대차의 거래대금은 13조1809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5번째로 많이 거래됐다. 현대차의 수급은 개인 투자자들이 받치고 있었다. 고점을 기록한 이후 개인들은 4647억원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 4위에 해당했다. 하지만 주가가 20% 가까이 추락하며 개미들은 매입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한 셈이 됐다. 현대차의 실적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현대차의 매출 전망치는 43조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3조9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은 올해 6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국투자증권 김창호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들의 부진한 실적과 포드와 GM의 보수적인 가이던스로 피크아웃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라며 "지난 1년 넘게 지속된 피크아웃 우려와 달라진 점은 지표가 실제로 악화되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 스텔란티스의 판매 급감 및 유럽의 산업 수요 둔화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센티먼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최근 GM과 포드의 투자의견을 낮췄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이 악화하고 있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며 GM과 포드의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아담 조나스는 "중국 업체들이 판매하는 것보다 900만대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업계 경쟁도 격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실적도 올해 2·4분기가 정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9531억원으로 지난 2·4분기 영업이익 4조2791억원보다 낮다.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은 3조8447억원으로 더 낮아진다. 실제로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한 34만4000대를 기록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차의 9월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KB증권의 예상을 0.2% 하회했다"라며 "이는 영업이익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결국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 둔화와 함께 한국 완성차들의 실적 피크아웃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라며 "이번 하락사이클의 깊이를 정밀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완성차들의 주가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10-04 17:07:51"전기차는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8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 말이다. 캐즘(Chasm·일시적 수요정체)에 이어 화재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자 직접 전기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만 같았던 전기차 시장은 위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8월 국내 전기차 신규등록 대수는 9만5283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6.1% 감소한 수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사고가 발생한 8월에는 새로 출시된 신차를 빼면 전기차 판매가 전월 대비 30% 줄었다. 해외 상황도 국내와 비슷하다. 전기차 생산 확대를 선언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볼보 등은 전기차 투자계획을 줄이며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전기차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가운데 정책적 지원은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매년 감소하고 있고, 충전요금 할인혜택이 종료되면서 전기차 유지비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과거에는 전기차를 타면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라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화재에 대한 우려로 어디를 가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됐다. 비싸게는 내연기관차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을 내고 굳이 전기차를 탈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전기차 화재는 휴대폰 배터리 발화사건과는 분명히 다르다.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화재사고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신뢰회복 노력이 최우선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대로 전기차가 시장에서 계속 외면받는다면 우리의 미래차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그사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우리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1000만원대의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신흥국을 넘어 유럽 등 선진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유럽 최대 업체인 폭스바겐은 중국 업체들의 가격공세 여파로 본사가 있는 독일 공장 1곳의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는 전후방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협력업체까지 고려하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욱 크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속도감 있는 추가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cjk@fnnews.com
2024-10-01 18:18:39[파이낸셜뉴스] 경남 김해시는 오는 27일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제29회 가야사 학술회의'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 주제는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 고분군 중 하나인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회의는 신경철 부산대 명예교수의 ‘김해 대성동 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활용’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이춘선 국립김해박물관장, 강동진 경성대 교수, 다케스에 준이치 일본 후쿠오카대 명예 교수의 발표가 이어진다. 발표 후에는 '히타이트 전시회'를 주제로 특별강연이 열리며 오는 10월 8일 국립김해박물관 튀르키예 특별전 '히타이트'를 먼저 선보인다. 이번 학술회의는 누구나 참석 가능하며, 종합토론 시간에 가야사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도 주어진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4-09-25 10:19:10[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부디 폭발 직전의 국민 분노를 직시하고 국정 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특검법 수용으로 결자해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2024년 추석 민심은 폭발 직전의 활화산 같았다. 활화산 같은 분노는 하나같이 대통령 부부를 향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상황이 이런데도 김건희 여사의 VIP 놀음은 추석 연휴에도 멈추지 않았다. 김 여사는 통치자 흉내 마포대교 순찰, 천하태평 추석 인사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또다시 혼자 장애 아동 시설을 찾아 봉사 활동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며 “국민의 팍팍한 삶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고는 없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보여 주기 쇼”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 기조를 전면 쇄신하지 않고는, 또 김 여사를 둘러싼 수많은 범죄 의혹을 그대로 두고서는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박찬대 원내대표의 말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김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을 처리할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으로 총선 개입 의혹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겠다”며 “김 여사가 가야 할 곳은 마포대교나 체코가 아니라 특검 조사실”이라고 덧붙였다. 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2024-09-19 14:26:22[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부디 폭발 직전의 국민 분노를 직시하고 국정 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특검법 수용으로 결자해지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2024년 추석 민심은 폭발 직전의 활화산 같았다. 활화산 같은 분노는 하나같이 대통령 부부를 향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상황이 이런데도 김건희 여사의 VIP 놀음은 추석 연휴에도 멈추지 않았다. 김 여사는 통치자 흉내 마포대교 순찰, 천하태평 추석 인사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또다시 혼자 장애 아동 시설을 찾아 봉사 활동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며 “국민의 팍팍한 삶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고는 없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보여 주기 쇼”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 기조를 전면 쇄신하지 않고는, 또 김 여사를 둘러싼 수많은 범죄 의혹을 그대로 두고서는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 주장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김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등을 처리할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으로 총선 개입 의혹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겠다”며 “김 여사가 가야 할 곳은 마포대교나 체코가 아니라 특검 조사실”이라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2024-09-19 10:02:50#.1 경기 군포에서 30년째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전미영씨(58). 전씨는 요즘 원아가 줄고 있어 고민이 크다. "주변 어린이집 원장들이 하나 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기 시작했어요. 어린이집 대신 요양원으로 업종을 변경한다고 하네요. 주변에 폐업하는 어린이집들이 늘어나는 걸 보면 '나도 대비를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죠. 같은 경기권인데 제가 살고 있는 동탄은 아이들이 많아 어린이집을 동탄으로 이전할까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어요." #2.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최현우씨(28)는 고향인 부산을 떠나 서울로 갈지 고민이다. "홍보 마케팅을 하고 싶은데, 부산이나 울산, 대구 등 경남권 지역을 찾아봐도 메리트 있는 회사가 없어요. 선망하는 마케팅은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그곳에서 성과가 있어야 제 포트폴리오도 완성되는데, 지원하고 싶은 홍보회사 포트폴리오를 봐도 지방에선 한정적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서울로 가자니 월세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 됩니다."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광역시도 위험하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방도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2024 광역대도시로 확산하는 소멸위험'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소멸위험지역은 130곳(57.0%)으로 나타났다. 17개 광역시도 중 소멸위험지역은 8개로 그중 부산이 광역시 중 최초로 소멸위험단계에 진입했다. 지방소멸이라는 경고음이 켜지자 정부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국비 24조6000억원(58.3%)과 지방비 15조원(35.6%), 민자 2조6000억원(6.1%)으로 구성된 '제1차 지방시대 시행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내놓은 연차별 이행계획으로 수립과정에서 최초로 시도 주민 의견을 청취해 반영했다. 위원회는 범정부적으로 추진할 지방시대 과제로 '4+10 중점 이행과제'를 선정했다. 4+10 중점 이행과제는 '지방시대 종합계획'에 담겼던 것 4대 특구 조성(기회발전·교육발전·도심융합·문화특구)과 함께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지역특성에 맞는 권한이양 등이다. 인구감소지역 부활 3종 프로젝트 방안으로는 '세컨드 홈' 활성화를 통한 생활인구 확대, 관광인프라 조성에 따른 방문인구 확대, 외국인 유인지원을 통한 정주인구 확대 등이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지역경제 성장요인 분석과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 보고서를 통해 지역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대도시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2022년 수도권과 충청권의 연평균 성장률은 3.4%로 집계됐다. 이는 호남권, 대구·경북권·동남권(1.4%)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높은 생산성은 대기업과 고숙련 노동력, 연구개발 활동, 생산 지원 인프라 등이 집중된 데에 따른 '집적경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시도 가운데 직장인의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시도별 근로소득 연말 정산 신고현황'(원천징수 의무자 소재 기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의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는 대기업이 입주하고 있는데, 근로자의 1인당 총급여액은 평균 4736만원으로 전년(4501만원)에 이어 2년 연속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서울이 4683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세종(4492만원), 경기(4281만원) 순이었다. 평균 급여가 4000만원에 미치지 못한 시도는 제주(3579만원), 강원(3577만원), 대구(3580만원), 전북(3586만원), 부산(3639만원), 광주(3667만원), 충북(3829만원) 등 10개 지역이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거점도시' 마련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24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에서 "국가 경제의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지역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산업구조와 기술변화에 따른 부문 간 격차 확대가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의 불균형으로 크게 발현돼 지역경제의 성장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며 "수도권도 경제 심화 등 과밀화의 외부효과가 저출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효율적인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긴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수도권 집중 문제의 해법으로 비수도권 대도시에 공공투자를 통해 높은 생산성을 가진 소수의 거점도시로 키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 투자에 관심있는 기업의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도시별 산업 특성에 맞는 연구개발 기관과 인력을 확충해 시너지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 우수한 인적 자원의 유입을 위해서는 교육과 문화, 의료 등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해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소통플랫폼을 통해 수도권(360명)과 비수도권(327명)에 거주하는 2030세대 687명을 대상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조사한 결과 교통과 주거환경 등 정주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면 비수도권에 거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수도권 거주자를 대상으로 비수도권 이주 의사가 있는 응답자는 31.7%로 나타났으며,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45.7%였다. 조사 결과 비수도권 거주 의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응답자의 41.2%는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정주 여건'을 꼽았다. 이어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연봉의 일자리'가 29.8%, '연봉과 정주여건 둘 다 충족해야 한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6.6%로 집계됐다. 전문가들 "도시재편과 광역 거점화 필요해" 전문가들은 도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심 지역으로 사람들을 모아서 도시를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젊은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지방과 대도시 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일본은 콤펙트시티(집약도시)라고 해서 도시 자체 규모를 줄여 도시를 재편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으로 일본에서 되살아나는 도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콤펙트하게 도시를 재편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광역 거점화'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 지방의 문제는 '청년의 위기'"라며 "청년들을 잡으려면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대 혁신과 맞물려서 지역 특화된 '신산업'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광역화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역의 핵심 신산업이 생겨야 하며, 이는 지방대 개혁 문제와 같이 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지방대 산업의 혁신 산업이 있어야 하며, 이것을 위해서는 대학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지역 혁신을 하면서 기업을 유치하고, 거기에 맞는 일자리들이 보고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생 학령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 과정과 맞물려서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끌고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맞아 파이낸셜뉴스는 대한민국 현주소를 짚어보고,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 소멸 위기에 대한 원인과 대안을 모색해 보도하였습니다. 인구 절벽으로 향하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찾기 위해 제작한 '인구절벽, 희망은 없나'가 6회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12 18:56:10전력산업기반기금, 농지보전부담금 등 53개 부담금이 내년에 2조원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부담금운용 종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53개 부담금 징수 규모는 23조1866억원이다. 올해 계획분보다 5.8% 감소한 것으로, 이대로 걷힌다면 2020년 이후 5년 만에 징수 규모가 줄어든다고 한다. 부담금은 1961년 개발시대 도입된 이후 통제 없이 징수돼 왔다. 특정 공익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국민과 기업에 물리는 '그림자 세금'이었다. 규모는 급격히 늘어 2002년 7조원대에서 올해 24조원대로 3배 이상 불었다. 그동안 합리적인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매번 재검토 시늉만 내다 올 들어 전면 대수술을 선언하면서 내년 2조원 경감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으로 끝날 게 아니라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는 부담금을 추가로 가려내 민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부담금은 조세와 달리 납부저항과 국회 통제가 적어 사실상 꼼수증세로 활용된 측면이 많다. 세금이 덜 걷히면 정부와 정치권은 부담금 용도를 멋대로 변경해 쌈짓돈처럼 쓴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관객에게 3%씩 물리는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등은 부담금 부과 기본원칙에도 맞지 않았다. 정부도 이를 바로잡겠다며 관련 법률 개정안을 추진 중인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정부가 지난 3월 대대적 재검토 계획을 밝히면서 폐지하거나 감면하겠다고 지목한 부담금은 32개다.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걷을 때 3.7%씩 추가 징수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부담금 요율을 내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1%p 인하할 계획인데, 이에 따른 감면금액이 5000억원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농지보전부담금, 천연가스부과금에서 각각 4000억원, 2250억원가량이 감면된다. 반면 36개 부담금에선 1조원 가까이 징수액이 늘어난다. 정당한 부담인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첨단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인 물이용부담금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는 1999년부터 산업용수를 사용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이 부담금을 징수하고 있다. 기업들은 수자원공사로부터 산업용수를 받을 때 원수 비용(인공처리 되기 전 물 비용)에 부담금을 더해 납부한다. 미국과 일본에선 첨단전략산업의 경우 물 이용 부담금이 없다. 세수 부족을 겪고 있는 정부는 부담금 감면으로 재정 운용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시대에 부합하는 방향의 준조세 개편은 가야 할 길이다. 그 대신 중요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정교하게 조율하는 일도 필요하다. 전력기금 감소로 송배전망 설치 등 전력인프라 구축 작업이 영향을 받아선 곤란하다. 꼼수과세는 막고 목적에 맞는 적정 수준의 세금을 부과해야 조세저항을 줄일 수 있다.
2024-09-03 18:09:12【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1일 "지금 우리는 순간적으로 퇴행하는 역사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며 "역사의 발전을 믿으면서 온몸으로 이 퇴행을 맞는 중요한 계기가 만들어 좋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 김 전 대통령의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그동안 해 왔던 여러 가지 일들과 국가의 역주행하는 것들, 특히 최근에 심지어 광복절까지도 이념화하는 것을 보면서 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말이 꼭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을 순간 해 봤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 지사는 "산업화하고 난 그 후유증으로 인한 지금 만들어진 경제 틀, 다시 역행하는 선출된 권력의 민주화에 대한 퇴행, 미완의 복지국가, 평화는 할 듯 할 듯, 될 듯 될 듯하다가 다시 후퇴하는 이런 모습 보면서 어쩌면 역사는 단기적으로, 순간적으로는 퇴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다만, 길게 봐서는 발전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김 대통령께서 '나는 끝까지 국민과 역사를 믿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우리는 순간적으로 어쩌면 퇴행하는 역사의 현장을 목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김 지사는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김 지사는 "제 사무실 책상에는 두 가지 물건이 놓여 있다"며 "하나는 40여 년 전에 제가 공직 처음 출발할 때 받았던 명패이고, 또 하나 물건은 22년 전에 김 전 대통령께서 청와대에서 대통령으로 계실 적에 청와대에서 모시면서 받았던 시계"라고 밝혔다. 그는 "이 두 가지 물건을 보면서 첫 번째 제 명패에서는 공직 처음 출발했을 때 초심, 두 번째로 22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던 탁상시계로부터는 실사구시를 포함한 대통령의 철학,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도정을 다잡고 앞으로의 공직생활도 일관되게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본다"고 말하며 "오늘 포럼을 통해서 그분께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묻는다"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8-21 16: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