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봐주세요." 글로벌 모터쇼들이 모빌리티쇼로 명패를 바꿔달고, 이동에 관한 첨단 기술을 보여주는 행사로 탈바꿈하고 있으나 역시 주인공은 자동차다. 신차 공개 뿐만 아니라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철학과 개성을 마음껏 뽐낸 '쇼카(전시용차)',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콘셉트카', 무엇보다 고가의 '한정판 모델'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모터쇼의 묘미다. 2년 만에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3 서울 모빌리티쇼'에선 한국시장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등 독일차 3사가 한국시장을 겨냥한 전략차종 뿐만 아니라 쇼카, 콘셉트카 등을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끈다. 가장 비싼 차는..."루이비통 첫 흑인 디자이너와의 콜라보作" 먼저, '럭셔리 그 이상의 럭셔리' 전략을 취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행사에서 대당 4억원이 넘는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80 4MATIC 버질 아블로 에디션'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최근, 세계적인 팝스타인 앨리샤 키스가 프로듀서이자 래퍼인 남편 스위즈 비츠로부터 생일 선물로 받아 화제가 된 차다. 버질 아블로 에디션은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양산차 중에서 최고가다. 전시된 여느 차들과 달리, 차량 내부는 '눈으로만' 봐야 한다. 차 문을 열어려고 하면 "눈으로만 봐야 한다"는 요청을 받게 된다. (이 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들은 만지는 것은 물론, 탑승도 가능하다.) 차량의 색상은 콜로라도 베이지, 일명 '모래색'과 블랙의 조합으로 튀지 않는 세련미를 극대화했다. 전 세계 150대 한정판인 이 차의 한국시장 배정대수는 20대다. 서울모빌리티쇼 최고가인 이 차는 고(故)버질 아블로와 벤츠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이다. '29자' 긴 차명에도 새겨진 버질 아블로는 루비이통 모에헤네시(LVMH)그룹 최초의 흑인 수석디자이너(1980~2021년)였다. 루이뷔통의 남성복 디자이너로 활약한 버질 아블로는 "천재 디자이너" "21세기 칼 라거펠트(샤넬 전 수석디자이너)"등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마이바흐 버질 아블로 에디션'은 2021년 11월 아블로가 암으로 타계하기 전에 완성돼 지난해 말 해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벤츠 코리아는 지난 15일 '2023 F/W 서울패션위크'에서도 아블로와 협업한 또 다른 콜라보 작품인, 전기 쇼카(전시용차)'프로젝트 마이바흐'를 전시한 바 있다. 벤츠는 패션 브랜드 몽클레어와 협업한 아시아 최초 공개 모델인 '프로젝트 몬도 G'도 공개, 이번 모빌리티쇼에 볼거리를 더했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럭셔리 로드스터 SL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SL도 강렬한 레드 컬러를 뽐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4대 차량 韓시장에 진심 증명...설립 100주년 모토라드 R 18 BMW그룹은 이번 서울모빌리티에 참가한 국내외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24개 차량을 전시, 한국시장에 '진심'을 뽐냈다. 국내 최초로 공개한 BMW iX5 하이드로젠 프로토타입(수소연료전지차)을 필두로, 뉴 XM, 순수전기 소형 모델인 뉴 iX1, 아시아 최초로 공개한 MINI 비전 어바너트 등이 차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2억원대인 XM은 BMW가 1978년 출시한 전설적인 스포츠 쿠페로 불리는 'M1' 이후 45년 만에 내놓은 고성능 제품군인 'M' 전용 모델이다. 이번에 공개된 뉴 XM은 M 라인업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 4.3초다. 프란치스커스 반 밀 BMW M 사장은 "XM은 M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고 자부했다. 아울러 또 다른 '귀한 볼거리'는 BMW 모토라드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 에디션 모델인 R 18이다. 국내 첫 공개다. 모터사이클 애호가들을 설레게 할 제품이다. '컬러 오브 포르쉐'...75주년 기념 '비전 357' '컬러 오브 포르쉐'를 주제로 한 폭스바겐그룹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 부스는 화려미 그 자체다. 포르쉐는 이전 전시에서 총 15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되는 차는 포르쉐 설립 75주년 기념작이다. 포르쉐 최초의 스포츠카인 '포르쉐 356'을 오마주한 콘셉트카 '비전 357'(Vision 357)다. 아시아 최초 공개다.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10종의 콘셉트카 중에 주목도가 높은 차량이다. 비전 357은 자연 흡기 6기통 박서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00마력의 동력성능도 갖췄다. 모터스포츠 대회 출전을 염두에 두고 콘셉트카로 제작됐다고 한다. 포르쉐 코리아 측은 "포르쉐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한 마디로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차"라고 설명했다. 차량 보닛과 도어 전면에는 75주년 기념 로고가 새겨졌다. 이날 행사에는 비전 357을 직접 소개하기 위해 스타일 포르쉐의 한국인 디자이너 정우성씨가 참석했다. 이밖에 올해 국제자동차연맹(FIA) 세계 내구 레이스 챔피언십과 르망 24시 레이스에 출전하는 '963 LMDh', 2021년 독일 자동차 전시회 IAA에서 공개한 레이싱 콘셉트카 '미션 R'도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3-03-31 16:58:20축구스타 손흥민(토트넘)의 화려한 차고가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은 '손흥민의 자동차 컬렉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급 11만 파운드(약 1억6000만원)의 손흥민이 총 150만 파운드에 달하는 슈퍼카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보유한 차량 중 가장 비싼 것은 페라리의 '라페라리'다. 더선은 "115만 파운드(약 17억)에 달하는 라페라리는 전 세계에 오직 499대만 한정 생산됐고, 손흥민은 그 중 한대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라페라리는 페라리 고유의 붉은색이 아닌 검은색으로 도색됐다. 그 이유는 토트넘과 '북런던 더비'를 이루는 아스널의 고유색인 붉은색을 피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 R8 쿠페는 국내에서 손흥민이 운행하는 것이 이미 목격된 차다. 이 차의 기본모델은 한화로 1억7000만원에 육박하며, 손흥민은 여기에 몇 가지 추가 옵션을 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손흥민은 마세라티의 SUV 모델인 르반떼를 제조사로부터 선물받아 소유하고 있으며, 검은색 레인지로버와 벤틀리 또한 한 대씩 보유 중이라고 더선은 전했다. #손흥민 #토트넘 #축구 onnews@fnnews.com 디지털편집부
2019-03-20 08:53:11영국의 롤스로이스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신차를 내놨다고 30일(현지시간) 비지니스 인사이더 등이 보도했다. 지난 27일 공개된 신차는 한 최상위 고객의 주문을 받아 맞춤 생산돼 시판되지는 않는다. 판매 가격도 공개되지 않았다. 당초 외신들은 이 차의 가격은 1300만 달러(약 145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토르슈텐 뮐러 외트뵈스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수치는 추측에 불과하다며 "다만 새로운 자동차 중 사상 최고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신차의 디자인에 중점을 뒀다. 1920~1930년대 롤스로이스 모델을 닮은 디자인을 원한 고객 요구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게 했다. 후면 경사도도 높였다. 통유리를 얹은 지붕으로 이색적인 느낌도 선사했다. 이를 주문한 고객은 럭셔리 카와 슈퍼요트, 항공기를 애호하는 수집가로, 롤스로이스는 그의 취향에 부응하기 위해 설계와 제작에 4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롤스로이스는 과거에도 몇몇 고객들의 맞춤 생산을 타진해온 바 있으나 실제 생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뮐러 외트뵈스 CEO는 "맞춤 생산은 적절한 인력 간 협업을 요구한다"라면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인 만큼 우리로서는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7-05-31 11:00:44[파이낸셜뉴스]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음료 가격이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3.5%(735명)가 '커피와 음료 가격이 비싸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은 아메리카노 평균 2635원, 카페라테 3323원, 캐러멜마키아토 3564원, 티(차) 2983원 등으로 조사됐다. 25개 커피 프랜차이즈의 평균 가격을 보면 아메리카노는 평균 3001원으로 기대가격보다 13.9% 비싸다. 카페라테(3978원)는 기대 가격보다 19.7%, 캐러멜마키아토(4717원)는 32.4%, 티(3555원)는 19.2% 각각 비싸다. 이번 조사에서 업체별 가격차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용량의 아메리카노는 커피빈이 5000원으로 가장 비싸고, 폴바셋 4700원, 스타벅스·파스쿠찌·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드롭탑·카페베네 등이 4500원이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빽다방 등 6개 저가 업체는 1500원이고, 카페봄봄은 13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소비자원 측은 "일부 판매점의 경우 소비자가 기대하는 적정 가격 대비 1335원 저렴한 곳도 있지만, 최대 3336원 비싼 곳도 있어 업체별로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 영업 중인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중에서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등 11개 업체가 스마트오더 앱으로 음료 주문 취소나 변경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 스마트오더앱을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중 주문 취소 기능이 있는 업체는 파스쿠찌와 이디야커피·빽다방·커피빈·컴포즈커피·탐앤탐스 등 6곳이다. 이디야커피와 커피빈은 소비자원이 지난 3월 예비조사를 진행한 이후 자율적으로 개선해 취소 기능을 도입했다. 현재 스마트오더 내 취소기능이 없는 곳은 스타벅스·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메가MGC커피·할리스·폴바셋·더벤티·매머드익스프레스·텐퍼센트커피·더리터·카페봄봄·카페게이트·커피베이·카페051·드롭탑 등 15곳이다. 이 중 스타벅스는 연내 스마트오더 앱인 사이렌오더에 취소 기능을 도입하고, 투썸 등 10개 업체도 소비자원의 개선 권고를 수용해 취소 기능을 마련한다. 엔제리너스·더리터·카페봄봄·카페게이트 등 4곳은 개선 여부에 대해 회신하지 않았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11-05 14:48:5617세기 이래로 태평양의 폴리네시아는 유럽 사람들의 식민지로 분할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인구가 많은 마오리나 하와이 그리고 타히티 쪽은 그들의 혈통을 유지하는 비율이 아직도 높다. 근년까지 서구의 영향이 가장 적은 곳들 중 하나가 니우에섬이다. 태평양의 섬들은 세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화산섬, 산호섬 그리고 산호융기섬. 하와이처럼 대형 섬은 화산섬이지만, 대부분의 섬은 산호섬으로 해발이 낮다. 산호융기섬은 산호섬이 지각변동에 의하여 융기되어 해안선에 모래사장이 극소수다. 따라서 배가 쉽사리 접안할 수 있는 양항이 없고, 외부로부터 받는 영향이 적을 수밖에 없다. 어쩌다가 모래 해변을 만나면, 한 사람 드러누우면 딱 맞을 정도다. 대부분의 산호섬들은 진주조개 생산량이 많은 반면 산호융기섬은 그렇지 못하다. 식민지 시대에 외부로부터 진주 수집상들이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에 근년까지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규모인 니우에를 방문했다. 통가와 피지 사이에 있으며, 뉴질랜드의 보호령이 되어 있다. 니우에의 거주민은 2000명 정도이지만,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는 4000명 정도가 모여 살고 있었다. 섬 전체는 지형상 삼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산호섬이었던 것이 두 번이나 솟아올라서 삼층을 이루고 있다. 섬의 가운데는 움푹 패어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는데, 해발로는 마이너스인 이곳이 원래의 라군(lagoon)이었다. 동네는 모두 13개. 가장 큰 하쿠푸(Hakupu)촌에서 중요한 장소로 인식되는 곳은 대영제국의 일원으로 징집되어서 전사한 군인들의 기념비가 세워진 곳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18명, 2차대전 때는 3명, 1963~1967년 말레시아 독립전쟁 진압군으로 나갔다가 1명이 사망했다. 라디오에서는 아메리칸 사모아에서 보내는 에이엠 방송이 들린다. 주로 짓는 농사는 타로와 얌 그리고 타피오카와 쿠마라(고구마)가 있다. 땅에 가장 많이 기어다니는 것들은 빤짝거리는 색깔의 도마뱀이다. 해변에는 산호로 이루어진 바위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서 날카롭기가 그지없고, 석회암 동굴도 잘 발달되어 있다. 해안의 석회암지대가 넓게 펼쳐진 곳에는 중간중간에 작은 연못 같은 것들이 있어서 '스위밍 풀'이라고 불린다. 제주도에서는 이런 곳을 '깅이통'(깅이=게)이라고 부른다. 파란색, 노란색, 검은색, 검은 줄에 흰 줄무늬가 섞인 그리고 가자미 같은 물고기들이 노닌다. 사람이 들어가도 도망갈 줄을 모르고, 다리에 붙어서 간질거리는 입질을 한다. 이제 자라고 있는 산호들이 노랗게 보라색과 흰색으로 솟아오른다. 해변의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에 형성된 작은 구멍에서 날치 새끼들이 놀고 있다. 들물의 파도에 맞추어서 외양으로 날아간다. 자신의 몸길이 20배 이상을 난다. 어부인 이키타우에씨(49)를 만났다. 어제 오후에 투나 32㎏짜리를 잡아서 180달러에 팔았다고. 4남5녀를 두었고 장남은 서른두 살, 막내는 일곱 살 그리고 손자는 현재 네 살이란다(1994년 현재).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가서 1년간 목공 노릇을 하면서 살아본 경험도 있다. 아이들은 막내만 남기고 모두 오클랜드로 나갔다. 아이들을 보고 싶으면, 자신이 오클랜드를 1년에 한두 번 방문한다. 낚시꾼은 폴리네시아의 전형적인 단익형(單翼型) 카누(vaka)를 타고, 낚시를 한다. 일인용이고, 낚싯대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손으로 만들었다. 통나무배에 붙인 것도 균형을 잡기 위한 간단한 양식이다. 사람이 배 안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배의 윗부분에 걸터앉기 때문에, 외줄 통나무에 날개를 붙이지 않으면 뒤집어진다. 통나무를 파서 만든 카누의 홈통에 잡은 고기를 놓고, 도구를 놓기도 하고, 또 파도로 들어온 물을 퍼내는 통도 있다. 파도에 견딜 수 있는 양익형(兩翼型)의 '바카'는 원양항해 때 사용한다. 그에게서 게의 똥이란 것을 배웠다. 길이 1㎝ 정도의 가느다란 흰 국숫발 같다. 만져보니 석회 가루 같기도 하고, 향의 재처럼 된 것, 약간 딱딱한 것, 아주 부드러운 것도 있다. 니우에의 전통음식으로는 산에 사는 '웅아'(椰蟹·coconut crab)의 맛이 일품이다. 웅아는 앞발로 야자의 딱딱한 껍질을 까서 육질을 먹는다. 바나나 껍질로 음식을 싸서 열을 가하면 진공에 가까운 효과를 낸다. 대부분의 음식은 바나나 껍질로 싸서 찌는 식이다. 땅바닥에 웅덩이를 파서, 그 속에 돌멩이들을 넣고 불을 지핀다. 바나나 껍질로 싼 음식을 그 위에 얹고, 그 위에 젖은 나뭇잎을 덮고, 그 위에 다시 뜨거운 돌을 얹는다. 남태평양의 거의 모든 섬에서 공유하는 방식이다. 부모의 토지는 자녀에게 균분상속하며, 협소한 도서이기 때문에 토지 문제가 심각하며, 상속제도가 엄격하다. 선조들은 토지의 경계에 망고나무를 심었다. 집집마다 파파야를 많이 심었다. 가정용이며, 돼지밥으로 많이 쓰인다. 혈통률에 대한 인식은 부모의 양쪽을 다 승계하는 공계제(共系制·cognatic)다. 조부모는 '마뚜아뚜푼나', 어머니는 '마뚜아피피네', 아버지는 '마뚜아따네', 여동생은 '○○○아아네', 오빠는 '마하끼땅아'. 연령구분이 중요하여 주로 사용되는 친척 용어는 '세힌나'(손아래)와 '따오키시'(손위)이며, 이 두 용어는 형제간과 숙질간에도 사용된다. 친구 간에는 '까피싱아'라고 부른다. 여자아이들은 귀불뚫기(seliga), 남자아이는 머리깎기(hifi ulu: hifi=cutting, ulu=hair)가 전통적 성인식이다. 초청되는 손님들은 부조금을 준비하며, 호혜적으로 행사가 일어난다. 성인식 전의 소년이나 소녀들은 댕기머리를 하고 있다. 한 친구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늦게 열아홉 살에 했는데, 손님이 102명 초청되었다. 부조금은 모두 1만7000달러 모였고, 자신은 4000달러의 비용으로 12마리 고기, 25마리 양, 35마리 닭, 10마리 돼지, 650개 타로를 준비했다. 성인식이 있은 뒤에야 결혼이 가능하다. 뒷마당에 두 개의 묘가 있는데, 하나는 어머니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오래된 어머니 쪽의 조상이란다. 두 묘는 사각형 시멘트로 덮었는데, 과거에는 돌로 덮었던 방식이었으며, 그러한 석분(石墳)은 지금도 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집 마당의 방문 바로 앞에 비싼 조화로 장식한 예쁜 무덤은 작년 열 살에 죽은 아들의 묘라고 한다. 30년 전의 니우에가 해수면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태평양에서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04 18:36:3817세기 이래로 태평양의 폴리네시아는 유럽 사람들의 식민지로 분할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인구 숫자가 많은 마오리나 하와이 그리고 타히티 쪽은 그들의 혈통을 유지하는 비율이 아직도 높다. 근년까지 가장 서구의 영향이 적은 곳들 중의 하나가 니우에 섬이다. 태평양의 섬들은 세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 화산섬, 산호섬, 그리고 산호융기섬. 하와이처럼 대형 섬은 화산섬이지만, 대부분의 섬들은 산호섬으로서 해발이 낮다. 산호융기섬은 산호섬이 지각변동에 의하여 융기되어 해안선에 모래사장이 극소수다. 따라서 배가 쉽사리 접안할 수 있는 양항이 없고, 외부로부터의 영향이 적을 수밖에 없다. 어쩌다가 모래 해변을 만나면, 한 사람 드러누우면 딱 맞을 정도다. 대부분의 산호섬들은 진주조개 생산량이 많은 반면에 산호융기섬은 그렇지 못하다. 식민지시대에 외부로부터의 진주 수집상들이 드나들지 않았기 때문에, 근년까지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규모인 니누에를 방문하였다. 통가와 피지 사이에 있으며, 뉴질랜드의 보호령이 되어 있다. 니우에의 거주민은 2000명 정도이지만,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는 4000명 정도가 모여 살고 있었다. 섬 전체는 지형상 삼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 산호섬이었던 것이 두 번이나 솟아올라서 삼층을 이루고 있다. 섬의 가운데는 움푹 패여서 원시림을 형성하고 있는데, 해발로는 마이너스인 이곳이 원래의 라군(lagoon)이었다. 동네는 모두 13개. 가장 큰 하쿠푸(Hakupu)촌에서 중요한 장소로 인식되는 곳은 대영제국의 일원으로 징집되어서 전사한 군인들의 기념비가 세워진 곳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18명, 2차대전 때는 3명, 1963~67년 말레시아 독립전쟁 진압군으로 나갔다가 1명이 사망하였다. 라디오에서는 아메리칸 사모아에서 보내는 에이엠 방송이 들린다. 주로 짓는 농사는 타로와 얌 그리고 타피오카와 쿠마라(고구마)가 있다. 땅에 가장 많이 기어다는 것들은 빤짝거리는 색깔의 도마뱀이다. 해변에는 산호로 이루어진 바위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서 날카롭기가 그지없고, 석회암 동굴도 잘 발달되어 있다. 해안의 석회암지대가 넓게 펼쳐진 곳에는 중간중간에 작은 연못 같은 것들이 있어서 ‘스위밍 풀’이라고 불린다. 제주도에서는 이런 곳을 ‘깅이통’(깅이=게)이라고 부른다. 파란색 노란색 검정색 검은 줄에 흰 줄 무늬가 섞인, 그리고 가자미 같은 물고기들이 노닌다. 사람이 들어가도 도망갈 줄을 모르고, 다리에 붙어서 간질거리는 입질을 한다. 이제 자라고 있는 산호들이 노랗게 보라색과 흰색으로 솟아오른다. 해변의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에 형성된 작은 구멍에서 날치 새끼들이 놀고 있다. 들물의 파도에 맞추어서 외양으로 날아간다. 자신의 몸 길이 20배 이상을 난다. 어부인 이키타우에(49세)씨를 만났다. 어제 오후에 투나 32㎏짜리를 잡아서 180달러에 팔았다고. 4남5녀를 두었고, 장남은 32세, 막내는 7세, 그리고 손자는 현재 4살이란다(1994년 현재).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가서 1년간 목공 노릇을 하면서 살아본 경험도 있다. 아이들은 막내만 남기고 모두 오클랜드로 나갔다. 아이들을 보고 싶으면, 자신이 오클랜드를 1년에 한 두 번 방문한다. 낚시꾼은 폴리네시아의 전형적인 단익형(單翼型) 커누(vaka)를 타고, 낚시를 한다. 일인용이고, 낚싯대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손으로 만들었다. 통나무배에 붙인 것도 균형을 잡기 위한 간단한 양식이다. 사람이 배 안에 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배의 윗부분에 걸터앉기 때문에, 외줄 통나무에 날개를 붙이지 않으면 뒤집어진다. 통나무를 파서 만든 커누의 홈통에 잡은 고기를 놓고, 도구를 놓기도 하고, 또 파도로 들어온 물을 퍼내는 통도 있다. 파도에 견딜 수 있는 양익형(兩翼型)의 '바카'는 원양항해 때 사용한다. 그에게서 게의 똥이란 것을 배웠다. 길이 1㎝ 정도의 가느다란 흰국수발 같다. 만져보니, 석회가루 같기도 하고, 향의 재처럼 된 것, 약간 딱딱한 것, 아주 부드러운 것도 있다. 니우에의 전통음식으로는 산에 사는 '웅아'(椰蟹, coconut crab)의 맛이 일품이다. 웅아는 앞발로 야자의 딱딱한 껍질을 까서 육질을 먹는다. 바나나 껍질로 음식을 싸서 열을 가하면, 진공에 가까운 효과를 낸다. 대부분의 음식은 바나나 껍질로 싸서 찌는 식이다. 땅바닥에 웅덩이를 파서, 그 속에 돌멩이들을 넣고 불을 지핀다. 바나나 껍질로 싼 음식을 그 위에 얹고, 그 위에 젖은 나뭇잎을 덮고, 그 위에 다시 뜨거운 돌을 얹는다. 남태평양의 거의 모든 섬에서 공유하는 방식이다. 부모의 토지는 자녀에게 균분상속하며, 협소한 도서이기 때문에 토지 문제가 심각하며, 상속제도가 엄격하다. 선조들은 토지의 경계에 망고나무를 심었다. 집집마다 파파야(pawpaw) 나무를 많이 심었다. 가정용이며, 돼지밥으로 많이 쓰인다. 혈통률에 대한 인식은 부모의 양쪽을 다 승계하는 공계제(共系制, cognatic)다. 조부모는 '마뚜아뚜푼나', 어머니는 '마뚜아피피네', 아버지는 '마뚜아따네', 여동생은 '○○○아아네', 오빠는 '마하끼땅아'. 연령 구분이 중요하여, 주로 사용되는 친척용어는 '세힌나'(손아래)와 '따오키시'(손위)이며, 이 두 용어는 형제 간과 숙질 간에도 사용된다. 친구 간에는 '까피싱아'라고 부른다. 여자아이들은 귀볼뚫기(seliga), 남자아이는 머리깎기(hifi ulu: hifi=cutting, ulu=hair)가 전통적인 성인식이다. 초청되는 손님들은 부조금을 준비하며, 호혜적으로 행사가 일어난다. 성인식 전의 소년이나 소녀들은 댕기머리를 하고 있다. 한 친구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늦게 19살에 했는데, 손님이 102명 초청되었다. 부조금은 모두 1만7000달러 모였고, 자신은 4000달러의 비용으로 12마리 고기, 25마리 양, 35마리 닭, 10마리 돼지, 650개 타로를 준비하였다. 성인식이 있은 뒤에야 결혼이 가능하다. 뒷마당에 두 개의 묘가 있는데, 하나는 어머니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의 오래된 어머니 쪽의 조상이란다. 두 묘는 사각형 시멘트로 덮었는데, 과거에는 돌로 덮었던 방식이었으며, 그러한 석분(石墳)은 지금도 섬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집 마당의 방문 바로 앞에 비싼 조화로 장식한 예쁜 무덤은 작년 10살에 죽은 아들의 묘라고 한다. 30년 전의 니우에가 해수면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태평양에서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1-03 16:05:06【광저우(광둥성)=이석우 특파원】중국이 수소차 등을 앞세운 수소경제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중국 생산법인 에이치투(HTWO) 광저우 황푸 공장을 지난 23일 방문했다. 2021년 1월 법인 설립 준비에서부터 지금까지 HTWO 법인장으로서 현장을 지켜온 오승찬 법인장을 현지에서 만났다. 오 법인장은 "급성장중인 중국 시장을 선점해 세계 1위 수소차 기업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라고 결연한 태도였다. 광둥성의 성도, 광저우 황푸구 20만㎡ 부지에 위치한 이 공장은 2021년 1월 법인 설립 이후 지난해 첫 수소 트럭 100대 분량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해 판매했다. 올해도 이미 500대 분량의 연료전지시스템의 판매를 마치고 생산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다음은 오 법인장과의 일문일답이다. HTWO 광저우공장에서 만든 수소동력시스템, 트럭에 탑재돼 광저우에서 활용 ―HTWO 광저우 황푸 공장에서 만든 수소동력시스템 생산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 지난해 처음 이곳에서 차량 100대분의 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해서 중국 현지 로컬업체들과 중국현대자동차에 보급했다. 올해는 지금까지 수소자동차 500대 분의 시스템을 판매했다. 중국 현지 국유기업이 시스템을 직접 사간 뒤 트럭에 장착해 운영중이다. 일부 물량은, 정부기관에서 직접 구매하여 광저우 일대에서 4.5t 환경미화용 차량으로 운영중이다. 18t과 31t 용 트럭과 트램에 쓰이는 수소시스템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 생산한 수소연료전지 동력시스템이 주로 트럭 등 상용차로 쓰이고 있다. ▲ 중국 내 수소 차 시장은 트럭 및 버스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그 다음 승용차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광저우 공장은 연 6500대의 수소차 양산이 가능한 수소연료에너지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규모이다. 향후 시장 상황을 봐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의 광저우 황푸 공장을 1㎞ 남짓 떨어진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는 곳에 중국시노펙 광저우 공장이 서 있었다. 앞으로 사용하는 수소의 물량이 많아지면 지금처럼 대형 용기에 담은 수소를 차량으로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파이프라인으로 수소를 공급 받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 향후 중국의 수소차 시장 전망은. ▲ 중국은 ‘수소 에너지 발전 중장기 계획(2021~2035년)에 따라 지방 정부의 수소 정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5년까지 누적 수소차량 100만대란 목표를 세웠다.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보유량 5만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연간 생산량을 10~20만t까지 끌어올리고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을 100~200만t 낮춘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내년에 나오는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에서 수소 산업의 기반을 더 강화하는 로드맵이 나올 전망이다. 현재 5곳인 시범운영지역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30년 탄소배출 피크, 2060년 배출과 흡수가 같아지는 시기인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45년 탄소 중립을 목표하는 현대의 수소차에 있어 중국을 미래 발전이 기대되는 기회의 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중국, 수소차 시장 2030년을 기점으로 전환점 맞을 것 ― 수소 충전소도 많지 않고 아직 수소차의 인프라는 이제 시작 단계로 보인다. ▲ 전기자동차가 그러했듯이 어느 순간이 되면 순식간에 확 늘어나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후지경제연구소 등 글로벌연구기관들은 수소차의 경우, 이 같은 티핑 포인트를 2030년으로 보고 있다. 광저우 시내에는 수소 충전이 가능한 충전소는 구축되고 있는 HTWO 광저우 수소 충전소를 포함해 10여 개가 실제로 운영중이다. 중국 당국은 차량 보급을 크게 늘릴 예정인 내년 이후 부터 운영 차량에 맞춰 충전소도 크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국은 전역에 400여개가 넘는 수소 충전소를 갖고 있다. ― 현대차는 수소차 밸류체인의 첫 해외 공장을 왜 중국에다가 세웠나. ▲ 수소로 에너지 체계를 전환해 나가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는 명확하고 구체적이란 점이 어필했다. 이미 수소로의 에너지 전환 노력이 폭넓고 빠르게 진행중이다. 그 첫 단계로 트럭 등 수소 상용차에 대한 육성 정책이 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제1의 수소차 시장이 됐다. 더 빠른 속도로 다른 나라들과 차별화 해나갈 것이다. 시장 규모에 있어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트럭의 경우, 중국 국내에서 2022년 한 해 230만대, 2024년 260만대가 각각 팔렸다. 올 들어서 지난 9월까지 189만대의 트럭이 팔렸다. ― 베이징, 상하이보다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에 첫 밸류체인의 거점을 설립했다. 조건이 더 좋은가. ▲ 중국 중앙정부는 광둥성, 베이징, 상하이, 허베이, 허난 등 5개 곳을 수소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수소 산업 육성의 거점 지역으로 삼았다. 인구 1억 2600만 명의 광둥성은 경제 규모에서도 한국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크다. 중국 내에서도 인구와 경제 규모에서 으뜸 지역이다. 자동차 시장으로서도 중국내 1등 지역이고 시장 친화적이기도 하다. 이미 2020년 광둥성의 자동차 생산량이 313만 대를 넘어서 중국 31개 성시 중 가장 컸다. 지리적으로도 홍콩과 푸젠성, 광시성 등과 지근거리에 있고, 동남아 지역까지 가까워 수소차의 판로를 넓혀나갈 수 있는 요충지이란 점에서 큰 잠재력을 지녔다. 광둥성 지도부의 수소 산업 육성과 수소 자동차 공장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도 작용했다. (현대차가 법인 설립을 준비할 당시 광둥성 1인자인 당 서기와 2위자 격이지만 행정실무를 책임진 성장이 현대차가 주최하는 행사에 나란히 같이 참석하곤 했다. 중국에서는 한 행사에 서기와 성장이 함께 참석하는 일은 거의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광둥성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중국, 수소로 패러다임 전환시키 에너지 독립하겠다며 수소 산업 육성에 전력 ― 중국은 왜 수소로의 에너지 전환에 목을 매고 전력을 다하고 있나. ▲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은 지속적인 성장과 전략적인 위상 강화 등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꼭 확보해야 할 기술로 보고 전국가적인 힘을 모으고 있다. 탄소 중립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려 안감힘을 쓰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세계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다음번 성장 동력은 수소 에너지라는 생각이 강하다. 수소 에너지는 차량 뿐 아니라 항공기, 선박, 기계 설비 등 각종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넓다. 동력원의 출력도 크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 수소 동력원은 어떤 장점이 갖고 있나. ▲가솔린 차량과 유사한 5분 내외의 충전을 마치면, 롱레인지 냉장차를 기준으로 550 ~ 650km를 달릴 수 있다. 국가 공인 차량인증테스트 수치도 567km를 기록했다.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가 크다. 이 때문에 중량이 많이 나가는 트럭 등 상용차에는 아직 적합하지 않고, 주행거리도 짧아 먼 거리를 다닐 수도 없다. 전기차는 추운 겨울에는 배터리 소모가 많아져서 중국 동북지역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트럭, 버스, 트램, 기차 등의 경우에서도, 수소가 전기차를 보완하는 에너지 전환의 대안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내년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한 단계 강화된 수소산업 육성 전략 준비 ― 중국 내 수소차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어떤가. ▲수소차 1위 국가인 중국에서는 이미 7300여대의 수소 차량이 다니고 있다. 60여개의 시스템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10개 주요 기업들의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화통, 리파이어 등이 앞서나가고 있는데 시범구역이 현재 5개 지역에서 더 늘고 시장이 더 커지면서 비싼 수소차 제조원가, 수소충전가격 등의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중국 내 시범 도시군의 변화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원가의 절감 등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다. 결국 4~6개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될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중국 수소차 시장에서도 1위 기업의 위치를 고수해 나가겠다. 6500기 수소연로전지시스템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인 우리도 상황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증설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0-29 14:18:19우리동네 우리이웃의 사랑방 같은 골목 맛집을 소개합니다. "돼지 부속 고기를 하루 종일 서서 손질하면 기립근, 무릎 등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은사께 배운 대로 요령 피우지 않고 손님상에 정직하게, 착한 가격으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먹자골목에는 돼지 부속 고기 전문점 '마포 장군집'이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전인호씨(46)는 17일 "돼지 생막창은 창자 안에 기름이 많아 일일이 손으로 뜯어내서 제거를 해야 한다"며 "생막창을 소금에 절이고 물로 네번 헹구는데 이걸 세번 반복하고 다시 소주로 두번 세척, 총 열네번을 씻은 뒤에 손님상에 나간다"고 말했다. 가게 외부의 노란색 간판에는 정직하게 '마포 장군집' 상호명과 '돼지부속전문'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식당 안에는 드럼통 테이블 10개, 외부에는 2개 테이블이 있다. 가게 내부 메뉴판을 채운 뽈살, 꼬들살, 생막창, 껍데기 등 돼지 부속들이 눈길을 끌었다. 물가가 올라 1인분에 120g을 주는 고깃집도 많은데 넉넉하게 200g을 준다. 가격도 1인분에 껍데기는 1만원, 생막창은 1만4000원, 가장 비싼 항정살이 1만5000원이다. 추천 메뉴를 물어보니 전씨는 "처음 오신 분은 모든 부위를 다 맛보실 수 있는 모둠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모둠 가격이 이상하다. 보통 모둠을 시키면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대신 양이 적거나 비싸기 마련인데 여기는 그 반대다. 가격은 1만5000원으로 같은데 용량이 250g으로 50g이 더 많다. 전씨는 "가게를 알아볼 때 용강동은 돼지고기 집이 많아서 저렴한 가격에 양도 넉넉하게 주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돼지 부속 고기 전문은 손이 많이 가고 힘들어서 이 동네에 우리 가게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 8월 이곳에 가게를 열었다. 요식업 분야에서는 '흙수저'이면서 '초보'다. 삶의 이력도 음식과는 거리가 멀다. 전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초·중·고 시절에는 태권도를 배웠다. 육군으로 입대해 보병 근무를 하다 국방부장관배 태권도대회에 나가고, 제대 후에도 태권도 공연팀에서 배우로 활동했다. 해외공연을 하다 만난 관장의 권유로 미국 시애틀에서도 2년가량 태권도 사범 생활을 했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 목동, 일산 등을 거치며 태권도 도장을 운영했다. 30대 초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20년 가까이 태권도 도장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위기가 찾아왔다. 밀린 월세와 직원들의 임금을 감당 못해 2022년 도장 문을 닫았다. 그 후 대리운전, 배송기사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대리운전 콜을 받고 가다 넘어져서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쳤다. 다친 다리는 회복됐지만 마흔 중반 살길이 막막했다. 그러던 차에 26년간 단골인 돼지 부속 고깃집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너무 가까워 '삼촌'이라고 부르는 사장이지만 일을 배우겠다는 부탁을 몇 차례나 거절했다. 계속해서 요청하자 '가게부터 얻고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실제로 3개월 동안 가게 위치를 알아봤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지인인 사장에게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진심을 알고 "다음주부터 출근하라"고 했다. 전씨는 청소부터 시작해 3개월 동안 돼지 내장 세척하는 법, 손질하는 법, 칼 쓰는 법을 배웠다. 사장은 '편하게 삼겹살집이나 하라'고 권했지만 자신이 맛본 맛있는 돼지 부속 고기를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었다고 한다. 8월 오픈해 이제 3개월 차인 가게는 순항 중이다. 마포, 공덕, 여의도 직장인은 물론 주변 주민 단골도 생겼다. 얼마 전에는 별다른 홍보도 안 했는데 유명 연예인과 셰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촬영하는 등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전씨는 간호사로 일했던 아내 강상미씨(42), 주방 아주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 중이다. 그는 "가게는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열지만 부속 고기 매입부터 손질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된다. 피곤하고 몸도 고단하지만 손님이 나가면서 맛있었다고 '엄지척'을 해주면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0-17 18:26:04[파이낸셜뉴스] "돼지 부속 고기를 하루 종을 서서 손질하면 기립근, 무릎 등 안 아픈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은사께 배운데로 요령피우지 않고 손님상에 정직하게, 착한 가격으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먹자골목에는 돼지 부속 고기 전문점 '마포장군집'이 있다. 가게를 운영하는 전인호씨(46)는 17일 "돼지 생막창은 창자 안에 기름이 많아 일일이 손으로 뜯어내서 제거를 해야한다"며 "생막창을 소금에 절이고 물로 4번 헹구는데 이걸 3번 반복하고, 다시 소주로 2번 세척, 총 14번을 씻은 뒤에 손님 상에 나간다"고 말했다. 가게 외부의 노란색 간판에는 정직하게 '마포 장군집' 상호명과 '돼지부속전문'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식당 안에는 드럼통 테이블 10개, 외부에는 2개 테이블이 있다. 가게 내부 메뉴판을 채운 뽈살, 꼬들살, 생막창, 껍데기 등 돼지 부속들이 눈길을 끌었다. 물가가 올라 1인분에 120g을 주는 고깃집도 많은데 넉넉하게 200g을 준다. 가격도 1인분에 껍데기는 1만원, 생막창은 1만4000원, 가장 비싼 항정살이 1만5000원이다. 추천 메뉴를 물어보니 전씨는 "처음 오신 분은 모든 부위를 다 맛보실 수 있는 모듬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모듬의 가격이 이상하다. 보통 모듬을 시키면 다양한 선택지를 주는 대신 양이 적거나 비싸기 마련인데 여기는 그 반대다. 가격은 1만5000원으로 같은데 용량이 250g으로 50g이 더 많다. 전씨는 "가게를 알아볼 때 용강동은 돼지고기 집이 많아서 저렴한 가격에 양도 넉넉하게 주지 않으면 살아 남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돼지 부속 고기 전문은 손이 많이 가고 힘들어서 이 동네에 우리 가게 밖에 없다"고 말했다.전씨는 지난 8월 이곳에 가게를 열었다. 요식업 분야에서는 '흙수저'이면서 '초보'다. 삶의 이력도 음식과는 거리가 멀다. 전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초·중·고 시절에는 태권도를 배웠다. 육군으로 입대해 보병 근무를 하다 국방부 장관배 태권도 대회를 나가고, 제대 후에도 태권도 공연팀에서 배우로 활동했다. 해외 공연을 하다 만난 관장의 권유로 미국 시애틀에서도 2년 가량 태권도 사범 생활을 했다. 이후 한국에 들어와서도 목동, 일산 등을 거치며 태권도 도장을 운영했다. 30대 초반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20년 가까이 태권도 도장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로 위기가 찾아왔다. 밀린 월세와 직원들의 임금을 감당 못해 2022년 도장 문을 닫았다. 그 후 대리 운전, 배송 기사 등 닥치는데로 일했다. 대리 운전 콜을 받고 가다 넘어져서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쳤다. 다친 다리는 회복 됐지만 마흔 중반 살길이 막막했다. 그러던 차에 26년 간 단골인 돼지 부속 고깃집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너무 가까워 '삼촌'이라고 부르는 사장이지만 일을 배우겠다는 부탁을 몇 차례나 거절했다. 계속해서 요청하자 '가게부터 얻고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실제로 3개월 동안 상권 조사를 하고, 가게 위치를 알아봤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지인인 사장에게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진심을 알고 "다음주부터 출근하라"고 했다. 전씨는 청소부터 시작해 3개월 동안 돼지 내장 세척하는 법, 손질하는 법, 칼 쓰는 법을 배웠다. 사장은 '편하게 삼겹살 집이나 하라'고 권했지만 자신이 맛본 맛있는 돼지 부속 고기를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었다고 한다. 8월 오픈해 이제 3개월 차인 가게는 순항 중이다. 마포, 공덕, 여의도 직장인은 물론 주변 주민 단골도 생겼다. 얼마전에는 별다른 홍보도 안했는데 유명 연예인과 셰프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촬영하는 등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전씨는 간호사로 일했던 아내 강상미씨(42), 주방 아주머니와 가게를 운영 중이다. 그는 "가게는 오후 4~11시까지 열지만 부속고기 매입부터 손질은 아침 9시부터 시작된다. 피곤하고 몸도 고단하지만 손님이 나가면서 맛있었다고 엄지척을 해주면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0-17 15:07:39"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글로벌 '톱3'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와 목적기반차(PBV)뿐 아니라 전기차 및 수소 에너지 분야 등에서도 위상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023년 말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14일 취임 4주년을 맞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혁신의 리더십'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 리더로 주목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3년 연속 '글로벌 판매 3위' 달성을 넘어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파워도 상승세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6조원에 육박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이달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약 4조4800억원)로 기업공개를 실시한다. 파죽지세다. 업계에선 정 회장이 글로벌 3위를 넘어 완성차 업계 '빅2'에 도전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선두주자로 '게임의 룰' 주도 정 회장은 따라가기 전략이 아닌, 앞으로 치고나가는 전략을 즐긴다. "고통 없이는 결코 체질을 개선할 수 없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고통을 수반한 개혁'을 강조했다. 당장의 판매경쟁을 넘어 미래차 대응을 위해 테슬라가 쏘아올린 스마트카 경쟁에 정면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선제적으로 E-GMP 전기차 프레임을 구축,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웰 메이드 카'란 위상을 확고히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부분이다. 아이오닉·EV 시리즈는 글로벌 3대 자동차상을 모조리 휩쓸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10년간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차' 등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6개의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총 66개의 상을 수상, 글로벌 2위 폭스바겐과 격차를 확대했다. 그 결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는 친환경차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미국에서 올 상반기 6만1883대의 전기차를 판매,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톱2'를 기록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구글 웨이모 등과 사업제휴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차량 파운드리 사업과 더불어 미국 현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다양한 시장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달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회동, 수소사업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글로벌 완성차 업계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이 100년 역사의 완성차 기업들을 제치고 '판 흔들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뉴스위크지는 정 회장을 가리켜 "세계 차산업 최고의 파괴적 혁신가"라고 칭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연구 권위자인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본지 인터뷰에서 정 회장에 대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서의 면모와 더불어 당면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리더"라고 분석했다. 세계 3위 자동차 기업으로서 '브랜드 가치 제고' 역시 정 회장 취임 4년간 주목되는 성과 중 하나다. '고객주의'는 곧 브랜드파워 제고의 다른 표현이다. 정 회장이 취임사와 취임 이후 4차례의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고객'이었다. 총 38회 등장해 미래(32회), 성장(30회) 등을 앞질렀다. 단순히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어떤 차를 파느냐' '어떤 브랜드로 평가되는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의미다. ■'비싼 차 전진배치' 수익성 최고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지난 4년간 현대차그룹의 경영실적과 글로벌 위상도 상승세다. 현대차·기아는 정 회장이 취임한 2020년 약 635만대를 팔아 도요타, 폭스바겐, 르노에 이어 글로벌 판매 4위였으나 2022년 처음 3위 진입에 이어 올해까지 연속 3위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 수준(지난해 현대차·기아 합산 10.4%)이다. 영업이익률이 높기로 손꼽히는 도요타(10.0%), 테슬라(9.2%)까지 제쳤다. 올 상반기에는 현대차·기아 합산 10.7%를 기록, 글로벌 '톱5'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비싼 차를 제값 받고 잘 판 결과다. 전기차 캐즘기,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한 유연대응 전략도 한몫했다. 현대차 1·4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은 1·4분기 5319만원으로, 2022년 5032만원보다 5.3% 상승했다. 또한 같은 시기 해외 시장 평균 판매가격은 국내보다 1000만원 넘게 높았다. 무디스, S&P, 피치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 A등급을 받은 것도 수익성 강화, 불확실성기 유연대응, 미래차 경쟁력 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S&P는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2년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올라서는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왔다"면서 "제품 믹스를 소비자의 선호에 맞춰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프리미엄 라인 중심으로 재편했다"고 평가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10-13 19: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