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양산부산대병원 간이식팀(외과 류제호, 양광호, 최병현 교수)이 부산·울산·경남지역 최초로 간이식 600례를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2010년 5월 생체간이식을 시작으로 부울경 지역의 장기이식에 새 지평을 연 양산부산대병원이 중증환자를 수술하고 치료하는 고난도 이식수술 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양산부산대병원 간이식팀은 생체간이식 310례, 뇌사자 간이식 290례를 시행했다. 간이식 수술 성공률 98%, 생체간이식 1년 생존율 92%, 5년 생존율 90%의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생체간이식의 경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순수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행해 생체 기증자의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 아울러 전통적인 개복 수술에 비해 흉터가 작고 통증도 덜하며 회복이 빨라 기증자가 안전하고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현재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심장, 폐, 간, 췌장, 신장이식을 모두 시행하는 다장기 이식 의료기관으로 심장 165건, 폐 240건, 췌장 104건, 신장 364건을 시행했다. 신췌장이식팀(외과 최병현, 양광호, 류제호 교수)은 생체 기증자 복강경 수술을 비롯해 수혜자 로봇 신장이식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정교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시행해 환자의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이상돈 병원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번 부울경 최초 간이식 600례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병원 의료진들의 노력과 헌신 덕분이며, 모든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앞으로도 의료 역량 강화와 의료서비스 개선을 통해 환자들에게 더 나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해 6월 경남지역 최초 복부 장기이식 1000례를 달성한 바 있다. 고도의 기술, 진료과 사이의 긴밀한 협업이 요구되는 간-신장, 신장-췌장, 심장-폐, 심장-신장 동시 이식 등 다장기 동시이식 또한 활발히 시행하고 있어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고, 국내 장기이식 분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7-25 10:09:40[파이낸셜뉴스] 명지병원은 예정된 간 이식수술은 물론, 응급으로 발생한 폐 이식수술까지 동시에 시행하며 의료공백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전국 주요 병원들이 진료와 수술을 연기·축소하는 가운데에서도 명지병원이 2건의 장기이식수술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평소 쌓아온 체계적인 이식수술 시스템과 우수 의료진의 팀워크, 축적된 임상경험이 큰 힘을 발휘했다. 특히 이번 폐이식은 심장혈관팀이 관상동맥우회술을 1차로 시행한 뒤, 폐이식팀이 2차로 수술을 시행했다. 폐이식 전에 관상동맥우회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에 속한다. 또 이날 시행된 간 이식수술은 간 이식팀이 말기 간부전 환자에게 생체 부분 간이식을 시행하는 예정된 일정이었다. 기존 이식수술에 더해 응급으로 폐이식 수술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수술팀과 마취팀, 간호 인력의 지원과 협업이 밑바탕 됐다. 장기이식수술은 장기기능 보존을 위해 촌각을 다투는 응급수술이기도 하지만, 수술팀의 노련함과 마취 및 수술 후 관리에 이르게까지 병원의 모든 파트의 인력과 시스템 상에서 최고의 난이도를 다투는 영역이다. 명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최고 권위자들이 집결해 이식수술의 최고의 임상수준을 구가하고 있다. 무인공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과 심장이식의 신기원을 이룩한 김기봉 교수와 우리나라 전체 폐 이식의 3분의 1 이상을 집도해 온 백효채 교수, 국내 첫 무수혈 간 이식의 새 지평을 연 이석구 교수가 대표적이다. 그 결과 명지병원은 2022년 경기북부지역 최초로 심장 이식수술을 시행했으며, 2023년 폐 이식 성공으로 신장, 간, 심장, 폐 등 4대 장기 이식수술이 가능한 국내 10대 병원 반열에 오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에는 김기봉 교수와 백효채 교수가 심장과 폐를 동시에 이식하는 심·폐 동시이식을 시행하기도 했다. 명지병원은 지난달까지 신장 이식 128건, 간 이식 46건, 심장 이식 6건, 폐 이식 16건 등 장기이식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2 09:10:58[파이낸셜뉴스] 금호에이치티는 서울대학교병원과 공동연구 중인 ‘DNP007’ 면역억제제 후보물질을 적용한 영장류 간이식 연구성과가 미국이식학회 공식학술지 미국이식저널(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에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간이식은 말기 간부전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기증자의 간 일부 또는 전부를 제공받아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간이식 수술은 1960년대부터 시작돼 양적, 질적으로 급성장했고 국내 간이식 성공률은 100%에 가깝다. 그러나 간을 포함한 고형장기를 이식 시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칼시뉴린 억제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신장 및 심장 건강 악화, 신경독성, 암, 당뇨병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나 이식 장기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칼시뉴린 억제제로는 사이클로스포린, 타크로리무스 등이 있으며 장기이식 이외에도 건선, 아토피 피부질환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된다. 서울대병원 이남준 교수팀은 연구중심병원 ‘유전자-세포-장기융합 바이오치료 플랫폼 구축 사업의 지원’으로 칼시뉴린 등의 유지요법 면역억제제 투약 없이 ‘DNP007’ 후보물질 투여만으로 간이식 원숭이 만성거부반응을 해결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간을 이식하고 전통적인 면역억제제만 투여한 원숭이는 3개월을 생존하지 못했으나 ‘DNP007’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투여한 원숭이들은 간정맥폐쇄 소견을 보인 원숭이 한 마리를 제외하고 3년 이상 정상적인 간 기능을 유지했다. 또 시험 기간 동안 기회 감염 징후를 포함한 기타 부작용도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2020년에 공개했던 선행연구는 ‘MD-3’ 키메릭 항체를 간이식 전후 3개월간 투여해 거부반응을 2년까지 제어했던 놀라운 성과였으나 만성거부반응까지 제어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DNP007’ 유지요법 치료는 ‘MD-3’ 후보물질을 인간화항체로 개량해 장기간 주기적으로 투약하는 치료법”이라며 “‘DNP007’ 후보물질은 칼시뉴린 면역억제제를 대체해 이식 장기를 장기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칼시뉴린 억제제는 2022년 기준 9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주도로 이뤄질 ‘DNP007’ 임상연구가 상업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5-13 10:17:00[파이낸셜뉴스] 혈전으로 간문맥이 막혀 이식이 불가하던 환자가 이식 수술을 마쳤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이재근·민은기·인터벤션 영상의학과 한기창 교수는 이식 수술 시 연결해야 하는 간문맥이 혈전으로 막혀 수술이 불가한 간경화 환자에게 혈전 제거 시술을 시행한 후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일 밝혔다. 환자는 약물치료가 불가할 정도로 간이 딱딱하게 굳은 간경변증을 앓고 있었다. 간경변증은 간세포 염증이 생겨 정상 세포가 파괴되는 증세가 반복하면서 발생한다. 정상 간의 상태로 회복될 수 없어 간을 이식받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는 이식을 위해 세브란스를 찾았지만, 처음에는 간이식 불가 판정을 받았다. 간을 이식할 때 이식 간의 간문맥을 수혜자의 간문맥과 서로 연결해야 하는데, 환자의 간문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혀있어서다. 간문맥은 위장관에서 나온 영양분이 담긴 혈액이 간으로 이동하는 혈관이다. 장에서 영양분과 혈류가 공급되는 상장간막정맥과 비장에서 혈류가 공급되는 비장정맥이 만나서 간문맥을 이룬다. 주치의인 이재근 이식외과 교수는 상장간막정맥과 이식 간의 간문맥을 연결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이마저도 혈전으로 막혀있었다. 이에 더해 간문맥과 비장을 잇는 비장정맥도 막혀있을 뿐만 아니라 비장도 26cm로 정상 크기의 2배 이상 커져 있었다. 이때 이재근 이식외과 교수는 한기창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교수에 협진을 요청했고, 이식에 앞서 경경정맥 간내 문맥정맥 단락술(TIPS) 시술을 시행해 간문맥을 막고 있는 혈전을 우선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TIPS는 간문맥에 금속 망 튜브인 스텐트(stent)를 넣어 터널(shunt)을 만들며 막힌 혈관을 개통하는 시술이다. 한기창 교수는 기존에 간이식을 받은 환자에서 간문맥 혈전이 발생했을 때 수차례 TIPS 시술을 진행한 바 있다. 한 교수는 3시간에 걸쳐 간문맥과 상장간막정맥의 혈전을 모두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이재근 교수는 환자의 간문맥을 이식간의 간문맥과 연결해 이식 수술을 완료했다. 비대해진 비장도 수술 중에 함께 제거했다. 지금까지 혈전 제거 시술 이후 생체 간이식을 연이어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없었다. 스텐트를 삽입한 상태의 간문맥을 이식간의 간문맥과 연결하는 것이 기술적인 정교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의 경우 간문맥은 물론 상장간막정맥의 혈전도 제거해야 했고, 비장까지 제거하는 등 수술의 난도가 높았다. 이재근 교수는 “간문맥과 상장간막정맥이 혈전으로 막힌 경우 이식을 진행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다”며 “영상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한 TIPS 진행으로 간이식 기회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5-02 08:57:01[파이낸셜뉴스] 평소 폭언을 일삼던 남편이 잦은 술자리에 간 이식을 받아야 할 상황에 이르자 시어머니가 자신과 딸에게까지 이식을 요구했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결혼 13년 차에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40대 아내 A씨의 이같은 사연이 공개됐다. A씨에 따르면 그의 남편 B씨는 결혼 전부터 간 건강이 안 좋았는데, '약만 잘 먹으면 괜찮다'며 A씨를 속이고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해 보니 B씨는 약을 먹기는커녕 친구들과 술 먹고 집에 한밤중에 들어오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B씨는 그러면서 자신은 간 때문에 건강이 안 좋다며 집안일은 모두 A씨에게 떠맡겼고 초등학생 딸의 육아도 뒷전으로 했다. A씨 시어머니도 B씨 편을 들며 A씨에게 "(B씨가) 몸이 안 좋은데 바깥 일까지 하느라 얼마나 힘들겠냐"라며 "집안일 시키지 마라"라고 주의를 줬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지친 A씨가 B씨에 한 번씩 잔소리를 하면 돌아오는 건 폭언이었다. B씨는 "네가 내 몸에 대해 뭘 알아" "가만히 있어"라고 화를 냈고, 급기야 "너도 좀 아파봐야 해"라며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B씨는 딸한테도 도를 넘는 행동을 보였다. 딸의 머리를 쥐어 박고 울리거나 딸 치마를 들쳐 올리고 도망가는 행동도 했다. 이에 딸도 A씨에게 "아빠랑 이혼하면 안되냐"라며 호소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B씨가 결국 간 건강이 악화돼 이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도 그만둬야 했다. A씨가 자신이 간 이식이 가능한지 병원 검사를 해본 결과, '지방간이 있어서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자 A씨 시어머니는 안타까워하며 "네가 못해주면 어디 가서 돈이라도 구해와라. 친정에서 돈 좀 빌려와라"라고 하더니 A씨 딸에게까지 "얼른 커서 네가 아빠한테 간 드려야지"라고 말했다. 이때 그동안 참아왔던 설움이 폭발한 A씨는 결국 B씨에 이혼을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이혼해 주지 않겠다며 "이혼을 요구한다면 생활비를 주지 않겠다"라고 엄포를 놨다. A씨 가족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생활비가 들어오는 통장이 있는데, B씨는 통장을 막아놓고 이혼을 취소해야만 생활비를 주겠다고 요구했다는 것. A씨는 "폭언을 하는 남편이 이혼을 계속 미루고 생활비도 끊었는데 이혼 소송을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방송 패널로 출연한 양지열 변호사는 "이혼 소송을 할 때 법원에서는 먼저 조정을 하기 위한 시간을 보낸다"라며 "하루가 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소송의 절차가 그렇기 때문에 좀 늦어진다고 생각을 하면 되겠다"라고 말했다. 또 "판사가 정확히 원하는 바를 잘 준비해서 소송에 임하는 게 빠르게 진행시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형편이 어려워서 변호사 선임이 어렵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무료 변론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소송 구조 신청도 가능하다"라고 조언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4-05 08:30:02[파이낸셜뉴스]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도 생체 간이식을 받으면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덕기·이재근·주동진 교수, 임승혁 강사 연구팀은 멜드(MELD) 점수가 높아 뇌사자 간이식을 주로 받던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가 생체 간이식을 받으면 뇌사자 간이식을 위해서만 대기하는 경우보다 생존율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멜드(MELD) 점수는 간질환의 심각도를 측정해 환자의 위급도에 따라 뇌사자 간이식 순서를 부여하는 기준이다. 김덕기 교수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간이식을 대기하는 환자 중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인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 649명을 대상으로 1년 생존율과 거부반응 발생율을 추적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 649명 중 생체 간이식을 받기 위해 준비한 A군은 205명, 뇌사자 간이식만 대기한 B군은 444명이었다. 조사 결과, 실제 간이식을 받은 환자 수는 A군이 187명(91.2%)으로 간이식 시행 기회가 B군(177명, 39.9%)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더해, 뇌사자 간이식만 기다렸던 B군의 1년 생존율은 28.8%로 매우 낮은 반면,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에서는 77.3%로 A군이 약 3배 가까이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두 군의 수술 결과도 비교 분석을 통해 말기 간질환 환자에서 생체 간이식 예후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합병증, 거부반응 발생률 등이 뇌사자 간이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생체 간이식 공여자들도 큰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연구팀은 간이식이 필요한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가 생체 간이식을 받을 경우, 뇌사자 간이식 대기 순서만 기다리는 것보다 간이식의 기회가 커질 수 있으며 생존율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김덕기 교수는 “멜드 점수가 30점 이상인 중증 말기 간질환 환자에서 생체 간이식의 안전성을 밝혀냈다”며 “말기 간질환 환자도 생체 간이식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확인한 만큼 간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이식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24 09:51:56[파이낸셜뉴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일상을 이어가던 주인공(엄정화)이 급성 간부전으로 한 달 만에 간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유일한 적합자인 남편(김병철)이 간이식을 거부하면서 뇌사자에 간이식을 받는 내용으로 전개되는데,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지 경희대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 (사진)를 통해 알아봤다. 급성 간부전 환자, 응급도 높아 김 교수는 “어떠한 원인이든지 간세포 손상이 발생해 간수치 상승, 황달 및 간성혼수 등이 발생하는 경우를 급성 간부전이라고 한다”며 “어떠한 보존적 치료, 내과적 치료에도 간기능의 호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즉각적인 간이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러스성 간염(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등)이 있다가 갑자기 악화하는 경우도 있으며, 약물성 간염(아세트 아미노펜), 음주, 각종 정체를 알 수 없는 건강보조식품 등이 간기능 부전의 급성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성 간질환이 없는 급성 간부전 환자는 대기 시, 응급도가 높은 순위에 위치한다. 뇌사자를 기다릴 여유가 없다면, 만성 간질환은 바이러스성 간염(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등) 및 알콜성 간경변증, 자가면역성 간염, 경화성담관염 등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복수, 황달, 정맥류 출혈 등 합병증이 나타나게 되면 간이식을 시행한다. 혈액형이 같아도 달라도, 간이식 가능 김 교수는 “간이식은 혈액형이 같은 만 16세 이상 55세 미만의 건강한 경우에 가장 적합하다”고 말하며 “생체 기증자의 경우 B형 또는 C형 간염, 성병 등과 같은 전염성 질환과 고혈압, 당뇨병 등 전신 질환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간에 심한 지방간 및 염증이 없고, 간의 크기와 모양이 기증에 적합하며 해부학적 변이 등도 없어야 한다”며 “혈액형이 달라도 간이식이 가능하지만, 수술 전 수혜자에게 거부반응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탈감작요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체 간이식을 준비하면서 적절한 기증자가 없다면 동시에 뇌사자 등록을 해야 한다. 이식 대기자 정보는 뇌사 추정자가 발생했을 때, 응급도에 따라 가장 적절한 대기자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응급도는 의학적 수준에 따라 1에서 5등급과 멜드 응급도 점수가 있는데 보통 가장 위급한 환자에게 간을 기증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기증자는 간의 65% 절제, 6~8주 후 90% 이상 재생 김 교수는 “간이식 시에는 간이식 환자의 병든 간을 일부만 절제하는 것이 아니고 전부 절제한 후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이식한다”고 말해며 “간 기증자의 경우 간의 65% 정도를 절제하게 되는데 절제된 간은 수술 후 6~8주 후에 수술 전 상태의 90~95% 정도까지 재생된다”고 밝혔다. 또한 “수술 전 기증자 적합성 검사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면 장기적으로 간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알콜성 간장애로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1년 후쯤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사회생활도 똑같이 하게 되는데, 간혹 음주를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행동은 기증자와 의료진과의 신뢰에도 금이 가는 행동이다. 절대 금주가 원칙이며, 면역억제제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3-06-16 10:49:15[파이낸셜뉴스] 다낭성 간질환은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뭉쳐져 물혹처럼 덩어리를 이루는데 이런 덩어리가 간 전체에 20개 이상 생기는 희귀병이다. 물혹은 계속 커져 간 기능을 떨어뜨린다. 건강한 성인에서 간 무게는 1.2~1.8kg 정도지만 다낭성 간질환을 앓으면 물혹이 간에 붙어 간 무게가 10배 이상 늘어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복수가 차거나 복통, 구토 등을 유발한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이재근 교수는 다낭성 간질환 환자 김옥희씨(61·여)에게 생체 간이식수술을 무사히 마쳤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수술 결과는 부산 BEXCO에서 열린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주관 국제 학술대회 ‘HPB 수술 주간(HPB Surgery Week 2023)’에서 발표됐다. 10여 년 전 간에 물혹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김씨는 2020년 상태가 나빠져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튀어나온 배가 눈에 보일 정도로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었다. 혈색도 안 좋고 배를 빼고는 눈에 띄게 말라 있었다. 검사결과 다낭성 간질환 진단을 받았다. 다낭성 간질환은 초기에 약물로 물혹 크기를 줄이지만, 물혹을 직접 터트리거나 체액을 빼는 배액술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물혹이 커져 다른 장기를 압박해 호흡곤란이나 소화 불량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간이식을 받아야 한다. 지나치게 커진 물혹으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호흡이 어려워진 김씨에게 의료진은 이식을 결정했다. 하지만 기증을 기다리기엔 김씨의 상태가 좋지 않아 자녀들을 상대로 생체 간이식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검사결과 아들은 다낭성 간질환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기증할 수 없었다. 딸은 생체 이식이 가능했지만, 혈액형이 달랐다.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위해 감염내과와 진단검사의학과가 협력해 각종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항체 분비량을 떨어뜨려 이식 거부 반응을 낮췄다. 그래도 당장 이식은 불가능했다. 간 이곳저곳에 생긴 물혹으로 혈관 상태가 좋지 않아서다. 보통의 간이식은 간에 이어진 하대정맥(다리에서 올라오는 혈관)을 막고 간을 떼어내며 진행한다. 하지만 혈관이 약해진 김씨는 하대정맥을 막을 경우 혈압과 심박수가 불안정해지고, 심한 경우 혈관이 터져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 이재근 교수는 에크모(인공심폐기)를 이용해 하대정맥에서 올라오는 혈액을 직접 심장으로 돌렸다. 간이식에서 에크모를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에크모 이용 시 도관을 삽입해야 해 혈관 손상 위험이 있어 수술 난이도가 높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나 김씨는 지난해 12월 퇴원했으며, 최근 검진을 통해 이식 간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낭성 간질환에서 간이식 사례는 극히 드물다. 지난해 일본 게이오 의과대학에서 다낭성 간질환 환자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환자의 간 무게는 10kg으로, 수술에만 18시간이 걸렸다. 사용한 혈액의 양은 4만 8800cc였다. 김씨의 경우 간 무게(12.1kg)가 체중의 25%에 달할 정도로 커져 있었지만, 이 교수의 수술은 11시간으로 짧았고 수혈도 200cc 정도에 불과했다. 일본 최고의 의과대학으로 평가받는 게이오 의대와 비교했을 때 수술 시간은 40%, 혈액의 양은 99.6% 감소시키며 환자의 부담은 낮추고 수술의 안정성은 높였다. 이재근 교수는 “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희귀 질환인 다낭성 간질환은 국내 수술 케이스가 적다”며 “성공적으로 마친 이번 수술의 경우 공여자와 혈액형이 다르고 에크모까지 사용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의료진이 협진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믿고 따라줘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5-12 11:31:02[파이낸셜뉴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원장 김동수)은 최근 병원 5층 강당에서 간이식수술 연간 30례, 누적 100례 달성 기념식을 가졌다고 1월 31일 밝혔다. 기념식에는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혁상 상임고문, 백대욱 재단본부장, 백중앙의료원 이병두 의료원장, 김동수 부의료원장(해운대백병원장), 이연재 부산백병원장을 비롯했 해운대백병원 교직원 등이 참석했다. 1992년 서울백병원 외과 이혁상 교수가 우리나라 최초로 성인 뇌사자 간이식에 성공했던 역사를 이어받아 해운대백병원에서도 개원 첫 해인 2010년 7월 첫 생체간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13년 만인 2022년 12월 12일 간이식 누적 100례를 달성했다. 100번째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B형 간염과 간경화를 앓던 환자로 유일한 치료법이 간이식 수술밖에 없어 아들로부터 간을 공여받아 지난 12월에 성공적으로 이식수술을 받았다. 해운대백병원 간이식센터는 현재 102건의 간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이 가운데는 생체 간이식 71건, 뇌사자 간이식 31건이다. 지난 2019년 6월부터는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다른 혈액형부적합이식도 시행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간이식센터는 왕희정 교수를 중심으로 간이식, 간담췌외과 정보현, 정용규 교수를 비롯한 소화기내과와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가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분야별 간이식 최고의 전문 의료진들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왕 교수는 "매년 30건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시행해 정규 수술화하는 목표를 이뤘다"며, "해운대백병원의 간이식이 후발 주자이지만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 뿐 아니라 전국에서 손꼽히는 간이식센터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3-01-31 10:00:5730년 전 말기 간경화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40대 가장이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고 일흔이 넘은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이상 없이 건강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992년 10월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사자 간이식 수술을 받은 이상준씨(72·남)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해 국내 간이식 최장기 생존자가 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991년 몸이 몹시 피곤해 병원을 찾았다가 B형 간염이 간경화로 악화돼 간이식이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살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1년 6개월. 유일한 치료법은 간이식 수술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간이식 수술은 첨단의학의 결정체로 여겨지며 수술 성공 사례도 많지 않았다. 미국에서의 수술을 고민하던 이 씨는 간이식은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마침내 1992년 10월 8일 이 씨는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다음 날 새벽 23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1992년 뇌사자간이식 수술과 1994년 생체간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지난 9월까지 생체간이식 6666건, 뇌사자 간이식 1344건을 시행했다. 간이식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변형우엽 간이식'은 간이식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켜 세계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강중모 기자
2022-10-19 18:2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