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숨진 갓난 아기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4년여 방치했다가 지난해 말 긴급 체포됐던 30대 친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달 26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대전 서구 괴정동의 세 들어 살던 빌라에서 가족도 모르게 출산한 아기가 4~5일 만에 사망하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 안에 넣고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달 여행용 가방을 그대로 둔 채 집을 나와 잠적했다. 집주인은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지난해 10월 3일 경매 처분을 위해 집기류를 정리하다 가방 안에서 영아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이미 백골화돼 성별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고받은 다음 날 대전시 서구 갈마동의 한 주택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해당 영아는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아동'으로, 출산 기록조차 없어 대전시와 경찰의 전수조사 때도 드러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육 지식이 없었다는 등의 나름 여러 이유를 진술하고 있지만, 성년인 피고인 나이 등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며 "아이를 낳은 지 며칠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방치한 행동을 정당화할 사정은 전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죄질이 굉장히 좋지 않고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집단 생활하면서 좀 더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를 갖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화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07 21:56:15[파이낸셜뉴스] 출생신고도 안한 갓난아기를 신원불명의 여성에게 불법으로 입양 보낸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대전지법 형사11단독(장민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고 5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을 제한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2월9일 대전 중구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아내가 낳은 아이를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입양을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부부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아이를 키워줄 사람을 찾았다. 이후 A씨는 연락 온 여성을 만나 이름과 나이 등 신상 정보도 확인하지 않고 아이를 넘겼다. 당시 아이를 데려간 여성이 누구인지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태로, 현재 아이의 소재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며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어 “선처를 구하기엔 저지른 범행이 너무 염치없는 것을 알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가슴 깊이 반성하는 걸 고려해달라”고 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A씨는 “과거 잘못된 선택으로 법정에 선 지금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며 “아이가 잘살고 있을 것이란 생각만 하고 찾아보지 않은 제가 부끄럽고 재판이 끝나면 아이를 찾는 데 노력하며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3 20:22:55[파이낸셜뉴스] 생후 2개월 된 자신의 아들이 운다는 이유로 폭행한 친부가 법원으로부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아기는 폭행으로 두개골이 골절 되는 등 전치 6주 치료를 받았으나, 친부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실형이 선고되지 않은 것이다. 친부는 아이에 대한 양육에 노력을 하겠다는 등 진지한 다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후 2개월 아들, 머리 때리고 수유쿠션에 던져 지난 28일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친아버지 A씨(32)에 대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추가로 보호관찰과 40시간 아동학대 재범 예방강의 수강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생후 2개월 된 친아들 B군을 돌보다가, B군이 울자 주먹으로 강하게 아이의 머리를 때리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아이의 머리를 총 7번 가격한 혐의를 받았다. 이어 아이를 수유쿠션 위로 세게 던진 혐의도 받았다. 이 건으로 B군은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두개골 골절 등 상해를 입기도 했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 집행유예 선고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이 울거나 낯을 가린다는 등의 이유로 수차례 아동을 학대했다. 갓난아이에게 이러한 학대를 가한 행위는 생명에 상당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라며 "이 사건은 의료기관이 신고해 밝혀졌다. 의료진들의 세심한 관심이 없었다면 학대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점, 아이를 잘 양육하겠다고 진지하게 다짐하고 있는 점, 현재 피해 아동의 건강이 회복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라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8-29 06:29:11[파이낸셜뉴스] 갓난 아기를 굶겨 숨지게 한 뒤 쓰레기봉투에 시신을 유기한 30대 친모가 구속 송치됐다. 24일 청주지법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친모 A씨(30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 등 이유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5월 충주 소재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굶어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아기가 숨지자 쓰레기봉투에 시신을 넣은 후 자신의 거주지 인근 쓰레기 더미에 유기했다. 이후 경찰에 "모르는 사람에게 아기를 입양보냈다"라고 진술했으나, 경찰의 추궁 끝에 지난 21일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자백했다. 사건 발생 당시 A씨는 20대 미혼모로,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주변인에 대해 유기 방임이 있었는지 수사하는 등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다. 한편 충북경찰청은 유령 영아 사건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출생 미신고 아동' 42건의 수사 의뢰를 받았다. 이 중 19건은 소재가 파악돼 종결됐으며, 번 영아 사체 유기 사건을 포함해 인터넷 불법입양, 베이비박스 유기 등 충북경찰청에서 수사 중인 5건을 제외한 나머지 18건에 대해선 기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7-25 05:38:11[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내전을 피해 목숨을 걸고 그리스로 넘어온 난민 가족. 그러나 그리스 정부는 이들을 고무보트에 태워 바다 한복판으로 밀어냈다. 고무보트에 태워 바다 한가운데로 밀려난 이들 중에는 갓난아기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문제의 사건이 발생한 지난 4월 11일 그리스 남부 레스보스 해안 상황을 담은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아프리카 내전으로 고향 떠난 난민들 NYT 보도에 따르면, 이와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송환’은 당시 해안가 도로에서 난민 12명이 한 승합차에서 내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남성 몇 명의 감시 속에 승합차에서 내렸고, 부둣가로 옮겨진 후 그리스 해안 경비대 순찰선에 오른다. 순찰선은 바다를 가로질러 에게해 한복판으로 이동하더니 그리스 영해를 벗어나자마자 난민들을 엔진도 없는 고무보트에 태워 바다 한가운데로 밀어낸다. 순찰선은 이후 그대로 돌아가버린다. 난민들은 돛도 닻도 없이 뗏목과 다름없는 비좁은 고무보트에 실린 채 공포에 떨며 생사의 갈림길에 서야 했다. 이들은 위로는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아래로는 바닷물이 출렁이는 난감한 상황에서 1시간 가량을 보낸 후에야 튀르키예 해안 경비대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20대 엄마와 생후 6개월 아기까지.. 어린이들이 다수 난민들 중에는 20대 엄마와 생후 6개월 아기, 40대 엄마와 자녀 6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들이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고향 땅을 떠나 몇 년에 걸쳐 정처 없이 타향을 떠돌아야 했던 처지라고 보도했다. 현재 그리스 법은 엔진이 없는 보트에 난민을 태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당국은 이번 영상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난민들에 대한 학대를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또 유럽이 난민 관리에 대해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편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의 이민 정책을 “냉정하지만 공정하다”며 옹호하고, 불법 밀입국 비율이 90%에 달하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5-22 14:24:41[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에서 부활절 당일 부모에게 버려진 갓난 아기가 나타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한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인 9일 오전 11시 4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종합병원에 한 갓난 아기가 찾아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병원은 형편이 못돼 아기를 키우지 못하는 부모를 위해 '생명을 위한 요람'을 운영하고 있다. 이 '생명을 위한 요람'에 아기를 놓으면 건물 내부에 알람이 울린다. 이는 보살핌이 긴급한 아기가 왔다는 신호로, 이날 아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병원 관계자에게 알려졌다. 요람에는 담요를 덮은 아기와 친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편지 내용에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에네아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아기를 남의 손으로 잘 기르려는 친모의 애정 어린 작별 인사가 적혀 있었다. 편지에는 아기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담긴 한편 병원 검사 결과 아기가 아무 탈 없다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로 밀라노 종합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아기를 검진한 결과 아기는 생후 일주일 정도이며 몸무게가 2.6kg인 등 양호한 건강상태를 나타냈다. 해당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책임자인 파비오 모스카 교수는 "부활절에 아기가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 감동적"이라며 "아기의 엄마가 이 말을 꼭 들었으면 좋겠다. 아기를 지금이라도 되찾아갈 수 있고, 우리가 아기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밀라노 종합병원은 '생명을 위한 요람'을 16년째 운영 중이다. 에네아는 2012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맡겨진 아기다. 모스카 교수는 관련 뉴스가 보도된 후 여섯 부부가 이메일을 통해 에네아를 입양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에네아는 법원에서 적합한 가정이 선정된 뒤 입양될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4-11 10:06:04사람 하나 없어도 24시간 따뜻하게 난방해야 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베이비박스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한 베이비박스에는 언제든 아기가 들어올 수 있어 늘 온열매트를 틀어놓는다. 이런 베이비박스 운영 기관들도 올겨울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물가에 이어 난방비까지 운영비가 급증해서다. 특히 난방비의 경우 다른 기관은 긴축이 가능하겠지만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운 갓난아기들이 오는 베이비박스에서는 불가능하다. ■신생아·중증 환자 있어 따뜻해야 21일 찾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교회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가 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안은 따뜻했다. 베이비박스뿐만 아니라 아기를 두고 가려는 부모가 잠시 머무르는 '베이비룸', 아기들이 입양되거나 친부모에게 돌아가기 전 임시로 지내는 '보호소', 장애인이 지내는 '주사랑단기보호센터' 모두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호소에 들어서자마자 방바닥의 온기가 뜨끈하게 발을 타고 올라왔다. 올해에만 14명이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호소에 맡겨졌고 현재는 3명만 남아 있었다. 이날은 병원에 간 한 명을 제외하고 두 명은 포대기에 감싸여 잠들어 있었다. 두 명 모두 태어난 지 한 달이 안 돼 체구가 작았다. 찬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처럼 작고 연약해 보였다. 아울러 주사랑단기보호센터에는 일부 인공호흡기까지 단 중증 장애인이 있어 각별히 온도에 신경 쓰고 있다. 감기라도 걸리면 폐렴으로 번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난방은 필수라고 했다. 단기보호센터에 있는 장애인 총 10명 가운데 일부는 거동이 가능했지만 일부는 높이를 조절하거나 각종 기구를 걸 수 있는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담임목사는 "난방을 다른 곳보다 많이 쓴다. 아기들이랑 면역력 약한 장애인들이니까 온도를 낮출 수가 없다"며 "올해에는 전기요금만 100만원, 가스비만 160만원 정도로 평소보다 30~40% 정도 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직원 월급 동결로 버텨도 '역부족'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자 주사랑공동체는 하나의 선택을 했다. 필수적 고정비인 난방비 조정이 불가능하니 인건비를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인 내 직원은 2년째 연봉이 동결됐다. 이미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시설 소속 사회복지사보다는 15%가량 낮은 연봉이지만 다른 비용을 줄일 수 없었다. 더구나 국내외 경제 위기와 전쟁과 지진 등 국제적 재난으로 인해 후원금도 줄면서 어려움이 더 커졌다. 임주선 주사랑공동체 지원사업부 팀장은 "저희가 기저귀, 분유 뿐 아니라 직접 아기를 키우는 미혼모들에 병원비 등도 지원하고 있다"며 "다른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미혼모 지원으로 쓸 예산이 줄어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난방비 대란이 일자 정부는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해 난방비 지원을 늘린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사랑공동체에 있는 아이들과 장애인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이 담임목사는 "아이들 가운데 기초수급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어 모두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원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은 "취약계층은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일시적인 난방비 지원으로는 취약층이 겪는 다른 어려움들까지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2-21 18:45:08[파이낸셜뉴스] 사람 하나 없어도 24시간 따뜻하게 난방해야 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베이비박스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한 베이비박스에는 언제든 아기가 들어올 수 있어 늘 온열매트를 틀어놓는다. 이런 베이비박스 운영 기관들도 올겨울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물가에 이어 난방비까지 운영비가 급증해서다. 특히 난방비의 경우 다른 기관은 긴축이 가능하겠지만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운 갓난아기들이 오는 베이비박스에서는 불가능하다. ■신생아·중증 환자 있어 따뜻해야 21일 찾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주사랑공동체교회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가 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안은 따뜻했다. △베이비박스뿐만 아니라 아기를 두고 가려는 부모가 잠시 머무르는 '베이비룸' △아기들이 입양되거나 친부모에게 돌아가기 전 임시로 지내는 '보호소' △장애인이 지내는 '주사랑단기보호센터' 모두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호소에 들어서자마자 방바닥의 온기가 뜨끈하게 발을 타고 올라왔다. 올해에만 14명이 베이비박스를 통해 보호소에 맡겨졌고 현재는 3명만 남아 있었다. 이날은 병원에 간 한 명을 제외하고 두 명은 포대기에 감싸여 잠들어 있었다. 두 명 모두 태어난 지 한 달이 안 돼 체구가 작았다. 찬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처럼 작고 연약해 보였다. 아울러 주사랑단기보호센터에는 일부 인공호흡기까지 단 중증 장애인이 있어 각별히 온도에 신경 쓰고 있다. 감기라도 걸리면 폐렴으로 번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난방은 필수라고 했다. 단기보호센터에 있는 장애인 총 10명 가운데 일부는 거동이 가능했지만 일부는 높이를 조절하거나 각종 기구를 걸 수 있는 병실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담임목사는 "난방을 다른 곳보다 많이 쓴다. 아기들이랑 면역력 약한 장애인들이니까 온도를 낮출 수가 없다"며 "올해에는 전기요금만 100만원, 가스비만 160만원 정도로 평소보다 30~40% 정도 더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직원 월급 동결로 버텨도 '역부족'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자 주사랑공동체는 하나의 선택을 했다. 필수적 고정비인 난방비 조정이 불가능하니 인건비를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인 내 직원은 2년째 연봉이 동결됐다. 이미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시설 소속 사회복지사보다는 15%가량 낮은 연봉이지만 다른 비용을 줄일 수 없었다. 더구나 국내외 경제 위기와 전쟁과 지진 등 국제적 재난으로 인해 후원금도 줄면서 어려움이 더 커졌다. 임주선 주사랑공동체 지원사업부 팀장은 "저희가 기저귀, 분유 뿐 아니라 직접 아기를 키우는 미혼모들에 병원비 등도 지원하고 있다"며 "다른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미혼모 지원으로 쓸 예산이 줄어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난방비 대란이 일자 정부는 취약계층 대상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해 난방비 지원을 늘린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사랑공동체에 있는 아이들과 장애인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는다. 이 담임목사는 "아이들 가운데 기초수급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어 모두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원 재단법인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은 "취약계층은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일시적인 난방비 지원으로는 취약층이 겪는 다른 어려움들까지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02-21 15:31:17[파이낸셜뉴스] 정치인도 출마하려면 시험을 보게 한다는데, 부모도 자식을 낳으려면 시험을 보게 해야 하는 걸까. 20대 여성이 출산 사실을 숨기려고 갓 태어난 딸을 건물 4층에서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녀는 항소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3-4부(이영환 김용두 이의진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29)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에서는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됐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그러나 A씨는 “1심 양형이 무겁다”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도 양형이 가볍다고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양형 자료가 나오지 않아 원심 양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의 나이 정도면 상황 판단을 잘해서 현명하게 대처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1월 16일 오전 6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빌라 4층 자신 집에서 갓난아기를 창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아기는 알몸 상태로 탯줄도 달려 있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했으며, 아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두개골 골절과 전신 다발성 손상이 사인이라는 소견을 냈다. A씨는 지난해 7월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교제 중이던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할까 봐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에게도 짐이 되기 싫어 이 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았으며, 아기를 낳을 때까지 산부인과 진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남자친구와 부모에게 출산을 숨기려고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7-23 07:24:31[파이낸셜뉴스] 혼외 자식 출산 사실을 감추려 갓난아기를 복지시설에 유기한 30대 여성이 징역형에 처해졌다. 1일 창원지법 형사1단독(김민상 부장판사)에 따르면 전날 재판부는 갓 태어난 자신의 아기를 복지시설에 버린 혐의(영아유기 등)로 기소된 A씨(33)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 1일 경남 김해에 있는 한 모텔에서 홀로 아기를 낳았다. 이후 남편과 가족들에게 혼외자식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같은 날 부산에 있는 한 복지시설 침대에 아기를 눕혀놓은 뒤 ‘잘 돌봐 주세요. 죄송합니다’라는 쪽지를 남긴 채 사라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잘못이 가볍지 않으나 제반 사정을 참작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며 “아이의 출생신고 및 양육과정에 관해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고, 보호관찰을 통해 이를 감독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2020-12-01 08:3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