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교사의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교육 3법’을 대표 발의하며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 전문성에 대한 충분한 존중 속에 교육 활동을 해 나가고 학생들도 저마다 특성과 여건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어제(8일) 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 여파로 교권 보호를 위한 입법적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개정안은 상습적·강제적인 폭언이나 욕설, 비하와 강요 등 악성 민원을 교육 활동 침해 행위로 분명히 하고, 악성 민원을 포함한 교육 활동 침해 행위가 발생할 경우 침해 행위자와 교원을 분리하도록 했으며, 침해 행위가 형사 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피해 교원 요청 없이도 관할청이 이를 고발할 수 있게 했다. 현행법이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 조치만을 둘 뿐 교권 침해 가해자가 학부모 등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없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정안에는 특별 교육과 불응 시 과태료 부과 조치도 마련됐다. 강 의원은 “만약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고 싶다면 공적으로 마련된 통로를 이용하도록 해 교사 개인의 인권, 나아가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명백한 교육 활동 방해 행위가 더 이상 학교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악성 민원 때문만은 아니기에 개정안에는 교사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학생이 수업 중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방해하면 즉시 분리해 별도 공간에서 전담 인력에 의해 상담 및 교육을 받도록 했고, 학교의 장이 담임 교사 및 전문 상담 교사 의견을 들어 소속 학생으로 하여금 필요한 경우 전문가 상담이나 치료를 받도록 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강 의원은 “특히 보호자가 이에 협조하도록 법안에 명시해 모든 아이들이 적시에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내용이 현실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담을 포함한 생활 지도를 지원할 전담 인력이 학교에 배치돼야 하며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료 연계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강 의원 설명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2023-08-09 11:26:36강민정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변희수 전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국회는 2020년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다른 이의 정체성을 승인하는 게 아니라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승인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가 어떤 이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해 무슨 권리로 ‘승인’하고 ‘합의’해 줄 수 있는가?”라며 “일주일 만에 같은 이유로 두 명의 동료시민을 잃어야 하는 사회를 세계 선도국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모든 혐오와 차별은 금지돼야 한다”며 “타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결국 다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하나의 차별은 곧 다른 차별을 용인하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군복무 중 성전환 후 강제 전역 조치된 변 전 하사는 이날 자택에서 숨을 거둔 것을 출동한 소방대가 발견했다. 상당구 정신건강센터는 상담자였던 변 전 하사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는 데다 지난달 28일 이후 소식이 끊긴 점을 이상히 여겨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지난달 24일에는 트랜스젠더 김기홍씨가 사망했다. 그는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이자 제주평화인권연구소 활동가로 성소수자 인권 증진 활동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3-03 23:04:40재단법인 실시학사는 제6회 벽사학술상 수상자로 이병휴 경북대 명예교수, 제6회 모하실학논문상 수상자로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소 강민정 수석연구원을 각각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벽사학술상은 실학 및 한국학 분야 기성학자의 학술적 업적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이 교수는 일생 동안 조선 시대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역사학자로 '조선전기 기호사림파 연구' '조선전기 사림파의 현실인식과 대응' 등을 집필했다. 모하실학논문상은 실학연구 분야의 신진 학자를 격려하기 위해 최근 발표된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선정한다. 강 연구원의 수상 논문인 '구장술해 연구와 역주'는 조선 후기 과학사 연구와 전문적 학술번역의 전범을 보여준 역작으로 평가됐다. 실시학사는 LG전자 회장을 지낸 고 이헌조씨가 지난 2010년 사재 80억원을 출연해 발족했다. 실학사상의 계승·발전을 위한 학술연구와 지원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공익법인으로 실학연구총서 등 23권을 간행했고 14개 연구주제로 70여명의 국내외 연구자가 참여하는 실학연구 사업을 해 왔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2016-06-23 19:55:44에이블아트는 '제7회 에이블뮤직그룹 정기연주회'를 오는 12월 3일 오후 7시30분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12월, 특별한 사랑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강혜정이 함께 한다. 지난 2005년 뉴욕 마이클 시스카 오페라상을 수상한 강혜정은 같은해 뉴욕 케이 플레이하우스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다수의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출연했다. 현재는 계명대 음악공연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으로는 조우성 작곡가의 현대 창작곡 '오, 나여! 오, 삶이여!(O me! O life!)가 국내 초연된다. 이 곡의 제목은 미국의 유명 시인 월트 휘트먼이 쓴 시의 제목이자 첫 구절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도 등장한다. 에이블아트 측은 "장애인의 삶의 어려움과 불완전함을 인정하면서도, 장애음악가 개인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과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블뮤직그룹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통합된 챔버앙상블이다. 2010년 사단법인 에이블아트의 대표 공연예술사업으로 창단된 이래 장애문화예술의 가치를 높이며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서진 지휘자를 비롯해서 장애연주자로 바이올린 이현성·공민배, 첼로 이정현, 더블베이스 이준영, 클라리넷 민경호가 함께 한다. 전문연주자로는 바이올린 강민정, 비올라 이희영, 첼로 장미솔, 더블베이스 서범수, 클라리넷 황남규가 참여한다. 5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며, 2024년도 장애인문화예술진흥사업 일환으로 수원시가 후원하고 있다. 전석 무료이며, 티켓 문의는 에이블아트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19 16:58:14[파이낸셜뉴스] 한국어를 하지 못해 범죄 피해로 남편을 잃고도 유족구조금을 받지 못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도운 검찰 수사관들이 대검찰청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대검은 29일 청주지검 사건과 변의복 과장(수사서기관), 오복술·강민정·송채원 수사관, 정미현 실무관을 인권 보호 우수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여성 A씨의 남편은 지난 5월 폭행 사건으로 숨졌다. 그러나 A씨는 한국어를 할 줄 몰라 이 같은 절차를 몰랐다고 한다. 범죄 피해로 가족이 사망했으나 가해자로부터 배상받지 못한 경우 유족은 국가로부터 도시근로자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48개월분까지 구조금을 받을 수 있다. 청주지검 사건과 수사관 등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직접 통역사와 함께 A씨를 찾아가 각종 지원 절차를 안내했다. 결국 A씨는 심의를 거쳐 유족구조금 1억3000여만원과 장례비 500만원 등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검은 "유족이 갑작스러운 가장의 사망으로 심리적 충격이 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신청부터 지급 결정까지 연휴를 포함해 2주 만에 신속히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성폭력 범죄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지원한 남양주지청 형사1부 오자연(38·변호사시험 4회) 검사와 울산지검 공판송무부 김효준(36·변시 5회) 검사, 유관기관과 협력해 농가 장애인 노동력 착취 실태를 점검한 안동지청 송미루(36·변시 6회)·김소연(30·변시 9회) 검사도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10-29 17:29:45【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태화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태화루에서 궁중음악에서 민요에 이르까지 우리 국악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국악연주단 민들레는 오는 27일 오후 4시 30분 태화루 특설무대에서 2024 태화루 기획공연 '왕의 연회, 인 태화루'를 연다. 국악연주단 민들레는 2004년 창단된 울산시 지정 전문예술법인으로, 매년 정기연주회 '동락'을 열고 있다. 전통 음악과 창작 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개성 있는 음악 세계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리, 태평소, 대금, 소금, 가야금, 해금 신시사이저, 타악 등 실내악 규모로 편성해 무대를 꾸민다. 창작곡 '태화루' 평롱', 대취타 '무령지곡', 정악 '수제천', 춘향가 중 '사랑가', 대금협주곡 '비류', 창작고 '향발무' 신창부타령, 태평성대, 민요연곡 등 연주와 무용 작품이 선을 보인다. 가야금 정미경, 타악 김지희, 최오성, 신시사이저 김병섭, 소금·대금 정연아, 피리·태평소 신선영, 해금 강민정이 출연하며, 노래와 사회는 김지혜가 맡는다. 내드름연희단, 무용단 '춤판'도 협연한다. 민들레 정미경 대표는 "연주회 '왕의 연회 인 태화루'는 고려 성종이 태화루에서 연회를 열었다는 기록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라며 "전통과 현대적인 악가무가 선보이는 융복합 공연으로, 관객은 어가행렬에 동행해 다양한 공연과 체험으로 구성된 연회를 즐길 수 있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10-22 11:01:43윤석열 정부 두 번째 저출산 대책이 발표됐으나 여러 정책과 제도들의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추가 재정 투입이 필요한 대책이 수두룩하지만 필요한 예산부터 시행 시기 등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인구부처 신설을 포함해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것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24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저출산 분야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우려와 의구심이 괜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대감만 부풀릴 것이 아니라 시행 로드맵을 함께 발표해 국민에게 안도감과 신뢰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에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첫 3개월간 기존 15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시행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답답하다는 정책대상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지, 여야 정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법 개정 등 제도가 시행될 수 있게 할 것인지 국민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괜한 트집이 아니라 합리적 의구심"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마련한 대책과 대안이 실현 가능하고 신뢰할 만할 때 국민도 국가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실천과 협력의 의지가 생길 것"이라고 짚었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가정 양립 분야의 대책을 살펴보면 상당한 추가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에 한계가 있다면 제도를 개선한다거나 여러 대책 중 우선순위를 정해 예산을 배분하는 등의 추가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대책의 현실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는 "육아휴직 급여 확대 등은 특별한 입법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단기대책 위주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예산 확보 가능성은 이미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그는 "우선 추진 과제는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지속적으로 가능케 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부모의 유연탄력근무 확대와 유보통합·늘봄학교를 조속히 정착시키기 위한 투자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imne@fnnews.com 홍예지 이보미 이창훈 기자
2024-06-24 18:29:05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산·육아휴직 통합신청제가 시작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명시적인 사업주의 승인이 있어야 했는데, 14일 이내 사업주가 서면으로 허용하지 않으면 근로자의 사용 신청이 승인된 것으로 간주한다. 사실상 자동 육아휴직으로, 근로자가 눈치 보지 않고 권리행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2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저출산 분야 전문가들은 육아휴직 급여·유연성 확대, 단기 육아휴직 도입, 출산·육아휴직 통합신청 등 일·가정 양립 제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본지는 정책 당사자이기도 한 젊은 세대 전문가 4인과 만났다. 전체적으로 이번에 나온 대책들이 현실화될 수 있다면 출산율 반등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는 "부모의 일·가정 양립을 강조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아빠 육아휴직 지원 확대와 중소기업 대상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제도 활용 지원 그리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로 이어지는 사회적 교육·돌봄체계의 정착을 통한 일·가정 양립의 가능성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메시지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사회 분위기를 바꿔나갈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정 교수는 "결혼이나 임신·출산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선택을 할 수 있는 대책으로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당장의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대책으로서 의미는 있으나, 대한민국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 나감으로써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한국 사회 개혁 로드맵을 제시하는 후속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혼·출산을 망설이는 미혼 청년, MZ세대를 설득하기에는 아쉽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번 대책이 결혼과 출산을 이미 결정했거나, 자녀가 있는 가구에 도움이 되는 제도들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강민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고 있는 세대에게는 아쉬운 대책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뭐든 해줄 테니 제발 국가를 위해 출산해 달라'는 의도가 보이는 정책들은 오히려 MZ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나 특고 등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과 역차별 우려도 제기됐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유연화, 분할사용, 급여상향 조정들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제도 사용을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근로자들에게는 공염불"이라며 "제도 사용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이 분명히 예상되는 근로자들을 어떻게 보호하겠다는 내용이 빠져있고, 제도 적용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에게는 향후 고려해보겠다는 모호한 입장만을 남겼다"고 짚었다. 손윤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조교수(전 보건복지부 청년보좌역)는 "육아휴직이라는 제도를 쓸 수 없거나 없는 직종의 경우는 정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차별이 생기고 그로 인한 사회적 격차가 유발될까 우려된다"며 "어떤 일을 하건, 얼마나 돈을 벌든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를 충분히 제공하는 방향으로 지속가능한 정책이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이번 대책에서 아쉬운 점, 보완해야 할 부분은. ▲정재훈=주거 지원이 여전히 대출 지원 중심이다. 빚(대출금)을 내서 집을 사는 것 자체가 양육비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을 청년들은 잘 알고 있다. 민간이든 공공이든 임대주택 유형 다양화를 통한 '장기 임대 이후 소유 전환' 형태의 주거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허민숙=근로시간을 줄여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부분이 부족하다. 돌봄정책만 나열했을 뿐이다. 육아기 부모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들의 공통된 정책임을 상기해야 한다.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돌봄 제공자의 처우개선도 필요하다. ▲강민정=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은 부족했다. 예를 들어 여성들은 출산과 경력 사이에서 고민한다. 남성들은 결혼과 자녀출산 후 생계 부담을 걱정한다. 이는 지역격차, 사교육 문제, 주거 문제, 청년 일자리 문제, 성평등 인식 등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의지는 분명히 강조돼야 한다.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정재훈=결혼과 출산이 선택지가 되지 않는 이유의 큰 흐름은 비용 부담 그 자체보다는 낮은 삶의 만족도이다. 비용 부담 해소도 저출산 해결을 위한 필요조건으로서 중요하다. 그러나 가족관계의 민주화 등 사회규범과 가치의 변화에 따른 여성의 독박육아와 경력단절, 남성의 부양부담 등이 줄어들지 않으면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허민숙='언젠가는 하겠다'는 발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이 정부 대책에 따라 혼인, 주거 마련, 출산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윤희= MZ세대들이 받아온 양육환경과 교육수준 그리고 부모로부터의 기대나 살아온 삶이 현재 정책결정자가 경험한 것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기존의 정책평가 기준만이 아닌 획기적이고 새로운 정책을 통해 정부가 진심으로 청년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할 필요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회·문화적 부분은. ▲허민숙='모성 페널티'가 완전히 근절된 근로환경이어야 여성들이 출산을 고려할 것이다. 여성에게만 출산과 육아의 책임을 전가하는 사회·문화적 시선과 압력이 지속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다. 가족 구성의 다양성도 인정돼야 한다. ▲손윤희=출산과 양육, 또는 교육 과정에 노인들도 함께 참여하도록 해 기성세대의 소중한 과거 경험을 나누면서, 인구 문제에 대해 서로를 탓할 게 아니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강민정=이번에 발표된 대책뿐 아니라 아이부터 노인까지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 세대들이 내 인생이 살 만하다고 생각되고, 지금은 어렵지만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내 가족을 꾸리고 자녀를 출산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꼭 담아야 할 대책은. ▲강민정=여성 고용 확대와 경력단절 예방, 유연한 근로문화 확산이다. 이는 합계출산율 1.3~1.7명을 유지하는 유럽 국가들의 공통된 노동정책이다. 여성들이 출산 후에도 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어야 출산을 선택할 것이며,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려면 반드시 근로시간이 유연화돼야 한다. 특히 유자녀 남성 근로자에게도 확대돼야 한다. ▲손윤희=첫아이가 주는 행복을 경험한 청년들은 종종 둘째를 고민하지만 여러 걱정이 따른다고 말한다. 이러한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허민숙=가정과 직장에서의 성차별 해소와 성평등 지향이 저출산 정부대책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여성들이 안전을 위협받는 환경에서 출산을 결심할 것이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이때의 안전은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 imne@fnnews.com 홍예지 이보미 이창훈 기자
2024-06-24 18:19:53[파이낸셜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와 관련해 5월 중순까지 시 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본관 앞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인권 조례에 대해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성숙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결코 폐지되어선 안되는 조례"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시 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서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재의결될 경우 조례무효확인 소를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 26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의결된 이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나흘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된 것은 충남에 이어 서울이 두번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김영호, 강민정, 박주민 의원과 김동아 국회의원 당선인(서울 서대문갑),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의원들은 조례가 아닌 법 차원에서 학생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4-29 14:36:074·10 총선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9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 선거전은 마지막까지 막말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네거티브가 판치는 자리에 민생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수십년째 이어져 오는 네거티브 정치 문화를 끊어내야 한다며 건강한 선거 문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다. ■막말 쏟아내는 여야 지도부이번 총선에서 여야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월 28일부터 이날까지 '깡패' '계모' '개' 등 막말을 쏟아 냈다. 여야는 선거 초반 후보들에게 설화를 조심하라며 리스크 차단에 나섰지만, 정작 지도부가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경쟁하듯 쏟아내면서 '막말'이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지원유세에서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을 치워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의 공세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하남 유세에서 "여러분, 징징대는 정치인을 믿지 말라"며 "(조국이나 이재명) 남자들이 뭐가 그렇게 징징대는 것이 많냐"고 꼬집었다. 지난 2일 충북 유세 현장에서는 "죄를 지었지만 복수하게 해달라는 게 어떻게 정치의 명분일 수 있냐"며 "깡패들도 그따위 명분은 내세우지 않는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3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출신이라고 맹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매만 때리고 사랑이 없는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며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고 말해 재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인천에서는 "여기 남성분들이 조금 억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한다"고 말해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일 부산 사상 유세 현장에서는 대파 한단 875원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는 거냐"고 발언했고, 지난 7일 강남 유세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을 귀한 자식에 빗대 "나쁜 짓 하는 자식에게 귀하다고 괜찮아하면 살인범이 된다"고 비난했다. 지역구 후보들의 막말도 도마에 올랐다.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육성으로 "문재인 죽여(야 돼)"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거 발언들이 발목을 잡았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해 사퇴 요구가 터지기도 했다.■후보, 당 구별 없이 고소·고발 잇따라 고소·고발전도 난무했다. 지난 8일 경기 부천을에 출마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성중 국민의힘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 간의 맞고발전이 벌어졌다. 서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주장이다. 당 차원의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한 비대위원장의 아들에게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강민정 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이조심판특별위원회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바례대표 후보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이종섭 전 호주대사 출국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했다. 또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의 딸 주택 매입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치혐오·선거무관심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여야가 선거 막판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또 네거티브의 경우 피로감이 높아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거 문화가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는 선거 교과서에도 나오듯 선거 2주 전 상대방이 반박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 적극적으로 펼치는 전략"이라며 "특히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중도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네거티브 전략은 역대 선거부터 수없이 이어져왔다"며 "정치 혐오로 이어지거나 투표의 참여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좋은 정치 문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평론가는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게 포토부스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등 선거를 축제로 즐기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네거티브 후보에게 페널티를 주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보다 건강한 선거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4-09 18: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