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사는 모습이 복잡해질수록 행정도 복잡해지죠. 의뢰인의 외침을 강력한 법적 주장으로 만드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무법인 법승의 안성훈(39·변호사시험 2회) 파트너 변호사는 10여년의 공직생활을 거쳤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 및 감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변호사다. 안 변호사의 ‘정당한 행정’에 대한 관심은 학생때 부터 드러났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었을 때 수능 언어영역 문제에 오류를 지적하고 복수정답 인정 촉구사이트의 공동운영자로 활동했다. 결국 수능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한 문제에 두 개 정답을 인정받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안 변호사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토론대회에 나가면서 법조인의 진로를 결심했다. 법이 완전하진 않지만 현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그는 "철학을 공부하며 법이 그 어떤 철학보다 삶의 진실에 가깝다고 느껴졌고 법조인의 진로를 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행정은 사람의 삶이 가장 밀접한 법률 분야로 꼽힌다. 직장 내 갑질이나 괴롭힘, 징계를 비롯해 공공기관의 다양한 처분등이 모두 법률 문제와 직결될 수 있어서다. 공적인 영역, 행정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안 변호사가 내딛은 첫 걸음도 공직사회였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부천시청에서 감사당당관을 지내며 공직에서의 법률 조력을 이어갔다. 우수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직을 맡으며 자연스레 행정 분야에 대한 이해도 깊어졌다. 안 변호사는 공직생활의 마지막 근무일에 법승의 이승우 대표 변호사를 만난 것을 "드라마 같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 변호사로부터 행정·감사 분야에서 변호사 시장을 개척해보자는 제안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행정 전문 변호사로 활동을 본격화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안 변호사는 최근 공직사회에서 조직문화가 바뀌며 부당한 지시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는 등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부당한 지시나 징계, 불공정한 승진이나 대우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도 직장내 갑질로 신고 당해 중징계를 받은 30년차 공무원 의뢰인을 꼽았다. 그는 "의뢰인이 공직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힘들어했는데, 의뢰인의 업무와 조직 특성을 설명하며 변론해 가장 낮은 수준 징계로 감경받았던 기억이 난다"며 "명예를 회복해드린 것 같아 보람찼다"고 회상했다. 안 변호사는 앞으로도 행정 분야에서의 법률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자체를 비롯해 공공영역에서는 변호사들을 찾는 수가 늘고 있다고 한다. 안 변호사는 "규제가 많아지고 복잡해질수록 대응방법에 대한 자문이 많아질 것이고 규제를 둘러싼 행정분쟁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변호사는 문제해결을 위해 한번은 법령의 바다에 빠져야 하고 한번은 의뢰인에게 빠져야 한다"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공무원으로서 오래도록 일한 특유한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1-24 16:43:47“국내 1위, 아시아 1위에 대한 집착은 파생 분야에 한해서는 의미가 없다. 파생상품의 1위를 크기로 혹은 수익으로 혹은 다른 기준으로 할지 명확지 않기 때문에 삼성증권은 우리 스스로의 질적 성장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이민호 삼성증권 캐피털 마켓 사업본부 이사는 외부와의 경쟁보다는 스스로의 내실 확충과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15년에서 20년간 외국계 금융에서 파생상품을 담당했던 본부장, 운용담당임원 등이 포진하고 있어 그 어느 회사보다 운용 경험이 많다는 강점과 함께 충분한 성과 보상으로 인한 양질의 인력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타 증권회사보다 다소 인원이 적어 별도 파생팀을 구성하기보다는 캐피털 마켓 본부 내의 주식운용·채권운용 등에서 함께 파생상품을 다루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것을 이 이사는 강조했다. “트레이더의 몸값은 어느 정도의 수익 기여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므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사람에게 많은 몸값을 지불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력과 함께 영업력 확대를 위해서는 적합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사내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콩과 일본의 코메르츠와 CIBC 등에서 근무했던 그에게는 한국의 파생상품 시장 관련 문화가 다소 아쉽다. 그는 “외국에 비해서 우리 파생상품 인력 자체가 뒤처지지 않지만 근무 문화, 업무 효율성, 권한 등의 시스템이 받쳐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의 의사 결정이 실무가 아닌 위로 올라가야 하는 비효율적인 부문 등을 개선해 실무진의 의견이 적극 개진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나 판권이 없는 금융시장의 특성상 파생상품 분야의 경쟁도 결국은 자본력, 인력, 시스템, 문화 등의 수준이 결정할 것으로 내다본 이 이사는 한국이 아직도 규제 분야 등에서 미흡해 선진국에 비해 성장이 조금 제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금융기관은 헤지펀드 거래가 자유로운 반면 우리는 아직 그렇지 못하고 주식 거래세 부문도 시장을 제한하는 요소라고 부연했다. “파생상품은 아이디어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로 막을 수 있는 규제와 파생상품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 자율적이고 성과 중심의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점 등이 아쉽다”고 그는 밝혔다.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2008-08-28 17:46:54[파이낸셜뉴스] 국내 최대 골프멤버십 기업으로 자리잡은 퍼시픽링스코리아가 개인캐디에다 갤러리까지 허용하는 이색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열어 건전한 골프문화를 선도하는데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골프라이프 플랫폼 퍼시픽링스코리아(PLK·대표이사 장옥영)는 올해 아마추어 골프대회 '쌍쌍골프'를 새롭게 기획,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지금까지 아마추어 골퍼들이 즐겨오던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에서 탈피, 한조를 이룬 사람이 잘 칠 경우에도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방식이다. '쌍쌍골프'는 4명이 한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같지만 2인이 한조로 참여해 두 사람 가운데 잘 친 베스트볼을 스코어로 기록하게 된다. 퍼시픽링스코리아 회원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2인 1조'로 경기에 참여, 참가자들과 함께 골프대회 분위기를 만끽하며 어울릴 수 있는 장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4년 하반기 퍼시픽링스코리아 회원배 골프대회'로 기획된 '쌍쌍골프'의 '2인 1조'는 퍼시픽링스코리아 회원 2명이 참여하거나 회원 1명에 일반인 비회원 1명으로도 구성이 가능하다. 퍼시픽링스코리아가 마련한 '쌍쌍골프'는 이달부터 9월말까지 수도권과 영남권, 호남권에서 각 지역별로 예선전을 치르게 된다. 지난 8월 28~29일 이틀간 강원도 홍천에 있는 카스카디아CC에서 수도권 예선전을 성황리에 치른데 이어 오는 9월 30일 영남권 예선전을 부산 기장군에 있는 스톤게이트CC에서 개최한다. 호남권 예선전은 9월 24일 전남 나주시에 있는 해피니스CC에서 갖는다. 그런 다음 결선은 11월 20일 제주 롯데스카이힐CC 회원제 코스에서 샷건 방식으로 최종 강자를 가르게 된다. 결선전 경기방식은 예선과 동일하나 아마추어 골퍼가 마치 자신이 KLPGA 경기 주인공이 된 것처럼 워킹라운드, 개인캐디·갤러리 허용 등으로 이색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프로골프대회처럼 참여 선수들이 18홀 카트를 타지 않고 모두 걸어서 플레이하게 된다. 결선 참가자는 개인캐디를 섭외해 같이 경기를 할 수 있다. 캐디는 지인, 가족, 전문캐디 등 신분과 관계없이 가능하다. 참여한 캐디들에게는 특별한 캐디유니폼도 지급받게 된다. 전문캐디로 보이게끔 세계 명문대회 캐디유니폼을 모티브로 특별히 제작, 등뒤 공간에는 담당선수 이름도 크게 붙여 마치 메이저대회에 출전해 있는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개인캐디가 없는 경우 하우스캐디도 지정할 예정이다. 하우스 캐디에게도 같은 캐디 유니폼을 지급하게 된다. 결선이 치러지는 경기장에는 갤러리도 허용된다. 출전선수 가족이나 지인이 함께 자유롭게 경기장을 돌며 응원할 수 있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가 제주인 만큼 가족여행 중 하나의 이벤트로 구성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치러진 결선에서 우승한 1팀(2인)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릴 예정인 '2025 소니오픈 직관투어' 티켓의 주인공이 된다. 소니오픈을 경기장에서 직관하고 주변의 명문구장을 라운드하는 골프투어를 우승상품 등으로 통크게 푸짐하게 내걸었다. 퍼시픽링스코리아는 골프회원권으로 해당 골프장에서 본인만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존 회원권 제도의 불편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하나의 골프멤버십으로 국내외 가고 싶은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 새로운 골프문화 패러다임을 선도해가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7년 한국 론칭 후 설립 8년차에 접어든 퍼시픽링스 코리아는 지난 7년간 회원 1만명 달성과 국내 유명 골프장 180여곳, 전세계 1000곳의 골프코스와 제휴를 맺으며 국내 최대 골프 멤버십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회원들에게 멤버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간편한 예약 컨시어지 제공은 물론 계열사 '투어링스'를 통해 국내외 골프여행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토털서비스를 회원가로 제공 중이다. 장옥영 퍼시픽링스코리아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골프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뜻을 같이 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대회도 회원들에게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골프문화를 심어가기 위한 빅이벤트로 마련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8-31 09:58:15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마련된 1조원을 호황기를 맞은 원전사업에 투입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3사 대표들은 밥캣을 둘러싼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주주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4일 홈페이지에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5000억원 확보 등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밝혔다. 박 대표는 "추가 차입 여력과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여력은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며 "계획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어서 향후 5년 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로 향후 5년 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도 최근 전력 수요 확대로 수주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분할 비율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나 주가는 기업가치와 주식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상장 시점의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두산로보틱도 각사 대표이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주주서한을 내고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이번 사업재편 추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사를 비롯한 선도 업체들은 로보틱스회사들과의 협력 또는 인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하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장비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캐터필러의 2020년 마블로봇 인수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스캇박 대표는 기존 배당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사가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류정훈 대표는 두산밥캣의 네크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톱3 회사 도약, 5년 내 1조원 매출 달성 기대감을 언급했다. 류 대표는 "전문서비스 시장에 특화된 협동로봇의 강자 두산로보틱스와 건설, 물류, 농업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업력을 갖춘 두산밥캣이 결합하면 선점 업체가 없는 전문서비스 시장서 글로벌 톱3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시점에 제시한 3년 뒤 매출 목표 대비 50%의 추가 성장이 가능하고,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 3사 대표들은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하고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고 공통된 입장을 전했다. 3사는 임시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가 확보되는 오는 5일 주주서한 발송에 들어간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8-04 17:58:58[파이낸셜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마련된 1조원을 호황기를 맞은 원전사업에 투입한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3사 대표들은 밥캣을 둘러싼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주주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4일 홈페이지에 주주서한을 내고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차입금 7000억원 감소,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한 현금 5000억원 확보 등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밝혔다. 박 대표는 "추가 차입 여력과 1조원 수준의 신규 투자여력은 생산설비 증설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며 "계획된 수주는 회사의 원자력 주기기 제작 용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어서 향후 5년 간 연 4기 이상의 대형원전 제작 시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하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영국 등의 신규 원전 수주로 향후 5년 간 체코를 포함해 총 10기 내외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도 최근 전력 수요 확대로 수주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대표는 분할 비율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나 주가는 기업가치와 주식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분할 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수는 25% 감소하는 반면, 기업가치는 10%만 감소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상장 시점의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의 주당 가치는 두 비율의 차이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산밥캣, 두산로보틱도 각사 대표이사 명의로 홈페이지에 주주서한을 내고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무인화·자동화 트렌드'가 이번 사업재편 추진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당사를 비롯한 선도 업체들은 로보틱스회사들과의 협력 또는 인수,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두산밥캣도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과의 기술적 협력을 추진하던 중 두산로보틱스와의 통합이 효과적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장비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캐터필러의 2020년 마블로봇 인수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스캇박 대표는 기존 배당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사가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 류정훈 대표는 두산밥캣의 네크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톱3 회사 도약, 5년 내 1조원 매출 달성 기대감을 언급했다. 류 대표는 "전문서비스 시장에 특화된 협동로봇의 강자 두산로보틱스와 건설, 물류, 농업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업력을 갖춘 두산밥캣이 결합하면 선점 업체가 없는 전문서비스 시장서 글로벌 톱3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시점에 제시한 3년 뒤 매출 목표 대비 50%의 추가 성장이 가능하고, 5년 내 매출 1조원 이상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 3사 대표들은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하고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고 공통된 입장을 전했다. 3사는 임시주주총회 참석 대상 주주 명부가 확보되는 오는 5일 주주서한 발송에 들어간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8-04 12:07:08"오늘 수상한 강소기업들은 남보다 앞서 기술을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미래 산업을 주도할 역량을 갖췄습니다." 17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진행한 '2024 강소기업대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인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는 "올해 수상기업들은 △피부미용 의료기기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 △메모리반도체 △원격지원 솔루션 △2차전지 검사장비 △자율주행 반도체 △반도체 장비 등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수상한 비올은 독자적인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앞세워 피부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 신흥강자로 떠오른다. 벤처기업협회장상을 받은 디알텍은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를 상용화하며 주목을 받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상에 이름을 올린 제주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다.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 중 10%가량을 차지하는 저용량 제품 분야에 뛰어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울러 기업문화상을 받은 저스템은 반도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습도제어 솔루션으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성장상을 받은 인스케이프는 △카메라모듈 후공정 무인자동화 장비 △카메라모듈 완제품 검사장비 △2차전지 완제품 외관검사장비 △전력반도체 부품 검사장비 등을 보유한 '머신비전' 검사장비 업체다. 혁신상을 수상한 알서포트는 △원격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 △원격제어 '리모트뷰' △전화 원격지원 '리모트콜' 등 다양한 원격지원 솔루션을 갖췄다. 글로벌상을 받은 넥스트칩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수가 될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강재웅 팀장 강경래 강규민 강중모 장유하 기자
2024-07-17 18:43:35[파이낸셜뉴스] "오늘 수상한 강소기업들은 남보다 앞서 기술을 혁신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미래 산업을 주도할 역량을 갖췄습니다." 17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진행한 '2024 강소기업대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인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는 "올해 수상 기업들은 △피부미용 의료기기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 △메모리 반도체 △원격지원 솔루션 △2차전지 검사장비 △자율주행 반도체 △반도체 장비 등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강소기업대상 심사에는 임 교수를 비롯해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와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정책본부장,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화선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성장실장 등이 참여했다. 강소기업대상 수상 기업 선정 절차는 3단계로 진행했다. 우선 공모를 통해 후보기업을 모집해 공적서를 접수한 뒤 공적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다음으로 총 39개 후보 기업 공적서를 학계와 연구계, 기업계 전문가들이 평가해 개별 기업에 대한 점수를 산정했다. 끝으로 심사위원들의 평가점수를 종합해 산출한 총점과 평가의견을 고려해 최종 수상 기업을 선정했다. 그 결과, 중소기업중앙회장상에 비올, 벤처기업협회장상에 디알텍,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상에 제주반도체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우선 중소기업중앙회장상을 수상한 비올은 독자적인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앞세워 피부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 신흥강자로 떠오른다. 그동안 피부미용 의료기기는 레이저와 초음파(하이푸) 방식이 주류였다. 이런 가운데 비올은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고주파 방식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비올은 지름이 머리카락 두께인 30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에 불과한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해 통증 없이 피부 안에 고주파를 전달, 피부 재생을 돕는 방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 425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53%에 달했다. 벤처기업협회장상을 받은 디알텍은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5번째로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를 상용화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924억원에 달했다. 동영상 디텍터 '익스피드'는 해외 경쟁사 제품보다 선명한 영상과 기능을 제공하면서 △치과 △위장검사 △정형외과 수술 △혈관 시술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디알텍은 유방암 진단시스템 '아이디아' 등 진단시스템 분야에도 진출했다. 아이디아는 유방암 진단 시 짧은 시간으로 압박하면서 환자의 고통과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고선명도로 정확한 진단도 가능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상에 이름을 올린 제주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한 사례다. 통상 대기업이 '소품종 대량생산'인 고용량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하는 반면,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은 대기업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하지 않는 '다품종 소량생산'인 저용량 제품에 주력한다. 제주반도체는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중 10%가량을 차지하는 저용량 제품 분야에 뛰어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618억원 규모였다. 아울러 올해 강소기업대상에서 △기업문화상은 저스템 △성장상은 인스케이프 △혁신상은 알서포트 △글로벌상은 넥스트칩이 각각 수상했다. 기업문화상을 받은 저스템은 반도체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습도제어 솔루션으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2세대 습도제어 솔루션 'JFS'를 출시한 뒤 국내외 유수 반도체 업체들에 활발히 공급한다. 성장상을 받은 인스케이프는 △카메라모듈 후공정 무인자동화 장비 △카메라모듈 완제품 검사장비 △2차전지 완제품 외관검사장비 △전력반도체 부품 검사장비 등을 보유한 ‘머신비전’ 검사장비 업체다. 혁신상을 수상한 알서포트는 △원격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 △원격제어 솔루션 '리모트뷰' △전화 원격지원 솔루션 '리모트콜' 등 다양한 원격지원 솔루션을 갖췄다. 글로벌상을 받은 넥스트칩은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수가 될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2024-07-17 07:42:38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자로 결정되면서 향후 국내 항공화물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선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등에 업은 중소 화물항공사인 에어인천이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 확대와 업황 회복 속에 단기간 업계 강자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에어인천, 미주-유럽 사업 확대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을 선정할 예정이다. 인수 희망가는 약 45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2월 유럽연합 경쟁 당국(EC)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수·합병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번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EC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예상되는 미국의 기업결합 승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국 중 마지막으로 미국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에어인천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라는 점을 강조해 우선협상자 자격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중국과 동남아를 오가는 중·단거리 화물기가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707억원이다. 2022년 에어인천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가 인화정공, 한국투자파트너스 프라이빗에쿼티(PE), 신한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맺고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번 아시아나 화물 사업부 인수로 에어인천은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항공 화물시장, 회복세 예상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국내 항공업계 시장 점유율은 올 1·4분기 기준 19.4%로 대한항공(45.2%)에 이어 2위다.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모두 11대의 화물기를 운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최근 4분기 기준 3000억원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냈다. 항공 화물 사업은 경기에 영향받는 사업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분위기는 좋다. 지난 5월 인천공항의 수송 통계 발표를 보면 항공화물은 25만2700t으로 전년동기대비 16.4% 증가했다.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항공화물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강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전례 없는 특수를 누렸던 항공화물 사업이 엔데믹 이후 운임 정상화 과정에서 부진을 겪을 것이라는 시각이 컸다. 실제로 발틱거래소 항공운임지수(BAI)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운임은 지난해 1월 1㎏당 6.14달러에서 올해 1월 5.22달러로 떨어졌다. 2~3월에는 4달러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늘어난 수요가 운임 하락을 상쇄했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항공 화물은) 중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동량이 시황을 견인한 가운데 IT와 반도체 수요 역시 회복되고 있다"며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한 만큼 앞으로는 해운 병목에 따른 반사 수혜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6-16 18:44:45[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JLL(존스랑라살)은 JLL코리아 대표에 이태호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대표를 선임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대표는 6월부로 한국 내 JLL의 사업 운영 및 전략을 주도하고 관리하며, 캐피털 마켓(Capital Markets), 마켓 어드바이저리(Markets Advisory), 그리고 워크 다이내믹스(Work Dynamics) 사업부를 총괄한다. 그는 국내 및 해외 투자자와 임차 기업을 대상으로 매입매각 자문, 임대차 대행, 자산 및 시설 관리, 건축 및 프로젝트 관리 서비스 등 종합적인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을 이끌게 된다. 클라이언트 서비스 향상, 클라이언트 관계 강화, 조직 운영의 탁월성, 그리고 테크놀로지 및 혁신을 활용하여, 수준 높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는 최고 수준의 부동산 솔루션을 제공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 앨버트 오비디 JLL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고 운영 책임자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미래는 밝으며, JLL의 글로벌 전문성이 국내 부동산 업계와 클라이언트의 전략적 성장 플랜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보인다”며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이태호 대표는 아시아의 핵심 성장 시장 중 하나인 한국 시장에서 JLL이 신뢰 받는 파트너로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에서 2015년부터 9년 동안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이전에는 JLL 코리아 캐피털마켓(Capital Market) 사업부에서 지역 총괄 이사를 역임했다. 대림산업, HMC투자증권, ING부동산투자운용 등 주요 국내 및 글로벌 부동산 기업에서 다양한 리더십 역할을 담당했다. 로힛 해나니 JLL 아시아 태평양 지역 캐피털마켓 최고 운영 책임자는, “한국은 해외 자본 유치 및 투자에 있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글로벌 부동산 분야의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 대표의 세계적 수준의 투자 자문 경력과 광범위한 상업용 부동산 사업 실적은 국내 고객에게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제공하고 JLL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캐피털 마켓 사업의 지속적인 확장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LL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1분기에 미화 4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년 대비 73% 성장이다. 오피스 섹터는 낮은 공실률로 증명되는 안정적인 펀더멘털과 견조한 임대 수요로 인하여 주목을 받았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5-07 10:51:32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국가간 경제안보 강화가 확산되면서 한국경제를 이끄는 대표 전문경영인들의 대응능력과 리더십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책임자(CEO)뿐 아니라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C레벨의 역할이 세분화되면서 최고경영진에 대한 투자자와 자본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국내 경제계를 이끄는 주요 기업의 C레벨급 전문경영인들이 갖춘 경영 철학과 업무 스타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등을 조명해 기업 경쟁력과 미래 가치를 전망하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2022년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한종희 부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소통형 리더'다. 지난해 입사 1주년을 맞은 새내기 직원들과 만나 "혼나는 것에 겁먹는 것은 잠시다. 지금이 바로 도전하는 시기"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전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에 도전하는 삼성전자의 DNA를 '선배'로서 심어준 것이다. 신입사원 때부터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조직문화 개선과 제품 혁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이어온 그다. 한 부회장은 '소통이야말로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글로벌 위기를 돌파하는 최상의 경영 전략'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 35년 이어온 소통의 리더십한 부회장은 2021년 삼성전자의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주도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한 조직문화 혁신 차원이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구성원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인 'DX 커넥트', 소규모 간담회인 'JH 원테이블' 등이 대표적인 시도다. 지난해 '원테이블'에 참석한 한 직원은 "조직에서 기준으로 삼는 지표들을 시대나 환경의 변화에 맞게 빠르게 바꿨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경청한 한 부회장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나부터 시작하자"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말고, 리더나 선배가 시킨 업무여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시도하는 '룰 브레이커'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1988년 1월 인하대 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35년간 외길을 걸어온 한 부회장의 조직문화에 대한 경영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한 부회장은 입사 21년차에 상무에 올라 2022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르기까지 조직문화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이어왔다. 사원 시절 어깨너머로 3~5년차 선배들을 보면서 자신이 만약 선배의 위치에 있다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를 항상 생각했다고 한다. 임원이 된 이후에는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던 것으로 유명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된 이후에도 소통의 리더십은 이어졌다. 2022년 6월, 퇴사하는 임직원이 쓴소리를 남기자 "회사에 쓴소리를 해주는 소중한 인재를 놓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라며 "임직원의 업무 만족도나 임직원이 경험하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책을 통해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JH의 서재'도 운영하고 있다. 분기별로 한 부회장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인사이트를 얻은 책을 사내 직원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한 부회장은 추첨을 통해 100명의 직원들에게 추첨도서 1권을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써드 씽킹'이라는 책을 추천했다. 그는 "의식적 사고 외에 '무의식 사고'라는 제3의 영역을 통해서 복잡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오히려 쉽게 결정할 수 있다"며 "무수히 많은 의사 결정들 속에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차원"이라고 했다. ■ 위기 속 고객만 쫓은 유연의 경영철학한 부회장은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12월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부회장에 올랐고, 2022년 3월 '샐러리맨의 신화'인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지난 30년간 액정표시장치(LCD)부터 발광다이오드(LED)에 이르기까지 삼성전자의 거의 모든 TV 개발에 참여한 'TV 전문가'다. 삼성전자가 2006년 이후 글로벌 TV 시장 1위(매출 기준)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위기도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불황과 수요 감소가 이어지며 생활가전(DA)과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반면 가전을 놓고 경쟁하는 LG전자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때 한 부회장은 위기 극복이라는 과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는 선택을 했다. 2020년 1월 CES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영원히 안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2년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올해 올레드 TV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다. 소비자들이 찾고 원한다면 올레드 TV 라인업과 생산능력을 당연히 늘리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삼성 TV사업의 위기 앞에서 불필요한 자존심과 고집을 과감히 버린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해 10년 만에 OLED TV 시장에 복귀하면서 경쟁사의 패널을 채택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오직 소비자들의 니즈만 고려한 한 부회장의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OLED TV 시장 점유율(옴디아 기준) 22.7%로 세계 2위에 올랐다. OLED TV의 강자 소니를 1년 만에 끌어내리고,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LG전자를 빠르게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한 부회장은 손자병법의 구지편에 나오는 '동주공제(同舟共濟)'를 깊이 새기고 있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강풍을 만났을 때 배에 탄 모두가 힘을 합쳐 노를 젓자 안전하게 강을 건널 수 있었다'라는 의미다. 뛰어난 소수보다 많은 구성원들이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조직이 더 낫다는 한 부회장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약력 △1962년생 △1988년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88년 삼성전자 VD사업부 개발팀 입사 △2001년 삼성전자 VD사업부 직시형TV랩장 △2003년 VD사업부 LCD TV랩장 △2006년 VD사업부 개발3랩장 △2007년 VD사업부 개발2그룹장 △2011년 VD사업부 상품개발팀장 △2013년 VD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2017년 VD사업부장 사장 △2021년 12월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2022년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4-15 18: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