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 북구 덕천로터리에 위치한 '갤러리 유피(Gallery UP)'는 오는 8일부터 8월 1일까지 김미현 작가 여섯 번째 개인전 'PLATFORM 6½' 시간여행자 모두를 위한 여정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도피성'과 '기차', '시간여행'이라는 상징적인 모티브를 통해 인생의 여정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선택과 사유, 그리고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활동 중인 김미현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회화과 석사 학위를 취득, 사실적이고도 섬세한 유화 작업을 기반으로 감정의 시각화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시간여행자 시리즈 신작 시간여행자 시리즈 신작 17점과 소품 사이즈 작품 8점 총 25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상징적인 인물들을 통해 사라진 듯 잊혀진 시간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 사유의 틈에서 지금 내가 가야 할 길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철학이 작품에 담겨 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바라본 풍경은 한 객체가 아닌, 연속적인 흐름과 잔상으로 남습니다. 그 순간들은 인지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가고, 때로는 아예 기억되지 않기도 합니다." 김미현 작가는 이를 '피크노랩시(Picnolapsy)', 즉 '기억부재증' 현상에 비유한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정과 순간을 흘려보냈을까. 작가는 "이번 전시는 시간여행자의 기차 안에서 무심코 지나친 그 순간들에 멈춰 서서 중요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라 말한다. 전시장에는 각각의 등장인물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 희망과 절망, 빛과 어둠을 오가는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동화 속 주인공, 히어로와 악당, 그리고 우리들…누구나 탑승이 가능하며, 모두가 특별한 자신의 시간과 마주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전시 제목인 'PLATFORM 6½'은 한 영화에 등장한 '9와 3/4 승강장(Platform 9¾)'에서 차용해 완성되지 않은 여정의 시작점을 의미한다. 숫자 '6'은 도피성의 수를, '½'은 미완성과 가능성을 상징한다. 이 공간은 단순히 죄를 숨기는 공간이 아닌 삶을 되돌아 보며 새로운 여정의 시작점을 나타낸다. "평범함 속에서의 작은 빛은 가치없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완전한 어두움 속에서는 그 빛 조차 찬란하게 빛나 듯이, 제 작업이 일상의 어두운 이면에 작은 빛이 되길 소망합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찾는 관람객들이 각자의 인생 여정 속 잊고 있던 순간들을 되새기고 삶의 목적지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7-01 15:56:53[파이낸셜뉴스] "그림에서든, 조각에서든 나의 어떤 맑은 기운과 관조자의 맑은 기운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길 소망한다." 한국 실험 미술의 선구자 이강소 작가(82)가 50년간 걸어온 실험 미술과 사유의 여정을 응축해 보여주는 전시가 서울 이태원에서 열린다. 글로벌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은 이 작가와 손잡고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는 첫걸음인 개인전 '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전(展)을 오는 8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9월 이 작가가 타데우스 로팍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전시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독창적이고도 선구적인 위치를 확립한 그의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설치,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품 20여점이 소개된다. 전시 제목 '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는 퇴계 이황의 시조 '도산십이곡' 제2곡에서 인용됐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자아를 우주적 질서에 조율하고자 했던 퇴계의 세계관은 이 작가가 예술에 임하는 자세와도 겹친다. 이 작가는 "퇴계의 자연관에 깊이 공명하며, 나의 예술 또한 자아를 표출하거나 고정된 실체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흘러가는 세계의 흐름과 조응하는 행위"라며 "마음과 우주가 하나가 되면 이때 나도 남도 탈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회화는 동아시아 수묵화의 사유와 서예적 붓질, 인상주의적 색채가 공존한다. 그의 유려한 붓놀림은 윌렘 드 쿠닝, 사이 톰블리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는 자아를 전면화하기보다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상태를 지향한다. 전시장 입구에 배치된 회화 대표작 '섬에서-03037(2003)'는 안개처럼 흐릿하게 번지는 기운 위에 수직으로 교차하는 선들을 통해 섬이나 해안가와 같은 풍경을 연상시킨다. 이런 형상은 구체적인 대상을 묘사하기보다는 관람객들의 기억과 감각을 자극하며 작품을 마주한 각자 만의 해석에 다다르게 된다.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 속 풍경이나 경험을 투영함으로써 작품과 관계를 맺고 그로써 개인적인 의미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이 작가는 전했다. 또 다른 회화 대표작 '청명淸明-16229(2016)'은 유려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붓놀림이 서예와 수묵화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가 엿보이며 대담하고 즉흥적인 필치가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이런 표현은 단순한 형상이나 구성의 차원을 넘어 작가의 신체적 리듬과 정서적 에너지가 응축된 움직임의 흔적으로 작용하며 작가 고유의 '기운생동'의 에너지가 작품 전반에서 여실히 확인된다. 조각 역시 회화의 제스처가 공간으로 확장된 결과다. 청동작 '무제‑94095(1994)'는 평면의 붓질을 입체로 구현했다. 타는 '배'를 둘러싸고 놓인 조각 덩어리들은 작가 특유의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붓놀림을 연상시키며 회화에서 나타나는 필치의 에너지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듯한 형상을 띤다. '팔진도(1981/2017)'도 마치 솟아오른 산맥처럼 공간을 장악하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는다. 이 작품은 중국 삼국지 최고의 전략가인 제갈량의 전략에서 착안한 것으로, 적을 교란시키기 위한 전술적 진형인 팔진도에서 영감을 받아 여덟 개의 문을 갖춘 구조로 설계됐다. 특히 이 설치는 장소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며 무한히 변주될 수 있도록 고안했다. 겉보기에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그 내부에는 관람객이 스스로의 길을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질서 있는 동선이 숨어있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구성한 팔진 속으로 들어가 직접 길을 찾아가며 각자의 속도와 흐름에 따라 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타데우스 로팍 측은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판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폭넓게 아우른 전시"라며 "한국 현대미술에서도 독창적이고도 선구적인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하는 자리"라고 평했다. 한편, 이 작가는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비롯해 테이트 모던, 구겐하임 미술관, 브루클린 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며 국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2021년 갤러리현대 개인전에서는 '청명' 시리즈와 '강에서' 연작을 통해 '기(氣)'의 표현을 강조하며 유럽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6-26 09:51:51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파티클에서 정지숙 작가의 개인전 ‘탐험의 시작 Exploration step 1’을 오픈했다고 18일 밝혔다. 8월 3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알에서 깨어난 존재 ‘X’가 세상 밖으로 나와 겪게 되는 ‘탐험’의 여정을 작가만의 조형 언어로 시각화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도예 작품과 대형 조각, 픽셀 기반 영상, 고객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공간 속에서 감각적인 작가의 내면 세계와 자아 탐색의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인 ‘탐험의 시작’은 작가 자신의 세계이기도 한 ‘껍데기’가 무너지는 경험 이후 펼쳐진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새롭게 펼쳐진 세상을 즐거움과 호기심으로 마주하는 삶의 태도를 작가는 ‘탐험’이라는 비유적인 단어로 표현해냈다. 이어 독특한 형태와 다채로운 색감의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 스스로가 세상을 탐험하는 듯한 경험을 전하고자 했다. 작품을 보는 이들 모두 자신의 ‘껍데기’, ‘장애물’에 대해 생각해보며 더 자유롭고 즐거운 삶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기도 한 네 점의 대형 작품을 통해 정지숙 작가는 세상을 탐험하며 마주하게 되는 장애물을 형상화했다. 작가는 자유를 추구하는 자신의 바람에 걸림돌이자 극복하고 싶어하는 대상을 장애물로 간주했다. 이 중 ‘비대한 자아’를 나타낸 작품은 나다운 모습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더 자유로운 존재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 밖에도 돌멩이 형태의 작은 소품을 통해 ‘탐험하듯 살아가는 인간 존재’를 귀엽게 형상화한 작품에는 전시장의 모든 요소들이 하나의 주제로 모아지는 영화 같은 전시로 완성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에서 후지필름은 관객의 경험과 감정을 접목한 특별 체험 콘텐츠도 준비했다. 관람객들은 조형 언어로 시각화된 작가의 작품 및 영상물을 관람한 후 자신만의 X를 다양한 아이템과 코스튬으로 꾸며볼 수 있다. 또 탐험지도 형식으로 제작된 전시장 맵과 함께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며 자신만의 탐험지도를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알에서 깨어난 존재인 ‘X’와 함께 탐험하는 듯한 경험도 마주해 볼 수 있다. 전시장에 준비된 보드게임에 참여해 당첨된 관람객에게는 정지숙 작가가 직접 만든 오브제 또는 아트웍을 활용한 굿즈가 제공된다. 후지필름 코리아 임훈 사장은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와 세상을 향한 관찰을 통해 감각적인 조형 세계를 쌓아온 정지숙 작가가 새로운 탐험의 첫 걸음을 후지필름 파티클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작가의 성찰과 감정이 담긴 개성 있는 작품들을 매개로 관람객들이 ‘껍데기’를 벗고 자유롭게 탐험하며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5-06-18 08:40:41한국화가 이길우가 'All kinds of things'로 새로운 감각을 깨운다. 이길우는 오는 21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 'All kinds of things'를 연다. 향불작가라 불리우는 한국화가 이길우의 작품은 향불로 한지를 태워 생긴 수많은 구멍으로 형성된 하나의 이미지와 또 다른 이미지를 중첩, 배접하고 코팅하여 완성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화면을 선사한다. 사실적인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그만의 독특한 재료인 향불로 드러나는 구멍을 통해 두 중첩 이미지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는 2003년 늦가을 어느 날, 우연히 올려다 본 은행나무의 마른 잎 무더기가 역광에 비쳐 까맣게 그을려 보인 것에 착안하여 지금의 작업방식의 모티브와 영감을 얻었다. 특히 가족이나 주변 인물들을 등장시킨 초기 작업을 거쳐, 대비되는 동서양의 정서를 한 화면에 넣은 동문서답 시리즈 등을 선보인 바 있고 최근은 신문과 염색한 한지 콜라주 등 다양한 화면구성을 시도, 새로운 창작 방법을 지속해서 탐구하고 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2025-06-08 10:32:26프랑스 화장품 기업 시슬리 파리가 주최한 ‘시슬리 젊은 작가상’의 첫 수상자인 곽소진 작가가 개인전 <클라우드 투 그라운드(Cloud-to-Ground)>를 지난 5월 19일 서울 한남동 리플레이스 H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시슬리 글로벌 부회장 크리스틴 도르나노와 시슬리 코리아 홍병의 사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공식 오프닝 행사를 갖고, 기자 및 미술계 관계자, 아트 인플루언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크리스틴 도르나노 부회장은 한국의 역동적인 예술계에 경의를 표하며, 시슬리의 첫 국제 예술 프로젝트를 곽소진 작가와 함께 한국에서 시작하게 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곽 작가의 독창적 접근과 풍부한 창의성은 시슬리가 추구하는 예술적 비전과 맞닿아 있으며, 큰 영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전시에서는 곽소진 작가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작한 작품들과 함께 신작 <이진탐색(Binary Search, 2025)>을 포함한 신작들을 공개했다. 작가는 기술, 감각, 사물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감응과 상호작용을 포착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를 예민하게 탐색해왔다. 전시 제목 ‘클라우드 투 그라운드’는 자연현상인 낙뢰에서 착안해, 전류처럼 보이지 않던 흐름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연결되는 순간을 시각화한 것이다. ‘시슬리 젊은 작가상’은 시슬리 파리의 문화 프로그램 ‘트와 생끄 프리들랑(Trois Cinq Friedland)’의 일환으로, 프랑스에서는 2019년 시작되었고,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도입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졸업생을 대상으로 우수 신진작가를 선발해 창작 환경을 지원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심사는 크리스틴 도르나노 부회장을 비롯해 세계적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 임민욱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곽준영 리움미술관 전시기획실장,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 정일주 <퍼블릭아트> 편집장 등 총 10인의 미술계 전문가가 참여해 공정하게 이뤄졌다. 곽소진 작가의 개인전은 감각과 사유, 기술과 생태가 얽힌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조망하는 자리로, 앞으로의 예술적 여정을 기대케 하고 있다.
2025-05-30 10:32:29[파이낸셜뉴스] 전시실에 걸린 작품들은 사진이 아니었다. 사진과 구별이 안 될 정도의 정교한 그림이었다. 솜털 하나, 눈빛의 그늘까지 전부 붓으로 그렸다. 강강훈 작가는 그림을 통해 실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보여준다. 회화들이 각각 하나의 '초상'이자 시간 속에 포착된 '기억의 장면'처럼 존재하게 하는 강강훈 작가 개인전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 지하 1층 조현화랑 서울에서 오는 7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2년 이후 2년 반 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200호 대작 4점과 인물·목화를 소재로 한 신작들이 소개된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목화는 2022년 작고한 강 작가의 어머니를 상징하며 자연물에 깃든 특별한 존재를 의미한다. 목화는 흰머리나 손처럼 부드러운 솜털과 잎사귀를 통해 새로운 생명을 품는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는 세대 간의 이어짐과 변하는 존재를 나타내며 존재와 부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보여준다. 목화 그림에서 생략된 디테일, 두꺼운 물감의 질감, 절제된 색상은 독특한 시각적 특징을 만든다. 물질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너머의 초월적인 세상을 향하며 추상적인 표현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다. 강 작가는 이를 통해 자연 속 변하는 존재, 생명의 지속성, 영혼과 같은 비물질적인 주제를 강조한다. 자신의 딸 얼굴과 함께 놓인 목화, 그림 속을 비추는 빛과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세대를 이어 지속되는 존재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또 계속해서 사라지지만 새롭게 이어지는 존재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시각적인 상징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 모든 것이 강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 온 회화의 본질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또 다른 대표작 '해는 진다', '비는 그친다', '모든 건 스쳐 지나간다' 등은 서정적인 제목처럼 자연의 현상에서 일어나는 메타포들이 인간의 정서로부터 일으킨 풍경이 되길 바라고 작업에 임했다. 어머니를 잃은 이후 일어난 모든 현상들에는 메타포가 작용했고, 특히 자연의 현상으로부터 느껴진 바가 강했다고 강 작가는 설명했다. 그는 "비는 우리에게 시련의 메타포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결국 그치고 해는 든다"며 "만물과 자연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메타포를 통해 창을 만들고 바라보게 되며 세계를 구성하는 가치는 그렇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향후 강 작가는 아직은 인물화 불모지인 국내에서 인물화의 본질을 알리고 계속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의 모습을 그려서 인간의 존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라며 "다루기 힘들고 시장의 수요가 적다해서 우리의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면 나의 소명에 눈을 감아버리는 짓이다. 이같은 작은 소명들이 모여서라도 인간의 존재와 인류애를 생각하게 된다면 인물을 그리는 일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화랑 측은 "강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온 회화의 본질, 보이는 것 너머의 ‘느껴지는 것’은 이번 전시에서도 강하게 발현된다"며 "그는 과거와 미래라는 폭넓은 주제를 구상(사실적인 그림)과 추상(비구상적인 그림)의 경계에서 선보이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의 인물화 연작은 어떤 대상을 단순히 재현의 차원에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내면의 세계로 진입하게 해 관람자를 진정한 자아와 대면하도록 유도한다"며 "특히 작품의 소재로 간간이 등장하는 그의 딸은 작가 자신을 투영한 것인데 강 작가를 닮은 한 인생의 찰나를 놓치기 싫다는 데서 연유한 작업은 자유로운 물감의 형태들과 함께 유동적으로 표현된다"고 전했다. 한편,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다. 또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 전 세계 다양한 아트페어에서 작품이 모두 팔릴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5-29 11:36:01[파이낸셜뉴스] 부산 북구 덕천로터리 유니다로얄빌딩에 위치한 '갤러리 유피(Gallery UP)'는 인연이라는 주제로 '내가 사랑하는 핑크색 앵무새 이야기를 그리는 화가 응고 개인전 '어떻게 인연이'를 열고 있다. 이 전시회는 지난 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화가 응고는 특정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순수한 감정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가장 온전한 감정의 형태로 한 컷의 만화로 전개되며, 화가는 어릴 적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던 매체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순수함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고, 바쁘고 반복된 일상에서 표현의 감정을 둔하게 만든 우리의 삶에 단순하며 생동감있는 만화의 한 컷과 그 속의 글을 보게 된다면 잠시 자리에 멈추고 생각할 수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번 화가 응고의 세번째 솔로 전시회 '어떻게 인연이'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린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을 만나고 헤어지며 그 사이에서 수많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좋은 인연과 그렇지 않은 인연 들도 자신의 바램과 무관하게 지나가며 놓치고 싶지 않던 인연마저 어쩔 수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인연'이라는 주제의 전시인만큼 작가와 갤러리는 전시기간 동안 판매되는 작품과 이번 오프닝(5월 10일)에 한정판매 되는 굿즈를 기부 행사로 진행할 것임을 알렸다. 많은 분들이 좋은일에 동참해 점차 삭막해지는 사회에서 스쳐가는 인연의 소중함, 따뜻한 마음에서 오고 가는 정을 느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해왔다. 예술은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는 것, 그 감상은 온전히 당신의 몫이다. 성소윤 갤러리 유피 대표는 "관람객과 작품 사이에 존재해왔던 '전시의 벽'을 허물고, 보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5-05-10 13:07:39【인천=전상일 기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LIV 골프 코리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동시에 석권하며 '헐크'의 위용을 과시했다. 디섐보는 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9언더파 197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찰스 하월 3세(미국)와의 격차는 2타 차였다. 디섐보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전 상금 400만 달러와 단체전 우승 상금의 25%인 75만 달러를 합쳐 총 475만 달러(약 66억6000만원)를 획득했다. 그는 "코리안 바비큐와 갈비를 정말 좋아한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향후 한국 방문 의사를 밝혔다. 디섐보는 전날 2라운드까지 2위 그룹에 4타 차로 앞선 단독 선두였으나, 이날 하월 3세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하월 3세는 11번 홀부터 15번 홀까지 5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디섐보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하월 3세가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주춤한 사이, 디섐보는 17번과 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단체전에서는 디섐보, 하월 3세, 폴 케이시(잉글랜드),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로 구성된 크러셔스 팀이 35언더파를 합작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주요 선수들의 개인전 순위로는 욘 람(스페인)이 8언더파 208타로 공동 7위, 브룩스 켑카(미국)가 5언더파 211타로 공동 17위를 기록했다. 반면 필 미컬슨(미국)은 7오버파 223타로 54명의 출전 선수 중 50위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민규가 2오버파 218타로 공동 42위, 장유빈이 5오버파 221타로 공동 48위를 기록했다. 케빈 나(미국)는 1언더파 215타로 더스틴 존슨(미국) 등과 함께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앤서니 김(미국)과 대니 리(뉴질랜드)는 각각 11오버파와 12오버파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LIV 골프는 2022년 6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5-04 18:15:17[파이낸셜뉴스] 노루페인트는 아라리오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백정기 작가 개인전에 친환경 페인트를 협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협찬은 예술 전시 공간 내 벽면 및 구조물에 친환경 페인트 '순&수 올커버'를 적용한 것으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공간의 색채 연출과 분위기 조성에 중점을 뒀다. 특히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낮은 친환경 제품을 사용했다. 백정기 작가는 감각적인 색채와 대담한 조형 언어로 주목 받는 현대미술 작가다. 2007년부터 치유와 보존, 재생, 자연, 욕망 등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아라리오에서 열리는 개인전은 사진과 조각 등 전통적인 예술 매체에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과학 기술을 접목, 존재의 유한함과 무한함의 모순을 탐구한다. 노루페인트의 섬세한 색상과 안정성 높은 도료는 작가 의도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며, 전시 전반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페인트 색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예술가의 창의적인 표현을 돕는다"며 "지속가능한 전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예술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5-04-27 09:33:13김조안 작가가 오는 4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올에서 개인전 '스페이스닷'을 개최한다. 현실과 무의식의 경계를 탐구하여 무의식에서 올라온 인간본성과 마주하며 수없이 쌓아올리고 흐트러트리는 과정을 통해서 무의식의 세계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자 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무의식과 기억,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부재를 시각적으로 탐구하여 무의식의 흐름과 에너지를 작품에 담고자 했고 추상적인 점과 선이 더해져 시각화되어져 보여 진다. 김조안 작가는 응축된 점에서 흐트러트린 무중력의 먼지 같은 점이 이번 작업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라고 했다. 어떤 시공간에서도 날아가지도 가라앉지도 떠밀리지도 않는 고요하고 무심한 점을 만나고 마주하는 작업, 바로 그것이 이번 전시 '스페이스 닷' 작업이라고 한다. 허투루 뿌려진, 우연히 생겨난 점이 아닌, 깊은 통찰과 응시를 통해 모아진 응축되고 함축된 덩어리들의 집합체, 그런 응집의 점과 점이 선을 이루고 또 다른 선과 선이 모여 하나의 작품 면이 되고, 그 작품과 그 작품세계가 만나서 켜켜이 쌓이고 쌓여 자신만의 공간을 창출하고자 했다. 작가는 그 작업을 통해 내 안의 무의식의 방을 만들고 더 깊은 작업을 행해 한없이 넓히고 뻗어나가고자 했다. 진정한 몰입을 통한 물아일체의 시간, 내 그림과 나 사이에 더 이상 어떤 것도 없는 깊은 고요 속으로 들어가 결국엔 자신이 우주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부질없게도 작가는 그렇게 만든 우주를 이제 거꾸로 해체하는 작업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원했다. 내가 나만의 우주에서 내 방으로 돌아와 풀어 헤친 선이 되고 하나의 점이 되는 해체의 시간을 통해 무수히 만들고 흩어버리는 우주의 먼지가 되는 무중력의 나와 오롯이 만나고자 했다. 어떤 중력이나 끌림에도 흔들리지 않는 온전한 나를 원했다. 이번 작업은 잘 만들어진 방과 드넓은 우주가 아닌 언제든 생성하고 사라지게 하는 응축의 덩어리 점들이 산산이 파괴되어 허무한 먼지가 되는 순간을 맞닥트리고 또 다시 그것들을 켜켜이 쌓고 묵묵히 행하여 수없이 생겨나고 부서져 결국 내 앞에 무한히 펼쳐진 우주 먼지를 찾아가는 작업이다. 이는 곧 무의식 속에서 끌어올린 자아 즉, 나를 찾는 과정이며 내가 우주고 또 내가 우주 먼지인 한없이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겹겹의 깊은 고요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김조안 스페이스 닷 작가노트 중> 김조안 작가는 내면의 불안과 욕망, 자아 탐구를 중심으로 한 예술작업을 꾸준히 펼쳐나가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는 중앙대학교 공연영상학부 사진전공을 졸업하고, 국립한경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디자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또한 한국국제조형미술협회 청람회와 한국사진교육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진 및 미술전시에 참여했다. 지난 3월 22일에서 26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 VILLA BURBA-RHO 특별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교류전 '동방의 향기'에 참여했고, 4월 2일에서 8일까지 열린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호접지몽' 여성작가초대전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사진과 그림을 통해 자아탐구와 예술적 승화를 시도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은 자전적 경험과 깊은 무의식을 바탕으로 인간 내면의 복합적인 심리와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관람객에게 깊은 공감과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2025-04-18 13: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