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작품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자연환경과 인간입니다. 자연의 신비로움에서 발견되는 유기적인 선의 리듬과 형태를 의식적이 아닌 상태에서 받아들여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한국 금속공예의 거장인 김홍자 작가가 딱딱한 금속으로 유기적인 형성과 다듬어진 기술을 선보인다. 김 작가의 개인전 '인연의 향연(The Feast of The Fates)'이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지난 1994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 '김홍자 금속 작품전' 이후 30년 만에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제작된 금속 조각을 비롯해 섬세함이 돋보이는 주얼리, 웅장한 의례용 그릇, 화려한 장식의 거울까지 김홍자의 지난 30여년의 예술적 여정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1년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인 그는 동아시아 미학과 서구 모더니즘의 창의적인 융합 및 다양한 금속 재료와 기법을 통해 금속이라는 매체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했다. 인간과 자연풍경을 모티프로 삼는 그의 작품은 확고한 디자인 철학과 고도의 금속공예 기술의 집약체이다. 고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그의 작품에 대해 "김홍자의 작품세계는 조형과 인간성이 잘 조화된 상태"라며 "금속이라는 딱딱한 재료를 유기적인 형성과 다듬어진 기술로 살아있는 호흡을 느끼게 한다"고 평한 바 있다. 전시장 1층에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인물 형상의 금속 예술 작품을 시작으로 주전자, 잔, 쟁반, 거울 등 다양한 기능과 용도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도교에서 '선'과 '자비'를 상징하는 불사조(봉황)가 올라간 작품 '불사조'에서는 은 표면 위의 금부 기법이 돋보인다. '대부'와 짝을 이루는 '대모'에서는 은과 금부, 옻칠의 정교한 조화를 통해 작가가 다양한 금속공예 기법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2층에는 한국 전통 창살문을 연상시키는 '프리 댄스', '회상 I'을 중심으로 칠보, 거울, 실크에 포토 프린팅 등 다양한 평면 작업이 전시된다. 2000년대에 제작된 평면 작품 '하와이 이민사'에는 동서양의 다양한 도시와 문화를 거친 삶의 여정을 녹여내려 했던 작가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 실크에 디지털 사진을 프린팅하고 그 위에 붓 자국을 남기며 얹은 유화 물감과 은의 질감이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는 청년 시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대표작 '돌아가는 당신과 나(2022)'에 사용된 녹청 기법은 그가 미국에서 익힌 서양의 금속공예 기법이다. 김 작가는 이 기법을 1980년대 홍익대에서 풀브라이트 초청 교환교수로 금속공예를 가르치던 시기부터 우리나라 금속공예계에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꿋꿋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가 그려진 남성의 형상을 한 '대부(2022)'와 짝을 이루는 '대모(2012·2023)'에는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여성을 상징하는 연꽃이 표현돼 있다. 특히 은과 금부, 옻칠의 정교한 조화를 통해 김 작가가 다양한 금속공예 기법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무지개풍경 VII(2012)' 속 빛나는 금박, 은과 강하게 대비되는 착색된 동과 브론즈(청동)는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다. 몽고메리 칼리지 미술학과 교수이자 갤러리 디렉터인 제임스 L. 브라운은 "비대칭적인 구성은 허공에 힘들이지 않고 그림을 그려나간 듯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며 "축소된 풍경 속에 흔히 쌍으로 등장하는 우아한 인물들은 고도로 추상화된 선적 요소로 조화롭고 활기찬 공간 속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밖에 '봄의 행진(2013)'은 유년 시절 보았던 수련을 떠올리며 그려낸 정겨운 풍경으로, 자연에 대한 그의 애정이 담겨있다. 김 작가는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철저히 조형화된 화면을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시적인 삶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현대화랑 측은 "김 작가 작품 세계는 조형과 인간성이 잘 조화된 상태"라며 "금속이라는 딱딱한 재료이지만 유기적인 형성과 다듬어진 기술에 의해서 살아있는 생의 호흡을 느끼게 한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21 13:39:49[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은 개관 30주년을 맞은 포스코미술관에서 다음달 8일까지 추상화가 하태임 작가의 개인전인 '하태임, 강박적 아름다움에 관하여' 전시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하태임 작가는 파리 국립미술학교 출신으로 ‘컬러밴드(색띠)’라는 특유의 화풍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강렬하고 다채로운 색의 띠를 역동적이고 조화롭게 배치해 관람객들에게 활력과 리듬감을 전해왔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프랑스 유학 시절 타국에서 마주한 소통의 어려움과 내면의 이야기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담아낸 초창기 작품인 1995년작 'Sans Titre'와, 작가의 대표적 화풍인 컬러밴드의 정수가 담긴 2024년작 'Un Passage No.241036' 등 작가의 활동 전반에 걸친 예술세계를 대형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향기 디자이너인 레이몬드 매츠와의 협업을 통해 작품의 주제를 담아 만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향기를 하태임 작가의 작품과 함께 배치했다. 레이몬드 매츠는 미국의 영향력 있는 향기 디자이너로, 할리우드 여배우 엘리지베스 테일러의 시그니쳐 향수 등 을 디자인한 바 있다. 전시회는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440 포스코센터 지하1층 포스코미술관에서 별도의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1-19 14:45:26[파이낸셜뉴스] 서양화가 박용우 화백이 오는 6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부산진구에 위치한 정준호갤러리에서 열한번째 개인전을 연다. '1만호 낙엽의 흐름 속으로'라는 이름으로 총 31점을 선보이는 여는 이번 전시회 오프닝 행사는 6일 오후 6시 개최될 예정이다. 박 화백은 작가 노트를 통해 낙엽이 있는 나무는 추운 겨울을 잘 넘기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낙엽은 나무에 달려 있는 열매의 영양분을 앗아 가지 않겠다는 삶의 의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서 이런 성숙한 낙엽 위에 언어들은 악기들, 세계 각국의 자동차들로 상징되어 그 흐름 속에서 우리에게 삶의 희로애락에서 평온을 찾아가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낙엽 위에서 흐름의 시간은 큰 쾌락이나 만족보다 삶에 대한 관조와 성숙함을 상징하는 낙엽, 그와 함께 하는 하모니로 상징하고자 했다. 나아가 작가에게는 1만호 작품이라는 긴 여정을 통해 현재 4000호 작품의 낙엽 속으로 어우려져 우리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예술로 승화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석사)한 박 화백은 지금까지 부산과 서울에서 개인전·초대전 11회, 그룹전 212회를 가진 바 있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 (사)목우회, 한국미술협회, 산미술협회, 신우회, 선상회, 금빛사상미술협회, 산미술연구회 회장 등으로 활동 중인 박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을 비롯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박 화백 작업실은 부산시 금정구 두구동 529 (태산농원 내) 태산화실이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11-01 10:19:37김재원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draw happiness’가 2024년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신관 2층 갤러리경북에서 개최된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평소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부드러운 말투와 다정한 안부 인사를 건네는 김재원 작가의 ‘draw happiness’는 그의 첫 개인전으로, 작가가 ‘행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자신이 느끼고 표현하는 감정들을 작품에 담았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들을 사랑하며 자랐던 김재원 작가는 작품 속에서 다양한 동물들이 미소 짓는 모습을 통해 행복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동물들에서 김재원 작가가 느낀 ‘공존’과 ‘따뜻함’의 감정이 드러난다. 작가의 주요 경력 김재원 작가는 스페셜아트 소속으로, 신한서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적 역량을 키워왔다. 2021년 인영갤러리에서 열린 ‘Hello Special Arts!’, 2023년 ‘ARTNOMAD ARTFAIR’ 등 다양한 기획전과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예술적 과정들을 한 공간에서 꾸려낼 예정이다. 전시 주요 작품은 ‘노을지는 목장’(2023, 캔버스에 유화, 116.8x 91cm), ‘무지개 동산’(2023, 캔버스에 아크릴, 90.9 x 72.7cm), ‘엄마 사랑해요’(2023, 장지에 오일파스텔, 116.8 x 91cm), 무지개 얼룩말(2024, 장지에 유화, 72.7 x 60.6cm), 행복한 가족(2023, 장지에 오일파스텔, 87 x 112cm) 등 이다.
2024-10-29 10:53:21[파이낸셜뉴스] "제가 미혼인 이유는 영화를 찍지 않는다면 그림을 그려서 일 것이다. 배우와 작가의 직업 비중이 반반인데, 올해는 배우의 일을 까먹고 1년 가까이 그림만 그렸을 정도다." 배우이자 독창적 미술 작가로 자리 잡은 하정우가 페르시아 카펫과 가면, 탈, 도자기 그림 등 새로운 소재들로 올해 전력투구해 14번째 개인전을 야심 차게 연다. 올해 제작한 회화 35점을 선보이는 하정우의 개인전은 '네버 텔 애니바디 아웃사이드 더 패밀리(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라는 타이틀로 오는 11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 본 전시장과 학고재 오름에서 개최한다. 전시 타이틀은 "가족 외의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하지 말라"는 뜻인데, 하정우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다. 하정우는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지만, 지금까지 화가로서는 많은 멘트를 전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조심스럽게 알을 깨고 나오려는 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그 의미를 더한다. 미술 전공이 아닌 그는 20대 중반에 문구점에서 수채화 물감과 스케치북, 4B 연필, 그리고 화집을 구입한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장-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그림을 보면서 따라 그리고 작가들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기법을 익혀나갔다. 그가 국내 굴지의 갤러리 중 하나인 학고재에서 개인전을 열 만큼 작가로서도 크게 성장한 것이다. 지난 2010년 첫 개인전을 연 이래 거의 매년 전시를 열었지만 전시에 앞서 취재진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정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학 졸업하고 불투명했던 내일을 버티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시간이 나를 위로해줬고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학고재의 명성과 역사성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전시가 더욱 기쁘고, 그 만큼 각오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심기일전 한 이번 개인전은 원시의 상징적 표현을 재해석하는 지점을 더듬으며,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울림을 전달하고 새로운 정서적 발견을 제안한다. 카펫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은 규칙적인 선과 기하학적인 추상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비로움과 순수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한국 전통 탈과 같은 민속 소재, 토속적 문양 등을 활용해 인간 내면의 직관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작품들도 함께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인 '카펫 연작(2024)'은 지난 2022년 하정우가 모로코에서 영화 '비공식작전'을 찍던 중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당시 촬영을 위해 5개월간 모로코에 머물렀던 그가 현지에서 여러 카펫을 구입했는데, 캔버스에 카펫 문양 자체를 그리는 시리즈로 이어졌다. 색상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특정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의 내면을 자극하는 감정의 통로로 작용한다. 색과 패턴을 통해 깊은 사유를 유도하며, 각자가 가진 고유한 경험과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을 이끌어낸다. 이중 호랑이 문양의 카펫은 원시적인 대상에 관심이 많은 그가 상징적인 요소로 호랑이를 그린 게 특징이다. 하정우는 "카펫의 색은 온도고 감정이며, 그 표면을 나타내는 색은 단순시각적이 아닌 정으로, 감성으로 교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로의 양식을 띠는 카펫 작품도 눈에 띈다. 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고찰하며 그려낸 개인만의 타로 카드로 볼 수 있다. 작품 속 상징들은 현재의 자신을 비추는 동시에 미래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작가의 내면이 투영됐다. 즉,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하정우의 견해다. 또 다른 소재인 탈과 가면 작품들도 끊임없이 변신하며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기해야 하는 배우인 하정우와 연결된 소재다. 그는 가면과 탈의 소재를 통해 인간 정체성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면모를 탐구했다. 전통적으로 가면과 탈은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감추거나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로 여겼다. 하정우는 이러한 상징을 보다 심층적으로 해석하며, 표면 아래에 잠재된 인간의 내면적 욕망과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지금 'K-컬처'의 시대인데, 'K-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일을 할 수 있는 작가가 하정우라고 확신한다"며 "그동안 하정우의 작품 세계를 지켜봐 왔고 우리 미술의 외연이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전시를 열게 됐다"고 이번 전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학고재는 내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엑스포 시카고’에 하정우의 작품을 출품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배우 하정우를 넘어, 작가로서 진지한 성장을 이뤄낸 그의 새로운 도약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24 10:31:38[파이낸셜뉴스]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 25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제1·2전시실에서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제2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상설전 ‘시티 라이프’는 도시와 인물, 정물을 주제로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된 회화, 조각, 판화 등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허필석 작가의 ‘Doll-gold(2010)’를 비롯해 신상용 작가의 ‘러시아워(2005)’ 정동명 작가의 조각품인 ‘나비(2013)’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석당미술관이 최근 기증받은 고 옥지선 작가의 ‘발레리나(2004)’를 비롯한 5점을 최초 공개한다. 옥지선 작가는 누드를 주제로 인체의 다양한 변화 모습을 창작한 중견작가로 지역 화단에서 명성이 높다. 모교인 동아대에 대표 작품이 기증돼 이번 전시를 통해 기증 문화 확산과 지역 미술 문화 발전이 기대된다. 제1전시실에서는 지난해 석당미술관이 개최한 ‘YAA(Young Artist Artistar)’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채용 작가의 개인전이 다음 달 8일까지 진행된다. 사람 형상의 단추 인형을 소재로 한 2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일 이번 전시는 단추 인형들이 보이지 않는 끈,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사회 모습을 연출해 현대 사회의 연결과 맺음의 의미를 독창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기수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부산지역 예술이 소통하며 발전할 수 있길 바란다”며 “우리 석당미술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아주 뜻깊은 전시인 만큼 동아대 교직원 및 학생과 지역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문의는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으로 하면 된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0-22 10:31:53비주얼 아티스트 임시내 작가의 다채로운 창작세계를 다각도로 엿볼 수 있는 개인전 'i'm SHINAE (welcome to) DIBUJANDO @ TOKYO'이 2024년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도쿄에 위치한 SRR 프로젝트 스페이스에서 열리며, 임시내 작가는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창조하고 그리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표현해온 작가로, 그녀의 신작과 함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의 주제는 "임시내 월드"로, 그녀가 일상 속에서 그리는 작업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과정을 아카이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 작가는 “그릇에 빗물이 차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물건을 만든다”고 작업에 대해 설명하며, 이러한 창작 과정은 그녀에게 있어 삶을 쏟아내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캔버스 위에 그린 드로잉뿐만 아니라, 인형과 크래프트 워크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들을 통해 임시내의 창작 세계를 다각도로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이다. 또한 그녀가 2023년에 시작한 ‘DIBUJANDO’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전시는 한국의 서울, 이탈리아 피렌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이어 도쿄에서 펼쳐진다. 'DIBUJANDO'는 스페인어로 '스케치를 그리다'를 의미하며, 작가는 이를 통해 "캔버스 안쪽에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한 사랑과 편안함을 공유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임 작가는 2024년 봄 도쿄를 방문하며 이곳의 자연과 사람들의 삶의 순환에서 큰 영감을 받아 도쿄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객들이 임시내의 작품을 통해 동심으로 돌아가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안온함과 즐거움을 느끼길 바라는 작가의 철학이 담겨 있다. SRR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예술가와 큐레이터, 신진 크리에이터들에게 최신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 공간으로, 도쿄의 지역사회와 활발한 교류를 추구하는 장소이다. 이 공간은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일환으로 예술, 창의성, 기술의 역할을 촉진하며, 도쿄의 문화와 국제 예술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임시내 작가는 “그릇에 빗물이 차오르듯 그림을 그린다.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은 삶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해 작품을 보고 동심으로 돌아가 잠시나마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시내 작가의 도쿄 첫 개인전은 2024년 가을, 다양한 예술을 통해 자연스러움과 상상력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4-10-17 11:44:01[파이낸셜뉴스] #. 여러 색감이 섞여있는 자수에서는 '볼 수도, 만날 수도 없지만 존재하는 사람들'의 흔적이 있었다. 저쪽 어딘가에 있지만,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사람들의 손끝에서 자수가 꽃처럼 피어났다.(갤러리 K1, K3) #. 또 다른 공간에서는 작품의 의미를 암시하는 자수와 달리, 직접 볼 수 있는 실체적 형상이 놓여 있었다. 자신의 개인사가 담긴 퀼트 천(이불)을 입히고 전선과 케이블로 만든 옥수수 수염을 뻗어 나오게 했다. 이불을 뒤집어 쓴 형상이 입을 통해 뿜어내는 케이블과 코드가 작품 사이를 연결하면서 조용한 속삭임을 전하는 분위기였다.(갤러리 K2) 국제갤러리는 내달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사 갤러리 K1, K3 한옥에서 함경아 작가의 개인전 '유령 그리고 지도', 갤러리 K2에서는 마이클 주 작가의 '마음의 기술과 저변의 속삭임'을 각각 전시 중이다. 우선 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유령'이란 사회를 작동시키는 모든 지시와 욕망을 환영으로 치환해 총체적으로 지시했다. 즉, 실체가 있는 세상과 없는 세상 사이를 끝없이 횡단하며 그가 그려 나가는 세계(지도)를 선보이는 것이다. K1 전시장에는 이런 불확실성을 뚫고 결국 돌아온 자수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앙리 마티스의 종이 작업인 '컷 아웃' 작품 속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2점에는 마티스가 샤를 보를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 수록된 시 33편을 그림으로 표현했던 것에서 착안해 그 시집과 같은 제목을 붙였다. 'SMS' 시리즈에는 짧은 문구들이 숨어있다.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는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장에서 자신의 외교 성과를 자랑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라는 표현을 썼던 데서 가져온 문구다. 현재 자수 프로젝트는 코로나와 남북 관계 경색 등으로 지난 2018년 이후로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과거 그는 자신이 디자인한 자수 작품의 도안을 일정 부분만 제작해 브로커를 통해 북한의 수공예 장인들에게 전달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작품의 나머지 부분을 작가가 제안한 디자인에 따라 제작해 다시 남으로 보냈다. 함 작가는 돌아온 작품을 손질해 캔버스에 엮어 완성했다. 따라서 작품 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은 남북 관계다. 작품이 북으로 넘어가면 그는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마냥 길어지는 기다림의 시간에도 함 작가는 작업을 해야 했다. 자수 작품을 양쪽에 놓고 그사이를 여러 줄의 리본 테이프를 가로로 길게 줄 이은 삼면화 형식의 작품은 기다림의 시간을 형상화한 것이다. K3 전시장에서는 새로운 작업이 놓였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화면처럼 수직, 수평의 격자에 추상표현주의의 이미지들을 풀어놓은 것처럼 다양한 직물로 된 리본 테이프를 직조한 작업이다. 색색의 리본의 미친 듯한 움직임은 그의 혼란한 마음 상태를 보여주는 모양새였다. 함 작가는 "실체는 따로 있는 것 같다"며 "앞의 작품들이 기다림의 시간이라면, K3의 작품들은 나의 원시적이고 아날로그적 감정만이 진짜 같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장 K2에서는 한국계 미국 작가 마이클 주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전시는 '마음의 기술과 저변의 속삭임'이라는 타이틀처럼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보여준다. 패널에 사물을 삽입하고 예상치 않은 위치에 오브제를 부착하거나 올려둠으로써 오브제와 이를 위한 건축적 지지체 사이의 상하관계를 갱신한다. 전시장 안쪽, 콘크리트 기단에 유리 패널이 끼워진 형태의 작업 'Untitled (after LBB)'(2024)는 이탈리아 태생의 브라질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Lina Bo Bardi, 1914-1992)의 '유리 이젤'에 대한 오마주이다. 병렬로 늘어선 이젤은 전시장을 흡사 작품의 숲처럼 보이게 하고, 이로써 관람자들은 벽에 걸린 작품이 발산하는 역사적 위엄과 교훈적인 아우라를 전달받는 대신 눈앞에 서 있는 작품과 더 가깝고 직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 유리 이젤에 해당하는 작품은 작가의 또 다른 연작인 실버 페인팅을 위한 플랫폼으로서도 기능한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여덟 개의 'Cosms(Catalunya 1-8)'(2016-2024)는 지질과 광물, 장소성과 장소 이동에 대한 탐구로서 이번 전시 전체에 흐르는 고고학적인 맥락을 강조한다. 언뜻 보기에 수채화로 그린 획처럼 보이는 'EP Cascade'(2024)는 실제로는 옥수수 개체의 유전적 이미지다. 전기장을 이용해 다양한 크기와 전하를 가진 입자를 분리하는 실험 기법인 전기영동(electrophoresis)을 통해 만들어졌는데, 마이클 주는 다이크로익 유 유리의 색 생환을 추출해 이미지에 입힘으로써 조각들과의 시각적 공명을 만들어냈다. 한 생명의 청사진인 유전자 정보를 가시화하는 이 작품은 식물 생리학자인 어머니로부터 받은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영향을 향한 헌정이기도 하다. 마이클 주는 "일상적인 지각 기저에서 이뤄지는 교환과 연결, 언어화하기 어려운 영향 관계에 주목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17 08:34:32[파이낸셜뉴스] KCC가 문화 마케팅 일환으로 덴마크 아티스트 허스크밋나븐 개인전에 수성페인트를 지원했다. 8일 KCC에 따르면 이번 허스크밋나븐 개인전에 수성페인트 '숲으로'가 작품 제작에 활용됐다. 허스크밋나븐은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라피티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페인트 숲으로를 활용해 벽화뿐만 아니라 벤치와 탁자, 의자 등 다양한 오브제들을 작품화 했다. KCC 페인트 숲으로는 전시장 벽면을 거대한 캔버스로 활용한 벽화 작품 작업에서 원색을 선명하게 구현하는 발색력과 작업 편의성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작가 작품 구현 만족도는 물론, 작품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과 덴마크 문화예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한 특별전이라 의미가 있다. 이 전시는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전시에서는 벽화 13점을 비롯해 회화와 드로잉, 판화, 오브제 설치, 사진, 작가의 작업 영상까지 총 158점이 소개된다. KCC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페인트 숲으로를 활용한 환경 친화적인 예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2024-10-08 09:17:50【대전=유선준 기자】 "작품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단순히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저와 캔버스 간의 관계, 그리고 '회화'라는 거대한 과거와 역사에 관한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재해석을 통해 근원적 질문에 도달하고, 신화·고전 기반의 자유로운 생명력 넘치는 회화전이 대전에서 열린다. 대전 헤레디움은 독일 현대 미술계의 중심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마르쿠스 뤼페르츠(Markus Lüpertz)의 개인전 '죄와 신화, 그리고 다른 질문들'전(展)을 내년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그의 국내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뤼페르츠는 회화의 참된 본질 탐구를 통해 '회화의 힘'을 갱신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추상미술과 개념미술이 거센 흐름을 만들던 1980년대 '회화를 위한 회화, 열광적인 회화'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그는 회화의 내용적 측면보다 색과 형태의 상호작용 등 '회화'라는 매체 자체에 집중하며 '디티람브'(Dithyramb)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의 주신(酒神) 디오니소스에게 바치는 찬가를 지칭하는 '디티람브'는 '추상적이면서 동시에 구상적인 것'을 의미하는 모순적인 용어다. 특정 이미지가 무엇을 의미하기보다는 추상적이고 회화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후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뤼페르츠의 모든 예술관을 관통하는 '디티람브' 개념에 기반한 33개의 회화와 8개의 조각을 선보인다. 다프네(Daphne), 님프(Nymph), 헤라클레스(Hercules)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고대 그리스 신화 속 다양한 인물들은 전통적인 기준을 거부하는 동시에 암시적이고 추상적인 형상으로 재탄생했다. 17세기 프랑스 회화의 시조 니콜라스 푸생(Nicolas Poussin)의 작업을 기반으로 한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다. 인간의 숭고한 선과 윤리적 행위의 중요성을 성경, 신화, 철학을 통해 풀어내는 푸생의 기존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내용으로부터 자유로운 형상들을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1981년 조각가로 예술 활동을 넓힌 뤼페르츠는 브론즈 조각 위 선명한 원색을 입히는 등의 과감한 시도를 통해 신화를 재해석하며 미술계에서 논란과 경외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신화를 재해석한 주요 작품 가운데 '에우로파와 배(2020)'는 마네의 '올랭피아'와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그림 속 주인공인 에우로파는 '유럽의 기원'이라 불리는 여신으로, 요염하기 보는 암시적인 인물로 다가온다. 통상적으로 에우로파와 비너스는 바다와 함께 묘사되지만 뤼페르츠는 배경에 호수를 그려 넣고, 낡은 조각배를 추가했다. 이는 그의 작업실 주변 풍경을 작품에 대입한 것으로 보인다. 여인 앞에는 죽은 소의 두개골을 커다랗게 그려 넣어 인간의 등짝에 달라붙어 있는 죽음을 배치해 삶과 죽음의 연관성을 내비쳤다. 뤼페르츠의 연작 회화인 '다프네(2020)'도 그의 끈질긴 고전 재해석을 보여주는 시리즈다. 붉은 천을 걸친 사람은 도망치는 듯 절박하게 어딘가를 응시하고, 뻗은 팔에서 나뭇가지가 솟아나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 속 '다프네의 비극'을 모티프로 한다. 다프네라는 요정이 아르테미스를 흠모하는 상황에서 에로스의 장난으로 다프네에게 반해버린 궁술의 신 아폴론이 그에게 열렬히 구애했다. 이에 아폴론을 피해 도망치던 다프네는 아버지인 페네이오스에게 '나를 다른 존재로 변하게 해달라'고 간청했고, 아버지는 다프네를 월계수 나무로 변하게 했다. 아폴론은 나무로 변한 다프네를 발견하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월계관을 만든다. 뤼페르츠는 이들의 '엇갈린 사랑'에 초점을 맞춘 대다수 작가와 달리, 다프네가 나무로 변하는 순간 만을 작품에 그려 넣었다. 신화 속 절세미인인 다프네를 울퉁불퉁 뒤틀린 덩어리로 표현해 남다른 미적 관점을 구현한 것이다. 이밖에 '숲 속의 기도(2017)'는 형태와 색채, 구도 간의 조화로움을 특징으로 하는 작품이다. 제목을 통해 한 무리의 사람들이 숲 속에 모여 기도하고 있는 모습이 화폭에 그려졌음을 짐작할 수 있으나 뤼페르츠는 이 주제 의식과 무관한 세계를 우리 눈앞에 펼치고자 했다. 즉, '사람들이 모여 기도한다'는 내용이나 인체의 재현 보다 숲 속의 인물들이 배열된 구도와 이때 발생하는 조화에 중점을 두고자 한 것이다. 결국, 그에게 있어 숲 속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라는 그림의 모티프는 그저 '형상'일 뿐, 어떤 실제적인 대상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게 아니라고 헤레디움 측은 설명했다. 뤼페르츠는 "저에게 한국은 비밀스러운 느낌을 주고, 역사도 깊은 나라라서 관심이 많았는데, 한국 관람객들이 제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단순히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 어떤 도전 과제를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03 06:5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