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가 갱단에 점령당한 가운데 한 미국 유튜버가 갱단 두목을 인터뷰하겠다며 떠났다가 피납된 사실이 알려졌다. 그는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나는 듯했으나, 아직까지 아이티를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티로 떠났다가 갱단에 납치된 레바논계 미국인 유튜버 에디슨 피에르 말루프(26)가 17일 만에 몸값으로 약 5만 달러(약 6700만원)를 지불했으나 아직까지 귀국길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루프는 구독자 14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아랍'(@YourFellowArab)을 운영하는 유튜버로 치안이 좋지 않은 나라를 여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150만명의 카리브해 국가 아이티는 미주 최빈국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부터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사법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아 '무법지대'가 됐으며, 수도 대부분은 거대 갱단에게 장악된 상황이다. 말루프는 지난달 14일 아이티에서 폭력 사태를 벌이고 있는 갱단 두목인 지미 세르지에를 만나겠다며 아이티에 입국했다. 그러나 수도 포르토프랭스 공항 인근에서 세르지에의 경쟁 조직에 납치됐다. 그는 납치됐을 당시 SNS를 통해 “외딴 곳에 납치됐다. 철조망에 둘러싸인 콘크리트 오두막집”이라며 “집에 갈 때까지 자세한 내용을 말할 수는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소식이 끊기고 17일만인 지난달 30일, 그는 SNS에 자신을 납치한 갱단 지도자 조셉 윌슨과 포옹을 나누는 모습을 남기며 몸값을 지불하고 석방됐다고 밝혔다. 그의 아버지인 피에르는 언론에 “아들의 석방을 위해 몸값을 지불했다”라며 “아이티의 갱단들은 납치를 돈벌이로 이용하고 있으며 몸값을 지불 받으면 피해자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는 풀려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 매체 '더 아이티안 타임스'는 “그는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 렌터카 업체와 말다툼을 벌였고, 차량 운전자가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쳤다”고 전했다. 미국행 비행기에 다시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그가 SNS에 글을 올리면서 미국인은 물론 아이티 현지인들 모두 그를 비난했다. 미국인들은 “당신 같은 사람때문에 실제로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비행기에 탈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고 비난했으며 아이티인들은 “아이티에 대해서 언급하지마라”, “저 인간을 다시 가둬라”같은 반응을 보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03 22:46:03[파이낸셜뉴스] 남미 에콰도르에서 교도소에 수감된 갱단 두목이 갱단 활동을 미화하는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교정청(SNAI)은 에콰도르 폭력조직 '로스초네로스'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의 뮤직비디오 출연 논란과 관련해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이 교도소 내부에서 녹화된 사실을 인정하며 "교도소 시설에 시청각 녹음·녹화 장비나 관련 제작사 출입은 허가된 적 없다"며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엘 코리도 델 레온'이라는 제목의 노래와 관련한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에콰도르 현지 일간지인 엘우니베르소에 따르면 이 노래는 '마리아치 브라보'와 '퀸 미셸'이 불렀는데 퀸 미셸은 마시아스의 딸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은 3분3초 분량으로 '피토'라는 별명을 가진 마시아스가 교도소 내에서 일상복을 입고 전통 모자를 쓴 채 책을 읽는 모습 등이 담겼다. 해당 음악은 멕시코 일부 지역 민요인 코리도스에서 나온 용어인 '나르코코리도스'(narcocorridos)라고 불리는 장르로 나르코코리도스는 주로 마약 밀매 집단을 미화하는 가사를 담고 있다. '엘 코리도 델 레온' 가사를 살펴보면 마시아스를 '보스 중의 보스', '로스초네로스의 리더'라는 식으로 포장하고 있으며, 마약 밀매, 살인, 납치 등 그의 범죄 행각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이 뮤직비디오는 공개 나흘 만에 17만 명이 시청했다. 해당 영상을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사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넷플릭스 제작을 담당하는 다국적 제작사의 지원을 받아 1년 전에 녹화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SNAI는 "교도소 내 장비 불법 반입 여부 등 수감자를 뜻하는 '자유를 박탈당한 자'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게 된 경위에 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피토는 지난 7월 지역 갱단 간 평화 협정 체결 사실을 직접 공표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교도소에서 촬영해 외부에 전파했다. 당시 영상에는 경찰관도 '들러리'처럼 등장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에콰도르 해안 도시는 유럽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밀매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약 갱단과 연루된 각종 강력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엔 대선후보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교도관을 인질로 잡은 폭동도 발생한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9-20 08:26:07면회 온 10대 딸로 변장해 탈옥을 시도했던 브라질 갱단 두목이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주 교정당국은 클라우비누 다시우바(42)가 6일 오전 자신의 감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우바는 리우데자네이루 내 마약 유통을 대부분 지배하는 등 브라질 내 최악의 갱단의 두목으로, 73년에 달하는 중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지난 3일 자신의 면회를 온 19세 딸을 교도소에 남게 하고, 자신은 딸로 변장해 탈옥을 시도했다. 하지만 정문을 통과하던 중 몸을 떨며 불안해하는 태도를 보여 발각됐다. 이후 보안 시설이 강한 독방에 보내졌다. 시우바는 탈옥 시도 불과 3일 만에 자신이 수감돼 있던 감방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교도소 측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결국 숨졌다. 현지 교도소는 성명서에서 "수감자가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브라질에서는 교도소의 보안 수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감옥 #탈옥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08-07 19:13:47브라질의 갱단 두목이 면회 온 딸의 모습으로 변장해 탈옥을 시도하다 결국 실패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은 이날 ‘난쟁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브라질의 유명 갱단 두목 클라우비노 다 실바가 리우데자네이루 서부의 한 교도소에서 탈옥하려다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다 실바는 이날 면회 온 10대 딸이 교도소에 남아 있는 동안 딸의 모습으로 변장해 탈출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교도소를 탈출하기 위해 실리콘 가면과 긴 머리의 가발, 분홍색 캐릭터 티셔츠, 꽉 끼는 청바지 등을 준비했다. ‘난쟁이’라는 별명답게 다 실바는 10대 딸과 비슷한 신장의 소유자였다. 이에 가면과 가발, 딸의 옷 등을 착용한 다 실바는 조심스레 탈옥을 시도했다. 다만 다 실바는 교도소 출입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발각됐다. 브라질 교정당국은 그가 너무 떨어서 정체가 탄로났다고 전했다. 교정당국은 “탈옥에 실패한 다 실바는 가장 삼엄한 경비를 자랑하는 교도소로 이감될 것이며 추가 교정을 받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 실바가 이끄는 갱단 ‘레드 코만도’는 브라질의 마약 밀매 조직으로 리우데자네이루의 대부분 지역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갱 #탈옥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2019-08-05 10:52:19[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부터 갱단과 전쟁 중인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대대적인 치안 강화 조치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 투표가 진행됐다. 에콰도르 국민들은 60%가 넘는 찬성표를 던지며 치안 강화를 요구했다.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전역의 4322개 투표소에서는 1800만명 인구 중 18∼64세 1300만명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국민 투표가 시행됐다. 이번 투표에는 안보와 경제 분야의 헌법 개정과 관련된 11개의 찬반 안건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마약 갱단을 비롯한 '범죄와의 전쟁'에 군병력 지원 및 일반 시가지에 병사 배치 허용 △외국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에콰도르 국민을 해당국 요청에 따라 외국으로 인도 △압수된 무기의 군·경 인도 및 즉각 사용 △살인범 등 형량 강화 및 만기 복역 명문화 등이었다. 또 정부 계약과 관련된 상업 분쟁에 대한 국제 중재, 불법 자산의 국유화 절차 간소화 찬반 여부도 투표 대상이었다. 투표 결과 군병력 동원과 시가지 병력 배치를 포함한 치안 관련 9개 항목은 대부분 60% 이상 찬성률로 통과됐다. 다만 11개 안건 가운데 노동자들이 시간 단위로 계약할 수 있게 한 노동시장 자유화 방안, 국제 중재를 포함한 시장친화적 경제개혁 안건 2건은 부결됐다.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선 당시에는 마약 조직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가 갱단에 의해 암살당했다. 바야비센시오 암살의 배후로 알려진 에콰도르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는 지난 1월 교도소 이감 직전에 탈옥하여 에콰도르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으며, 동시다발적인 교도소 폭동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마시아스의 탈옥 직후 갱단이 공영 방송사를 점령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어 내전 상태를 선포하여 공식적으로 군 병력을 동원한 뒤, 갱단 소탕에 나섰다. 이번 국민 투표 안건 대부분은 노보아의 비상 조치를 법적으로 지지하기 위한 것들이었다. 노보아는 대통령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국가를 지켰다. 이제 우리는 범법자들과 싸우고 에콰도르 가족들에게 평화를 돌려주기 위한 더 많은 도구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21일 국민 투표 당일에도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히피하파 지역 한 식당에서는 엘로데오 교도소의 코스메 다미안 파얄레스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괴한들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에는 남부 카밀로폰세엔리케스 시장인 호르헤 산체스가 괴한의 총격에 사망했고, 19일 포트로벨로에서는 호르헤 말도나도 시장이 총에 맞아 숨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4-22 17:04:31[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부터 갱단과 전쟁 중인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대대적인 치안 강화 조치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현지에서는 투표 당일에도 교도소장이 피살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전역의 4322개 투표소에서는 1800만명 인구 중 18∼64세 1300만명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국민 투표가 시행됐다. 이번 투표에는 안보와 경제 분야의 헌법 개정과 관련된 11개의 찬반 선택지가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마약 갱단을 비롯한 '범죄와의 전쟁'에 군병력 지원 및 일반 시가지에 병사 배치 허용 △외국에서 중범죄를 저지른 에콰도르 국민을 해당국 요청에 따라 외국으로 인도 △압수된 무기의 군·경 인도 및 즉각 사용 △살인범 등 형량 강화 및 만기 복역 명문화 등이다. 또 정부 계약과 관련된 상업 분쟁에 대한 국제 중재, 불법 자산의 국유화 절차 간소화 찬반 여부도 투표 대상이다.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선 당시에는 마약 조직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가 갱단에 의해 암살당했다. 바야비센시오 암살의 배후로 알려진 에콰도르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는 지난 1월 교도소 이감 직전에 탈옥하여 에콰도르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으며, 동시다발적인 교도소 폭동이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마시아스의 탈옥 직후 갱단이 공영 방송사를 점령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어 내전 상태를 선포하여 공식적으로 군 병력을 동원한 뒤, 갱단 소탕에 나섰다. 21일 국민 투표 당일에도 혼란이 이어졌다. 이날 히피하파 지역 한 식당에서는 엘로데오 교도소의 코스메 다미안 파얄레스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괴한들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에는 남부 카밀로폰세엔리케스 시장인 호르헤 산체스가 괴한의 총격에 사망했고, 19일 포트로벨로에서는 호르헤 말도나도 시장이 총에 맞아 숨졌다. 현지 경찰들은 17~19일 사건 모두 갱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4-22 09:06:56【도쿄=김경민 특파원】 "야쿠자의 지하 세계를 벗어나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은 다른 행성에서 사는 것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전직 야쿠자 A씨의 아사히신문 인터뷰 중) 2022년 일본 경찰이 수사에 칙수한 야쿠자 범죄 조직의 구성원 및 준회원 수는 전년 대비 1832명 감소한 9903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1991년 조직범죄방지법(폭력단대책법)을 제정한 이후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진 숫자라고 합니다. 또 2022년 말 기준 야쿠자 단체와 연계된 총 인원은 약 2만2400명으로 1년 전보다 역시 약 1700명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지금도 지하 세계의 생활을 그만두는 야쿠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세계 3대 갱단으로 악명을 떨쳤던 야쿠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야쿠자? 고쿠도? 보료쿠단? '야쿠자'(やくざ)는 일본에서 조직을 형성해 폭력을 휘두르며 직업적으로 범죄 활동에 종사해 수입을 얻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해외에서는 '재팬니즈 마피아'(Japanese Mafi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야쿠자는 속어로서 특정 단체, 조직의 명칭이 아니라고 합니다. 야쿠자들은 스스로를 임협(닌쿄) 또는 극도(고쿠도)라 부르고 있습니다. 1980년대는 협객이라는 자칭도 많이 사용했고, 지금도 야쿠자를 높여 부르려면 이 단어를 쓴다고 합니다. 협객은 조선의 주먹 김두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장군의 아들' '야인시대'에서도 자주 등장한 표현이네요. 경찰 등 정부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는 폭력단(보료쿠단)입니다. 전국시대 사무라이에서 갱단으로 일본 야쿠자의 역사, 이른바 국가가 승인하지 않은 사설 폭력 집단의 역사는 센고쿠 시대가 끝난 이후 에도 막부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7세기 에도 막부가 들어서고 대부분의 전란이 종료, 사회가 안정화되면서 150여년의 세월 동안 무력 계급에 위치해 있던 수많은 사무라이들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해요. 이들 중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가 전쟁에서 배운 각종 살인 기술들을 바탕으로 폭력 조직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뢰배로 전락한 낭인들은 묻지마 식의 폭력과 공포를 바탕으로 여러 지역에서 분탕질을 쳤다는 기록이 곳곳에서 등장합니다. 현대의 야쿠자들은 서민들을 보호한 용감한 하층민 조직을 표방하지만, 이는 후대에 야쿠자들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미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까지 전파된 야쿠자 문화로 오야붕(親分)과 꼬붕(子分)의 개념이 있는데요.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폭력 조직들은 두목과 부하 간의 관계를 부모 자식의 관계와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며 조직원에게 절대적인 충성심을 강요했습니다. 야쿠자 하면 떠오르기 마련인 오야붕의 죄를 대신 떠맡아 감옥에 가는 꼬붕의 역할이나 잔을 나누는 의례 등도 역시 이 시기를 기점으로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버지라 불러라' '형이라 해' '우리가 남이냐' 같은 말도 야쿠자 문화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하네요. 시대마다 '탈바꿈', 우익단으로 변신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야쿠자들은 혼란한 일본 사회의 '칼'로 득세하게 됩니다. 이 시기 일본에서는 공산당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었는데 당시의 일본 보수파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대놓고 이들을 숙청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2만명 가량의 공무원 및 교원을 해직하고, 언론사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 좌익교수들에 대한 해직권고를 단행했습니다. 이러한 충돌 속에서 이미 야쿠자식 조직으로 재편되거나 극우화된 야쿠자 조직들은 수많은 노조와 좌익 지도자들에 대한 공격의 일선에 자리잡았습니다. 이 당시 우익 갱단의 수는 750여개가 넘을 정도로 급속도로 증가했고 이들 중 일부는 아예 정당을 창설하고, 노동운동조직을 적극적으로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60~1980년대는 야쿠자 조직들이 일본의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항쟁과 대립이 끊이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좌파계열 노조와 학생운동권이 일본 사회를 뒤흔들 정도의 막강한 세력으로 성장하자 일본의 보수우익 세력들은 이들을 분쇄하기 위해 야쿠자들을 적극적으로 '정치 깡패'로 활용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야쿠자의 몰락 하지만 이념의 시대가 지나가고, 야쿠자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1991년 폭력단대책법이 시행되면서 야쿠자들의 생활은 훨씬 어려워집니다. 폭력단대책법은 일본 내 대규모 야쿠자 조직들을 지정폭력단이라는 형태로 규정해 집중 감시하고, 기존 조직들이 파문 등의 절차를 통해 꼬리자르기로 범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사회에선 '반 야쿠자' 정서가 점차 대중 사이에 퍼져 나갔습니다. 날개가 꺾인 야쿠자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더 음지로 몸을 낮추게 됩니다. 이 때부터는 호텔과 골프 리조트, 목욕탕에서도 야쿠자의 출입을 전면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는 전국 지자체들이 폭력단에 대한 배제 조례를 도입했습니다. 한번 야쿠자로 찍히면 원천적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없고, 자신의 이름으로 임대 계약서나 대출 계약서에 서명할 수도 없게 되고요. 본인의 명의로 휴대전화 개설조차 불가능하게 됩니다. 야쿠자를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시킨 것인데요. 사실상 일본 내에서 야쿠자로 활동했다가는 이제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죠. 2022년은 반 야쿠자법 제정 3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일본의 폭력단원 수는 17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는 대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이 법이 발효되기 전에는 전국에 9만명 이상의 야쿠자들이 있었지만 약 2만명까지 급감하게 됐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이 법으로 인해 야쿠자들의 자식들마저 부모가 야쿠자인 게 들통나 차별받는 연좌제 문제가 생겼고, 조직원이 일반적인 기업에 취직하는 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적인 차별과 냉대가 악순환이 돼서 야쿠자 조직을 못 빠져 나온다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법도 비웃는 '한구레'라는 아이들 이 틈을 타고 일본에서는 새로운 범죄 조직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한구레'로 불리는 범죄 집단입니다. 한구레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반 건달' 정도의 뜻이 됩니다. 야쿠자는 폭력단대책법과 폭력단 배제조례의 적용을 받아 관리 대상으로 제재를 받지만, 한구레는 법적으로 야쿠자로 등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련 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이들은 야쿠자처럼 간판을 내걸고 결속된 집단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방식의 점조직으로 활동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관련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야쿠자보다도 훨씬 활동이 자유로워서 급속히 세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상당히 젊은 MZ 집단인 것도 특징입니다. 2020년대 기준으로 간부급들은 40대에 불과하고 야쿠자 특유의 절대복종을 강제하는 상하관계나 합숙, 강압적인 규율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합니다. 한구레에는 촉법소년들도 상당수라 이를 이용한 범죄가 급증하고 있어 일본에서는 큰 사회 문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2-20 23:09:45마약조직 두목의 탈옥 이후 극도의 혼란에 빠진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탈옥 이틀 만에 최소 10명이 숨지고 납치와 폭동, 방송국 점거 사태가 연달아 발생했다. 현지 정부는 갱단을 테러 단체로 분류하고 국가가 '내전' 상태에 빠졌다면서 군대를 통한 토벌작전을 예고했다. ■마약 거물 탈옥에 온 나라가 '들썩'프랑스 AFP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을 인용해 이날 기준 에콰도르에서 갱단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10명이라고 전했다.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서 8명이 살해당했으며 3명이 다쳤다. 인근 도시 노볼에서는 경찰관 2명이 괴한에게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일 과야킬에서는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에콰도르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가 이감 직전에 탈옥했다. 그는 2011년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과야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로스 초네로스는 지난해 8월 대선 당시 마약 조직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를 암살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마시아스는 바야비센시오에게 직접 살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44세의 마시아스는 감옥에서도 자신의 범죄를 미화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고 조직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콰도르 검찰은 탈옥 이후 2명의 교정직 공무원을 기소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에콰도르 전역에서는 갱단에 의한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8일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는 폭발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사상자는 없었다. 수도 키토에서도 적어도 5차례의 폭발 사건이 확인되었으며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에서는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마찰라와 키토에서는 최소 7명의 경찰관이 납치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에콰도르 24개 주 중 6개의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했고 다른 거물 범죄자도 탈옥했다. 경찰은 검찰총장 테러를 계획한 로스 로보스 갱단의 간부도 도망쳤다고 확인했다. 9일에는 무장괴한들이 과야킬의 공영 방송국인 TC텔레비시온의 사옥에 침입해 방송 진행자와 직원들을 총기 및 폭탄으로 위협했다. 해당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약 1시간 만에 사건을 진압한 현지 당국은 13명을 체포했다며 테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고 밝혔다. ■내전 선포하고 군 동원, 주변국 긴장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범죄와 전쟁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 노보아는 8일 발표에서 6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노보아는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9일 방송국 테러가 발생하자 이날 에콰도르가 '내부 무력 충돌 상태'라고 선포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으로 군 동원 권한을 쥐게 된 노보아는 에콰도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어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소탕 작전을 예고했다. 주변국에서는 에콰도르의 혼란에 긴장하고 있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페루 총리는 9일 에콰도르와 접한 북부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니콜스 서반구 담당 차관보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에콰도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납치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주재 한국 대사관도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테러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범 지역 및 인구 밀집지역 방문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10일 보도에서 에콰도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이날부터 대외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 역시 이번 사태로 중국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10 18:19:23[파이낸셜뉴스] 마약조직 두목의 탈옥 이후 극도의 혼란에 빠진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탈옥 이틀 만에 최소 10명이 숨지고 납치와 폭동, 방송국 점거 사태가 연달아 발생했다. 현지 정부는 갱단을 테러 단체로 분류하고 국가가 '내전' 상태에 빠졌다면서 군대를 통한 토벌작전을 예고했다. 마약 거물 탈옥에 온 나라가 “들썩” 프랑스 AFP통신은 9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을 인용해 이날 기준 에콰도르에서 갱단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10명이라고 전했다.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에서 8명이 살해당했으며 3명이 다쳤다. 인근 도시 노볼에서는 경찰관 2명이 괴한에게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일 과야킬에서는 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에콰도르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가 이감 직전에 탈옥했다. 그는 2011년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과야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로스 초네로스는 지난해 8월 대선 당시 마약 조직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를 암살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마시아스는 바야비센시오에게 직접 살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44세의 마시아스는 감옥에서도 자신의 범죄를 미화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누렸고 조직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에콰도르 검찰은 탈옥 이후 2명의 교정직 공무원을 기소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에콰도르 전역에서는 갱단에 의한 폭력사태가 이어졌다. 8일 새벽 쿠엥카에 있는 이반 사키셀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는 폭발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사상자는 없었다. 수도 키토에서도 적어도 5차례의 폭발 사건이 확인되었으며 과야킬, 에스메랄다, 로하, 엘구아보 등에서는 차량 방화와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마찰라와 키토에서는 최소 7명의 경찰관이 납치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에콰도르 24개 주 중 6개의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했고 다른 거물 범죄자도 탈옥했다. 경찰은 검찰총장 테러를 계획한 로스 로보스 갱단의 간부도 도망쳤다고 확인했다. 9일에는 무장괴한들이 과야킬의 공영 방송국인 TC텔레비시온의 사옥에 침입해 방송 진행자와 직원들을 총기 및 폭탄으로 위협했다. 해당 장면은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약 1시간 만에 사건을 진압한 현지 당국은 13명을 체포했다며 테러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고 밝혔다. 내전 선포하고 군 동원, 주변국 긴장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범죄와 전쟁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 노보아는 8일 발표에서 6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노보아는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9일 방송국 테러가 발생하자 이날 에콰도르가 ‘내부 무력 충돌 상태’라고 선포하는 긴급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명령으로 군 동원 권한을 쥐게 된 노보아는 에콰도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어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소탕 작전을 예고했다. 주변국에서는 에콰도르의 혼란에 긴장하고 있다. 알베르토 오타롤라 페루 총리는 9일 에콰도르와 접한 북부 국경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추가 배치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미국 국무부의 브라이언 니콜스 서반구 담당 차관보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에콰도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납치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주재 한국 대사관도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테러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범 지역 및 인구 밀집지역 방문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아직 한국인 피해자는 없다고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10일 보도에서 에콰도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이날부터 대외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사관 역시 이번 사태로 중국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10 16:46:3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대선 후보가 마약 갱단에게 살해당한 남미 국가 에콰도르에서 무장 괴한이 방송국을 점령하는 유례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괴한들은 인명피해 없이 체포되었으며 테러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미국 NPR방송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경찰은 9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과야킬 방송국에 침입한 무장괴한 13명을 모두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볍무장관실은 이들을 모두 테러 혐의로 기소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에콰도르 최대 도시인 과야킬의 공영 방송국인 TC텔레비시온 사옥에서는 무장괴한들이 침입해 생방송중인 스튜디오까지 들어갔다. 이들은 총기와 폭약으로 방송 진행자와 관련 직원들을 위협했으며 이는 그대로 생중계됐다. 경찰은 침입 이후 약 1시간 만에 13명을 체포했고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와 콜롬비아 사이에서 태평양에 접하고 있는 에콰도르는 오랫동안 조직 폭력과 마약 범죄에 시달렸다. 콜롬비아와 페루 모두 주요 코카인 생산지로 불리며 에콰도르는 마약이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선 당시에는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된 로스 초네로스 갱단이 야당의 대선 후보 페르난도 바야비센시오를 암살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로스 초네로스 갱단의 두목 아돌포 마시아스는 바야비센시오에게 직접 살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결선투표에서 3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범죄와 전쟁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좋지 않다. 이달 7일에는 마시아스가 탈옥해 잠적했다. 2011년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34년형을 선고받고 과야킬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으나 이감 직전에 사라졌다. 현재 에콰도르의 주요 교도소는 사실상 갱단이 지배한다고 알려졌으며 마시아스는 복역 중에서도 조직을 계속 통제했다. 노보아는 마시아스의 탈옥 다음날 60일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러나 선언 당일 에콰도르 대법원장의 자택 앞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수도 키토 도심에서도 5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 주요 도시에서는 최소 7명의 경찰들이 납치됐다. 마시아스 탈옥을 전후로 에콰도르 24개 주 중 6개 주에 있는 교도소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노보아는 9일 방송국 습격 사건 이후 또다시 비상선언을 발표하고 국내에서 활동 중인 20개 마약밀매조직을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이어 군이 국제인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이들을 "무력화"할 것이라며 소탕 작전을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10 09: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