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한 첫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껄끄러운 관계였던 영국·호주 정상들과 각각의 회담을 가졌다.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있는 영국 및 호주와의 회담은 좁혀오고 있는 미국의 전략적 압박 및 봉쇄에 대항하면서 외교적·전략적 생존공간을 넓히기 위해서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 '귀환'에 앞서 주요 국가들과 협력 여지를 넓히고, 국제적 고립을 피하려는 노력이다. 1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광범위한 영역이 있다"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중영 관계에 새로운 전망을 열어야 한다"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스타머 총리도 시 주석에게 "강력한 영중 관계는 두 나라 모두에게 중요하고, 국제사회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이나 영국에서 본격적인 추가 양자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영국과 호주도 미국의 일방주의를 염두에 둔 듯 중국과 관계 복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중국과 영국이 정상회담한 것은 6년 만이다. 두 나라는 인권, 남중국해 자유통항, 양자무역 등 전방위적 충돌 속에서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시 주석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에서도 양국 간 관계 강화를 언급했다. 시 주석은 "호주와 근본적 이해 상충은 없다. 공동 발전을 실현해 나가자"면서 "호주가 중국 기업에 차별 없는 사업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같은 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를 다졌다. 멕시코는 중국에서 미국 등 북미 시장으로 진출하는 주요 교두보이다. 시 주석은 "양국 경제의 높은 보완성을 잘 활용하고 실용적 협력 추진으로 양국 관계의 전면적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멕시코와 함께 다자주의, 국제공정을 수호하고 세계 경제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주입하고 싶다"고 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트럼프 집권 2기에 중국이 고립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중국이 지난 8일부터 여행·비즈니스 등을 목적으로 15일 이내 기간 중국을 방문하는 일반여권 소지 한국인 등에 대해 비자발급 면제를 단행한 것도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 및 정상화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일방주의 강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접근 등 요동치는 국제정세 속에서 주변 및 주요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서두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그동안의 전랑외교(늑대 전사외교) 등 상대방을 압박하는 공격적 외교자세에서 벗어나 유화적인 화해협력의 포용외교를 강화하면서 외교적 협력 가능성과 여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june@fnnews.com
2024-11-19 18:22:35[파이낸셜뉴스]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는 생물보안법 표결을 실시해 찬성 306, 반대 81로 해당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 의회가 선정한 해외 적대국의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은 2032년 1월까지 유예 기간을 두고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의 CDMO 업체인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임상수탁(CRO) 기업인 우시앱텍 등과 거래하는 기업은 이 법안의 통과로 계약·보조금·대출 지원 등이 금지돼 사실상 중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생물보안법 통과 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법안 통과될 경우 국내 기업 중 수혜를 받을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혀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생물보안법으로 직격탄을 맞을 중국 CDMO 기업의 경쟁사다. 우시바이오 매출에서 북미의 비중을 절반을 훌쩍 넘기 때문에 향후 이 부분을 국내 기업들이 가져간다면 실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1위인 60만4000리터의 생산역량을 갖추고 있고, 지속적으로 생산력을 높이는 동시에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의 위탁생산(CMO) 파트너가 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을 내년 4월 가동할 계획이다. 5공장의 가동이 시작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력은 78만4000리터로 증가한다. 현재도 세계 1위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초격차 성장을 이어나가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생물보안법이 입법에도 당장 국내 관련 기업들이 큰 수혜로 이어지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오는 2032년까지 유예기간이 있고, CDMO 업계에는 중국 기업들 외에 론자와 후지필름 등 국내 업체의 경쟁 상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경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갈등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지정학 이슈에서 자유로운 기업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런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역량을 보유한 중소형 CMDO 기업의 수혜도 예상된다. 에스티팜은 합성의약품 CDMO에서 미국과 유럽의 GMP 실사와 인증 경험이 있는 레퍼런스를 갖춘 업체로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상황에서 역시 반사적 이익이 기대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10 10:04:58[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과 중진인 윤상현 의원을 만난 사실이 9일 알려졌다. 이날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이들을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재 화두인 의정갈등과 지역 민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을 뿐, 윤 대통령이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자주 만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비공개 만찬이 유독 관심을 끄는 건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의 미묘한 갈등 분위기 때문이다. 우선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한 대표가 처음 주재하는 의원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취임 후 최초로 불참한 것이다. 대신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 초청 만찬을 할 예정이었는데,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됐다.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라는 대통령실과 결을 달리 하는 제안을 내놓은 직후인 지난달 28일 연기가 결정됐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친윤(親 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인·김 최고위원, 한 대표와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두고 경쟁했던 5선 중진 윤 의원을 불러들인 것이다. 윤 대통령과 엇박을 내는 한 대표를 견제키 위한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9-09 11:28:40【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아프리카 53개국 정상 및 관련 기구 대표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인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 정상회의가 4일 개막됐다. 중국은 오는 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아프리카간의 높은 수준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자'는 기치 아래, 양자 및 다자관계 격상 및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4일 신화통신·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베이징을 찾은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과 일일이 개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까지 15개 국가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회의 기간 동안 시진핑 주석이 53개국 참석 정상 모두와 개별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아프리카의 운명공동체 건설'을 앞세우면서 경제 협력 및 양자간 전략적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계획의 확대와 이를 통한 경제 협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시진핑 주석은 무사 파키 마하맛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재 세계는 100년만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고 중국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의 기세가 커지면서 세계 평화·발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는 세계의 중요한 한 축이자 중국 외교의 중요한 우선 순위로, 중국은 아프리카와 정치적 교류를 긴밀히 하면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와 연대해 미국 주도의 세계를 중국 및 개발도상국들이 영향력을 높이고 주도하는 다극화 사회로 만들어 나가자는 입장에 방점을 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연쇄 개별 정상회담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가자 전쟁과 대만 문제 등 세계 정세와 관련한 자국 입장 지지 확보에도 힘썼다. 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해온 중국은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아프리카를 중국의 새로운 시장이자 투자처이면서, 전략적인 교두보로 여기면서 공을 들여왔다. 신화통신 등은 중국과 아프리카 개별국가들 간의 연쇄 개별 정상회담에서 에너지·인프라 등의 협력 강화와 공정하고 자유로운 다극화된 국제사회 건설 등이 주요 의제로 협의됐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외교의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왕원타오 상무부장, 아프리카 53개국 외교·경제장관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담이 전날 열렸다. 왕 주임은 이 자리에서 "28억 중국-아프리카 인민이 단결·협력을 강화하면 글로벌 사우스 협력에 새 동력을 주입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아프리카의 안정 유지 능력 제고를 지지하고, 유엔(UN)이 자금 지원을 해 아프리카 안보 거버넌스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FOCAC는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함께 협력을 논의하는 다자기구로 정상회의나 장관급회의 등의 형태로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중국은 2000년부터 시작된 이 포럼을 통해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입지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을 자처하는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견제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중국 및 개도국 주도의 국제 질서재편을 위해 공을 들여왔다. june@fnnews.com
2024-09-04 18:16:14[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대만 입법원(의회)의 총통견제법(의회개혁법)에 대한 효력 정지(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이 나왔다. 21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최고법원인 사법원의 헌법 법정은 입법원의 의회개혁법에 대한 '효력정지 잠정 처분(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서 19일 이같이 결정했다. 여당 민진당이 지난달 26일 가처분 신청에 나선 지 23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헌법 법정은 의회개혁법의 위헌 소지가 우려되고, 국민의 재산권 등 헌법상 권리를 침해로 인한 공익의 중대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긴급성이 요구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헌법 법정의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이전 나올 예정이다. 이와 관련, 총통부와 여당은 이를 존중한다고 환영한 반면, 다수당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고 있는 야당 국민당 등은 반발했다. 총통부, 행정원, 여당 민진당의 입법위원(국회의원) 51명, 감찰원 등 의회개혁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나선 기관들은 헌법 법정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궈야후이 총통부 대변인은 총통부는 헌법 법정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제1, 2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은 집권당이 사법원의 결정에 개입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실망했지만 의외의 결과가 아니라고 언급했다. 커원저 민중당 주석은 헌법 법정이 집권당의 정치적 도구로 변해버렸다면서 헌법 법정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사라졌다고 비난했다. 앞서 대만 입법원은 지난 5월 28일 재적 103명 가운데 58명 찬성으로 의회개혁법을 가결했다. '친미·반중' 성향 라이칭더 총통 취임 8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 법은 그간 선택사항이던 총통의 의회 국정연설을 의무화하고 총통이 입법위원(국회의원)의 질문에 답변토록 했다. 또 입법위원에게 기밀문서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공무원이나 민간인을 공청회에 소환할 수 있도록 해 입법원의 수사적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의회의 국방비 등 예산 통제권도 커졌다. 이와 관련, 라이 총통은 지난달 24일 생중계된 특별 담화에서 "헌정 질서 수호·인민 권리 보호에 근거해 나는 헌법 법정에 헌법해석(헌법재판)과 잠정 처분(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1 21:25:18[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인력 확대 등 전반적인 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공수처가 현재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력 부족과 수사대상 범죄의 제한 등 제도적인 문제 탓이라는 시각에서다. 이성윤·민형배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공수처법 개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 의원과 함께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연 이성윤 의원은 공수처의 인력 확대 추진을 예고했다. 이 의원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공수처가 대통령실을 제대로 수사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수처가 대체 뭐하는 기관이냐는 국민 불만이 쏟아진다"며 운을 뗐다. 이 의원은 이어 "현재 공수처는 인력이 너무 적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재 25명에서 50명으로 늘리고 공수처 수사관도 최대 70명(현재 40명)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했다. 검사 신분을 보장해 우수한 인력이 공수처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안과 검사와 경찰고위직의 모든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안도 개정안에 담았다. 현재 공수처는 판·검사, 경무관 이상의 경찰공무원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와 기소 모두 할 수 있지만, 나머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선 수사만 할 수 있다. 이 의원은 "개정안이 실현돼야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고 고위공직자 부패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비대해진 검찰에 대한 견제, 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며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먼저 소통관에 선 민형배 의원은 '공수처 실질화를 위한 공수처법 입법청원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에서는 공수처 신설을 포함한 부패방지법에 대한 입법청원을 계속해왔고 그 결실로 2020년 공수처가 출범했지만, 공수처가 제대로 기능하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조직의 규모와 권한이 당초 의도, 목적과 어울리지 않게 설치되다 보니, 지난 3년간 공수처가 무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민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법무검찰개혁위원장을 지낸 김남준 변호사와 공수처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창민 변호사가 배석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견제기능까지 뒷받침하라는 것이 시대의 요구가 됐다"며 "공수처가 현재 문제점을 드러낸다고 해서 존재 이유를 부정하면 안된다. 공수처법 개정은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특히 김 변호사 역시 공수처의 수사대상과 수사대상 범죄를 확대하고, 수사대상 전체에 대해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수처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인력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변호사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기소하고 공소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라며 "법령개정을 통해 인력이 대폭 증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공수처 검사 임기가 3년 단임에 3회 임기 연장이 가능해 총 일할 수 있는 기간이 12년밖에 안되다 보니 인력 누수도 심각하다"며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 단임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7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07-05 18:26:16【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한 무역 제한 조치가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27일(현지시간) IMF는 미국과 연례 협의를 마친 뒤 낸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IMF는 갈수록 미국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IMF는 미국 무역 정책과 관련, "미국은 국제 무역과 투자 체계를 약화할 위험이 있는 핵심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주요 교역 파트너국들과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쟁점에는 불공정 무역 관행, 공급망 취약성과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또 IMF는 관세와 비관세 장벽, 미국산 자재 사용 등의 정책이 무역·투자 흐름을 왜곡한다고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경제 성장에도 좋지 않고 올바른 해법도 아니라는 것이 IMF의 지적이다. 아울러 IMF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은 상태라고 평가했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2.7%)과 엇비슷하다. 다만 IMF는 "미국 재정적자가 너무 커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무역 제한 조치의 지속적인 확장과 지난해 은행 파산으로 부각된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한 진전이 충분치 않은 것이 미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지난 18일 2024 회계연도 미국 재정적자 규모를 1조9000억 달러(약 2635조원)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2월 전망보다 27% 증가한 것이다. CBO는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의 6.7%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평균 3.7%였다. IMF는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의 계속되는 증가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고질적인 재정적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대하고 지속적인 정책 오류라는 이유에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내년 중반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인 2%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6-28 07:00:11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국빈방문한 18일 윤석열 정부는 서울에서 중국 대표단을 맞아 9년 만에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했다. 우리 정부는 러시아에는 북러 군사협력의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경고하는 한편,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과 소통을 늘려 견제구를 던졌다. 이는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목적이지만, 오히려 북중러 연대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평양에 도착해 19일까지 머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 북러 당국은 이미 이날부터 주요 협력사안들을 미리 예고했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과 경제협력 등이다. 특히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이 동행해 군사정찰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부는 이를 하나하나 주시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 동행을 두고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도 보스토치니 우주비행장에서 열렸던 만큼 (이후 감행된 군사정찰위성 발사의) 후속 협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평가절하했다. 일각에서 한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 일견 북한보다 낮다는 주장에 대해, 미국의 우방국 중 대러 관계가 한국보다 높은 곳은 없다는 점과 한러 교역규모가 150억달러로 북러보다 530배 크다는 점을 들면서다. 정부는 같은 날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해 북러에 견제구도 날렸다. 우리 측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중국 측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선 차관급 협의이다. 중국은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북한의 최우방국이라는 점에서 한중 소통 자체가 북한으로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외교부에 따르면 일찌감치 개최 시기가 정해져 북러 행보가 고려되진 않았는데, 푸틴 대통령 방북 예정에도 중국이 시기 변경을 요청하지 않은 건 그만큼 한중의 공동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대러 경고와 대중 소통은, 중러가 결국은 경제력이 절실해 우리나라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러는 북한 자위권을 인정하지만 북핵의 지나친 고도화는 부담스러워한다"며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소통하면 실질적인 대북 입장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히려 북중러 연대를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중러의 패권경쟁에 휩쓸리면 별수 없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과 중러가 군비경쟁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이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며 대미 공세에 이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6-18 18:57:05[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비 당권 주자들이 세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대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원내외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 데 이어 지도부 구성을 위한 러닝메이트를 구하면서 당내 세력화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최고위원 4명이 사퇴하면 비대위로 전환되는 수정 당헌·당규로 인해, 한 전 위원장은 당내 비토 세력이 커지더라도 최소 2명의 우군을 당선시켜 당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른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의 견제구에 이어 친윤계의 비토까지 이어지며, 당권레이스는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예비 당권 주자들은 당권레이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일종 사무총장은 오는 23일에서 24일께 차기 전당대회를 위한 후보자 등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먼저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 전 위원장은 대표 출마 회견문 작성과 사무실 마련 등 출마 준비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 시기는 내주 안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 위원장 측 원내 인사는 기자에게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와 관계 없이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사실"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이번 기회를 통해 당내 개혁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출마에 힘을 실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은 러닝메이트를 구하며 향후 최고위원회 구성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할 경우 비대위로 이어지는 당헌·당규 수정안을 고려해, 한 전 위원장은 최소 2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를 만들어 지도부 안정화를 꾀한다는 모양새다. 또 다른 한 전 위원장 측 인사는 "아직 러닝메이트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여러 인사를 접촉하며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강해지면서,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지며 당내 세 확산 작업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원내 당 대표론'을 꺼내며 원외의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한 가운데 최근 당내 포럼과 조직을 구성하면서 원내외 인사 포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 의원은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그리고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윤 의원도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로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던 부분을 거론하며 "다시 대표에 나올 거면 왜 사퇴했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 친윤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비윤계 주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땅한 당 대표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은 친윤계는 전략적 연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전 위원장 출마를 경계하며 비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기현 전 당 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한 전 위원장의 책임론을 연일 비판하며 한 전 위원장 출마를 견제하고 있다. 친윤계 한 관계자는 "총선 책임으로 사퇴했던 한 전 위원장 출마가 옳은가"라며 "황교안 전 대표의 수순을 밟아나가면 당은 더 큰 위험을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06-16 16:13:28[파이낸셜뉴스] 미국 대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의 대중 통상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연방의회가 추진 중인 전방위적 중국 견제 법안의 입법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기업에게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9일 발간한 '미 의회 대중국 견제 입법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118대 미 의회 개원 후 9개월간 발의된 중국 관련 법안은 376개로 집계됐다. 116대·117대 의회의 중국 관련 법안이 각각 474건, 432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입법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 연방의회가 검토 중인 주요 대중 견제 수단은 '고율 관세 조치',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지위 철회', '멕시코 등을 경유한 우회 수출 방지' 등이 대표적이다. PNTR 지위는 미국이 비시장경제국에 대해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자동으로 최혜국 관세를 적용하는 근거다. 미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및 시장 개방을 조건으로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그간 미 의회는 바이든 행정부에 전기차, 조선·해운, 철강·알루미늄 등의 전략 품목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의회는 또 중국 제품 수입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를 발동하고, '중국 특별 세이프가드 조치'를 재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중국 특별 세이프가드 조치는 중국산 수입품 급증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피해 입증 기준을 WTO 일반 세이프가드 조치 요건보다 완화한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 당시 도입됐지만 2013년 폐기됐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118대 의회 회기 시작과 동시에 '중국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초당적인 대중국 정책을 개발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130개의 입법 규제안을 담은 정책 권고 보고서도 채택했다. 보고서엔 중국의 PNTR 지위를 철폐해 모든 중국산 제품에 포괄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멕시코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조립해 미국에 수출하며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USMCA) 특혜관세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을 노리자 미국 의회는 중국 기업이 제3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출국이 아닌 기업을 기준으로 규제를 부과하는 방안까지도 제시되고 있다. 보고서는 해당 법안들이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회기 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다음 회기에서 재발의된다면 초당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특정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경우 대중국 견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대중국 강경 견제 기조는 우리 기업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아름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는 대통령의 권한뿐만 아니라 정책 의제 설정권자인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회 선거 동향을 함께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겨냥한 의회의 입법이 한국 기업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동향 파악과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6-09 12:2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