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각) 집권 2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인 스콧 베센트(62)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베센트를 제79대 미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 투자자이자 지정학적 및 경제적 전략가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센트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위대한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그는 내가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고,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베센트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보편적 관세가 무역 전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월가 등 미국 경제계의 우려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굳건히 지지해왔다. 한편, 베센트는 올해 대선 이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두사람에 더해 정권 인수팀에서 경제 분야 인선과 정책을 담당해온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마크 로완까지로 후보군을 확대한 뒤 이들을 직접 면접하기로 하는 등 재무장관 인선을 원점 재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러트닉을 재무장관 대신 상무장관에 지난 20일 지명했으며, 며칠 더 숙고한 뒤 결국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3 10:15:15【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북 익산시가 2025년 예산으로 1조8077억원을 편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올해보다 594억원(3.4%) 증가한 금액이다. 익산시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차질 없는 현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모든 사업을 재검토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조정했다. 또 지역의 미래를 견인할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역경제 활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 먼저 성장동력 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229억원을 편성했다. △동물용 의약품 시제품 생산시설 구축 152억원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구축 36억원 △첨단바이오 육성 연구개발 지원 10억원 △자율주행 유상운송 스마트플랫폼 구축 23억원 △다이로운 스마트빌리지 조성 8억원을 반영했다. 이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예산으로 △익산사랑상품권 발행·운영 259억원 △전통시장 주차환경개선 27억원 △영세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지원 20억원 △다이로움일자리사업 18억원 △소상공인 특례보증 지원 15억원을 편성해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또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활동 지원을 위해 △기본형 공익직접지불제 435억원 △전략작물 직불제 70억원 △농민 공익수당 88억원 △농작물 재해보험 농가부담금 지원 36억원을 편성했다. 청년 지원 정책으로 △익산형 청년근로수당 40억원 △청년월세지원 20억원 △청년·신혼부부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11억원을 배정했다. 풍부한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명품관광도시를 통한 문화·관광 활성화에도 집중했다. 세부 사업은 △백제역사유적지구 보존관리(미륵사지·왕궁리유적) 164억원 △백제왕궁 금마저 역사·문화공간 조성 65억원 등이다. 국토·지역개발 분야에는 △산북천 개선복구 318억원 △여산·석탄·목천소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66억원을 편성했다. 사회복지 분야는 △기초연금 1872억원 △생계급여 898억원 △노인일자리사업 474억원 △장애인 활동 지원 230억원 △아동수당 106억원 △부모 급여(영아수당) 119억원 으로 취약계층과 노년층의 생활을 안정화하고 아동보육 지원에 주력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2025년 예산안은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미래 성장동력 산업 육성과 민생경제 회복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라며 "효율적인 재정운영으로 시민이 행복한 품격도시 익산을 만들어 시민들이 직업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예산안은 오는 28일부터 시의회 심의를 거쳐 내달 19일 확정될 예정이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1-22 16:22:50[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임기 후반기 양극화 타개로 민생을 살려 '새로운 중산층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임기 전반기 건전재정 기조로 물가 안정화와 수출 활성화 등 양호한 경제 여건을 구축한 윤 대통령은 후반기에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게 보다 적극적인 민생정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후반기에는 양극화 타개로 국민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각자 국가 발전에 열심히 동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민생과 경제 활력을 반드시 되살려서 새로운 중산층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전반기 민간주도 시장 중심 기조로 경제에 활력을 넣었고, 후반기에는 양극화 타개로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게한다는 비전을 제시한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취임 초 원유와 원자재 가격 불안으로 물가상승률이 6%대였지만 현재 1%대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국가부채 증가로 어려웠던 재정은 건전재정 기조로 운용되면서 2%대 견고한 성장률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미시적인 맞춤형 지원정책이 가능한 여건이 구축됐다는 판단에 윤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를 목표로 내걸었고, 이에 대통령실은 내년 정책추진 과정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카드도 검토 대상에 올려 '적절한 돈 풀기'로 체감형 정책 집행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뛰어야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면서 "국민의 일부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다면 국가는 발전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의료·교육·노동·연금 등 4대 개혁 추진 의지도 재확인한 윤 대통령은 "사실 많이 늦었다. 우리 사회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더이상 늦추거나 미루지 말고 빨리 완수해야 하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4대 개혁 중 의료개혁은 '의료인력 확충·지역의료 강화', 연금개혁은 '보험료 더 내고 연금 오래 받기', 노동개혁은 '불법파업 근절·근무형태 다양화', 교육개혁은 '늘봄학교 확대·유보통합 구축'이 핵심으로 꼽힌다. 이에 윤 대통령은 "연말까지 의료개혁 핵심과제을 마무리하고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를 임기 내 구축하겠다"면서 "교육개혁은 꼼꼼하게 추진해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를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개혁으로 기업과 근로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노동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할 것"이라면서 "연금개혁도 제대로 이뤄지게 끝까지 챙기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개혁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라면서 "개혁을 완수해 국가의 미래를 지켜내는 것이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22 13:40:58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민층 삶의 질 제고'를 목표로 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띄우며 민생현안을 챙기는데 '올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민주당이 내홍에 빠진 가운데 서민경제 활성화에 공을 들이면서 정책적 리더십 부각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들께서 저희 민생 정책을 더 체감하고 (정책을) 국민들이 원하는 우선순위로 정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며 "민생경제특위를 준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각종 서민정책과 개혁과제 등을 아우를 민생특위는 사실상 한 대표가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과 '예산'면에서 집권당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 특검법 정국 속에서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고 중도층까지 지지 외연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민생행보는 그동안 특검법과 김여사 관련 의혹을 놓고 갈등이 노출된 당정관계가 어느정도 회복됐다는 판단아래 이를 토대로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한 '경제전도사'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어 재정건전성 확보와 직결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민주당 등 거대 야당이 서민층 지원을 이유로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는 판단아래 '한정된' 국가재정을 운용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나라 곳간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는 "재정준칙은 국민에게 돈을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아니고,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우리나라 정도 재정을 운용하고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에서의 재정준칙 법제화는 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숙제였다"라며 21대 국회에서 도입이 무산된 재정준칙 법제화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1-21 18:16:21【 대전=김원준 기자】 대전시와 충남도가 1989년 분리 이후 35년 만에 통합을 추진한다. 양 시·도는 인구 36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90조원 규모의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해 수도권에 이은 대한민국 2위 경제 거점을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21일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서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 등과 함께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발표했다. 양 시·도는 공동선언을 통해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같은 역사와 공동체 의식을 가진 양 시·도의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광역경제생활권을 구축하고, 주민의 복지를 증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양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또 통합 지방자치단체가 국가의 사무·재정 이양을 통해 연방제 국가의 주(州)에 준하는 실질적인 권한과 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행정구역 통합을 위해 양 시·도는 민관협의체를 동수로 구성하고, 그 협의체에서 주요 쟁점사항을 논의한 뒤 통합 법률안을 마련해 양 시·도에 제안하도록 한다. 양 시·도는 특히 두 지역 공동 발전과 민주적·상향식 행정 통합 추진을 위해 의회와 시도민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 통합안을 확정한 뒤 조속히 통합을 추진한다. 이 자리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한 뿌리에서 시작한 대전과 충남이 통합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대한민국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통합 추진 과정에서 시·도민 의견을 충실히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현 체제의 비효율성을 타파하고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 등 국가적인 현안을 지방이 힘을 갖고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 개조에 버금가는 광역 단위의 행정 체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뿌리가 같은 양 시·도가 통합하면 대한민국 미래 성장축으로 도약할 것이고, 산업경제, 도시개발 등 대규모 중앙 권한 이양으로 대한민국 최고 투자 유망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과 충남이 통합하면 △인구 358만명 3위 △재정 규모 17조3439억원 3위 △GRDP 191조6000억원 3위 △산업단지 184개소 3위 △지난 9월 말 기준 올해 누적 수출액 715억달러 2위 △수입 346억달러 5위 △무역수지 369억달러 1위 등으로 각종 지표가 상위권에 오른다. kwj5797@fnnews.com
2024-11-21 18:09:01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상법 개정에 재계가 "경영을 옥죄는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한 상법 개정의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더해졌다. 최근 경제 8단체의 반대 건의에 이어 21일 대기업 사장단까지 나서서 "상법 개정안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어렵게 한다"며 법안 논의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등 16개 대기업 사장들이 한자리에서 특정 법안을 반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상법 개정의 후폭풍에 상당한 위기감을 갖는 것은 물론 규제법률만 쏟아내고 경제 살리기 법안을 등한시한 국회를 향한 재계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상법 개정에서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이다. '주주 이익 불충실'을 이유로 행동주의펀드 등이 손해배상 소송과 배임죄 고발 등으로 경영권을 위협, 개입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투자나 자본조달, 인수합병(M&A)과 같은 통상적 경영활동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상법 개정안에 함께 들어가 있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과 같은 조항 또한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그러나 경영진이 방어·견제할 수 있는 차등의결권 등과 같은 수단은 마땅치 않다. 기업들의 우려가 일리가 있는 것이다. '후진적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자'는 상법 개정의 취지마저 부정할 수는 없다. 카카오그룹, 두산그룹, LG화학, 고려아연 등 일부 대기업의 물적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 계열사 합병, 일방적 유상증자 등 지배주주의 지배권과 이익을 우선하는 구조조정에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당한 것도 사실이다. 이 지경까지 오도록 기업들이 자초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액주주는 물론 기관투자자, 사모펀드 등 제각기 다른 주주들의 이익을 공평하게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헤지펀드의 공격이나 소송에 휘말린 경영진의 경영활동이 합당했는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등에 대해 더 정교한 수단이 필요한 것은 맞다. "종기환자의 환부에 메스를 대고 제거해야지 팔다리를 자르는 교각살우(矯角殺牛)를 범하면 안 된다"는 재계의 호소도 그런 것이다. 기업 상거래의 근본이 되는 상법 개정은 신중해야 한다. 금융투자세 폐지와 함께 1400만 투자자들이 반길 일이지만, 민주당이 '기업인 배임죄 처벌 완화' 카드까지 꺼내 들며 시급한 민생경제 입법보다 다급한지 곱씹어 봐야 한다. 주주 이익이 침해당하고 한국 증시만 나홀로 추락한 상황이 계속되는데도 정부와 대통령실, 여당 모두 법 개정에 명확한 입장조차 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끈 책임도 크다. 주주 보호 등의 제도적 장치로 상법 이외의 자본시장법 개정과 같은 다양한 수단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재계가 희망하는 핀셋규제의 하나로 이해충돌이 불가피한 합병 등 기업지배구조 재편과 같은 사안에 대한 주주충실 의무, 손해배상 책임 영역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식의 보완장치도 고려해볼 만하다. 상법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기업과 주주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2024-11-21 18:03:32'내우외환.'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이다. 보편관세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보호무역주의의 파고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14일에는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1년 만에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한국의 대미 무역·경상수지 흑자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통상마찰 등도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큰 위협요인이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상반기 내수기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첫 역성장이다. 같은 기간 수출기업의 매출은 13.6% 증가했지만, 지난해 매출 감소(7.3%)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11월 기업경기동향조사(BSI)는 1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또 32개월 연속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부진은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가 98만6487명으로 전년(86만7292명) 대비 11만9195명 증가했다. 기업 실적도 마찬가지다. 2023년 국내 매출 10대 상장사의 순이익 합계는 28조1000억원으로 도요타의 순이익 41조9000억원을 크게 하회한다. 국내기업의 취약한 내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대 성장조차 버거워질 정도로 한국 경제의 체력이 약해진 것이다. 이처럼 엄중한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야당은 지난 14일 이사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기업들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송이 남발되어 이사의 경영판단이 지체되고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사업재편, 신산업 투자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크게 걱정하고 있다. 기업들의 걱정은 미국의 사례를 볼 때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합병 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인정하는 일부 판례의 영향으로 대규모 합병에선 10건 중 7건에 대해 주주대표소송이 서너 건씩 제기된다. 대규모 합병에 대해서는 거의 자동적으로 소송이 뒤따르는 셈이다. 이러한 소송들은 대부분 합의로 종결되는데, 이때 기업은 변호사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한다. 이와 같은 소송 관행이 업계에 만연해 있어 이를 'M&A 거래세'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행태는 일부 변호사의 배만 불릴 뿐이지 실제 주주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상법 전문가도 야당의 상법 개정 움직임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상법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의 62.6%가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포함한 상법 개정에 반대했고, 이 중 49.2%는 법 통과 시 소송 증가에 따른 경영위축을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기업과 치열하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 집중해야 할 정책의 우선순위는 다름 아닌 경제 살리기이다. 지금은 기업을 지원하고 규제를 개선해 경제를 살리는 데 모두가 매진해야 할 때다. 상법 개정이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기업의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채우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2024-11-21 18:03:19[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민층 삶의 질 제고'를 목표로 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띄우며 민생현안을 챙기는데 ‘올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아 민주당이 내홍에 빠진 가운데 서민경제 활성화에 공을 들이면서 정책적 리더십 부각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민들께서 저희 민생 정책을 더 체감하고 (정책을) 국민들이 원하는 우선순위로 정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며 “민생경제특위를 준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각종 서민정책과 개혁과제 등을 아우를 민생특위는 사실상 한 대표가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과 '예산'면에서 집권당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 특검법 정국 속에서 이반된 민심을 되돌리고 중도층까지 지지 외연을 대폭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의 이 같은 민생행보는 그동안 특검법과 김여사 관련 의혹을 놓고 갈등이 노출된 당정관계가 어느정도 회복됐다는 판단아래 이를 토대로 서민경제 살리기를 위한 '경제전도사'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어 재정건전성 확보와 직결된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민주당 등 거대 야당이 서민층 지원을 이유로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는 판단아래 '한정된' 국가재정을 운용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나라 곳간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표는 “재정준칙은 국민에게 돈을 인색하게 쓰겠다는 취지가 아니고,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우리나라 정도 재정을 운용하고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에서의 재정준칙 법제화는 늘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숙제였다”라며 21대 국회에서 도입이 무산된 재정준칙 법제화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예산'으로 분류된 지역화폐 예산을 원내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행안위에서 일방적으로 2조원 가량 증액한 것을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여당은 한정된 혈세로 복지 사각지대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지원하려면 인기영합성 예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선거만 겨냥하는 포퓰리즘 정책은 선거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후유증은 심각하다"며 "미래 세대를 생각하며 살림을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 대표가 최근 현 정부들어 처음으로 한국노총을 방문,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등 노동계의 숙원사업 등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한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노동 등 4대개혁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관측이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1-21 15:52:59[파이낸셜뉴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우수한 항만물류 인프라에 일본 기업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청장 김기영)은 21일 시미즈항이용촉진협회 30여명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주한 일본 공무원 사절단의 방문을 포함해 정부기관과 일본 물류 분야 기업들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방문을 잇따라 요청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인프라와 경쟁력 있는 수출입 관문으로서의 지리적위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투자를 고려하는 기업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방문한 일본 시미즈항 이용촉진협회 시찰단은 일본 시미즈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항만 사업에 종사하는 민간기업과 시즈오카현 공무원, 시미즈항만공사, 기업 등으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최근 일본의 항만 관련 규제, 노동 정책 등이 강화됨에 따라 부산항 신항과 자유무역지역에 대한 투자환경을 파악하고자 이번 방문을 요청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대표적인 일본 투자 물류기업은 한국일본통운, 나이가이은산로지스틱스, 후지글로벌로지스틱스, NH센코 등이 있다. 최근 미쓰이소꼬코리아가 웅동배후단지 1단계에 물류센터 증축 공사를 위한 증액투자를 결정했으며 지난 8일 투자 신고를 마쳤다. 미쓰이소꼬코리아는 해당 부지에서 커피생두 정온(상온) 시설 등을 증축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김기영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단순 물류 거점이 아닌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서 성장 가능성을 가진 곳"이라며 "물류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콜드체인 분야를 집중 육성해 세계적인 항만 물류 허브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11-21 14:52:45[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지역화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 대강당에서 열린 '지역사랑상품권 국고 지원을 위한 전통시장·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 돈의 흐름이 멈추면 경제가 죽는다"며 "전처럼 지역화폐라도 충분히 발행해서 동네 골목이, 경제가 활성화되면 동네에 온기도 돌고 참으로 행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의 역할은 경제가 어려울 때 경제가 살게 하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경기가 나쁘고 동네 돈이 말라가면 큰일 나니까 돈이 돌게 해주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하는 의무"라고 짚었다. 이어 이 대표는 "온누리상품권은 지역 제한도 없고 매우 불편한 데다 사용처가 골목으로 제한되기에 동네 골목을 따뜻하게 하는데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지역화폐 활성화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부가 최근 지역화폐 예산을 삭감한 것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현 정부는 지역화폐 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다. 올해도 예산 편성에서는 0원"이라며 "그러면서도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자꾸 올리는데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지역화폐로 하면 안 되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며 "말을 안 들으면 혼을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정치가 대리인을 뽑아 우리가 원하는 바를 대신하게 만드는 것인데, 그 대리인들이 우리의 삶에 관심 갖지 않고 우리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면 주인이 나서야 한다"며 "당당하게 '내 세금이고, 내가 맡긴 권력이니 그 권력과 예산을 제대로 우리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써라'라고 요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역화폐 발행 확대는 이 대표의 대선 공약으로, 정책 브랜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의 대표 정책이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인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내년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을 2조원 증액하는 예산안을 야당 단독으로 표결, 통과시켰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11-21 14:2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