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경제역군으로 세계의 바다를 누비다 이역만리에 묻힌 원양어선원 유해 3위(位)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해양수산부는 스페인 라스팔마스 납골당에 안치된 우리나라 원양어선원 유해 3위를 국내로 이장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는 14일 한국원양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추모행사를 마친 뒤 유족에게 유해를 전달할 계획이다. 해수부는 2002년부터 '해외 선원묘지 정비 사업'을 통해 스페인 라스팔마스(Las Palmas)와 테네리페(Tenerife), 사모아(Samoa) 등 7개 나라에 있는 287기의 묘지를 현지 한인회 등의 도움으로 관리하고 있다. 라스팔마스와 테네리페는 1970~80년대 원양어선들이 주로 조업 활동을 했던 대표적인 어장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대서양에서의 어업 활동이 이뤄졌다. 특히 2014년부터는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 현지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원양어선원 유해를 국내로 옮겨와 가족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번 3위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34위의 유해를 이장했다. 284위가 해외에 남아 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고혼이 된 원양어선원의 넋이 편히 잠들 수 있도록 해외 선원 묘지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유해의 국내 이장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 원양어선원 유해의 국내 이장 사업은 원양산업협회가 수행하고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협회로 문의하면 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7-13 11:31:45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는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DMC타워에서 서울 중소기업인 대회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김흥빈 서울지방중기청장, 최상운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장 등을 포함 100여명이 넘는 내·외빈들이 수상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부단한 노력으로 성공을 일궈온 모범 중소기업인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대통령 표창은 지능형 CCTV를 생산하는 쿠도커뮤니케이션(대표이사 박기훈)을 비롯해 9개 업체가 수상했고, 국무총리 표창 7곳,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23곳,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3곳 등 총 115개 업체가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박승찬 중기중앙회 서울지역본부장은 “전년도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이업종 간 융·복합 협업을 위한 서울 BIZ-UP CEO 포럼을 구성, 운영 중에 있다”며 “우수 중소기업 간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협업사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가는데 지역본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2016-05-27 09:47:45최근 급격한 정보기술의 발달과 사회환경의 변화는 기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쳐 금융기관을 비롯한 공기업, 대기업 등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룩한 주인공들이 그 경험과 지식을 꽃피워 열매를 맺을 시기임에도 옥석의 구별 없이 나이 순으로 ‘강제퇴출’ 당하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과연 ‘할 일’이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할 일’은 있다.나아가 매우 잘할 수 있고 그 성과와 보람, 자긍심은 어제의 경제기적보다 훨씬 클 것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은 답보상태에 있다.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다방면에 걸친 기업경영 전반의 우수한 지식과 경험의 결여가 주 원인일 것이다.전략과 비전, 자금조달, 마케팅, 원가절감, 생산성향상 등 대기업이 원하는 고급지식은 중소기업에는 더욱 절박하게 요구된다.그러나 중소기업들이 자사에 적합하고 꼭 필요한 부문의 우수한 지식과 경험을 접하기는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제 중소기업 사장들이 자기 회사의 필요한 부문의 적합한 전문가들을 선택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성과는 엄청날 것이다.또 퇴출을 강요당하는 이들이 어제의 영광과 아픔을 승화시켜 중소기업이라는 척박한 환경에서 꽃피고 열매를 맺는 제2막을 연다면 이 또한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제는 경제기적을 일궈낸 호랑이들을 중소기업이라는 넓은 숲으로 보내야 할 때다.” /엄종수 한국능률협회컨설턴트스쿨 교육사업단 단장
2000-09-07 05:02:18"트럼프 대통령 재선은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김일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이사(사진)는 20일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현실화될 보호무역, 고금리 등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에 대비해 중소기업의 대응 키워드를 '다변화'로 제시하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핵심 키워드는 수출시장 다변화, 수출품목 다변화, 수출채널 다변화다. 김 이사는 앞서 '미국 우선주의' 구호를 앞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에 대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을 걱정했다. 한국은 '수출 역군', '수출 보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수출이 중요한 나라다. 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35.7%로 2020년대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중국과의 공급망 분리 등 보호무역주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경제 참모진들은 벌써부터 달러 가치 인하를 통한 미국 상품 수출 촉진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국내 중소기업 업계는 트럼프 시대를 예의주시 중이다. 미국은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중소기업 최대 수출국으로 부각된 만큼 정권 교체로 인한 변화가 더욱 체감될 수밖에 없다. 거래 규모만 94억달러(13조772억원)에 달한다. 김 이사는 "미국발 관세 폭탄과 달러 가치 하락은 국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며 "개방형 통상 국가로 성장해 온 한국이 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이 중진공을 통해 수출 다변화 전략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중진공은 미국, 중국 외에도 16개국 25개 세계 주요 교역 거점을 기반으로 사무 공간부터 바이어 발굴, 현지 인허가·인증 등 신규 시장 발굴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지 직접 진출이 어렵다면 연평균 2000만명이 넘는 바이어가 방문하는 고비즈코리아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도 시장 다변화를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4-11-20 18:03:20[파이낸셜뉴스] "트럼프 대통령 재선은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열어 줄 수 있습니다." 김일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글로벌성장이사는 20일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현실화될 보호무역, 고금리 등 '트럼프노믹스 2.0 시대'에 대비해 중소기업의 대응 키워드를 '다변화'로 제시하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핵심 키워드는 수출시장 다변화, 수출품목 다변화, 수출채널 다변화다. 김 이사는 앞서 '미국 우선주의' 구호를 앞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인 승리에 대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을 걱정했다. 한국은 '수출 역군', '수출 보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수출이 중요한 나라다. 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35.7%로 2020년대 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20% 보편 관세, 중국과의 공급망 분리 등 보호무역주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경제 참모진들은 벌써부터 달러 가치 인하를 통한 미국 상품 수출 촉진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에 국내 중소기업 업계는 트럼프 시대를 예의주시 중이다. 미국은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중소기업 최대 수출국으로 부각된 만큼 정권 교체로 인한 변화가 더욱 체감될 수밖에 없다. 거래 규모만 94억달러(13조772억원)에 달한다. 김 이사는 "미국발 관세 폭탄과 달러 가치 하락은 국내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며 "개방형 통상 국가로 성장해 온 한국이 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이 중진공을 통해 수출 다변화 전략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중진공은 미국, 중국 외에도 16개국 25개 세계 주요 교역 거점을 기반으로 사무 공간부터 바이어 발굴, 현지 인허가·인증 등 신규 시장 발굴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지 직접 진출이 어렵다면 연평균 2000만명이 넘는 바이어가 방문하는 고비즈코리아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도 시장 다변화를 위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진공은 코로나19 펜데믹, 지역정세 불안 및 미국발 공급망 재편 등 매년 반복되는 물류 대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업으로 인천공항 제2물류단지 내 국내 최초 중소기업 전용 항공 물류센터도 구축 중이다. 수출물품 입고·보관·포장·출고 등 모든 물류 공정이 한 곳에서 가능하도록 첨단 자동화된 스마트 물류설비를 도입해 2026년 4·4분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이사는 "보호무역 강화, 리쇼어링 촉진, 관세 정책 변화 등 여러 요소가 한국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변화를 기회로 삼기 위해선 수출 시장의 다변화, 현지화 전략 강화 등 다양한 대응 전략이 필수적으로, 중소기업의 철저한 준비와 전략적 대응을 바란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4-11-19 15:57:10지난 2일 우리 수출의 최일선 현장이자 수도권 관문항인 인천항을 방문했다. 수출물품들을 가득 실은 우리 컨테이너선들이 순조롭게 출항하는 것을 바라보며 수출도 역대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기를 기원했다. 9월 우리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인 588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 수출은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올해 1~9월 총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9.6% 증가한 5088억달러를 달성했다. 전체 무역수지는 작년 103억달러 적자 규모의 세 배 이상인 36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대중 무역수지도 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1~9월 누계 자동차 529억달러, 반도체 1024억달러 등 주력품목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2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16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며 수출이 우리 경제의 최전선에서 성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세계 경제는 주요국 거시경제 불안과 자국 우선주의 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미·중 경쟁으로 인한 공급망 재편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복합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수출이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역대 최대 수출 달성, 27년 세계 수출 5강이라는 도전적 목표하에 수출기업과 정부, 수출지원기관이 '수출 원팀 코리아'가 되어 한마음으로 움직인 결과다. 그간 '수출 원팀 코리아'는 주력품목 수출경쟁력 강화 및 유망품목 육성대책 마련, 세일즈 외교를 통한 시장개척과 수주 지원, 수출기업 애로 해소 등 수출 확대를 위한 총력전을 펼쳐왔다. 본인 역시 '수출 원팀 코리아'의 일원으로서 매달 수출현황을 점검하고 기업·항만 등 수출현장을 방문하며 산업역군들의 노력과 우리 산업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대외여건 속에서 역대 최대 수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범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는 우선 역대 최대 수출 달성을 위해 연말까지 가용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수출 붐업 코리아 등 수출 상담·전시회를 연말까지 집중 개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370조원 무역금융을 공급하며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소비 성수기에 대응해 내년 1월까지 수출보험 한도를 30%까지 확대한다. 수출계약 직전 기업이 신속하게 해외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해외인증 119'도 운영한다. 또 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하기 힘든 대외 수출 리스크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 분쟁에 따른 해상 물류차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사시 대체물류선을 지원하는 등 신속 대응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국 대선에 따른 무역·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업계와 소통하고, 대미 아웃리치도 적극 추진한다. 이와 함께 미래 유망품목 발굴과 신시장 개척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 한류 확산으로 조명받고 있는 패션, 식품, 화장품 등 K소비재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원전·방산·플랜트 등 신수출동력을 중심으로 중동·유럽 등 신시장 진출을 적극 확대하는 한편 통상정책 로드맵에서 밝힌 바와 같이 글로벌 사우스 지역을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개척하기 위한 통상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유지경성(有志竟成).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으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했다. 역대 최대 수출 달성이라는 목표는 도전적이었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여 목표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역대 최대 수출을 실현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뜻과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2024-10-13 20:08:214월 10일이면 모든 것이 끝나고, 국가 운명이 결정되는 것같이 다들 이야기한다. 총선에 뛰어든 정당과 정치인은 당사자 일이니 그럴 수 있는데, 언론과 국민이 똑같이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4년 임기 국회와 5년 임기 대통령제 정부의 계승으로 국가가 진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의 임기제 정치일정은 시대정신으로 불리는 역사의 도도한 흐름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래서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보다 더 절실한 것이 시대정신에 맞는 미래의 기획이다. 대한민국 미래 기획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66달러에서 2022년 3만3000달러로 70년 만에 약 500배 증가했다. 경제규모 세계 13위, 수출 점유율 6위,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 배터리 생산 점유율 5위의 선진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동아시아 끝자락의 자원빈국이 사람의 힘 그리고 사람을 키운 교육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바로 그 사람을 키우는 문제에 위기가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0%인 0.6명대의 출생률이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았다. 사람으로 일어선 나라가 사람 부족으로 주저앉는 현실에 당면했다. 결혼과 출산 적령기인 20·30대는 저출산의 가장 큰 이유로 부동산 가격, 육아, 사회복지와 아울러 과도한 교육비 부담 문제를 꼽고 있다. 교육으로 올라선 나라가 교육 문제 때문에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희망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출산 문제 해결과 미래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의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당국이 먼저 변해야 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외국에서의 한 간담회에서 K문화가 성공한 배경으로 정부의 비개입을 거론한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현재 우리 교육에는 교육부의 개입이 지나치다. 역사 속에서 국가 교육제도가 학교를 살리고, 산업 발전 역군을 양성해 오늘의 경제강국을 만들었음은 모두가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바뀌었고, 키워낼 학생 수도 크게 줄었다. 그때는 맞았는데 지금은 아니다. 우리 교육의 블랙홀은 대학입학제도다. 고등교육 수학능력을 보겠다고 30년 전에 시작한 대입수능시험을 소수점 이하 등급별로 수험생 줄 세우기 절대 기준으로 쓰는 것은 코미디다. 원하는 의대에 가기 위해 최우수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킬러 수학문제 하나인데, 이를 위해 1년 더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개인적 성취나 국가인재 양성 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대학이 자율적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상을 제시하고, 나아가 인재를 찾아내서 키우는 것은 제4차 산업혁명 이후 시대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준비다. 대학이 학제와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조정할 권한과 아울러 책임도 동시에 갖는 것이 이 시대의 글로벌 표준이다. 공정성은 교육이 추구해야 할 소중한 보편 가치지만, 이를 위한 규제의 역효과로 또 다른 중요한 가치인 대학의 자유와 경쟁력이 실추된다면 큰 유감이다. 국민 전체를 위한 보편적 기초교육이 중요하다, 한편 국가 미래를 선도할 수월성 교육도 중요하다. 사람이 모두인 나라에서 국가가 살려면 이 길밖에 없다. 석 달 후가 아니고 20년 후가 정말 큰 문제인데, 작금의 정치과잉 시대는 국민을 착시의 세계에 가두고 있다. 우리 교육에 '자유'라는 이름의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국가정책으로 미래 교육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리다. 학교와 대학이 각각의 비전을 중심으로 자유롭고 유연한 미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교육부는 이를 제도와 재정으로 후원하면 된다. 우리는 지금 경직된 관료제적 통치가 효율적이었던 20세기에 더 이상 살고 있지 않고, 다양하고 자율적인 유연시스템을 기반으로 창의적 미래 인재 양성에 진심을 기울여야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2024-01-14 19:34:16윤석열 대통령이 5일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수출 진흥이 민생"이라며 "기업인들이 더 넓은 운동장에서 뛸 수 있게 정부가 든든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해외를 안방처럼 누벼야 경제에 활력이 돌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무역인들이 세계를 무대로 도전할 수 있게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하고 규제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지난 60년 우리 무역의 역사는 대한민국 경제발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70년대 오일쇼크,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던 힘은 다름 아닌 수출이었다. 분단과 전쟁으로 세계 120여개국 중 100위권 밖 최빈국이던 나라가 수출로 경제를 일으켜 지금은 경제규모 세계 13위, 수출액 세계 6위로 올라섰다. 말 그대로 감동의 드라마다. 머리카락에서 다람쥐, 은행잎까지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팔아 수출 1억달러 고지를 달성했던 때(1964년)를 기념한 행사가 '수출의 날'이었다. '무역의 날'로 명칭이 바뀐 것은 1990년부터다. 60년 전 그때의 수출품과 지금을 비교하면 기적의 한국 경제가 따로 없다. 철광석, 무연탄, 섬유, 물고기, 돼지털이 1960년대 수출 대표품목이었다. 지난해 한국 3대 수출품은 반도체, 석유제품, 자동차였다. 올해는 자동차가 1위로 올라서 새로운 수출역사를 썼다. 현대차와 기아는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각각 300억달러, 200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았다. 선진국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는 기술력으로 새 판을 짜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60년 전엔 현실이 될 줄 몰랐던 미래다. 수많은 기술인재들의 땀과 눈물, 수출역군의 분투가 이뤄낸 결실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수출시장은 다시 엄혹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 국면에서 한국 주력품 반도체 산업은 추락을 면치 못했다. 수출의 또 다른 축이었던 중국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한국 수출은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외환위기 이후 최장 하강국면이었다. 10월부터 개선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긴 하나 수출산업 구조를 대혁신하는 것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반도체, 중국 쏠림을 극복할 거시적인 안목의 산업정책이 절실하다. 제2, 제3의 반도체가 될 산업에 아낌없는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년과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며 2027년까지 청년 무역인력 대규모 양성계획도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격차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연구개발(R&D)도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 대통령의 약속이 기념식 말잔치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통령의 의지를 살려 실효성 있는 정책이 후속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규제혁신의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경제인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500대 기업 절반이 내년 사업계획을 못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경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규제를 풀어 기업의 기를 살리는 것이 현실적 처방이지만 기업의 족쇄를 푸는 작업은 여전히 더디다. 한국 경제는 올해 간신히 1.4% 성장, 내년 이후 기껏해야 2%대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저성장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오는 길은 기업의 약진과 수출 돌파구에 달려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23-12-05 18:43:28【 울산=최종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을 세계 3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현대차 울산공장. 지난 18일 찾은 울산공장은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약 500㎡ 부지에 5개 독립된 공장설비로 이뤄진 현대차의 '마더 팩토리'(핵심 생산기지)다. 단일 자동차 공장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공장 안내를 맡은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에서는 연간 140만대의 차량이 생산되는데 이 가운데 약 80%인 110만대가 전 세계 200여개국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밀려드는 주문량' 임단협 타결에 풀가동버스를 타고 울산공장 입구를 통과하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공장 건물은 대학교 캠퍼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울산공장 입구에서 홍보관까지는 버스를 타고 10분이나 가야 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였다. 울산광역시 내에 또 다른 '현대차 도시'가 존재하는 듯 했다. 울산공장 내부에는 현대모비스, 모트라스 등 현대차 협력사들도 몰려 있는데, 공장 내에서만 21대의 구내버스가 있고, 44개의 버스 정류장을 마련해뒀을 정도다. 울산공장 내에는 1~5공장이 있다. 5개 공장에서 총 17개 차종을 생산하며, 3만2000여명의 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만든다. 이날 방문 목적지인 울산3공장의 경우 31라인과 32라인으로 나뉘어 아반떼, 베뉴, 코나, i30 등을 생산하고 있다. 차량 생산은 크게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4단계를 거치는데 사람이 자동차를 직접 조립하는 마지막 단계인 의장 공정 현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의장 공정에서는 2만여 가지가 넘는 부품들이 차체 내부에 장착되며 자동차가 완성된다. 앞선 공정인 프레스, 차체, 도장의 경우 사람 대신 로봇이 작업을 대체하지만 의장 공정은 정교한 조립이 필요해 90%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직접 살펴본 울산3공장에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조립을 시작한 자동차가 빼곡하게 나열돼 있었는데 다른 브랜드의 완성차 공장과 달리 차량 간 간격이 굉장히 촘촘했다. 차량이 끝없이 줄지어 서 있어 끝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었다. 해외에서 수출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해야 할 물량이 크게 늘어나 최대 생산 체제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1~5공장이 추석 연휴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특근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무분규로 최종 타결한 만큼 토요일 특근을 통해 연말까지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수출 역군’ 전 세계 200여개국 선적현대차 울산공장은 전체 생산량의 약 80%를 해외로 수출할 정도로 한국 수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반도체 부진 속에서도 자동차 수출은 호실적을 지속하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실제 울산공장 곳곳에서도 수출 흥행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품질을 강조하는 표어도 눈길을 끌었는데 공장 라인에는 '품질최상 고객만족', '공정마다 완벽작업 차량마다 완벽품질'과 같은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울산공장 내부에는 다른 완성차 공장과는 달리 5만t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도 있다. 길이만 830m에 달하는데 가장 큰 수출 선적선인 7만6000t급 기준으로는 소형차 6900대를 선적할 수 있다. 울산3공장에서 수출 전용부두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선적을 기다리는 현대차 아반떼, 투싼,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70, GV80 등과 같은 차량들로 공장 곳곳이 빼꼭했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울산공장은 특근을 동원해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있다. 덕분에 울산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올해 전체 국내공장 생산량은 143만6185대로 1~9월 누적 기준 창사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울산공장은 전기차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총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부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은 수많은 협력업체 유치를 통해 고용창출에 힘을 쏟는 등 울산 지역을 넘어 국가의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2023-10-22 17:56:02【울산=최종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을 세계 3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현대차 울산공장. 지난 18일 찾은 울산공장은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약 500㎡ 부지에 5개 독립된 공장설비로 이뤄진 현대차의 ‘마더 팩토리’(핵심 생산기지)다. 단일 자동차 공장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공장 안내를 맡은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에서는 연간 140만대의 차량이 생산되는데 이 가운데 약 80%인 110만대가 전 세계 200여개국으로 수출된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주문량' 임단협 타결에 풀가동 버스를 타고 울산공장 입구를 통과하자 새로운 세계가 펼쳐졌다. 공장 건물은 대학교 캠퍼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울산공장 입구에서 홍보관까지는 버스를 타고 10분이나 가야 할 정도로 거대한 규모였다. 울산광역시 내에 또 다른 '현대차 도시'가 존재하는 듯 했다. 울산공장 내부에는 현대모비스, 모트라스 등 현대차 협력사들도 몰려 있는데, 공장 내에서만 21대의 구내버스가 있고, 44개의 버스 정류장을 마련해뒀을 정도다. 울산공장 내에는 1~5공장이 있다. 5개 공장에서 총 17개 차종을 생산하며, 3만2000여명의 직원이 9.6초당 1대, 하루 평균 6000대의 차량을 만든다. 이날 방문 목적지인 울산3공장의 경우 31라인과 32라인으로 나뉘어 아반떼, 베뉴, 코나, i30 등을 생산하고 있다. 차량 생산은 크게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4단계를 거치는데 사람이 자동차를 직접 조립하는 마지막 단계인 의장 공정 현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의장 공정에서는 2만여 가지가 넘는 부품들이 차체 내부에 장착되며 자동차가 완성된다. 앞선 공정인 프레스, 차체, 도장의 경우 사람 대신 로봇이 작업을 대체하지만 의장 공정은 정교한 조립이 필요해 90%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직접 살펴본 울산3공장에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조립을 시작한 자동차가 빼곡하게 나열돼 있었는데 다른 브랜드의 완성차 공장과 달리 차량 간 간격이 굉장히 촘촘했다. 차량이 끝없이 줄지어 서 있어 끝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었다. 해외에서 수출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해야 할 물량이 크게 늘어나 최대 생산 체제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1~5공장이 추석 연휴 이후 매주 토요일마다 특근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무분규로 최종 타결한 만큼 토요일 특근을 통해 연말까지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수출 역군' 전 세계 200여개국 선적현대차 울산공장은 전체 생산량의 약 80%를 해외로 수출할 정도로 한국 수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곳이다. 반도체 부진 속에서도 자동차 수출은 호실적을 지속하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왔다. 실제 울산공장 곳곳에서도 수출 흥행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품질을 강조하는 표어도 눈길을 끌었는데 공장 라인에는 '품질최상 고객만족', '공정마다 완벽작업 차량마다 완벽품질'과 같은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울산공장 내부에는 다른 완성차 공장과는 달리 5만t급 선박 3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자동차 수출 전용부두도 있다. 길이만 830m에 달하는데 가장 큰 수출 선적선인 7만6000t급 기준으로는 소형차 6900대를 선적할 수 있다. 울산3공장에서 수출 전용부두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선적을 기다리는 현대차 아반떼, 투싼,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70, GV80 등과 같은 차량들로 공장 곳곳이 빼꼭했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울산공장은 특근을 동원해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있다. 덕분에 울산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올해 전체 국내공장 생산량은 143만6185대로 1~9월 누적 기준 창사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울산공장은 전기차 전환도 서두르고 있다. 총 2조원을 투자해 울산공장 내부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울산공장은 수많은 협력업체 유치를 통해 고용창출에 힘을 쏟는 등 울산 지역을 넘어 국가의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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