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를 전망하면서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을 2.0%로 하향조정하면서 "하방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건전성 강화, 외환시장 구조개선, 기업 밸류업 등 경제·금융 정책에 대해서는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한 지속적 성장률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년 1%대 성장 염두에 둔 IMF 20일 IMF가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에서 제시한 내년 한국 경제 관련 핵심어는 불확실성이다. 기존 대비로는 0.2%p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경제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원자재 값 급변동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하방리스크가 더 높다"는 발표문 내용은 '1%대 성장'까지도 감안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IMF의 내년 성장률 하향조정은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하향조정과 같은 맥락이다. KDI는 최근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0%로 수정했다. 주요 근거는 대외불안과 내수부진이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미션 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례협의 결과 기자회견에 참석, "수출은 양호한 흐름"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만 내수는 "가계의 구매력 저하, 공공부문 부채 부담 등으로 부진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IMF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동시에 낮춘 요인이 '국내 수요 회복 약세', 다시 말해 내수부진이라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올해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실질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1%로 예상보다 부진했던 게 IMF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IMF는 내수 흐름은 반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난드 단장은 "통화정책과 관련된 조정부분(금리인하 의미)이 반영되고 물가가 점진적으로 낮아짐에 따라 실질소득이 높아지면서 내수가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입확충 권고…"고령화가 더 큰 도전요인" IMF는 윤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금융정책과 대외건전성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연례협의 발표문에서 "성장은 회복세를 보였고,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완화됐고 금융안정성 위험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재정상황과 관련, "부채가 지속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대해서도 "건전재정기조와 지출 우선순위 조정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난드 단장은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 기후변화 같은 사안으로 재정적 수요가 급증할 수 있어 미래 대비 차원에서 재정여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금개혁, 재정준칙 도입, 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 재정구조개혁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아난드 단장은 세수확충도 언급했다. 부가가치세 면세 부분 재검토, 개인소득에 대한 추가과세 등을 통해 세수의 추가 확충방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 성장 추진을 위해 중장기적인 경제개혁이 중요하다고 IMF는 강조했다. 노동력 감소 대응을 위해 여성 경제활동 참여 증대, 외국인 인재 유치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아난드 단장은 "경제성장과 관련해 (단기적 부양보다는) 잠재성장률을 조금 더 높이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며 "고령화 문제가 대외부문보다는 (한국이) 더 관심을 둬야 하는 그런 도전요인"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11-20 18:16:38비틀거리던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 임기 후반부를 시작한 윤석열 정부가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살아나고 있다"고 한 것이 자화자찬에 불과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경기가 코로나19 때보다 더 나쁘다"는 하소연이 빈말이 아니다. 당장 올해 2%대 성장마저 버거울 정도로 나라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부의 낙관과 달리 내수침체와 불황이 길어져 고용시장은 얼어붙었다.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장사가 안돼 문 닫는 상가가 속출하고, 취업자는 줄고 있다. 제2금융권으로 확산된 가계부채는 1100조원을 넘어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납세와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난 서민들은 가계빚과 크게 오른 물가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 이미 비상경영에 들어간 기업들은 신규 투자와 채용을 꺼리고 있다. 금융·외환시장은 '트럼프 쇼크'에 휘청이고 있다. 코스피는 13일 나흘째 급락해 2410대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도 연일 치솟아 장중 1410원을 넘었다. 내수부진에 고환율, 트럼프 리스크까지 덮쳐 그야말로 비상이다. 생계와 직결된 경제지표는 악화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취업자 수는 증가폭이 10만명 아래로 넉달 만에 다시 꺾였다. 그중 도소매업 취업자가 14만8000명 줄었는데, 2021년 7월(18만6000명 감소)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건설업도 9만명이나 줄었다. 고용한파는 청년층(15∼29세)에 더 세게 다가왔다. 취업자 수는 청년층이 18만명, 낀 세대로 불리는 40대가 7만명 줄었는데 고용의 질도 나빠졌다. 기업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비금융업 법인 814개사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내수기업(620개사)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기업 투자도 2020년 이후 처음으로 8.3% 줄었다. 특히 매출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4.2%) 이후 4년 만이다. 수출기업(매출액 중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기업) 매출은 13.6% 늘긴 했으나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에다 통계상 착시(삼성전자 제외 시 5.9%)까지 더해진 것이다. 안정되나 했던 물가도 불안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수입물가지수가 전달보다 2.2%나 상승했다. 지난 4월 3.8% 이후 6개월 내 증가폭이 가장 크다. 환율이 계속 오른 이유가 큰데,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돼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연말과 내년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오르면 소비를 더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정부가 경제성장을 자찬해도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가 그렇지 않으면 정책은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정작 현장은 경기진작 대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실물경제를 책임지고 지휘하는 경제팀의 선제적 대응도 눈에 띄질 않는다. 반도체 등에 편중된 수출 착시가 경제통계를 왜곡하고 경기회복을 너무 낙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 구조개혁은 국회에 번번이 발목을 잡혔다. 당정의 결집력도 약하다. 게다가 싸늘한 민심과 달리 당정의 위기감이 크지 않은 게 더 우려스럽다. 경제의 역동성과 기초체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금리와 같은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하면서 부족한 정부재정을 효과적으로 집행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더 풀어 고용효과와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업을 활성화하는 등 개혁 강도를 높여야 한다. 야당도 국정에 딴지만 걸지 말고 가계와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4-11-13 18:26:17기후위기론을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또다시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것임을 공언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탄소중립으로 간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순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오는 11~22일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물론 미국, 중국, 브라질 등의 지도자들이 불참을 예고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이 확정됨과 동시에 이번 총회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주요 의제로는 개발도상국의 녹색 에너지시스템 구축과 온난화 적응을 돕기 위한 새 기후금융 목표를 합의할 예정이었다. 우리 정부는 8일 COP29 참석을 위해 출국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것은 이미 예상됐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 대선 결과를 놓고 큰 동요는 없다"면서 "그동안 바이든이 리더십을 발휘해 이끌어왔다면 이제 미국이 빠진 자리에서 EU와 중국이 리더십 경쟁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만 주로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올해 중요한 이슈인 재원 마련 등에 있어 미국이 안 내게 되면 기존 목표 대비 약화될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는 기후위기론을 부정하고, 재생에너지를 폄하하며 화석에너지의 무제한 생산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특히 앞선 집권 시절에는 195개국이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협력하기로 한 파리협정에서도 탈퇴한 바 있다. 이번 선거 기간에도 재집권 시 다시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것임을 공언했다. 미국이 재탈퇴할 경우 다른 국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을 막진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친환경 산업 기틀이 많이 만들어져 있어서, 앞서 기후협정 등에서 탈퇴했을 때도 정부 대신 산업계가 당사국 총회에 참석하는 등 자발적인 이니셔티브를 만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는 탄소중립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전략보다는 탄소중립과 관련된 정부의 지원을 중단하고 모든 것이 철저히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는 우회적 전략을 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 경제'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의 탄소중립 관련 지원 정책에 대해 단계적으로 그 규모를 축소 또는 폐지하는 프로세스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1-07 18:26:39[파이낸셜뉴스] 자영업자들이 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사업자대출 연체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인한 경제 악재가 겹쳐 자영업자들의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6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전체 사업자대출 연체액은 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가장 큰 연체액 규모다. 2022년 3·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은행의 전체 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57%로, 이는 2015년 1·4분기 이후 9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업의 연체율이 1.03%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도소매업 역시 연체율이 0.85%에 이르러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제조업 연체율도 0.62%로 상승해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연체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내수 업종의 연체액 또한 2년 연속 증가했다. 2분기 도소매업 연체액은 6600억원에 이르렀고, 제조업 연체액은 4400억 원에 달하며 양대 업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황 의원은 "내수 업종을 대표하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있고 골목 경제가 악화된 지표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지역화폐와 같은 민생 예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1-06 08:29:27【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박수기 광주광역시의원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냉장고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과 관련해 21일 "지역 경제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며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를 위한 광주시의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냉장고 모델 2개가 올 연말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될 예정이며, 이는 단순한 물량 조정이 아닌 광주사업장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 측은 물류비 절감을 이유로 북미 수출 물량 20만~30만대 이전을 밝혔지만, 협력업체들은 40만~50만대로 추정하며, 이는 올해 생산량의 28~35%에 달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광주사업장의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며 단계적으로 생산 규모를 축소해 왔다"면서 "이번 사태가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박 의원은 특히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지역 제조업 매출액의 16%를 차지하고, 수많은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물량 해외 이전은 협력업체들의 매출 급감, 도산, 실업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협력업체들이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닥친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며 광주시에 정확한 상황 파악과 공유를 요구했다. 또 "협력업체에는 지난 7, 8월에 이미 통보된 상태인데 시 담당 부서는 기본적인 동향 보고 조차 없었다"라고 지적하고 삼성전자 측에 생산량 축소 계획 재고 요청과 협력업체 긴급 피해 지원 대책도 촉구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이 투자와 생산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신속한 대화채널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광주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광주의 전통산업인 금형, 가전 등 뿌리산업에 대한 점검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이날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냉장고 일부 구형 모델의 멕시코 이전 생산과 관련해 광주사업장의 시설과 생산 캐파(규모)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올 연말 라인 최신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전략에 따라 물량 재배치를 추진하면서 경쟁력이 약한 구 모델은 현지(해외) 생산으로, 대신 프리미엄 모델과 신 모델은 광주 생산으로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지난해부터 베트남의 세탁기 물량과 중국의 건조기 물량을 광주로 이전해 생산하고 있다. 또 차세대 가전의 핵심인 모터공장도 광주에 재배치한 상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는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상생 강화를 위한 삼성형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 협력업체 지원 펀드 활용 등을 협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 가전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가전 신사업 기회 발굴, 커넥티드 리빙 분야 사업 진출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이 커지고, 광주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협력사, 그리고 광주시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메이드인 광주 삼성 프리미엄 가전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전 세계 모든 가정의 주방과 거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라고 밝혔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0-21 13:12:12[파이낸셜뉴스]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정부 주장’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내수 부진을 근거로 “정부가 너무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반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수출 증가를 두고 “위기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경제에 대해 희망사항을 마치 객관적 전망인 것처럼 주장한 것 아니냐 지적이 있다”며 “소매판매는 계속 안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실질소득이 대부분 마이너스나 정체다. 이게 내수에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좌절감이다”며 “골목상권이 다 말라 버려 국민들이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소매판매 말씀하셨지만 내수 중에서 서비스 생산이라든지 설비투자는 플러스로 전환된 부분이 있다”며 “소매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그 부분에 저희가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씀드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정부 들어 가계실질소득이 마이너스 나온 것은 우리나라가 몇 십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상승률이어서”라고 답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수출 호전으로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대통령, 총리, 부총리 견해가 일치하는데 실제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경제 상황이 그렇지 않다”며 “소비 증가율이 5분기 연속 1% 미만을 기록하고 있고 투자도 4분기 연속 마이너스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기동행종합지수가 낮아지고 있다”며 “무슨 근거로 경제가 좋아진다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근거가 미약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경기동행종합지수는 내수가 많이 포함됐다. GDP 전체순환변동치로 바꾸면 그래프 모양이 달라진다”며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건 분명 아니다. 내수 활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 힘은 경제가 회복세에 있다는 정부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물가, 경제성장, 수출, 환율, CP금리 등이 안정세라는 이유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현 정부 취임 직후인 2022년 물가상승률이 6.3%였는데 지금 현재 2%대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률 부문에서 2023년 1.4%로 위기상황을 제외하면 최저였는데 지금 어느 정도인가”라고 묻자 최 부총리는 “일단 잠재성장률 이상의 2%는 넘는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의원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수출이 감소하다 2023년 10월 이후 수출 상황이 어떠냐”고 질의하자 최 부총리는 “1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며 “무역수지도 16개월 연속 흑자”라고 답했다. 환율에 대해 최 의원은 “2022년 9월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 달러당 1440원이었다 안정세를 찾았나” 묻자 최 부총리는 “지금 1300원 중반 이내로 지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CP금리 2022년 말 금융위기 이후 최고인 5.5% 정도 됐다. 지금 얼마인가”라는 물음엔 최 부총리는 “3% 중반대”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수출은 회복세 내수는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기 때문에 수출 감소 등 엄청난 위기 상황이었다”며 “그렇지만 그런 부분은 벗어나고 있다. 다만, 내수라든지 민생 어려움이 지속되기 때문에 온기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지난 2일 내수 부문별로 정책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0-10 13:13:29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속에서 올여름 우리나라의 폭염상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서울 지역은 올해 역대 최장 기간 열대야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여름 서울 지역 열대야는 지난 7월 2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24일째 지속 중이며, 앞으로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역대 최장 서울 지역 열대야 지속일수는 지난 2018년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26일간이었다. 최근 기후위기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에 기인한다. 온난화를 막는 것이 기후변화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온난화의 주범인 일회용품을 무수히 사용하고 있으며, 산업발전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전 세계가 일회용품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인다 해도 앞으로 수십년은 기후위기 속에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 처지다. 지역 특성에 맞춘 재난 예측 필요 주민 참여로 대처 능력 길러줘야 -송영갑 센터장 물막이판 설치, 침수위험지로 낙인 사회적 인식 고려한 대책 마련해야 -오윤경 실장 조기경보로 인명 피해는 줄이고 경제에 '10배 투자수익' 불러와 -변영화 팀장 땅꺼짐 부추기는 무분별 개발 막고 中·日 인접국과 재난데이터 공유를 -석재왕 교수 14일 본지는 송영갑 서울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재난안전연구실장 선임연구위원,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팀장, 석재왕 건국대 안보재난관리학과 교수에게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물어봤다. 4인 일문일답 ―기후변화에 따른 도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은. ▲송영갑 서울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장=각 지역의 특성과 요구에 맞춘 재난 대응 및 예방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리적, 기후적, 인구밀도 등의 특성을 반영하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재난대응을 가능케 한다. 예산, 인력, 장비 등을 지역 특성에 맞게 배분하고 활용함으로써 자원낭비를 줄이고 필요시 신속히 대응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위험예측 모델이나 사물인터넷(IoT)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등 최신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지역 맞춤형 대응도 재난 예측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오윤경 한국행정연구원 재난안전연구실장 선임연구위원=기후변화의 위험을 직면한 현재, 사회경제적 활동 전반에 걸쳐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프레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재해위험 경감을 위한 국제적 가이드라인인 센다이 프레임워크에서는 '위험'이 더 이상 별개의 이상현상이 아닌 모든 활동에 내재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마주하게 되는 현시점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위험'의 발전·전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적 대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팀장=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조기경보체계다. 실제 세계기상기구(WMO)는 생명을 구하고 경제적 손실을 줄여 약 10배의 투자수익을 제공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로 조기경보체계를 꼽았다. WMO 통계에서도 재난재해 보고건수는 1970년대 약 700건에서 2010년대 약 3000건으로 온난화에 따라 크게 늘었으나 인명피해는 오히려 55만명 정도에서 18만명으로 줄어 조기경보에 의한 인명피해 저감효과를 볼 수 있다. ▲석재왕 건국대 안보재난관리학과 교수=해수면 상승, 지반침하 등에 영향을 미치거나 가능성이 있는 개발행위에 대해 건축제한구역 설정 등 실질적 대책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각종 법령에 의해 연안지역에서 추진하는 국토이용, 재난·환경관리, 기후변화 등 종합계획의 융합을 통해 상호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갈등 및 폭력 등의 증가는 도시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요소다. 도시 복원력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오 실장=세계보건기구(WHO)는 기후변화로 인한 슬픔, 두려움, 무력감, 상실감 등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고 나아가 신체적 건강마저 위협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경험하는 기후위기의 문제들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자산과 자원 그리고 그것들을 엮어낼 수 있는 자생력 있는 체계를 갖춤으로써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기후위기의 복합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지역사회가 대비할 수 있도록 정책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있는 지자체의 리더십이 중요할 것이다. ▲변 팀장=기후변화는 도시 내에 여러 가지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폭염 증가 및 가뭄과 연관된 수질 악화 등은 보건 측면에서 질병 및 사망률 증가 및 어린이·노인·병자·빈곤층의 취약성 심화, 호흡기·온열질환 악화 등을 일으킬 것이다. 홍수와 가뭄은 급수 측면에서 빗물 유출, 해수면 상승 및 지표수와 지하수의 변화와 제한된 수자원에 대한 수요와 경쟁 증가를 야기할뿐더러 교통 분야에서 수송방해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도시의 회복력을 위해선 재해위험 감소와 기후변화 적응을 고려한 도시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또 도시 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노력을 병합해야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과학자와 함께 공동으로 위험평가 및 기후행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취약계층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석 교수=재난과 사고로 인한 도시 내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정부, 지자체, 주민, 기타 이해당사자 간 위험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고 모호한 법령의 개정을 통해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게 필요하다. 피해복구비용을 현실화하고 변호사협회와 협의, 변호사 봉사의무 시간 의무화(연간 10시간 정도)로 불필요한 소송의 남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산악지형이 많아 폭우에 의해 산사태 등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책은. ▲변 팀장=산사태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강우의 특성과 산림 및 지형 인자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산불의 경우에도 과거 산불에 대한 정보, 연료, 날씨 등 산불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영향인자와 연료 관리가 필수적이다. 산림지역의 건물 및 토지사용계획, 사람에 의한 실화 감소계획 등을 체계화해야만 산불 발생 가능성 및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석 교수=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선 비탈면 전수조사 및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AI 카메라를 통해 조기 징후를 파악하고, 일정 부분 함수율에 도달할 경우 차량 및 인원을 무조건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산불은 AI 카메라 설치 및 취약지역 감시를 통한 조기 징후 포착, 등산객 및 주민 산불 방지교육, 임도 설치 확대, 저류소 설치, 소방헬기 등 산불 진압장비 고도화 등을 통해 대처해야 한다. ▲송 센터장=산사태는 주택을 매몰시키고, 농작물을 파괴하며, 도로와 철도 같은 교통시설을 차단하기도 한다. 산사태 예방을 위해서는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사전에 조사하고 관리하는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경보발령 시스템 개선을 통해 주민이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2년 발생한 폭우로 서울 반지하에 거주하던 일가족이 숨졌다. 해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다. ▲송 센터장=폭우 발생 시 신속하게 주민에게 경고를 발령할 수 있도록 예측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상습침수구역을 대상으로 배수시스템을 확충하고, 정기적 유지보수를 통해 배수효율을 확보해야 한다. 지역 주민에게 재난대비교육을 실시하고, 긴급상황 시 대피요령을 숙지시키거나 지역사회가 재난대비계획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여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주민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오 실장=재난 발생 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정책과 제도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부분이 실제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어떤 부분에서 보완과 개선이 필요한지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막상 대책을 마련해도 사회적인 인식에 가로막혀 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2022년 사고 이후 서울시가 물막이판 설치대책을 마련했지만, 물막이판 설치된 곳이 침수위험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인식으로 인해 설치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낙인효과로 인식되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대책의 실효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국제사회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 동참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송 센터장=최근 대형화되고 있는 재난 양상을 보면 초국경적 협력과 상호의존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규 국제협정과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후정책 결정 과정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기후정책의 국제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다. ▲오 실장=주요20개국(G20)은 2023년 처음으로 재해위험 경감에 관한 워킹그룹을 가동했다. 이 워킹그룹은 재난위험에 대한 종합적이고 협력적인 전략을 논의하고자 운영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새롭게 나타나는 위험 양상을 탐지하고, 이에 대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실제 대책의 실행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국가적 관리체계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학계, 기업, 전문가 등이 국제사회에서 의제를 논의하고 리드하는 역할에 참여해야 한다. 국제사회를 리드할 수 있는 좋은 정책 사례와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점이 안타까운 부분이다. ▲변 팀장=기후행동의 효율성은 준비된 제도와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금융과 기술의 연계가 중요하며, 국제협력을 통한 정보의 공유가 필수적이다. 국제적으로는 2015년 '제3차 유엔세계컨퍼런스'를 통해 센다이 프레임워크라는 협력 체계를 구동함으로써 각 국가들의 재난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관련 정책 및 전략 개발 및 상호 지식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 ▲석 교수=중국·일본·태국 등과 미세먼지, 태풍 등 재난데이터를 공유하고 현재 운영 중인 아시아 재난안전 장관급 협의체를 실국장 협의체로 확대 발전시켜 내실화할 필요가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김태경 윤홍집 기자
2024-08-14 18:07:0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의 5번째 특별사면 대상에 대한 심사가 시작되면서 경제인과 정치인 등 누가 혜택을 입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도 경제 상황을 고려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8·15 광복절 사면·복권 대상자로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2년 복권 없이 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1년 2개월 형기를 마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우선 거론된다. 김 전 지사는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수감됐다 형기 만료를 5개월가량 앞두고 사면됐다. 잔여 형만 면제되고 복권되지 않은 그는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없어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태다. 조 전 수석은 올해 2월 설 명절 특사에서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함께 재판받았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사면될 당시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경제인도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특사 때마다 경제인 명단을 대거 넣은 점, 현재 나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대통령은 경제인을 사면할 때 경제위기 취지의 언급을 해왔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도 사면·복권이 필요한 기업인 명단을 취합해 법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1년여간 수감 중인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작년 1월 가석방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CIO) 등이 사면·복권 대상자 하마평에 오른다. 사면심사위는 이날 특사·복권 건의 대상자를 선정해 법무부 장관에게 심사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장관이 대상자 명단을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상신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복권 대상자가 최종 결정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8-08 14:53:53【 군마현(일본)=이창훈 기자】 일본 도쿄에서 두시간 정도를 차로 달리다 보면 휴게소가 마을 크기로 펼쳐져 있다. 평일 오후에도 지역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사러 온 쇼핑객을 비롯해 소풍이나 외식을 하러 온 관광객으로 시설이 가득 찼다. 매년 250만의 방문객이 몰리는 '미치노에키(길의 역)'의 모습은 '가와바 마을'이 선택한 소멸 위기의 극복 방안이다. 지난 6월 26일 찾은 일본 군마현의 가와바 마을은 인구 3100명의 작은 시골 마을인 동시에 인구 94만에 육박하는 도쿄 세타가야구의 '제휴 고향'이다. 1980년대 도쿄에서 실시한 '제 2의 고향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시골과 도쿄 구 사이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지속해 성공사례로 남은 곳은 가와바 마을이 유일하다. 올해로 45년째 이어지는 도농교류는 가와바 마을이 소멸위기를 이겨낸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쓰노다 게이이치 가와바 마을 부촌장은 "세타가야구 조례에 교류 관련 내용을 명기해 선거로 대표가 바뀌더라도 정책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세타가야 구에서 마을에 농촌 프로그램 관련 시설과 보조금을 지원하면 마을에서 체험 프로그램과 특산물 등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세타가야-가와바 교류 프로그램은 이미 60개 공립 초등학교의 정식 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의 방문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부모의 방문이 증가하고, 나아가 미래에도 20·30대가 된 초등학생들이 다시 가와바 마을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생긴 셈이다. 이 날도 직접 수확한 토란으로 만든 카레로 저녁 식사를 하는 나카마츠 소학교 학생들로 마을 뒤편이 시끌시끌했다. 단순히 추억만으로 지역 소멸을 이겨낸 것은 아니다. 19개 점포가 자리잡은 마을기업 '전원플라자 주식회사'는 자체적으로 연간 2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가와바 마을의 수입원이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유통과정 없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파머스마켓'에서만 3분의 1에 해당하는 90억원의 매출이 창출되고 있다. 도농교류와 마찬가지로 가와바 마을은 방문객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회성 관광에 그치는 명소가 아니라 마을을 계속해서 찾는 '관계인구' 수준의 방문이 소멸극복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기준 가와바 마을을 1년 안에 다시 찾은 비율은 약 60%, 1년에 10번 이상 방문을 기록한 비율도 28.1%에 달하고 있다. 임기확 가아봐코리아 대표는 "가와바 마을은 40% 이상이 65세인 고령화 마을"이라며 "파머스마켓과 교류프로그램, 맥주 등 특산물 생산을 위한 노동 인구도 주변 누마타 등 도시에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위원 자격으로 가와바 마을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속가능성'을 벤치마크할 요인으로 꼽았다. 송 장관은 "가와바 마을의 성공 키워드 중 하나는 지속 가능성"이라며 "우리 농촌 마을들도 각자 특색 있는 자원을 활용해 도시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공 모델을 찾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2024-07-08 18:24:00[파이낸셜뉴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양재생)는 19일 오후 2시 부산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지역 상공인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동일 부산지방국세청장 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부산상의가 지역 중소기업들이 직면한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기업 자체로 경기침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내용을 담은 4건의 건의사항도 전달했다. 물가 상승과 수출 감소 등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된 현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의 미래 세부담 감소를 위해 이월세액공제액 증액을 위한 경정 청구를 허용해야한다고 요청했다. 또 연결법인간 별도 세무조사 진행에 따른 비효율 해소를 위한 연결법인에 대한 세무조사 통합 수검과 경영애로 기업에 대한 납세담보 기준 완화, 모범납세자 포상인원과 우대혜택 확대와 관련해서도 건의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최근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하듯 부산상의가 준비한 건의사항 외에도 현장에서 지역 상공인들이 당면한 각종 세제 관련 애로사항들을 추가적으로 건의했다.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일자리창출과 납세의 의무를 다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역기업들이 걱정을 덜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정당국의 실효성 있는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김동일 부산지방국세청장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성실납세로 국가경제에 묵묵히 이바지 하고 있는 지역기업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납세자의 목소리를 세정에 적극 반영해 지역경제의 위기극복을 위해 세정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6-19 14:4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