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올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국가상호평가와 강화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에 대비해 국내 은행 최초로 글로벌 금융회사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시스템인 고객알기(KYC·Know Your Customer) 제도를 구축하고, 현재 460개 영업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 제도를 오는 19일 전 영업점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우리은행이 구축한 KYC 제도는 사기계좌 등 금융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은행의 모든 사업그룹 내에 전담 업무팀을 신설해 영업점 거래를 1차로 확인하고 확대된 자금세탁방지 부서의 전문인력을 통해 2차로 확인하며, 검사실의 독립적인 검사 인력을 증원해 3차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사업그룹내 KYC 팀의 심사와 승인을 통해 고객확인 절차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과 영국, 홍콩 등의 해외 금융사는 국내 금융사보다 먼저 사업그룹 차원의 KYC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사로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필수적인 내부통제 제도다. 이번 KYC 제도 시행으로 우리은행은 영업점 방문 고객에 대해 본점에서 고객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불법적인 목적으로 거래를 요청한 것은 아닌지 점검한 후에 고객과 거래한다. 원활한 제도 시행을 위해 지난 7월 자금세탁방지 전문인력을 110여명으로 증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 4월에도 조직개편을 통해 자금세탁방지부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격상하고 자금세탁방지 전문 인력에 대한 충원과 교육을 강화했다"며 "사업그룹내 KYC 승인 절차 도입은 국내 금융사도 선진 내부통제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국내 은행의 첫 사례"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19-08-05 15:26:50[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은 21일 소비자들이 외국환거래 과정에서 신고의무를 인지하지 못해 불이익을 받는 사례를 줄이고자, ‘對고객 핵심설명서’를 제작해 은행 지점을 통한 고객안내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외국환거래 시 은행 지점 창구에서 직접 신고·보고 의무에 대해 명확한 안내를 들을 수 있다. 금감원은 기간 자체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외국환거래제도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해왔으나, 예방 효과가 저조했다. 이에 금융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은행 지점으로 홍보대상을 변경해, 핵심설명서 배포 및 안내 강화를 포함하는 ‘3단계 위반 감축방안’을 마련했다. 2023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전체 외국환거래 위반 건수(1190건) 중 98.3%인 1170건이 은행을 통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위반 유형으로는 해외직접투자(54.2%), 금전대차(11.8%), 부동산 거래(10.3%), 증권거래(5.2%)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신고나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례가 전체의 90% 이상이었다. 금감원의 3단계 위반 감축방안은 △신고대상인지를 은행 창구에서 정확히 확인하고 △변경 및 사후보고 절차를 명확히 안내하고 △본·지점에서 보고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전 은행 지점에서 이번 ‘3단계 위반 감축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면, 외국환거래법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하는 행정처분 피해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며, “이행실태를 지속 점검하여, 미흡한 은행에 대해서는 필요시 지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2024-11-21 11:44:08【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가 버스 중앙차로 도입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노선 확충을 추진한다. 인천시는 지난 15일 시청 회의실에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내년 국토교통부에서 수립하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종합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신규 노선 발굴 및 종합계획 반영을 목표로 지난 10월 이번 용역을 착수했다. 앞서 시는 2023년 정책현안 연구 과제 수행(인천연구원)을 통해 기존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의 현황 및 운영 실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효율적인 버스 운행을 위해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설치 기준에 맞는 후보지 6개소를 선정한 바 있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는 전용주행로, 교차로 우선처리, 정류소 및 전용차량 등을 갖추어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교통 체계로 시는 현재 청라~강서 간 간선급행버스(7700번) 1개 노선(왕복 47.6㎞)을 운영 중이다. 시는 이용객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이용 수요에 맞춰 차량 증차 및 운행 횟수를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96%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신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했다. 시는 이번 용역에서 인천 전역의 대중교통 수요가 높은 주요 간선축을 대상으로 중앙버스전용차로 전환 시 효과가 큰 노선을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 및 효과 분석을 진행해 최적 노선을 선정할 계획이다. 용역 기간은 내년 6월까지로 최종 결과에 따라 선정된 노선은 국토부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종합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비 지원(광역 50%, 도심 25%)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다. 김인수 시 교통국장은 “원도심을 포함한 인천 전역에 추가 노선 발굴이 필요하고 버스중앙차로 도입을 통해 기존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와의 연계성을 높여 버스의 정시성을 확보,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11-17 13:43:35[파이낸셜뉴스] 국내 최초 중금리 대출 기반 P2P금융 기업 에잇퍼센트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국내외 핀테크 산업에 대한 통찰을 담은 기업 백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중금리 대출 산업을 개척한 에잇퍼센트의 기업 백서 ‘8PERCENT 스토리’는 대한민국 금융 시장에서 신생 산업이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하기까지의 도전과 실패, 생존과 성장의 순간을 담고 있다. 김용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 (前 금융감독원 디지털금융혁신국장), 노태석 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 (前 정무위원장·국회의원실 비서관) 등 당국, 국회 관계자와 테라펀딩·펀다 등 업계 창업자, 국내외 대표 투자사 임원들이 인터뷰에 참여했으며 백서 집필에는 과거 에잇퍼센트 출입 기자로 인연을 맺은 윤희은 씨가 동참했다. 윤씨는 경제신문, 국회사무처를 거쳐 저술 활동을 시작한 작가다. 이번 백서는 에잇퍼센트 임직원 소장본으로 제작됐으나 핀테크 산업에 관심이 있는 대중을 비롯해 학계,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증정될 예정이다. 에잇퍼센트는 지난 10년간 함께한 고객들께 감사의 의미를 담아 풍성한 혜택의 스페셜 이벤트도 준비했다. 출석 이벤트를 통해 1만1000P까지 포인트를 적립하며, 20일 이상 출석 고객 중 3명을 추첨해 순금을 증정한다. 이벤트 기간 부동산담보대출 및 스탁론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플랫폼 수수료를 50% 할인한다. 블랙멤버십 회원을 위한 추천 리워드 이벤트도 진행된다. 기존 회원의 초대장을 받은 고객이 블랙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백화점 상품권 5만원을 초대자에게 증정하며 초대받은 신규 회원에게도 100만원 이상 투자 시 동일한 상품권을 증정한다. 이용자의 금융 지식 향상을 돕는 ‘대출지식능력고사’도 제공된다. 온투업 서비스 이용 방법을 모의고사 형식으로 제공하며 응시자에게 경품을 증정한다. 이효진 대표이사는 “에잇퍼센트는 ‘고객의 가능성을 발견하여 최적의 금융을 실현한다’는 미션을 바탕으로 ‘대출 잔액 1조의 핀테크 스타트업’이라는 비전을 향해 꾸준히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홈페이지에 마련된 기념 캠페인 페이지에서는 단일 상품 최대 투자 규모(한남더힐 55억원), 개인투자자 단일 상품 최대 투자(2억5000만원), 절감한 부동산담보대출 심사 시간(39만7440시간) 등 이색적인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이 대표와 이호성 최고기술책임자가 생각하는 금융과 기술에 대한 생각, 에잇퍼센트가 추구하는 다음 10년의 지향점도 확인할 수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11-13 10:21:40지난 1일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의 월납입금 인정한도가 25만원으로 오르면서 은행권의 신규고객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41년 만의 청약통장 월납입 인정액 인상을 계기로 더 어린 손님을 끌어오려는 계산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2679만명이 갖고 있는 청약통장은 주택 마련의 기본이자 금융생활의 시작점인 만큼 신규고객을 유치할 경우 주거래은행으로 장기간 거래를 유지할 수 있어 은행권 경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청약통장을 둘러싼 은행의 대고객 마케팅 경쟁과 대직원 영업 독려가 활발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납입약정일이 2024년 11월 1일부터 도래하는 입금회차는 국민주택 납입인정금액 한도가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된다"며 "납입금액 상향을 원하는 고객은 약정납입일을 확인해 입금 및 자동이체 해지 후 재등록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지난 1일부터 청약통장의 월납입 인정액은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높아졌다. 공공주택 청약에 있어 청약통장 납입 횟수는 물론 납입 인정액도 중요한 만큼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정 최대한도(25만원)를 매월 납입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납입 한도액 증가와 함께 청약통장 금리도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올해부터 청약통장 소득공제 한도도 기존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단, 소득공제 대상은 무주택 가구 중 총급여가 7000만원 이하인 가구만 가능하다. BNK부산은행은 핀테크기업 '핀다'와 손잡고 주택청약종합저축·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 신규가입 이벤트를 열고 있다. 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핀다 모바일 앱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또는 청년주택드림청약통장에 2만원 이상 신규가입하고, 자동이체 2만원 이상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선착순 1000명에게 2만원을 환급(캐시백)해준다. 부산은행에서 입출금 통장을 최초로 신규 개설한 손님은 스타벅스 커피 쿠폰 1매를 받을 수 있다. iM뱅크는 다음달 8일까지 청약통장 가입시 경품을 제공한다. '100% 당첨 경품'은 커피, 아이스크림, 치킨, 케이크, 버즈, 에이팟 등이다. iM뱅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청약 해지하는 고객은 늘어나고, 재가입이 저조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정금액이 늘어나고, 세액공제, 예금 전환 제도 등 혜택이 많아지면서 고객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장기간 거래할 요인이 되는 청약통장 모집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은 청약통장 신규 유치실적에 따른 포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직원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주별 기준실적 대비 초과 실적을 달성한 직원에게 커피쿠폰을 준다. NH농협은행은 이달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음달에는 새로운 청약통장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신규가입은 물론 자동이체를 등록할 경우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mj@fnnews.com 박문수 이주미 기자
2024-11-07 18:19:23<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3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두번째 주제이자 첫번째 현장 르포다. AI는 최근 AI 기술 도입으로 가장 급변하고 있는 도시로 미국 시애틀을 지목하며 현장 취재를 제안했다. 빅테크 기업의 움직임과 AI에 의한 사회의 변화를 시애틀에서 목격할 것이라고 했다.【파이낸셜뉴스 시애틀(미국)=주원규 이진혁 기자】 지난 8월 26일 방문한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뜨거웠다. 'MS 캠퍼스'는 축구장 300개 크기에 버금가는 약 60만5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 120여개의 건물에는 5만명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MS는 최근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캠퍼스 확장과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AI 관련 새로운 부서들이 주로 입주할 예정이다. MS 직원 A씨는 "캠퍼스에 있는 모든 직원의 최고 관심사는 AI"라며 "AI가 우리의 새로운 주력 상품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 시애틀로 몰려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MS에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도 둥지를 틀었다.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서 개발자들도 속속 들어오면서 글로벌 AI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었다. 시애틀은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미국 노년층의 휴양지로 부르기는 더 이상 어려울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제2의 실리콘밸리'라는 수식어가 이해됐다. ■시애틀 성장 배경 'AI' 미국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터코마·벨뷰 지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395억7100만달러 △2019년 417억9900만달러 △2020년 419억7500만달러 △2021년 451억6400만달러 △2022년 462억2500만달러로 5년 사이 16.82% 증가했다. 미국 전체에서 지난 2018~2022년 5위의 기록이다. 일등 공신은 역시 'AI'였다. 본지가 찾은 MS 본사에서는 일반인들이 찾는 '방문자센터·스토어'에서도 AI와 관련된 홍보가 한창이었다. 전시관에는 MS가 AI 서비스를 어떻게 접목시켜 이용하는지 설명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스토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방문자들을 상대로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의 기능을 직접 보여줬다. 직원 얼킨씨가 "한국어로 요리법을 소개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 코드를 짜달라"고 말하니 코파일럿이 금방 코드를 내놨다. 그는 "코파일럿은 배우기도 매우 쉽고 일반인들에게도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며 "현재 방문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코파일럿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시애틀시 7번가와 블랜차드 거리 사이에 자리 잡은 아마존의 도심 정원 '바이오스피어(Biosphere·생물권)'와 무인상점 '아마존 고'에서도 AI 기술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고에서는 AI가 자동으로 고객이 집은 물건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결제까지 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처음 경험한 사람에게는 특별하지만 이미 시애틀 주민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이었다. 인근 정보기술(IT) 업체에 종사 중인 니콜씨는 "아마존 아이디 등록만 하고 물건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가 된다"며 "인근 직원들이 가볍게 음료수를 사러 많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0년부터 시애틀을 포함해 미국 워싱턴주에 총 17조원을 투자했다. 후속 효과는 일자리 24만개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혁신 막는 제도 혁파해야" AI 덕분에 시애틀은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IT 도시로 성장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급여 비교 사이트(levels.fyi)에 따르면 시애틀은 지난해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급여가 두번째 높은 도시로 집계됐다. 1등은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가 차지했다. 특히 시애틀 주민들은 빅테크 성장과 함께 수많은 인재가 모이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도시에 젊은 활력이 돌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시애틀에서 20년 동안 거주하고 있는 박정준 샤인플로 대표는 "MS와 아마존의 성장이 자연스럽게 인근 스타트업 성장을 이끌었다"며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에서도 캠퍼스를 짓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개발자 풀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 성장의 배경에는 워싱턴 주정부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도 유효했다. 워싱턴 주정부는 주세금을 걷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업 유치에 인센티브를 가진다. 아울러 민관협력을 통해 투자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워싱턴 주정부의 민간 유치 사업자인 브라이언 수랫 그레이터 시애틀 파트너스(GSP) 대표는 "빅테크 기업이 시애틀에 자리 잡은 것은 어쩌면 행운일 수도 있다"며 "주정부는 그런 행운을 유지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을 막는 제도가 있다면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AI를 흥미롭게 보면서도 두려운 측면으로도 보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AI가 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교육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AI 확대로 이룬 성장에는 어두운 부분도 존재했다.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의 확장과 기술 산업의 발달로 인해 부유한 기술 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도심 인근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이다. 시애틀 다운타운에서 샌드위치집을 운영하는 지나리씨는 "최근 렌트비가 매우 올라 단골들이 먼 지역으로 이사를 떠나고 있다"며 "다운타운 내부에 노숙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워싱턴주립대학교를 졸업한 유학생 조수경씨도 "시애틀 다운타운과 부촌인 벨뷰 등에서 렌트비가 최근 들어 급격히 올랐다"면서 "학교에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터코마와 이사콰 등지로 자리를 옮긴 지인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챗(Chat)GPT 4o에 묻자, "AI를 중심으로 한 시애틀의 성장은 단순한 산업 확대를 넘어 지역 경제와 사회적 구조까지 변화시키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나는 부동산 문제와 같은 사회적 영향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챗GPT 4o의 견해였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10-31 18:15:07은행권이 금융사고의 악몽에 갇혀 있다. 갖은 대책에도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은행권의 신뢰도는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추락했다. 현직 은행원들까지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진단, 윤리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사고로 얼룩진 은행권을 진단하고 신뢰를 회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28일 한국금융연수원 성수용 금융감독원 파견교수와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강창수 공주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좌담회를 가졌다.―본지가 실시한 은행원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구성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금융사의 윤리적 통제환경,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성수용 교수=윤리적 통제환경이 조직문화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금융윤리적 경영에 대한 의지다. CEO는 행동과 결정을 통해 직원들에게 금융윤리적 기준을 제시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윤리적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CEO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오태록 위원=사고예방을 위한 감시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임직원 일탈이 개입할 여지를 줄여나가야 한다. 동시에 CEO가 내부통제를 최우선 관심사로 챙긴다는 인식을 조직 전체에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결국 실무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내부통제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내부 감사 강화 등을 통해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유명무실해진 내부고발제도의 개선안으로 인센티브 제고가 제시됐다. 미국처럼 높은 포상금을 지급한다면 내부고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성수용 교수=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낙인을 찍는 등의 조직문화를 없애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내부고발자는 금융사고를 조기에 적발한 '용기 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다. ▲오태록 위원=내부고발자 보호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상 차별을 받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내부고발을 하기 어려운 문제가 계속될 것이다. ―명령휴가는 대신 업무를 맡은 직원이 휴가 중인 직원의 과거 업무를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횡령 기회를 제거하는 효과가 낮다는 지적이다. 명령휴가를 확대 실시한다면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은. ▲성수용 교수=명령휴가를 받은 직원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면서 횡령 등을 적발할 전문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이전에 해당 업무를 수행했던 명예퇴직자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강창수 교수=대체 직원이 충분한 검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당 직원의 업무를 크게 덜어줘야 한다. 또 휴가명령을 받은 직원과 대체 직원의 공모가능성에 대비해 이해충돌 확인서를 받아둘 필요가 있다. ―최근에도 A은행에서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은행은 몇달이 지나서야 자체 감사가 아닌 피해자 가족의 문의를 받고 이를 인지했다. 소액이라도 금융사고를 즉시 인지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할까. ▲성수용 교수=고객이 금융거래를 할 때 사용한 휴대폰번호나 아이피(IP) 정보를 분석해 금융회사 직원에 의한 비정상적인 예금의 인출이나 해지가 있었는지를 자동분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층 고객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이상징후 여부를 자동분석해 내부통제에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년에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 불리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된다. 설문에 따르면 책무구조도가 단순 사후약방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 은행원들이 적지 않다. 책무구조도가 효과를 내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오태록 위원=책무구조도는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간 미흡한 부분을 점검하는 시도만으로도 이미 의미 있는 진전이다. 다만, 실질적인 예방으로 이어지려면 개별 사업부마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최대한 세부적으로 식별하는 과정부터 시작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를 잘 알고 있을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창수 교수=금융사들은 서둘러 책무구조도를 확정하고 이를 시험적으로 운영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경영진들은 자신의 책무 이행이 금융 사고를 어떻게 예방하는지, 타 경영진의 책무와 어떻게 관련되고 조율될 수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박문수 김동찬 기자
2024-10-28 18:14:42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들이 투자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투기적 자산을 넘어 결제나 탈중앙화금융(DeFi) 등 실제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 기능은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이에 사무엘 로젠 미국 템플대학교 폭스경영대학 재무조교수와 대담을 통해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과 활용 가능성, 일상생활과 기업 운영에서의 구체적 응용사례에 대해 알아본다. 로젠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융안정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의 금융시장 내 역할과 잠재적 변화를 분석해왔다.―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주요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변동성이 큰 투기적 투자자산을 넘어서는 실질적 활용사례나 응용분야가 있나. 특히 일상생활이나 기업 운영에서의 구체적 사용사례가 있나. ▲가상자산의 주요이자 가장 분명한 활용 사례는 결제다. 특히 가상자산을 활용한 송금(즉, 국경 간 결제)은 전통적 은행 시스템을 통한 송금과 관련된 수수료와 지연시간을 고려할 때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기술적 한계와 많은 가상자산 보유자들이 결제를 위해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로 인해 이 특정 활용사례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의문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지지자들은 가상자산 결제 인프라가 발전하고 가상자산 채택이 더욱 확산됨에 따라 결제에서의 사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기본 토큰인 이더(Ether 또는 ETH)가 실제로는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그 주목적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촉진하고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 구분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단순한 탈중앙화 원장(decentralized ledger)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더리움 시스템은 스마트 계약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s)을 생성할 수 있는 글로벌 탈중앙화 컴퓨팅 네트워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활용으로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의 기초를 형성할 수 있다. ―탈중앙화금융이 최근 금융산업에서 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존 금융기관들이 DeFi의 발전에 주목하고 이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DeFi가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통적 금융기관들은 DeFi가 금융 산업에서 잠재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대표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 DeFi는 은행, 중개인, 거래소와 같은 중개기관을 우회하는 탈중앙화 기술에 의해 주도된다.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DeFi 생태계는 사용자가 전통적 금융기관 없이도 디지털 자산에 대해 대출, 대여, 거래 및 이자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DeFi는 여전히 전체 금융 시스템에 비해 비교적 작지만, 그 성장 궤적은 상당하여 현재 수십억달러가 탈중앙화 프로토콜에 사용되고 있다. DeFi가 주목받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약속 때문이다. 스마트 계약을 통해 DeFi 플랫폼은 전통적 금융 시스템을 특징 짓는 관료주의와 중앙통제를 배제하고 운영된다. 이는 낮은 수수료, 빠른 거래, 국경 없는 금융 서비스를 가능케 해 특히 은행 서비스가 미흡한 지역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이다. 기존 금융기관들은 DeFi가 단순한 경쟁자를 넘어 혁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DeFi는 가상자산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어필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과 같은 기본 기술과 프레임워크는 기존 금융 플레이어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일부 금융기관은 이미 DeFi 개념을 활용하면서 규제 준수를 유지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JP모건은 결제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탈중앙화 원장기술을 테스트했다. 비자(Visa)는 국경 간 결제를 간소화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을 통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러한 협력은 기존 금융기관들이 혁신하고 효율성을 개선하며 점점 더 디지털화되는 경제에서의 관련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DeFi가 더 넓은 위협을 제기하거나 더 큰 협력 가능성을 제공하려면 중요한 기술적 및 규제적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확장성, 보안 취약성, 규제 명확성 부족과 같은 문제들은 DeFi의 채택을 기술에 정통한 사용자와 가상자산 애호가의 소수 집단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DeFi는 급격히 확장될 수 있으며 기존 금융기관들은 대출, 자산관리, 결제 처리와 같은 분야에서 직접적인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DeFi가 전통적 금융 시스템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DeFi의 급속한 성장과 혁신은 금융기관들이 협력을 통해 또는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기술을 기존 인프라에 통합하는 경쟁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적응할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 거래는 모든 거래정보의 투명성을 내포하고 있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가상자산 지갑과 연계된 신원확인 및 세금 보고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자들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 아닌가. 이러한 규제와 금융 프라이버시의 필요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나.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투명성, 즉 거래 데이터가 네트워크의 모든 참여자에게 공개되는 것은 금융 프라이버시에 독특한 도전을 제기한다. 이러한 투명성은 상호 신뢰할 수 없어서 탈중앙화를 선택한 블록체인 기술의 초석으로 사용자가 중개자를 통하지 않고 거래를 검증하고 감사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주류로 편입됨에 따라 정부는 가상자산 지갑과 연계된 고객신원확인(KYC) 및 세금 보고를 점점 더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자금세탁 및 탈세와 같은 불법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 초기 연관되었던 익명성을 사실상 제거함으로써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제기한다. 이러한 규제가 금융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용자 익명성과 법률 준수의 필요성을 모두 보호하는 새로운 기술과 규제 프레임 워크를 활용함으로써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제로지식증명(ZKPs)과 모네로(Monero), 지캐시(Zcash)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은 잠재적 해결책을 제공한다. 제로지식증명은 특정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고도 거래 데이터를 검증할 수 있게 하여 투명성과 프라이버시를 모두 가능하게 한다. 또 선택적 공개와 결합된 프라이버시 중심 프로토콜 사용은 사용자가 법적 요구사항을 준수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필요한 경우에만 세무당국이나 관련 규제기관과 거래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공유할 수 있으며, 공개적으로 모든 거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궁극적으로 이런 균형을 달성하려면 정부, 규제기관, 블록체인 혁신자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규제 프레임 워크는 대규모 거래가 발생하거나 의심스러운 활동이 감지될 때만 신원확인이 트리거되는 '프라이버시 보존 준수'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둘 수 있다.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사기, 불법거래 등에 이용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규제기관이 취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 국제적인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가상자산이 자금세탁, 사기, 불법거래 등에 사용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규제기관은 강력한 규제와 첨단 기술도구의 조합을 도입해야 한다. KYC 및 자금세탁방지(AML) 프로토콜은 가상자산거래소와 지갑 제공자가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거래를 모니터링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조치의 엄격한 집행과 블록체인 분석과 같은 거래 모니터링 도구의 활용은 불법 금융활동을 감지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 규제를 유사하게 적용해 기업들이 대규모 가상자산 거래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법률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며, 이는 해당 부문의 감독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국제협력도 필수적이다. 가상자산은 국경을 초월한 네트워크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관할구역을 넘어 자금을 이전하기 용이하다. 국가 간 조화된 규제는 범죄자들이 규제가 약한 환경의 틈을 이용하는 규제 차익을 줄일 수 있다. 금융활동태스크포스(FATF)와 같은 조직들은 이미 가상자산 규제를 위한 글로벌 기준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확대함으로써 국가들이 협력, 국경을 넘어 불법활동을 추적하고 기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보공유와 집행 협력은 허점을 메우고 가상자산이 전 세계적으로 책임감 있게 사용되도록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금융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지식과 역량도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대학 및 연구기관들은 가상자산 관련 또는 블록체인 관련 교육을 어떻게 강화해야 하나.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반 자산이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잠재력을 고려할 때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가상자산 산업과 관련된 기초지식과 자원을 제공하는 입문 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은 디지털 자산과 DeFi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분야에서의 경력기회를 탐색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기술과 시장 역학이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들이 디지털 자산에만 집중한 전문 전공이나 학위를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덜 확신하고 있다. 그 대신 유연한 커리큘럼을 통해 적응 가능한 역량을 강조하는 것이 가상자산 산업의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더 잘 대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가상자산 산업 내에서의 관심을 촉진하고 연결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생 주도 조직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은 학생들이 산업 전문가와 교류하고 해커톤에 참여하며, 블록체인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프로젝트에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학생 그룹은 졸업 후 가상자산 공간에서의 성공에 필수적인 코딩, 데이터 분석, 금융 문해력과 같은 보조기술을 습득하도록 학생들을 유도할 수 있다. 협업과 네트워킹을 장려함으로써 대학들은 학생들이 이 혁신적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리=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7 18:31:41[파이낸셜뉴스] 은행권이 금융사고의 악몽에 갇혀 있다. 갖은 대책에도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은행권의 신뢰도는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추락했다. 현직 은행원들까지 은행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진단, 윤리의식을 갖춰야 한다는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파이낸셜뉴스는 금융사고로 얼룩진 은행권을 진단하고 신뢰를 되찾을 방법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27일 좌담회에는 한국금융연수원 성수용 금융감독원 파견교수와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강창수 공주대 경영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본지가 진행한 은행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은 구성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금융사의 윤리적 통제환경, 어떻게 구축해야 하나 ▲성수용 교수=윤리적 통제환경이 조직문화로 정착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금융윤리적 경영에 대한 의지다. CEO는 행동과 결정을 통해 직원들에게 금융윤리적 기준을 제시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금융윤리적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CEO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오태록 위원=사고예방을 위한 감시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임직원 일탈이 개입할 여지를 줄여나가야 한다. 동시에 CEO가 내부통제를 최우선 관심사로 챙긴다는 인식을 조직 전체에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결국 실무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데, 내부통제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내부 감사 강화 등을 통해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유명무실해진 내부고발제도의 개선안으로 인센티브 제고가 제시됐다. 미국처럼 높은 포상금을 지급한다면 내부고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성수용 교수=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낙인을 찍는 등의 조직문화를 없애는 것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내부고발자는 금융사고를 조기에 적발한 '용기 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다. ▲오태록 위원=내부고발자 보호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상 차별을 받을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내부고발을 하기 어려운 문제가 계속될 것이다. ―명령휴가는 대신해 업무를 맡은 직원이 휴가 중인 직원의 과거 업무를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횡령 기회를 제거하는 효과가 낮다는 문제가 있다. 명령휴가를 확대 실시한다면 가장 유념해야 할 부분은 ▲성수용 교수=명령휴가를 받은 직원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면서 횡령 등을 적발할 전문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이전에 해당 업무를 수행했던 명예퇴직자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강창수 교수=대체 직원이 충분한 검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당 직원의 업무를 크게 덜어줘야 한다. 또 휴가명령을 받은 직원과 대체 직원의 공모가능성에 대비해 이해충돌 확인서를 받아둘 필요가 있다. ―불과 며칠 전에도 A은행에서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은행은 몇달이 지나서야 자체 감사가 아닌 피해자 가족의 문의를 받고 이를 인지했다. 소액이라도 금융사고를 즉시 인지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할까 ▲성수용 교수=고객이 금융거래를 할 때 사용한 휴대폰번호나 아이피(IP) 정보를 분석해 금융회사 직원에 의한 비정상적인 예금의 인출이나 해지가 있었는지를 자동분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층 고객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이상징후 여부를 자동분석해 내부통제에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년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 불리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된다. 설문에 따르면 책무구조도가 단순 사후약방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한 은행원들이 적지 않은데, 책무구조도가 효과를 내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 ▲오태록 위원=책무구조도는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간 미흡한 부분을 점검하는 시도만으로도 이미 의미 있는 진전이다. 다만 실질적인 예방으로 이어지려면 개별 사업부마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최대한 세부적으로 식별하는 과정부터 시작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를 잘 알고 있을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창수 교수=금융사들은 서둘러 책무구조도를 확정하고 이를 시험적으로 운영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경영진들은 자신의 책무 이행이 금융 사고를 어떻게 예방하는지, 타 경영진의 책무와 어떻게 관련되고 조율될 수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 ―책무구조도를 소형기관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기관별로 차별화된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강창수 교수=중대재해처벌법이 차등적용 된다면 법의 예방적 효과가 줄어들 듯이 책무구조도의 적용도 동일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소규모 금융사의 경우 책무구조도 작성 및 맞춤형 시스템 구축을 위한 무료컨설팅 제공 등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오태록 위원=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비용발생이 불가피해 소형기관일수록 더 큰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그전에 현재 책무구조도를 마련 중인 은행권 사례들로부터 운영위험 요인을 최대한 면밀히 식별하고 개별 요인에 드는 관리 비용이 업권별로, 또한 자산규모 등 기관 특성에 따라 실제 어느 정도로 소요될지 등을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소현 박문수 김동찬 기자
2024-10-27 14:42:31[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가 자금세탁방지 체계 본격 도입 이후 23년만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국제기준 이행평가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2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FATF는 지난 21~25일 열린 10월 정기총회에서 우리나라의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를 위한 국제기준 이행 실적을 평가한 뒤 평가등급을 최고등급으로 상향(강화된 후속점검 ➝ 정규후속점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FATF 정회원국 38개국 가운데 최고등급을 부여받은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영국,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이다. FATF는 각 국의 상호평가 등급을 △정규 후속점검 △강화된 후속점검 △제재대상 국가로 분류하고 있으며, 분류 결과에 따라 정기적으로 각 국의 상호평가 이후 개선 실적을 평가해 등급을 결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제4차 상호평가에서 정규후속점검 대상국으로 평가받은 이후 매년 FATF에 개선실적을 제출해 왔다. FATF는 이번 총회에서 한국의 평가등급을 정규 후속점검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제4차 강화된 후속점검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2001년 특정금융정보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시행으로 국내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체계를 본격 도입한 이후 금융회사의 고객확인 및 고액현금거래 보고 의무화(2005년 1월), 테러자금금지법 시행(2008년 12월), 전자금융업·대부업자(2019년 1월)에 대한 AML·CFT 의무 부과 등 AML·CFT 제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또한 지난 2009년 FATF 정회원국 가입 이후 FATF 의장국 수임, FATF 공식교육연구기관인 TREIN(현 TRAIN) 부산유치 등 자금세탁 범죄 등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공조해 왔다. 이후 비영리단체를 활용한 테러자금 조달 방지체계 강화,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AML·CFT 의무 부과 등 자금세탁방지체계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번 총회에서 정규후속점검 대상국으로 평가받았다. 금융위는 "이번 결과로 완결성 있고 효과적인 AML·CFT 체계를 보유한 선진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평판과 이미지가 제고될 것"이라며 "또한 해당 국가 금융·사법 시스템의 투명성 척도로서 신용평가 기관 등에 의해 다양하게 활용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국내 금융회사,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은 향후에도 테러자산 동결 범위 확대 등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마약, 도박 등 사회 중대 범죄 근절을 위해 금융정보분석원의 정보분석 역량을 집중하여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가상자산의 익명성, 초국경성을 활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제도 개선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AML/CFT 체계 개선을 위한 국제 사회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여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10-27 12:4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