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 도심에 ‘고래고기’ 자판기가 설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AP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있는 교도센바쿠社는 지난달 냉동 고래고기를 판매하는 자판기를 도쿄 등 다른 지역에 총 4대 설치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 주로 일본에서 포획한 고래고기를 판매하는 자판기에서는 고래 회 뿐만 아니라 고래 스테이크, 고래 베이컨 등 냉동 고래고기를 비롯해 캔 통조림, 조리된 고기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1000엔에서 3000엔(약 9500원~2만9000원) 수준이다. 업체 측은 다음달까지 자판기 3대를 더 설치하고, 향후 5년간 100대까지 자판기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국제사회에선 일본이 상업적 고래잡이(포경)를 강행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히데키 도코로 교도센바쿠 사장은 “포경에 반대하는 단체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어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고래고기를 팔지 않지만,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고래잡이가 합법이다. 2018년 고래 보호를 감독하는 국제기구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 포경’을 전면 금지하는 ‘플로리아노폴리스 선언’을 채택하자, 일본은 IWC를 탈퇴한 바 있다. 이후 2020년에는 포경 산업에 약 611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고래고기 소비 확대를 장려해왔다. 일본 현지 언론은 고래고기 자판기와 관련 “전통적인 포경산업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고유의 식문화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우선 국내 소비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에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고래 보호단체 WDC의 활동가 카트린 매티스는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고래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며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데 어떻게 전국적인 문화라고 부를 수 있나”고 반문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도 “지난 50년간 일본에서 고래고기 소비가 크게 줄어들자 업계가 포경 산업 유지를 위한 사업 모델을 정부에 보여주고자 노력해 온 것”이라며 “일본 내 관련 업계가 소비를 활성화해 수입량을 늘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1-31 21:21:01[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야생 곰고기 식품을 제공하는 자판기가 나와 화제인 가운데 최근 이 자판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난해 12월 일본 북부 아키타(秋田)현에 야생 곰고기 자판기가 등장한 뒤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바 고로'라는 현지 음식업체가 관광객들에게 곰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시장 조사를 벌인 뒤 아키타현 센보쿠(泉北)역 근처에 해당 자판기를 설치했다. 자판기 곰고기는 250g당 2200엔(한화 약 2만1700원)에 판매되며 인근 주민들에게서 인기를 얻고 있다. 자판기 곰고기는 현지 사냥꾼들이 매년 정해진 기간에 일정 개체 수를 사냥하도록 허가를 받고 얻은 것이다. 살코기와 지방이 골고루 섞여 있어 깔끔한 식감을 제공한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캔 제품이나 즉석 카레 형태로 소비되며 스튜 및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로도 즐길 수 있다. 단, 사슴고기처럼 약간 누린내가 나 호불호가 갈린다. 최근 업체 측은 이 자판기 곰고기에 대한 인기가 증가해 400km 떨어진 도쿄에서도 곰고기 우편배달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곰과 사람이 마주치는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적인 반응은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사람과 마주친 사례는 2009년 4800건에서 2020년 2만 여건으로 급증했다. 2020년 곰에게 공격을 받아 숨진 인원은 2명이며, 부상자는 158명에 달한다. 한편 '자판기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은 자국 내에 수많은 자판기를 보유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본자판기제조연합회에 따르면 일본 내 자판기 수는 2020년 400만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았을 때인 2000년에는 560만대였으며, 일본 국민 23명당 1대꼴로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최근 일본 최대 포경업체인 교도센파쿠가 고래고기 자판기를 설치하면서 환경단체 및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 대상이 되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4-06 09: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