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수소연료전지산업협회와 23일 서울 엘타워에서 '연료전지 수출산업화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2030년까지 연료전지 누적 수출물량 1GW, 수출액 30억달러 달성을 위해 마련됐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설비다. 정부와 업계는 연료전지의 수출산업화를 위해 수출의 양적 확대와 함께 시장 다변화, 수출품목 다양화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업계의 노력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산업기반 고도화, 글로벌 경쟁력 제고, 맞춤형 해외진출 지원 등 3대 전략, 7대 과제를 담은 '연료전지 수출산업화 지원전략'을 추진한다. 산업생태계 유지와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수소발전 입찰시장 등 정책시장 외에 자가발전 수요 기반 신규 시장을 창출한다. 연료전지를 주전원으로 활용하는 데이터센터 시범사업을 검토하고, 수도권 산단 신설 시 분산형 연료전지 설치를 유도할 예정이다. 경북 포항 연료전지발전 클러스터 사업을 통해 기업 집적화단지, 소재·부품 성능평가센터, 국산화 실증시범센터 등 인프라를 적기 구축해 산업 고도화 기반도 마련해 나간다. 연료전지를 포함한 수소 7대 전략 분야에 대한 핵심 기술개발 투자 시 연간 5000억원 한도 내에서 금리 우대 등 정책 금융을 지원하고, 주요 기술의 국가전략기술 지정 등 세제 혜택 강화도 추진한다. 또 고효율·대형화, 내구도 향상, 불량률 저감 등 세부 기술개발 목표를 구체화한 '수소 연구개발(R&D) 로드맵'을 올해 6월에 마련할 방침이다. 귀금속 촉매, 고분자막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을 선정해 수입선 다변화, 국내 가공·양산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모든 부처가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료전지의 수출 확대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무역금융, 마케팅 지원, 수출애로 해소 등 업계의 수출 확대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3-03-23 11:12:38[파이낸셜뉴스] 삼성중공업은 '액화수소 연료전지 선박 추진 시스템' 개발에 성공해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인증받은 기술은 액화수소와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를 통해 만들어낸 전력을 선박의 추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PEMFC란 고분자막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로 비교적 저온에서 작동하며 빠른 시동이 가능하고 반복적인 가동·정지에도 내구성이 좋아 모빌리티분야 적용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수소 관련 업체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시스템 개발 및 선급 인증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선박용 수소연료전지와 액화수소 저장탱크 개발에는 범한퓨얼셀과 정우이엔이가 각각 참여했고, 수소연료전지와 하이브리드 전원 관리 시스템 개발은 에스엔시스가 담당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해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와 DNV선급, 국내 업체들과 수소 기술 연구개발부터 제작, 인증까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연료전지는 전력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어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히며 전 세계가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김진모 삼성중공업 글로벌신사업팀장은 "삼성중공업은 SOFC, PEMFC 등 다양한 연료전지를 활용한 선박용 수소 발전시스템의 가능성을 앞장서서 열어가고 있다"며 "조선해운업계에서 수소모빌리티 기술을 계속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산·학·선급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2-11-09 09:15:10[파이낸셜뉴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광희·김희주 교수와 부산대 서홍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층 아래 얇은 고분자 막을 추가해 태양전지 성능을 수년간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고분자막은 전기를 잘 만들 수 있도록 페로브스카이트를 고성능·고품질로 만들어낸다. 김희주 교수는 3일 "얇은 막을 추가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기전환효율 24.4%를 수년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막을 추가해서 만든 태양전지에 가속화 실험을 진행했다. 약 700시간 연속으로 빛을 노출한 실험결과, 초기 효율 대비 7%만 줄어들어 우수한 광안정성을 보여줬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도 공장에서 안정성 테스트할때 가속화 실험을 한다. 강한 빛을 1000시간 쪼여 초기효율 대비 90%를 유지할 경우 장기적인 신뢰성을 갖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광희 교수는 "향후 태양광 모듈 및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 개발 등 실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전지는 빛을 받으면 전자가 정공에서 빠져나와 이동하면서 전기에너지로 바뀌는데 이 전자를 정공에 재결합하면서 전기에너지가 만들어지지 않고 열에너지로 방출된다. 이를 비방사재결합이라하는데, 빛을 흡수하는 페로브스카이트층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이에 연구진은 새로운 '비공액고분자'를 개발하고, 간단한 용액공정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아래층에 얇은 막 형태로 접목시켰다. 새로운 비공액고분자 층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태양빛 흡수를 방해하지 않으며, 고품질의 페로브스카이트가 만들어지는 것을 유도해 내부 결함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또한, 이온성 기능기를 도입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에서 생성된 전하를 하부 전극으로 효과적으로 추출하고, 더욱 향상된 전하 수송능력으로 태양전지의 성능을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비공액고분자 층이 기존 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향상돼 24.4%의 에너지 전환효율을 기록했다. 또한 가속화 실험인 약 700시간 태양광 노출 실험에서 초기 효율 대비 7%만 줄어들어 우수한 광안정성을 보여줬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성능저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물을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1-03 12:36:53한국전력이 수소경제 패러다임을 이끌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이용한 친환경 수소생산에 나서고 있다. 블루수소, 청록수소,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차세대 친환경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또 수소를 저장하는 연료전지를 비롯해 터빈 등 수소 발전기술까지 아우르는 수소 전주기 기술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블루수소, 청록수소 생산기술은 2022년 파일럿급 실증을 기반으로 MW급 설계기술을 확보한다. 이를 2025년에는 MW급 시스템을 수소발전소에 적용하고, 향후 전력그룹사 청정수소 발전소에 확대 보급한다. ■청정수소 기술개발·사업화 나서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 전력연구원은 청정수소 대용량·상용급 기술 보급과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블루수소, 청록수소 생산기술은 발전사와 공동추진해 2022년 파일럿급 실증을 기반으로 MW급 설계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MW급 시스템을 수소발전소 현장에 적용해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고, 전력그룹사 청정수소 발전소에 확대 보급한다. 블루수소는 금속 소재의 산화(수소) 및 환원(이산화탄소) 순환반응을 이용해 메탄과 수증기를 수소로 전환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청록수소는 천연가스를 금속 촉매로 직접 분해해 수소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를 생산·저장하는 P2G(Power to Gas)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저장시스템은 그린수소 생산, 저장, 연료전지 연계시스템을 구축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파일럿 규모(20 N㎥H2) 액상유기수소운반체(Liquid Organic Hydrogen Carrier) 수소저장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수전해(그린수소 생산)-LOHC(저장)-연료전지(전기·열 생산) 연계시스템을 구축했다. 고효율·대용량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사업으로 알칼라인과 고분자막 수전해 모듈을 연계한 2MW급 하이브리드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수전해에서 생산된 그린수소와 발전소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메탄으로 전환한다. 이를 기존 가스망과 연계하는 P2G 통합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을 위한 2MW급 플랜트 설계와 비즈니스 모델 도출을 위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또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으로 2024년까지 사업화 기반을 구축한다. 향후 10MW 규모의 상용급 P2G 시스템을 개발해 해상풍력발전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상업운전을 추진한다.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상용화도 추진 전력연구원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Solid Oxide Fuel Cell) 상용화를 위한 3kW급 가정용 시스템과 20kW급 건물용 발전시스템을 개발해 전력계통 연계실증을 성공 진행했다. 특히 연료개질기, 기동용 버너, 고온열교환기 등 BOP(Balance of Plant) 기술과 시스템 설계 및 종합기술을 확보했다. 개발된 3kW급 시스템은 공동연구 기관인 에이치앤파워에 기술이전했고, 사업화를 위해 KGS 인증·KS 인증을 완료했다.수소혼소 발전용 가스터빈 실증설비를 올해 7월 전력연구원에 준공한다. 전력연구원은 발전사와 공동연구로 F급 가스터빈(150MW급) 운영기술에 기반해 수소 혼소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향후 주요 제작사 가스터빈을 대상으로 국내 실증 발전소를 선정해 상용화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SOFC 기술은 종래 연료극지지체 방식의 단점인 내구성과 열싸이클 문제를 개선한다. 고신뢰성의 전해질지지체식 셀과 kW급 스택을 2023년까지 개발할 계획인데, 저가의 셀 제조공정·스택킹 양산화가 목표다. 개발된 kW급 스택은 모듈화를 통해 수백 kW급 대용량 발전용으로 개발하여 SOFC 분산전원시스템 사업화를 추진한다. 한전은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물의 전기분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산 가능하며, 연소 과정에서 유해한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라며 "생산 즉시 소비되는 전기와 달리 수소는 대용량·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에너지 유통수단으로 전력과 열 생산뿐만 아니라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6-21 17:52:49[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생체의 효소를 모방해 원하는 화학반응만 선택적으로 유도하고 안정성까지 갖춘 신개념 산업용 촉매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화학과 김형준 교수 공동연구팀이 석유화학 원료를 만들때 원하는 성분에만 반응하는 고성능 산업용 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단백질처럼 부드럽고 유동성이 있으면서도 매우 높은 열화학적 안정성을 지닌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라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물질을 이용해서 고분자 막이 금속촉매 활성점을 감싼 형태의 신개념 촉매를 개발했다. PPS는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매우 뛰어나 자동차나 항공우주 산업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상용 고분자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촉매를 이용해 석유화학의 에틸렌 생산 공정 중 매우 중요한 아세틸렌 수소화 반응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새 촉매를 이 공정에 적용한 결과 1% 미만의 아세틸렌은 금속 입자를 둘러싸고 있는 고분자막을 투과해 쉽게 제거됐다. 대신 99% 이상의 에틸렌은 고분자막에 가로막혀 촉매 반응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기존 팔라듐(Pd) 촉매와 비교할 때 선택도는 2배 이상, 안정성은 10배 이상 증진된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우리나라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는 90% 이상이 나프타다. 나프타분해시설(NCC)에서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및 기타 기초유분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은 주변에 흔한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페인트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데 이용하는 기본 핵심 화학 원료다. 나프타를 분해할 때 생산되는 에틸렌에는 미량의 아세틸렌이 불순물로 함께 포함돼 있다. 아세틸렌은 추후 에틸렌을 이용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데 매우 치명적이므로 수소화 반응으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공정은 99% 이상 에틸렌은 건들지 않으면서도, 1% 미만의 아세틸렌만 선택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난제가 존재해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7-30 13:42:32[파이낸셜뉴스] 최근 2~3년새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화재로부터 안전한 차세대 ESS 핵심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수소·연료전지연구단 디억 헨켄스마이어 박사 연구팀이 기존의 상용 불소계 전해질막보다 우수한 성능의 고분자 전해질막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를 이용한 결과 에너지 효율이 기존 소재보다 7% 이상 향상됐고, 방전까지 걸리는 시간이 10.7시간에서 16.4시간까지 늘어났다. 현재 차세대 ESS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출력 용량이 높다. 하지만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8월부터 최근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ESS 화재 누적건수는 28회에 이르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 이 전지는 물 기반의 바나듐 전해액이 산화-환원 반응에서 일으키는 전위차로 에너지를 충·방전하는 배터리다. 대용량화가 가능하고 배터리 수명이 평균 20년 이상으로 긴 데다 특히 화재 위험이 없어 국내와 해외 모두 관련 기술 개발과 장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VRFB 시스템은 화학 반응에 필요한 이온을 통과·전달하는 이온 분리막이 필요하다. 현재 상업화된 불소계 분리막은 화학적 분해에는 안정적이지만 특정 이온을 선택해 전달하는 성능이 낮아 방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KIST 연구진은 이전 연구를 통해 폴리벤지이미다졸(PBI) 고분자막을 사용하면 분리막 두께와 이온전도도 사이의 상충 관계를 감소시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전반의 비용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PBI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낮은 이온전도도를 극복할 얇은 고분자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후속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유효면적 저항을 줄이기 위해 다공성 담지체 위에 4μm(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PBI 스프레이 코팅막을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개발된 PBI 고분자막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권용재 교수팀과 독일 항공우주센터를 통해 진행된 물성 평가를 통해 200회 이상의 충·방전 사이클 테스트에서 기존 불소계 상용막보다 안정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KIST 디억 헨켄스마이어 박사는 "자체 방전 테스트에서도 기존 상용 분리막이 적용된 장치가 10.7시간 후 방전된 반면 PBI 막을 적용한 장치는 방전까지 16.4시간이 걸렸다"면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유럽과 달리 국가 간 전력거래가 어려운 한국이 고효율의 재생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기획원의 한국-독일 합동 중소기업 연구 프로그램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저널 오브 멤브레인 사이언스' 최신호에 출판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2-17 12:03:11[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원에서 수소전기차에 쓰이는 연료전지 핵심소재를 개발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연료전지의 성능을 높이고 국산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단 헨켄스마이어 디억 박사팀은 '고온형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HT-PEMFC)'의 핵심소재인 전해질막의 성능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KIST 헨켄스마이어 디억 박사는 "고온용 고분자 전해질막은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의 핵심소재이나 기술적 장벽이 높아 현재는 소수의 국가에서만 생산 가능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디억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전해질막의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료전지는 100℃ 이하의 온도에서 작동되는 저온형과 160~180℃의 온도에서 작동되는 고온형으로 나뉜다. 이중 고온형 연료전지는 작동 시 발생되는 열을 그냥 버리지 않고, 메탄올과 같은 연료를 수소로 변환시키는 공정에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를 다시 연료전지 에너지원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운반, 보관, 취급이 쉬운 메탄올은 수소변환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이러한 메탄올 개질기와 결합된 고온 연료전지는 발전기에 사용하면 기존의 디젤 발전기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65%가량 줄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고온형 연료전지가 널리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높은 전력밀도와 긴 내구성이 필요하다. 보통 고온형 연료전지에는 이온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인산이 첨가된 폴리벤즈이미다졸(PBI)계 전해질막이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의 폴리벤즈이미다졸계 분리막은 연료전지가 작동되는 고온에서 인산에 용해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KIST 연구진은 고분자막의 안정성과 전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설폰산기를 폴리벤즈이미다졸에 부착시킨 후 열을 가해, 고온에서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고분자막을 만들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분리막은 160℃의 인산에서도 용해되지 않았으며, 기존의 다른 분리막보다 44% 더 높은 전도성과 전력밀도를 보였다. 또한 시간에 따른 전압감소도 63% 더 낮아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수행된 KIST 주요사업과 덴마크 혁신 기금, 한국 녹색 기술 센터가 지원한 KD 연료전지 프로젝트로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멤브레인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24 11:39:2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연구환경 매력에 독일로 유학갈 생각 접고 한국으로 왔어요." 지난달 31일 파이낸셜뉴스가 만난 황석준 연구원(27)과 우크라이나 출신의 코노발로바 아나스타샤 연구원(25)은 KIST의 장점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환경을 꼽았다. 아나스타샤 연구원 뿐만 아니라 우수한 연구 환경에 매력을 느낀 동남아, 동유럽의 수많은 인재들이 KIST에 입학하고 있다. 아나스타샤 연구원은 현재 KIST에서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이온 교환 고분자막 연구를 진행중이다. 폴란드 인턴십 도중 에너지 공학 분야 연구를 결심한 그녀는 "처음에는 독일 유학을 가려고 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KIST에 매력을 느껴 한국 유학을 결정하게 됐다. 그녀는 "KIST는 세계적인 연구기관일 뿐만 아니라 정부 지원도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도 해외 인재들이 KIST를 찾는 이유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주로 이용되는 유연전구를 연구 중인 황 연구원은 "KIST는 교수 대 학생이 아닌 선후임 연구원 관계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 비해 수평적이다"고 설명했다. 아나스타샤 연구원도 "내가 가진 아이디어라면 어떤 것이든 해볼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황 연구원은 "KIST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미래 기술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여기서 계속 연구를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나스타샤 연구원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 전세계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KIST에는 베트남 학생 27명, 우크라이나 학생 16명을 비롯해 22개국 130여명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중이다. KIST는 더 많은 해외 인재를 데려오겠다는 방침이다. 2018년 몽골·터키 등 4개국에 불과하던 학생 유치 협력 국가는 2021년 이후 세르비아·루마니아를 포함 11개국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경화 KIST 스쿨 사무국장은 "최근에는 동남아 학생들만 아니라 동유럽 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KIST의 외국인 학생들이 학계 지한파의 기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paga@fnnews.com 박광환 인턴기자
2019-08-01 09:18:03"한양대학교 공과대학은 차세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친환경에너지 등 국가 성장동력산업인 고부가가치 핵심소재 개발에 노력중입니다." 권오경 한양대 공학대학원장 겸 공과대학장은 한양대 공대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세계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개발 산학협력을 주도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한양대·서울대 등 학계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정부 출연 연구소(출연연)을 망라한 산·학·연이 공동 참여해 테라비트급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소자(P램·R램·플렉서블 유기메모리·수직형 자화 메모리)의 원천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공대는 지식경제부 사업을 진행중인 차세대메모리사업단을 산하에 두고 있다. 권 학장은 "차세대메모리개발사업단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총 연구비 413억원 가까이 투입돼 7년에 걸쳐 포스트 낸드로서 차세대플래시메모리인 30나노급 P램(상변화 메모리), R램(저항변화 메모리), 플렉서블 유기메모리를 개발하는 사업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총 연구비 240억원이 투입돼 4년 동안 포스트 D램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STTM램(수직형 자화 메모리) 개발 사업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과 차세대반도체 개발 권 학장은 정부 지원 두뇌한국 21(BK21) 사업의 최고 수혜처인 한양대 공대가 국내 과학기술의 메카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양대 공과대학은 1999년 시작된 BK21사업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총 850억원을 지원받는다"면서 "이는 학교가 정부에서 지원받는 전체 금액의 약 7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BK21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 육성과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원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고등교육 인력 양성 사업이다. 지난 1995년 정부가 국책대학사업으로 신소재공정공학원을 지정한 이래 한양대 공대의 핵심소재특성화사업단은 핵심소재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권 학장은 "정보통신·환경·바이오(NIT, NET, NBT) 등 3개 분야의 융합기술을 정규 교육과목으로 확정한 대학 리서치 혁신프로그램인 URIP(Undergraduate Research Innovation Program)는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양대 공대는 건설환경공학과의 첨단글로벌 건설리더 양성사업단을 비롯, 18개의 사업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육성사업'은 연구역량이 높은 우수 해외학자를 유치 및 활용해 대학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권 학장은 이어 "이 사업의 결과 한국형 녹색 성장 교육을 목표로 지난 2009년 3월에 에너지공학과가 신설됐다. 또 해외 석학의 영입으로 세계 일류 에너지학부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공대의 연구진은 최근 에너지, 환경 등 미래 신기술 개발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권 학장은 "에너지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각종 환경문제와 더불어 현재 인류가 직면한 당면 과제"라면서 "따라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체에너지 개발은 정부의 녹색성장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양대 공대 백운규 교수(에너지공학)팀은 미국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휘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권 학장은 "이 연구는 고효율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겼다"면서 "뿐만 아니라 고속 논리소자, 반도체 산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핵심 원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과학분야 첫 노벨상 수상자 기대 환경기술분야에서도 한양대 공대는 선전을 보이고 있다. 이영무 교수(에너지공학)팀은 이산화탄소 분리를 위한 피코 다공성 고분자막으로 2007년 제1회 녹색기술 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 고분자막은 이전에 사용되던 분리막에 비해 적어도 500배 이상 효율이 좋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권 학장은 "한양대 공대의 눈부신 연구결과들은 정부의 녹색성장을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양대 공대는 첨단 기술 및 과학 발전에 앞장서 온 여력을 바탕으로 국내 첫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기대하고 있다. 권 학장은 "최근 공대 교육은 기업 맞춤형 교육 등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과학기술의 교육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웃나라 일본은 과학기술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14명이나 배출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따라서 "노벨상을 배출할 수 있는 과학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과 같은 기초과학 교육의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다. 1∼2년에 국한해 성과를 따지는 조급한 시각으로는 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조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기적이 아닌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권 학장은 강조했다. 그는 "대학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높여 우수한 인재를 이공계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양대는 한양공대 EXPO2009, 이동과학교실, 어린이 생활과학교실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문화의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권 학장은 전했다. 그는 또한 "첨단 과학기술의 효율적인 교육과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경제적인 지원 및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한양대 공대는 다양한 재원 확보를 통해 교육실의 첨단화 및 연구시설 인프라의 보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디스플레이산업 성장에 일조 권 학장은 한양대 밖에서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학회장도 맡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이 세계 수위를 고수하고 있다. 권 학장은 "국내의 평판디스플레이산업은 지난 1990년대 중반에 생산을 시작으로 산업이 급성장해 2010년에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매출만으로도 5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한국은 디스플레이 최강국의 자리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디스플레이 분야의 인력이 부족해 산업계 요청에 따라 인력 양성과 학문교류의 목적으로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가 지난 1999년 창립돼 현재 2500여명의 회원과 36개의 법인회원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문교류의 장으로 매년 국제학술대회(IMID: International Meeting on Information Displays)를 개최하고 있으며 13개의 연구회를 두고 기술 분야별 워크숍을 개최해 기술교류 및 교육을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대학교육 커리큘럼과 교재를 개발, 보급하는 업무도 진행중이다. 권 학장은 학교내 업무의 대부분은 제Ⅰ, Ⅱ, Ⅲ, Ⅳ공과대학장들에게 이관하고 단과대학간 업무조정기능, 대학본부와의 소통기능, 국내외 협력기능, 연구력 제고를 위한 제도마련, 교육력 강화를 위한 제도마련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기획담당, 연구담당, 국제협력담당 부학장 3명과 그 산하에 3개의 위원회 및 공학교육혁신센터를 두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빌게이츠·스티븐잡스형 인재 육성 권 학장은 한양대 공대의 미래 발전 방향은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와 같은 인재를 배출하는데 일조하는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븐 잡스처럼 수 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인재의 필요성이 시대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우수한 공대 졸업생들이 반세기 만에 기반산업 및 경제적 국가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앞으로도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양대 공대는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며 우수 외국 인재를 유치 및 영입해 전교생을 글로벌 리더로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권 학장은 설명했다. 그는 "지속적인 연구 지원 및 연구역량을 극대화하며 국제적인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스, 네이처 등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시대적 과학기술에 맞는 교과과정 개편, 그리고 학습환경 개선으로 학생의 학술적 성취와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 교육환경과 더불어 공대생의 최고 수요자인 기업과 발맞춰 현장감 있는 창의적 인력을 배출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권 학장은 전했다. 권 학장은 특히 "한양대 공대는 세계 유수기업들의 테크놀로지 아웃소싱 센터(technology outsourcing center)가 되기 위해 연구 역량을 제고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미래 먹을거리 기술들의 연구회를 발족 중"이라며 "향후 2∼3년 이내에 산학연구비를 현재보다 4배 이상 올리고 기술료 수입도 현재의 3배 이상을 달성해 재정적 자립도를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사진=김범석기자
2011-02-10 18:12:06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분리 기술이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 한양대 이영무 교수팀은 30일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다공성 고분자막 기술’을 미국 기업 ‘에어 프로덕츠 앤 케미컬(AP)’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한양대는 이 기술의 국내 사업권을 가지며 기술실시 대가로 향후 300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이산화탄소 처리 기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연구진은 고분자(Polymer)에 열처리 과정을 통해 다수의 피코미터(pm=1조분의 1m) 크기의 구멍을 만들어 기체의 선택적 투과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그리고 접촉면적을 늘려 기존 평면형태의 막보다 효율성을 높인 실형태의 ‘중공사’를 만들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이산화탄소 분리효율이 기존보다 500배 이상 향상되며 내열성도 좋아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영무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연소 후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비용을 현재 t당 100달러에서 t당 2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번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향후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전 세계 탄소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9-07-30 22:2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