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가 불필요한 의료 이용과 국민 의료비 상승을 유발하는 병상 과잉 공급 현상을 막기 위해 필수의료 외 신·증설을 제한하는 등 체계적인 병상 수급 관리에 나선다. 광주시는 '제3기(2023~2027년) 병상 수급 및 관리 계획'을 수립해 오는 5월부터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관리 계획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2023년 8월 발표한 '병상 수급 기본시책'에 근거해 수립한 것으로, 지역 맞춤형 병상 신설과 증설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 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병상 수를 지역 수요에 맞게 관리하고, 합리적인 병상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광주지역은 인구 대비 일반병원, 요양병원, 한방병원의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반면 병상 대비 의료 인력(의사·간호사·한의사) 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병상이 과도한 실정이다. 특히 광주시가 오는 2027년 기준으로 진료권별 병상 공급 및 수요량과 수급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일반병원은 약 8200~9800 병상, 요양병원은 약 6200~7400 병상, 한방병원은 약 1700~2800 병상이 과잉 공급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과잉 공급이 예상되는 병상에 대해 관계 법령 및 보건복지부 기본시책에 따라 신규 병상 신설 및 증설을 제한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기본시책에 따르면 병상 공급 관리 대상은 일반병상과 요양병상만 해당하지만, 광주시의 경우는 한방병상이 과도해 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실제 지난 2023년 기준 광주지역 인구 10만명 당 한방병원 수는 6.1개로, 전국 평균 1.1개보다 무려 5.5배 많다. 특광역시 한방병원 수를 보면 광주가 87개로, 서울 85개보다 많다. 이어 인천(45개), 부산(26개), 대구(18개), 대전(17개), 울산(6개), 세종(3개) 순이었다. 또 2023년 6월 기준 광주지역 한방병상 수는 5835병상으로, 전국 한방병상 수(3만4929 병상)의 16.7%를 차지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처럼 광주지역 한방병상의 과잉 수준이 타 광역시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확인돼 한방병상의 관리 대상 포함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응급·분만·소아·공공분야 등 필수의료 병상에 대해서는 의료기관개설심의위원회를 거쳐 예외적으로 신·증설이 가능하도록 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2023년 9월부터 '병상수급 및 관리 계획 수립 실무전담팀(TF)'을 구성해 병상 수, 의료 수요, 병상 가동률 등 의료 자원을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과 보건복지부 심의 등을 거쳐 지난 2월 최종 계획을 확정했다. 광주시는 오는 29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를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 정영화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병상수급 관리 계획 시행으로 추가적인 병상 공급을 억제하는 등 시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공공성과 효율성을 균형 있게 고려한 병상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5-04-10 12:54:02[파이낸셜뉴스] 공급 과잉 우려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건수와 거래대금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18건의 물류센터 거래가 이뤄졌으며 거래 규모는 2조1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기 대비 총 거래대금은 24%가 줄었지만 경매·공매 및 건설사 채무인수 등 부실채권(NPL)성 거래를 제외한 순수 거래 규모는 20%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도권에 공급된 신규 물류센터는 모두 159만㎡로 전기 대비 19%,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40%가 감소했다. 공급건수는 전기의 55% 수준인 17건이었지만 9만9000㎡ 이상의 대형 자산이 다수 포함돼 공급 건수 감소에 비해 총 면적 감소율은 낮았다. 특히 서부권에서는 시흥시의 그린웨이브 시화(23만5727㎡), 김포 스마트 물류센터(19만9177㎡), 케이원 김포 로지스 물류센터(18만2678㎡) 등 16만㎡이상의 초대형 물류센터 3건이 공급돼 전체 공급면적의 60% 이상이 집중됐다. 동부권에서는 여주 점봉동 물류센터(12만2147㎡)가, 남부권에서는 안성 성은 복합물류센터(11만6845㎡)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규모 거래는 하반기에 공급된 그린웨이브 시화로 JB자산운용이 시화로드로부터 5100억원에 선매입했다. 또한 외국계 투자사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그래비티자산운용은 부천 내동 물류센터를 3000억원에 매입했으며 GIC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LB자산운용은 스위스 파트너스 그룹과 함께 브릭 화성 물류센터를 1180억원에, 페블스톤자산운용은 블랙스톤과 성광물류센터를 835억원에 매입했다. 하이트만은 와이드크릭 자산운용과 함께 방초리 물류센터를 830억원에 사들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다만 2025년 이후 물류센터 공급 과잉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에는 125만㎡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준공 지연된 물류센터 면적이 반영돼 실제 공급 면적은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24년 상반기 21건에 달했던 인허가 건수가 하반기에는 11건으로 줄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규제 개편으로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공급면적 감소가 장기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의 점진적 인하에 힘입어 투자 심리는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물류센터 평균 평당 거래가격은 다소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정상 거래의 경우 예년과 유사한 가격대를 유지해 조건이 우수한 물류센터 중심의 투자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다만 기한이익상실로 인한 경공매 물건 및 책임 준공으로 인한 채무 인수가 예상되는 현장이 남아 있어 NPL성 거래는 지속적인 관측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5-02-14 16:19:37[파이낸셜뉴스] 수년째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줄줄이 추락한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 4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성적표가 일제히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1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89%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영업손실 7643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한화솔루션은 영업손실 4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 32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경기침체가 원인이다. 한때 국내 석화업계의 '가장 큰 고객’ 고객이었던 중국은 2020년 무렵부터 공급망 내재화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에틸렌 생산 시설을 늘려왔다. 다만 중국 내수 경기 침체로 자국에서 소비되지 못한 물량을 수출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하락을 불러왔고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의 자급률은 100%를 코앞에 앞뒀다. 설상가상으로 원유 생산에 주력하던 중동업체들까지 석화 사업에 뛰어들면서 국내 업계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이에 석화 업계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는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t당 279달러에서 4·4분기 265달러로 하락한 바 있다. 특히 연초부터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과 국내 정치 혼란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데다, 중국발 저가 공세, 고환율 환경이 이어지면서 업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석화업계는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에 달러 강세 상황에서 환차손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업황 반등이 어려워 투자 축소와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업계가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사업 매각, 인수합병(M&A) 등 자발적 구조 개편에 인센티브를 주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책금융 지원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으로 설비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 기업의 감산이 다른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어느 기업이 먼저 나서서 몸집 축소에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기업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합작법인 설립, 매각은 결국 공급과잉을 해소하지 못한다"며 "가능한 정부 지원은 '글로벌 시장 대비 경쟁력 보강' 뿐"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5-01-15 16:07:51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방안 핵심은 '빅딜(대규모 구조조정)' 없는 자발적 사업재편 유도다. 기초 범용제품에서 고부가가치(스페셜티) 제품 위주로 사업재편을 유도하고, 사업재편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산 양수·양도 시 과세이연 기간을 연장한다. 신속한 사업재편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기간도 단축한다. 이에 따른 지역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 지정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한다. 정부는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공급과잉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고부가가치 전환은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주사 규제 유예 5년으로 연장정부는 23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석화업계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공급과잉 나프타분해시설(NCC) 사업재편 △글로벌 시장 경쟁력 보강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 등을 제시했다. 국내 석화업계는 그간 대규모 NCC 설비에 값싼 원료를 투입해 수출을 확대하는 구조로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단순성장 구조는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경쟁력을 잃은 상태다. 이에 정부는 사업재편 기업에 대한 세제 및 금융 지원책도 마련했다. 사업재편 기업의 경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상 지주회사 규제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매수자가 수익이 발생한 이후 지분 규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산 매각 시 양도차익 과세이연 기간을 연장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기업결합 심사기간도 단축한다. 기업들이 기업결합 심사 준비 과정에서 M&A 거래 구조, 시장 현황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전 제출해야 하는데, 필요한 자료 제출 범위 등을 미리 조율해 공정위 심사 속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설비운영 효율화를 위한 정보교환 사전 심사는 30일에서 15일로 단축된다.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 지정사업재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위축과 지역경제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먼저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 지정요건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석유화학산업단지가 위치한 울산·여수·대산 등이 후보군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추후 바뀌게 될 지정요건에 따라 해당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위기 극복 노력이나 기여도를 고려해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을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관련 매출액이 50% 이상인 협력업체들에 고용유지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매출액과 생산량 감소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한 사업주가 노동자를 계속 고용하는 경우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비용 절감도 유도한다. 정부는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 '무관세' 기간을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고, 석유화학공업 원료로 사용하는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해선 석유수입부과금을 환불해 주기로 했다. 정부는 석유화학의 글로벌 경제 구도를 고려하면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른바 빅딜 가능성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석유화학업계는 자구 노력을 하고 있고, 자발적 재편 의지가 충분하다. 9곳이 되는 NCC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옛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사업재편 방안이 기업 자율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과잉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해서는 강력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석화업계와 소통한 결과 연내 사업재편 대책이 나오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것만으로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1, 2단계로 나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2-23 19:01:53[파이낸셜뉴스]새해 산업 기상도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와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의 수혜를 받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과, 트럼프 정부와 협력 기대감이 높아진 조선 업종은 긍정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추가 관세 도입이 예정된 자동차와 철강 분야는 흐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맑음'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실시한 ‘2025년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산업은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됐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 압박 및 관세 인상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급격한 시황 악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서버 등 AI 산업 기반 투자가 지속되고, AI기기의 시장 출시로 고부가가치 반도체가 확장될 것으로 보여서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는 주요국들의 반도체 지원책에 힘입어 올해 대비 7.9% 증가한 1872억달러로 전망된다"며 "한국 또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산업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AI 기능 적용 본격화에 따른 교체 수요,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IT·TV 출하량 증가로 인해 긍정적일 것으로 상의는 전망했다. 상의는 특히 내년 출시될 아이폰17 전 모델에 저전력 디스플레이(LTPO) 패널이 적용될 예정으로, 이전 모델에서 공급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수혜를 기대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내년 디스플레이 수출은 올해 대비 4%가량 증가한 194억8000달러로 예상된다”며 “다만 트럼프발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국내 패널 기업 고객사(애플 등)의 중국 내 점유율 감소 우려는 큰 하방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조선업은 트럼프의 화석연료 부흥책에 따라 에너지 운반선(탱커, LNG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건조·수리·선박 수출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기대감을 호재 요인으로 꼽았다. 내년 선박류 수출액은 올해 대비 9.1% 증가한 267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 기조, 유럽연합(EU)·미국의 교체 처방 장려 등으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분야 국내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계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에 따른 미국 내 중국산 대체효과와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 등을 통해 수출이 소폭 늘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철강 '흐림' 반면 자동차산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 중국 자동차 산업 팽창이 위협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3.1% 감소한 270만대로 예상했다. 철강산업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와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 우려,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부진, 중국의 공급과잉에 따른 원가 이하 수출공세 등으로 인해 ‘흐림’으로 전망됐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한층 격화될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의 저가공세에 더해 국내 정치혼란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이 업종 전반의 성장세 하락을 부추기지 않을까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의 실리적 외교 노력은 물론,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시급한 경제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2-11 10:26:10올 들어 주요 기업들의 중국 공장 매각과 국내 공장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중국 공장 5곳이 매각됐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며, 국내 공장 5곳은 아예 문을 닫았다. 중국의 공급과잉(오버캐파), 즉 물량공세를 통한 '라스트 맨 스탠딩(LAST MAN STANDING') 전략에 국내 기업들은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다. 라스트 맨 스탠딩이란 프로레슬링 경기방식으로, 어느 한쪽이 'KO' 돼서 일어설 수 없을 때까지 싸우는 가혹한 룰을 의미한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 경기침체 장기화로 내수 판매가 줄자 재고 처리를 위해 저가 중국산 제품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철강, 화학, 액정표시장치(LCD)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 반도체 등 다른 산업으로 퍼지며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 철강업계에서는 올 들어 국내 공장만 3곳이 폐쇄됐다. 지난 7월 포스코가 포항 1제강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지난 19일에는 1선재공장 가동마저 중단하면서 2개 공장이 문을 닫았다. 현대제철 역시 최근 봉형강을 주로 생산하는 포항 2공장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포스코는 중국 장쑤성의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다. 석유화학 업계에도 생산 중단,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LG화학은 올 들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제조할 때 두루 쓰이는 스티렌모노머(SM) 생산을 중단했고, 또 다른 범용 제품인 에틸렌옥시드(EO)·에틸렌글리콜(EG)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편광판 사업도 중국 업체에 매각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를 청산했다. 미국 에틸렌글리콜 생산법인 루이지애나LLC 지분과 인도네시아 생산법인 LCI 지분 매각도 완료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들어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와 설립한 합작공장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글로벌 LCD 시장은 이미 중국의 독주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중국 내 한국 기업의 마지막 TV용 LCD 패널 제조공장을 매각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중국산 저가 메모리 물량 공세가 거세지며 국내 반도체사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D램 생산량(비트 환산 기준)이 올해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배경으로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공급 확대가 꼽힌다. 현대차도 중국 현지 공장 매각에 나섰다. 지난 2021년 베이징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1월 충칭공장도 매각을 완료했다. 아울러 창저우 공장도 매각작업을 서두르고 있고, 베이징 엔진공장도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1-24 18:26:06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인한 타격이 반도체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국내 기업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초격차 기술력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월평균 가격은 올 들어 16개월 만에 2달러대를 회복했다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사들의 저가물량 공세가 공급과잉으로 이어지고,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메모리 시장이 호황을 누려야 하는 게 맞지만, 창신메모리(CXMT)가 찬물을 끼얹었다"며 "캡티브마켓(독점시장)인 중국 내부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업체들에 물량을 공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보니 D램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XMT는 DDR4, 저전력(LP)DDR4X와 같은 구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CXMT가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D램 생산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현재 추세라면 2026년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생산량마저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생산 기준 점유율은 각각 37%, 25%, 17%다. 중국 기업들은 가격도 대폭 낮춰 물량을 공급,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CXMT, 푸젠진화(JHICC) 등 중국 메모리사는 구형 D램 가격을 시중 가격보다 50% 가까이 할인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악화하는 범용 메모리 생산비중을 낮추고, DDR5 및 LPDDR5 등 선단 제품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DDR4와 LPDDR4 생산비중을 3·4분기 30%에서 4·4분기 20%까지 줄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3·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탄력적으로 구형 D램 생산을 하향 조정하고,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CXMT가 DDR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선단 제품에서 물량공세가 이어질지 주목되는 만큼 기술 초격차와 점유율 확대에도 보다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성능을 끌어올린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기술력 격차를 유지해 나간다. 아직 한중 간 기술력 차이는 크지만, CXMT는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2년 정도 앞당긴 속도로 2세대 HBM 양산을 시작했고, 트럼프 2기로 대중제재가 강화되면 중국 기업이 자체 경쟁력을 되레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1-24 18:14:42#. 현대제철 자회사에 다니는 A씨는 이달 중순 포항 제2공장이 셧다운된 이후 집에서 쉬고 있다. 공장이 바쁘면 가끔 야근까지 해야 했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현재 월급의 70%가량을 받아 겨우 살아가고는 있지만 대책은 없다. 중국발 저가 철강 공습, 경기침체 등으로 사실상 공장 재가동이 어렵다는 걸 아는 A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철강·석유화학 업계를 비롯한 국내 산업계가 몸살을 앓는 이유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단가하락과 내수부진 등 때문이다. 특히 중국 철강·석화 제품은 원가보다 싼 가격에 대량공급돼 국내 기업은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일단 업계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저수익 공장 폐쇄 등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보조금은 물론 사업 구조조정 관련 세금 감면을 포함한 인센티브 등 정부 차원의 대책도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고부가 제품만이 살길"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는 중국산 과잉공급, 저가제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의 경우 2002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연간 생산능력이 165만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출하대수가 24만대까지 급감했다. 이와 관련, 국내 한 대형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국 제품은 원가보다도 싸다"며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도 "그동안 설비 보수를 통해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버텨왔지만 비수익 사업을 끌고 가는 데 한계에 내몰렸다"고 했다. 이들이 해결책으로 찾은 것은 고부가가치 제품·친환경 포트폴리오 확대다. 산업계 관계자는 "범용재 가격 경쟁력은 중국을 따라갈 수 없지만, 고부가가치 제품과 기술 경쟁력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자동차용 고강도 볼트(CHQ), 스프링강, 베어링강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수소 100%만으로 철강을 생산하는 '하이렉스' 기술의 시험설비 출선(철강 쇳물을 뽑는 일)에 성공했다.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화 등을 통해 철강산업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방산용 후판 시장에 진출, 전차와 장갑차 등에 투입되는 특수 차체구조물을 양산해 공급하고 있다. 초고장력강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성형성을 향상시킨 전기차용 3세대 강판도 생산 중이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 라인을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고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로 바꾸고 있다. ■노력은 하지만 개별 기업 감당 못해석유화학 업계도 고부가가치 제품·저수익 시설 정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스페셜티 찾기의 일환으로 전남 여수공장 폴리염화비닐(PVC) 생산라인 중 2개의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으로 전환키로 했다. 초고중합도 PVC는 높은 온도에서 성질이 변하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극복한, 내열성을 가진 소재다. 범용 제품을 생산하던 스티렌모노머(SM) 생산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플라스틱에서 고기능성 플라스틱 소재, 건축용 고부가 인조대리석 소재 등 다양한 스페셜티 소재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은 청산했다. 한화솔루션도 최근 고부가 소재인 초고압·고압 반도전 컴파운드 시장 공략을 위한 증설을 마쳤다. 반도전은 케이블 파손을 방지하고 방전을 막는 소재다. 어느 정도 전환에 성공한 곳도 있다. 금호석유화학과 DL케미칼은 일찌감치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며 올해 3·4분기 각각 651억원, 4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LG화학(화학부문), 롯데케미칼 등 범용 중심 회사들이 영업적자를 낸 것과 대비된다. 다만 대부분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산업계 종사자들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산업계 관계자는 "(중국 리스크가)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 국산 철강 사용 할당제 도입, 전기료 인하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홍요은 기자
2024-11-24 18:14:39[파이낸셜뉴스] 포스코는 45년 9개월 간 가동해온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폐쇄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어 두번째 셧다운이다. 포스코는 최근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현상의 지속, 해외 저가 철강재의 공세, 설비 노후화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2023년 글로벌 선재시장은 약 2억t의 생산능력을 갖춘 반면, 실제수요는 9000만t에 불과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선재밀은 약 1억4000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내수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부족 환경에서 가동율 확보를 위해 저가로 주변국에 수출하면서 글로벌 선재가격하락을 주도해왔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해외 저가 선재제품의 수입이 지속됨에 따라 시장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포스코는 이러한 시장 여건에서 노후화된 설비의 경쟁력 및 수요감소의 영향을 감안해 품질과 관계없는 가격중심 저가재 시장 공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1선재공장 효율화를 결정했다. 포항 1선재공장은 1979년 2월 28일 가동에 들어가, 두 차례 합리화를 거쳐 45년간 누적 2800만t의 선재 제품을 생산해왔다. 1선재에서 생산한 선재제품은 못이나 나사의 재료가 되거나, 타이어코드, 비드와이어 등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 활용된다. 포스코는 1선재에서 생산하던 고강도 타이어코드, 선박 및 자동차용 용접봉 등 강재를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며, 1선재 전 직원은 11월 말까지 공장 정리 후, 부내 또는 타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앞으로 저가재 가격 중심의 경쟁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수 저가재 시장은 이미 해외 저가 수입재 중심 시장으로 재편돼 해당 설비 조정으로 인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자동차용 고강도 볼트(CHQ), 스프링강, 베어링강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고 선재 생산, 판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11-19 17:58:37[파이낸셜뉴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세계 석유시장이 하루 100만 배럴 넘게 공급과잉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14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IEA는 이날 내놓은 월간 보고서에서 2025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감산을 유지해도 공급이 수요를 하루 100배럴 이상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100만 배럴은 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현재 산유국들이 원유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중국 수요 감소 등 여파로 세계 석유시장에서의 수요는 주춤하고 있다. IEA는 내년 세계 원유수요 증가량이 하루 99만 배럴에 그친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2024년과 2025년 2년간 증가량이 하루 100만 배럴을 하회한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누적 현실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IEA는 청정에너지 발전도 석유 수요 침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4 23:2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