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항공기 엔진, 반도체 및 관련 기술, 특정 화학물질 등 핵심 산업 기술의 대중국 금수 조치를 내렸다. 관세 전쟁에 이어 기간 산업의 주요 핵심기술 차단 조치로 '기술 공급망 분리'를 확대하면서, '기술 디커플링 전쟁'에 한 발 더 들여놓은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기간 산업에 필수적인 기술 차단이라는 대응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일부 핵심 부품과 기술 수출을 중단시켰다면서 이 같은 조치를 보도했다. ■중국 기업과 거래 중단 명령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 상무부가 이날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SW) 공급 기업들에게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대상은 주요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업체들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CDS), 시놉시스, 독일 지멘스 EDA 등이다. 이들 3개사는 중국 EDA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EDA 소프트웨어는 차세대 반도체 설계·검증에는 필수적인 기술로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속도를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FT도 "지정학적 경쟁자인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보다 강경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대중 수출 통제를 점차 강화해 왔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도 2022년 최신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의 중국 수출에 제한을 가했으며, 미국 기업들은 수출 통제 규정 내의 제품을 중국에 판매해왔다. ■항공기 제어 핵심 부품도 금수 조치 COMAC은 2022년 보잉737과 비슷한 크기의 C919를 완성했지만, 엔진을 비롯해 전력 공급 시스템 등 항공기 제어에 필요한 핵심 부품들은 미국과 유럽에 의존하고 있다. 기존의 디젤 자동차와 로봇 등에 필요한 제어기술 및 주요 부품들도 공급 유예 품목에 넣어 의존도가 높은 중국 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진행중인 대중국 전략물자 수출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속에서 나왔다. 앞으로 더 많은 분야와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 등 공급망 분리 조치가 추가로 나올 것임을 의미한다. 상무부 BIS는 군사적 가치나 기타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제품에 대한 수출 허가 심사와 면허 부여를 담당한다. NYT는 "미 정부의 이런 새로운 제한 조치는 미중 두 경제 대국을 공급망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워싱턴과 베이징은 심화되는 무역 갈등에서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필수 경제 요소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첨단 기술 공유 제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중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에 대한 미국 투자 제한도 확대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29 18:26:04[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이차전지 전해액 선도기업 엔켐이 세계 1위 이차전지 기업 CATL 밸류체인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켐은 중국의 리튬, 나트륨 배터리 원·부소재 공급기업 지분 100%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엔켐이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은 CATL에 핵심 소재를 지속 공급해온 기업으로 연간 1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ATL이 주도 중인 나트륨 배터리용 원재료까지 생산 가능한 기술력을 갖췄다. 지분 매도자는 CATL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CATL향 핵심 소재 및 나트륨 배터리용 전해질을 개발하는 등 CATL의 핵심 파트너로 잘 알려진 곳이다. 엔켐은 이번 인수를 통해 중국 남부 권역까지 공급망을 더욱 확대하고 CATL에 연간 약 7만톤 이상의 전해액과 더불어 CATL이 필요로 하는 특정 소재의 약 30%에 달하는 물량과 향후 나트륨 배터리 전해질 및 전해액까지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엔켐의 24년 전체 공급량 약 5만톤의 1.4배를 상회하는 물량이다. 엔켐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도 CATL과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켐은 최근 CATL이 헝가리 데브레첸에 건설 중인 초대형 배터리 생산기지의 리사이클링 NMP(R-NMP) 공급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를 위해 인근 지역에 신공장 건설을 추진 중으로, 최근 부지 매입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엔켐은 내년부터 CATL향 제품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엔켐은 CATL이 미국 주요 완성차 기업과 협업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전해액을 포함한 NMP, 탄소나노튜브(CNT) 분산액 공급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엔켐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할 계획이다. 엔켐 미국 법인은 글로벌 펀드로부터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며, 관련 자금은 조지아, 테네시, 인디애나 공장의 전해액, R-NMP, 탄소나노튜브(CNT) 분산액, 리튬염 등 핵심 설비 확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1위인 미국 내 전해액 생산능력에 ‘초격차’를 완성하고 신사업을 결합해 북미 시장 내 독보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엔켐 관계자는 “CATL은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최상위 기업으로, 이에 소재 공급망 역시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독점 중인 상황”이라며 “엔켐은 단순 전해액 공급을 넘어 나트륨 배터리 원재료 등 고기능 소재 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로 CATL 핵심 밸류체인에 전략적으로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과 유럽, 미국이라는 3대 핵심 시장에 동시 대응 가능한 구조를 갖춘 만큼 글로벌 최상위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앞으로도 최상위 배터리 기업들의 기술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소재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9 14:16:27[파이낸셜뉴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대표)이 28일 미국 관세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면 공급망을 재편한다거나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28일 서울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 애플 등 수입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들에게 전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장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이슈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기술 개발을 하고, 기본기를 튼튼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증설 계획에 대해서 장 사장은 "MLCC 수요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리핀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 결정은 안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의 공급 확대와 함께 유리기판 등의 신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가속기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에 대해 장 사장은 "2021~2022년 코로나 때 과투자가 된 면이 있어서, 올해까지는 공급이 많은데 지금 수요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내년 어느 시점부터는 (수급이) 굉장히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리기판 관련해서 삼성전기는 올해 2·4분기부터 세종사업장에 파일럿(시제품) 라인을 운영하고, 올해 내 AI 서버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링을 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올해 중 적어도 2~3곳의 미국 빅테크에 샘플 공급을 할 생각"이라며 "시제품은 (생산 준비)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왔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채택 증가 등으로 전장용 MLCC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장 사장은 "중국 전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0% 이상이 전기차"라며 "내연기관차에 비해 자율주행 전기차는 MLCC가 4~5배 더 들어가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장 사장은 이날 서울대 공대 대학원생 200여명 대상 특강을 열고 "미래 인재는 기술적 전문성뿐 아니라 스스로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마인드셋이 중요하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할 때, 진정한 기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이어 "핵심 기술과 인재가 삼성전기의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5-28 17:44:38[파이낸셜뉴스] 기획재정부가 23일 공급망 정책기관 협의회를 개최했다. 공급망 분야의 정책 대응 역량을 높이고, 금융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수출입은행 등 10개 공급망 관련 주요 정책기관이 참석했다. 기관들은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기능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협의회를 기업의 현장 애로 및 정책 수요를 발굴·해소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 내에 '공급망 통합지원 데스크'가 설치된다. 대규모 사업으로 단일기관의 대출이 어려운 경우에는 기관 간 공동대출을 추진하고, 여신한도가 부족한 기업에는 후속 보증 및 보험을 연계해 지원하기로 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5-05-23 16:17:33[파이낸셜뉴스] 한국무역협회(무협)가 미국에 국산 가공 핵심광물과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제외를 공식 요청했다. 무협은 핵심광물 및 파생제품에 대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국가안보 위협 조사에 대응해 우리 무역업계 의견을 담은 공식 의견서를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2일 가공 핵심광물 및 파생 제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면서 지난 16일까지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해당 법률은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앞서 자동차, 철강 등에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가 됐다. 무협은 의견서를 통해 "한국산 가공 핵심광물 및 파생 제품은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으므로 232조 조치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핵심광물 다자 협의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의장국으로, 미국을 포함한 회원국들의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화에 핵심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통상 마찰로 수출통제가 늘어 핵심광물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에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중국은 지난 2월, 미국의 추가관세 조치에 대응해 텅스텐, 비스무트, 인듐 등 주요 핵심광물에 대한 수출통제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비스무트 수입 중 41.1%, 인듐 수입 중 15.9%가 한국산으로 그 중요도가 높다는 논리다. 텅스텐의 경우 올해부터 장기 계약을 통해 국내 생산물량의 45%를 미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무협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모터, 반도체 웨이퍼, 스마트폰, 풍력터빈 등 광범위하게 지정된 핵심광물 파생제품의 범위를 합리적으로 축소해 줄 것도 요청했다. 향후 미국 관련 업계 요청으로 대상 품목이 추가될 수 있어, 규제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아울러, 배터리, 모터, 반도체 웨이퍼, 스마트폰 등 일부 파생제품은 이미 다른 232조 조치 대상에 포함되어 있어 동일 품목에 이중으로 관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성대 무협 통상법무대응팀장은 “핵심광물 파생제품으로 지목된 품목 중 전기차, 모터, 배터리, 음극재, 영구자석, 레이더 시스템 등은 미국 수출 비중이 커서 관세조치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무협은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5-19 16:04:07'소부장(소재·부품·장비)'은 흔히 제조업의 근간으로 꼽힌다. 자동차나 반도체, 항공, 무기에 이르기까지 소부장 없이는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특히 공급난 위기가 부각되고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소부장을 국산화하려는 시도는 더 절실해졌다.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미래 국방무기 소재부품을 국산화한다고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국산화 부품의 핵심은 바로 알루미늄 합금 원천기술 '에코 알막(ECO-Almag)'. 에코 알막은 강도가 높고 성형하기 쉬워 두께가 얇거나 복잡한 형상의 무기 부품도 만들 수 있다. 방탄 특성도 기존 알루미늄의 5배 이상이다. 이를 연구한 김세광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소재공급망연구부문 박사(사진)는 "국방무기용 알루미늄 판재소재의 국산화 추진으로 국방 무기 부품 국산화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18일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국방무기용 알루미늄 판재 소재뿐 아니라 항공이나 자동차용 판재 소재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며 "국방, 항공 및 자동차용 알루미늄 판재를 제조하는 기업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알루미늄 판재 소재를 국산화하면 수급 리스크를 줄이고 수입대체 및 수입소재 단가도 낮춰 원가절감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기원이 독자 개발한 에코 알막은 미래 국방무기체계용 경량금속 소재로 가장 적합하다. 미래 국방무기체계에 필요한 소재의 핵심 키워드가 초경량·고내식·고방탄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알루미늄은 밀도가 ㎤당 약 2.7g으로 같은 부피의 다른 금속보다 가벼운데, 에코알막은 알루미늄 중에서도 가벼운 저밀도 특성을 지닌다"며 "또 산화 및 부식에 강하기 때문에 국방무기를 비롯해 선박, 항공기, 자동차 등 습기나 소금기가 있는 환경에서도 내식성이 뛰어난 소재"라고 소개했다. 생기원과 국과연은 항공·지상·수중·해양을 포괄하는 무인무기체계의 국방용 경량 소재부품을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특히 에코알막은 고강도 합금 형태로 만들어져 기존 알루미늄 대비 5배 이상 방탄 성능이 높다"며 "결과적으로 고경량·고내식·고방탄을 요구하는 국방무기체계에 유용한 소재이기 때문에 선도적 부품 국산화에 모두 활용할 수 있고, 독성 원소인 베릴륨도 포함하고 있지 않아 다양한 부품을 친환경적으로 제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국산화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았다. 김 박사는 "현재 범용 알루미늄 판재 소재조차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에는 인색한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반면 국내 원천소재 기술로, 유럽에서 생산 후 수입해 들여오는 에코알막에 대해서는 수입재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앞으로 '알루미늄 공급망 솔루션센터'를 중심으로 에코알막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방산 및 항공과 관련한 모든 알루미늄 공급망 해소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소재 수급 리스크가 해결되면 부품 및 제품의 저력이 있는 한국의 제조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5-18 18:53:2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가 말레이시아와 스페인을 양대 거점으로 하이엔드 전지박(동박) 글로벌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제5공장은 올해 4·4분기 조기 가동이 추진되고, 스페인 신규 공장은 상반기 중 인허가를 마무리하고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북미·유럽 고객을 겨냥한 롯데EM의 맞춤형 공급망 이원화 전략이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EM은 말레이시아 5공장 가동을 연내로 앞당기기 위해 고객사 승인 등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롯데EM 관계자는 "하반기 고객 수요에 맞춰 빠르면 4·4분기 중 생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업황과 고객사 상황을 고려해 조기 가동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기존 범용 제품에서 고강도·고연신 특성의 하이엔드 동박으로 제품군을 전환하고 있다. 고속충전 배터리에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동박과 함께 북미·유럽·중화권 고객 맞춤형 생산 체계도 강화 중이다. 스페인 공장은 지난해 8월 발표한 일정에 맞춰 상반기 내 인허가를 완료하고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롯데EM은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확대에 대응해 스페인을 전략 생산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글로벌 수요 회복과 함께 생산 효율성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EM은 1·4분기 동박 재고를 2개월 미만으로 낮췄고, 오는 2·4분기에는 적정 수준인 1.5개월 내외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동률도 1·4분기 40%대 중반에서 하반기에는 80% 이상까지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엔드 동박 판매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전체 판매량 중 하이엔드 제품 비중은 약 5%로, 북미 글로벌 제조업체(OEM)와 퀄 테스트 승인과 수요 증가에 따라 내년에는 2.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EM은 현재 △AI 반도체용 초극저조도(HVLP4) 동박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고체 전해질 등 미래 소재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AI 가속기용 동박은 국내외 주요 고객사로부터 승인을 확보했으며, 하반기부터는 북미 고객사를 대상으로 본격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이 제품군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오는 2030년까지 50%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역별 매출 비중도 재편되고 있다. 유럽향 매출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올해 약 20% 후반대로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기대된다. 반면 북미 시장은 고관세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5위권 고객사를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며, 매출 비중이 지난해 20% 중반에서 올해 30%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5-13 20:44:02[파이낸셜뉴스] 솔루스첨단소재가 AI가속기용 동박 수요 확대로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 지난 1·4분기 솔루스첨단소재 동박사업본부 매출액이 6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6%로 크게 증가하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현재 단일 공급 중인 글로벌 빅테크 기업향 AI가속기용 동박의 공급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동박 제조 자회사 서킷포일룩셈부르크(Circuit Foil Luxembourg, CFL)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향으로 AI가속기용 동박 ‘HVLP(Hyper Very Low Profile·HVLP, 초극저조도)' 시리즈를 양산 공급 중에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글로벌 GPU 기업 엔비디아에 AI가속기용 동박을 단독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주요 CCL 업체를 통해 양산 공급 중에 있으며, 물량 확대로 전용설비를 구축하는 등 수요 대응에 대비 중이다. 2·4분기 역시 OEM사의 양산 확대에 힘입어 공급량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HVLP3에 이어 차세대 HVLP시리즈의 진입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AI가속기 블랙웰 후속작의 탑재를 위한 HVLP4용 제품도 퀄 테스트 중으로 양산 승인을 위한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 A사, G사 등의 AI가속기, 스위치향 일부제품은 올해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HVLP5 역시 글로벌 ICT 메이저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HVLP5의 경우, 현존하는 HVLP 시리즈 중 고사양의 가장 최신 제품으로 솔루스첨단소재가 세계 최초로 양산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당 기업은 최근 반도체 제조 장비부터 AI 모델까지 공급망 전반을 자국 내에서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솔루첨단소재의 수혜가 예상된다. 두께 2마이크론(µm) 미만의 반도체용 초극박(DTH: Double-Thin) 제품도 국내 반도체 대기업 고성능 D램향으로 제품 테스트를 마치고 양산 평가 진행 중이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D램용 초극박 제품은 HVLP시리즈에 비해 수익성이 5배 이상으로, 양산 승인이 이뤄질 경우 솔루스첨단소재의 실적 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용 초극박은 기존 일본 미쓰이(Mitsui)가 독점했던 시장으로 이를 깨고 진입하는 최초 사례로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솔루스첨단소재 동박사업본부의 매출은 지난해 약 1900억원대에서 올해 3000억원대를 목표로 한다. 현재 AI가속기 분야 글로벌 1,2위 기업 모두에 동박을 공급하며 막강한 위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AI가속기향 HVLP시리즈의 수요 강세 트렌드가 지속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 향의 제품 추가 공급이 이루어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올해 AI가속기용 제품의 공급량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용 제품의 양산이 시작될 경우 매출 확대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며 "동박사업부 성장 추세에 따라 오는 2027년 매출액은 약 5000억원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5-05-13 16:56:57[파이낸셜뉴스]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한국산 의약품 수입이 미국의 공급망 안정과 환자 접근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보건복지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진행 중인 의약품 분야 국가안보조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공식 의견서를 마련해 지난 4일(현지시간)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외국 수입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향후 2주 이내에"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의견서를 통해 한국산 의약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공급망 안정과 환자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는 만큼 관세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견서에는 "한미 간 의약품 무역은 상호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으로,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여해왔다"며 "한미 간 제조산업·의료시장 규모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 내 주요 의약품 수입국으로, 이는 양국 간 긴밀한 경제·보건 협력을 보여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한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미국 제약사의 생산 이원화를 지원하며, 공급망 안정성과 환자 약가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양국의 공동대응 사례는 이와 같은 협력이 국가안보에 직결된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국 간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및 혁신 촉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상호 신뢰에 기반한 공급망 구축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극대화해나가자"고 제안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약품을 포함해 의료기기·화장품 등 바이오헬스 산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력해 범정부 통상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한편, 의약품 품목 관세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업계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5-05-06 13:10:46[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일본간 관세협상에서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주요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미·일 장관급 관세 협상을 마치고 "무역 확대, 비관세 장벽 해소, 경제안보 협력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반도체 공급망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이에 대해 "반도체 기술력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며 양국이 반도체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라는 공동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일 양국은 향후 실무급 논의를 이어가고 이달 중순 이후 3차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지만, 관세 부문에서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측은 미국이 부과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일률적 10% 관세 외에 추가 14%에 대해서만 협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아카자와 장관은 귀국 직후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협상 결과를 보고했고, 이시바 총리는 "자동차 관세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여전히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카자와 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협상을 진행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2025-05-04 10:3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