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농협중앙회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국제협동조합연맹(ICA) 글로벌협동조합컨퍼런스 개막식 기념 연설에서 "협동조합 정체성에 바탕을 둔 조합원 중심의 사고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협동조합, 모두를 위한 번영을 이루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 강 회장은 지난 1961년 한국 농협 설립 당시 황폐했던 농촌이 협동조합을 통해 쌀 자급에 성공하고 고리채를 해소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아울러 고령화 등 농촌 공동체를 약화시키는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해법으로 협동조합 정체성에 바탕을 둔 조합원 중심의 사고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100여개국에서 3000여명의 협동조합인이 모인 이날 컨퍼런스 개막식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UN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해 '2025 UN 국제협동조합의 해'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UN은 전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의 가치와 중요성을 기념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동조합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2025년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1-26 13:13:35【파이낸셜뉴스 고창=강인 기자】 전북 고창군 공동체지원센터가 주관한 ‘2024년 고창군 공동체 한마당 축제’가 12일 고창군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올해 공동체 활동을 이어간 34개 마을주민과 19개 소규모공동체, 사회적경제 기업 10곳이 한 자리에 모여 각 마을과 공동체가 교류했다. 행사는 △개막식 퍼포먼스 공연 △공예, 미술, 서예, 원예 등 활동 작품 전시 △라인댄스, 고고장구, 사교댄스 등 활동 공연 발표 △대동놀이(버나공연, 길쌈놀이) 등이 진행됐다. 지역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함께 진행되며 한 해 활동을 마무리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7회째를 맞이하는 ‘고창군 공동체 한마당 축제’가 급격한 고령화와 단절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활력 넘치는 고창을 만들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1-12 16:21:35[파이낸셜뉴스] "각 나라의 민족을 벗어나 인류란 무엇인가. 인종을 떠나 공통 분모는 과연 있을까." 한국·중국·일본의 비엔날레급 작가 10명이 단순한 국가 교류전이 아닌, 작품을 통한 인간의 깊은 성찰을 진솔하게 전한다. '한중일 현대미술 인류 공동체를 향한 메시지' 전(展)이 오는 15일부터 12월 19일까지 울산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키워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작가들은 각각 지역 현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이 다루는 조형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 개인이 속한 민족이라는 경계를 벗어나 인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추출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한국과 중국, 혹은 한국과 일본 작가들이 참여하는 통상적인 기획전이나 교류전과 달리 컬렉터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작품성이 검증된 수준급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 참여 작가는 한국의 유성숙, 김진열, 이주영, 황승우, 박야일, 이달비, 중국의 조지강, 장효몽, 일본의 마츠모토 다카시 츠부라 카메모토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해외 커미셔너이자 작가로 참여하는 조지강은 흔히 '중국 현대 미술의 4대 천왕'(장샤오강·웨민준·팡리쥔·쩡판즈)으로 불리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물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에서 가장 규모가 큰 상상미술관의 예술 총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개별성과 국가주의와의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으로 중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노동의 뒤태(1991)'를 통해 단순한 노동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했다. 군중 뒤로 밀어닥치는 열차로 인해 깜짝 놀라 당황하는 사람의 표정들, 붉게 물든 노을 아래 바싹 마른 땅과 수숫대를 보면서 분노하는 사람, 아직 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를 세세히 표현한 게 압권이다. 또 다른 중국의 유명 작가인 장효몽은 대표작 '사이보그(2024)'에서 용맹함 속에 연약한 구석을 선보였다. 응시하는 눈빛, 치켜든 턱, 단단한 어깨로 봐서는 마치 용병과 같은 이미지인데, 이 사이보그는 곧 눈물을 주르르 흘릴 것 같은 모양새다. 인간이 미래에 마주할 사이보그에게 선한 감정을 기대하는 메시지가 숨어 있는 듯 하다. 그간 신앙을 향한 인간의 원초적인 고뇌와 그 터널을 통과한 뒤의 겸손을 그려 온 한국의 유성숙 작가는 200호에 이르는 대작을 선보이며 한층 깊고 원숙해진 작품 세계로 관람객들을 맞는다. 유 작가는 200호 대작 '향기로 피어나다(2024)'에서 메시아를 기다리는 인간을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메시아는 세상을 구할 은자이며, 메시아를 갈망한다는 것은 준비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주영 작가는 '묵(2023)'을 통해 의례를 드리듯 상대의 인간 존엄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의 시선은 노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고정돼 있다. 그들과 교류하며 고단한 삶의 스토리를 경청하고 위무 하듯 작품 속 그를 그린다. 마치 성자와 같았다는 그는 이제 세상에 없다고 한다. 박야일 작가의 '벽을 건너니(2022)'도 인간의 본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키운 온통 벽으로 둘러쳐진 곳, 그 벽을 응시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길이 없는 삶, 그것은 오늘 우리의 모습, 즉 임계점에 도달한 기후 위기와 같은 위험을 깨우치게 한다. 일본의 대표 작가인 츠부라 카메모토는 '음영의 이미지(2023)'에서 평면으로 누운 나무 패널에 말 모양을 파내서 위로 조명을 쏘아서 말 형상의 그림자가 겹치게 했는데, 그림자(음陰)과 형상(양陽)의 조화를 볼 수 있게 했다. 생명에게 섭생이 있다면 우주도 지구도 섭생이 있는데, 그것의 근본은 곧 음양이라는 게 그의 메시지다. 마츠모토 다카시의 '원형질 덩어리(2022)'도 인간의 원형을 탐구한다. 가공되지 않고 날 것의 원형에서 인간의 본성을 길어 올리는 것이다. 주로 흙을 재료로 쓰는 까닭도 인간 원형에 닿기 위함이다. 이밖에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독특한 캐릭터가 도드라진 작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거나(김진열),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보여주는 조각(황승우), 콘테로 나타낸 숙명처럼 삼아온 사회의 모순(이주영), 어렵고 불편한 세상에 대한 한 차원 높은 이해(박야일), 결과 중심의 세태를 비판하고 과정을 중시하는 사회를 씨앗으로 표현한 작품(이달비)들이 주목 받았다. 전시를 주최한 최진실 고래문화재단 공연예술팀 주임은 "이번 전시에서는 기후 위기, 질병, 전쟁 등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고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을 되짚어보고 공동체적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예술가들을 통해 조명했다"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인간으로서 존재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1-07 12:13:31[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우리(보수)의 실질은 강강약약(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하다)"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당 격차해소특위와 서울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에서 현장 방문 간담회를 갖고 "보수당은 강약약강(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 이미지가 있다. 기득권을 지키고 성장만 말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보수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물론 약자가 무조건 옳지는 않다"며 "그래도 적어도 정책, 디자인에서는 그런 정신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폐기된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법 재발의도 약속했다.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법은 장애·연령·성별·국경을 넘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드는 법안이다. 한 대표는 "이 법(유니버설 디자인 기본법)을 저희가 다시 발의하도록 하겠다"며 "유니버설 디자인은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제가 한발짝 앞서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가 진행된 서울가족플라자는 제1회 서울 유니버설 디자인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건축물이다. 직접 현장을 둘러본 한 대표는 "돈의 문제가 아니고 생각의 문제"라며 "우리는 그 인식의 차이를 바꿔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10-28 15:32:36[파이낸셜뉴스] NH투자증권은 지난 26일 강원도 정선군 마을공동체에 냉장고 46대를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김용기 NH투자증권 부사장, 최승준 정선군수 등이 참석했다. 정선군 냉장고 전달행사는 올해 마지막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이다. 총 6개 군에 냉장고 352대를 전달했다. NH투자증권은 경남 남해군, 충남 예산군, 전남 강진군, 경북 고령군, 전북 임실군 등에 전달했으며, 지역 선정은 행정안전부의 인구통계를 활용했다. 고령화 비율, 독거노인 비율, 절대 인구수 및 인구감소 추세, 재정자립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가중치를 적용한 우선순위를 따랐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도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용기 NH투자증권 부사장은 "농촌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은 NH투자증권의 대표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농촌지원사업을 실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범농협그룹으로서 농촌 일손돕기를 비롯한 농가 지원 및 사회적 책임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2019년부터 3년 간 농촌지역 마을공동체(마을회관, 경로당)의 노후화된 취사 시설을 전기레인지(인덕션)로 교체 지원했다. 2022년부터는 경로당 설치 가전 중 내구연한 적용품목인 냉장고를 지원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1263대의 인덕션과 2022년부터 2년간 냉장고 총 720대를 전달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9-27 12:00:02【파이낸셜뉴스 광명=장충식 기자】 박승원 광명시장은 13일 "주민이 주도해 치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조성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전날인 12일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을 맞아 치매가 있어도 살던 곳에서 계속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광명시 주민주도 치매안심마을 발전대회'를 마련,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회 좌장은 대진대학교 허훈 교수가 맡았으며, 남서울대학교 이주열 교수와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박민철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또 광명시선배사랑봉사회 김동주 회장, 치매 극복자 시민 권모씨, 주민주도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황인철 경로당회장이 토론자로 나섰으며, 전국 20개 시·군·구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들과 시민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토론자들과 참석자들은 치매 환자들이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민 협력 방안과 관련 사업들을 공유했다. 허훈 대진대학교 교수는 "노년의 삶이 이전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야 하며, 그동안 삶의 경험을 나눈 이웃들과 함께 공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광명시의 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해 주민들이 주도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과 자율봉사조직은 광명시만의 차별화된 치매안심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남서울대 이주열 교수는 노인의료 체계의 문제점과 치매안심센터의 역할을 짚으며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실천 노력이 중요하다"며 공식적인 조직과의 협력을 통한 체계적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앙대학교 박민철 교수는 치매의 원인과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을 다루며, "치매 노인이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지역 주민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과 더불어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해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광명시의 방문 인지 증진 학습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은둔형 노인에게도 이 프로그램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토론에서는 치매 대상자를 위한 주 1회 수준별 인지 증진 방문 학습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이끌어 내며, 치매 예방과 안심체계 구축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패널로 참여한 어르신들의 경험담과 시민들의 질문을 나누며 활발한 의견 교환을 이어갔다. 치매 극복자로 발표에 나선 시민 권모씨는 "광명시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하는 방문학습과 합창단 활동을 통해 치매를 극복하고 공연에도 참여하며 자긍심을 얻었다"며 치매 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승원 시장은 "치매는 환자 혼자서 치료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며 "치매 환자들이 일상을 유지하며 함께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의 협력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주민이 주도해 치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조성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시는 2023년 경기도 치매관리사업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24년 공공후견사업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보건복지부 치매안심센터 운영 1주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며, 지역사회 치매 예방과 관리의 모범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9-12 23:36:01[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일 자율관리 어업 공동체 평가위원회를 열고 2024년 우수공동체 4곳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정부는 2006년부터 매년 자율관리 어업 공동체 중 활동이 활발하고 실적이 우수한 공동체를 선정해 지원금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우수한 공동체를 추천받아 7월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이번 평가위원회를 통해 선정했다. 최우수로 선정된 경북 죽변자망 공동체는 자체적으로 포획금지 기간과 금지체장을 강화해 운영하고 그물코 확대, 총허용어획량(TAC)을 자체적으로 정해 자원을 관리해 왔다. 또 어장관리를 위한 어구실명제, 친환경 어구 사용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경영개선을 위해 생산자가 직접 품질을 보증하도록 노력한 점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로 선정된 경기 흘곶 공동체는 금어기·금지체장 확대 운영, 어장 환경 조성을 통해 자원관리를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공동판매, 유어장 운영 등으로 공동체의 경영개선을 이끌어냈다. 특히 자체 규약 제정 후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힘써온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장려로는 전남 와온 공동체, 속초시 4개 어촌계가 선정되었다. 와온 공동체는 채묘장 조성, 수산종자방류를 통해 어장을 관리하고 자체 브랜드 개발, 온·오프라인 판매망 구축 확대 등 경영개선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했다. 속초시 4개 어촌계 또한 조업 중 쓰레기 수거 등 정화 활동, 공동체 동참을 위한 교육 등을 활발하게 수행하는 등 공동체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해 노력한 점이 돋보였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해 자율적으로 노력해 준 자율관리 어업 공동체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자율관리 어업 성공모델을 발굴하고 다양하고 효과적인 지원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9-12 11:40:15【베이징=이석우 특파원】아프리카 53개 국가 정상 및 관련 기구대표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인다. 오는 4∼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2일 신화통신·중국중앙TV(CCTV) 등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데 이어, 이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까지 아프리카 정상들이 연이어 베이징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미 적도기니·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지부티·남수단·에리트레아·나이지리아·코모로 대통령 등도 베이징에 당도했다. 시진핑 주석, 5일 기조연설에서 운명공동체 건설 강조 예정 올해 정상 회의에는 53개국 정상과 아프리카연합 대표 등이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올해 주제는 '현대화 추진과 높은 수준의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해 온 '운명공동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진핑 주석은 5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한편 이번 회의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개별 양자 회담을 갖는다. 지난 2000년 베이징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발족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은 중국과 수교를 맺은 아프리카 53개국과 아프리카연합이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다. 포럼 사무국 등에 따르면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는 2006년 베이징에서 처음 열렸고, 2015년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2018년엔 베이징에서 각각 개최됐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남반구의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며 아프리카에 부쩍 공을 들여왔다. 특히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운데 아프리카를 중국의 새로운 시장이자 투자처로 여기면서 공을 들여왔다. 중국, 새로운 시장이자 국제사회의 동반자로서 아프리카 지역에 공들여 와 또,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견제 속에서 개도국 여론을 모아 유엔 같은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과 목소리에 더 힘을 싣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52개국이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호주 그리피스아시아연구소와 중국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아프리카 일대일로 투자는 2022년 대비 114% 증가한 217억달러(약 29조원)에 달했고 아프리카는 중동을 넘어 일대일로 최대 투자 지역이 됐다. 한편 중국을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은 중국을 향해 인프라 등에 대한 추가 투자를 요구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2 15:02:28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함께 내달 1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강의실에서 ‘제2차 남북문화교류 교육 및 포럼’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문체부는 남북 문화교류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자 남북 문화예술의 차이를 살피고 향후 문화공동체 회복 방향을 모색하는 ‘남북문화교류 교육 및 포럼’을 올해 12월까지 총 4차례 개최한다. 지난달 ‘북한 문화예술을 말하다’를 주제로 열린 제1차 행사에 이어 이번 2차 행사는 ‘남과 북의 언어를 말하다’를 주제로 개최한다. 한성우 인하대 교수가 요즘 북한 말과 북한 언어문화에 대해 강연하고, 한정미 박사가 하나원에서 탈북민들의 한국어교육을 담당하면서 확인한 남북 언어의 비교 사례를 발표한다. 이어 한성우 교수의 진행으로 탈북민 출신 작가인 설송아 박사,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이 함께 북한의 언어문화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문체부 이해돈 문화정책관은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남북 간 문화교류가 제한되고 남북한 간 언어 이질성이 심화했지만, 언어는 남북이 오랜 역사를 함께 공유해온 우리 민족 고유의 것”이라며 “최근 남북 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으로 남북 문화예술의 차이를 이해하고 민족 동질성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8-26 06:48:42“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안을 마련해도 용산에 넘어가면 그곳의 사정에 맞춰지니까 획기적으로 바꾸긴 어려웠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자문기구 통일미래기획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의 발언이다. 통일미래기획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 성안 작업을 주도했다. 본래 목표였던 30년 묵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은 이루지 못하고 보완재인 통일 독트린만 내놓게 된 데 대한 소회이다. 22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정하고 신통일미래구상을 마련하는 건 윤석열 정부 초기 때부터 공을 들여온 과제이다. 1994년 김영삼 정부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마련했을 때와 한반도와 국제정세가 달라진 만큼, 새로운 통일담론을 내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지난해 1월 권영세 당시 통일장관은 연내 신통일미래구상을 발표하겠다며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2년이 넘는 준비 작업이 무색하게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원안 그대로 존치됐고, 윤 대통령은 이미 추진 중인 통일정책의 연장선상 내용이 대부분인 통일 독트린을 발표했다. 이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판단에 따른 결론으로 전해졌다. 그간 품을 들였던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을 포기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은 2국가론-尹 반박'에 뒤집힌 통일방안 논의 방향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대대적으로 바꾸려는 논의가 이뤄졌다. 통일을 이루는 절차 자체를 바꾸자는 논의였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남북 화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체제가 공존하는 남북연합이라는 과도기를 거쳐, 단일체제 통일국가로 나아가는 3단계가 골자다. 그러나 북핵 고도화와 남북경색으로 첫 단계인 화해·협력도 난망해 통일방안과 현실 간의 괴리가 큰 만큼, 한민족과 남북연합이라는 개념을 삭제하고 국가 개념을 내세워 자유민주주의 단일체제 통일국가 목표를 담는 안이 다뤄졌다.그러다 큰 변수로 작용한 게 북한의 2국가론과 여소야대이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 초 우리나라를 적대국이라 규정하고 민족과 통일을 부정했다. 전례 없는 수준의 남북경색 국면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맞서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민족과 통일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실상 무력통일을 천명한 김정은의 2국가론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애초 논의했던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민족과 남북연합 삭제와 국가 개념을 앞장세우는 게 어려워졌다. 자칫 김정은의 2국가론과 맞닿게 될 수 있어서다. 그 다음 달인 4월 통일미래기획위는 2기로 재편됐고 논의 방향은 크게 바뀌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큰 틀은 유지하고 북핵과 인권 문제 등 현재 한반도 정세를 최신화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 대통령과 김영호 통일장관이 공개적으로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尹 임기 내내 여소야대, 통일방안 정치쟁점화 우려에 존치 결론 같은 달 치러진 총선에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대패하면서 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극단적인 여소야대가 이어지게 됐다. 22대 국회 개원식도 열지 못할 만큼 여야 갈등은 극에 치달았고 지금까지도 거대야당의 입법독주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30년 동안 진보·보수정권을 막론하고 계승돼온 건 여야 합의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격한 여야 갈등 속에서 거대야당이 흔쾌히 지지할 새로운 통일방안을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월에는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조약을 맺으면서 북핵 위협이 더욱 커졌고, 북한이 수차례 살포하는 오물풍선에 남북경색은 깊어져만 갔다. 1기 통일미래기획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1994년 여야 합의로 마련했는데 지금은 여야 합의로 무언가를 내놓을 가능성이 거의 없고, 남북 간의 대화도 전무하니 통일이라는 아젠다가 나아갈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통일 독트린 마련에 영향을 끼친 2기 통일미래기획위의 한 위원도 “지금 상황에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정하면 정치쟁점화가 되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또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북한의 고려민주연방제와 연결되면서 의미가 컸었는데, 상대인 김정은이 명백히 통일 포기 선언을 한 상황에서 우리가 새로운 통일방안을 내는 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북한과 거대야당에 밀려 손대지 못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지 않는 한 다시 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동시에 지금의 현실이 반영돼있지 않은 이상론이라는 내용적 한계 탓에 사실상 ‘사문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일방안에 대해 30년 동안 많은 연구와 토론이 있었지만 현실적인 방안을 내기 어렵다는 결론은 이미 나와있다”며 “북한이 통일을 안 하겠다고 하는 판국이라 통일방안 자체가 사문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8-21 17: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