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한다는 것은 연주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들을 줄 아는 것을 의미한다.’(클라우디오 아바도) 국내외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명성이 높은 ‘풍월당’을 설립한 박종호(64) 대표는 지난 2021년 발간된 음악 교양서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의 첫 장에 이 문장을 실었다. 당시 클래식이란 무엇이고 왜,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또 무슨 가치가 있는지도 모른 채 시류와 유행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박 대표는 자신이 문화관광해설사 같은 역할을 할 뿐, 각자의 인생에서 클래식을 탐험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바람과 달의 운치를 이름에 담은 ‘풍월당’은 지난 2003년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레코드 가게’로 처음 손님을 맞이했다. 이후 클래식 음반 매장이자 카페, 아카데미, 여행 콘텐츠, 기획 출판과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는 인생학교로 진화해왔다. 현재 그는 본업인 정신과 전문의를 그만두고 문화예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클래식 관련 다수의 도서를 집필하며 풍월당 주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다음은 박종호 대표와의 일문일답. ―클래식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클래식은 ‘클래스’(class)에서 나온 말이다. 또 클래스는 고대 로마시대에 계급을 일컫는 데서 유래했다. 당시 로마 사람들을 6단계의 계급으로 분류했는데, 가장 높은 계급을 라틴어로 ‘클라시쿠스’(Classicus)라 불렀다. 이후 클래식은 어떠한 분야에서 최상위의 가치를 지칭하는 말이 됐다. 사람들은 음악이나 문학, 저술 분야에서 최상위의 것들을 클래식이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걸작, 영구불변의 가치를 지닌 대상들이 클래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클래식 음악에 어떤 가치가 있나. ▲클래식을 고전음악이라고도 부른다. 간혹 지금의 클래식이 과거에는 대중음악이었다고 설명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 바흐나 모차르트 시대에도 클래식 음악, 그리고 가요나 민요 등 민중들을 위한 음악은 확연히 구별됐다. 클래식 음악은 하나의 정연한 규칙과 법칙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당시에도 여러 음악들 중 최상의 형태를 지녔고, 가장 높은 이상을 담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이나 가치관, 인생까지 변화시키는 큰 힘이 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비교한다면. ▲음악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비교하며 우열을 나누는 건 불가능하다. 또 나누더라도 의미가 없다. 다만 클래식이 가진 고유의 가치는 말할 수 있다. 클래식에 ‘고전’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은 클래식이 여흥이나 오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기여하고 그 정신을 담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클래식이 귀족의 여흥을 위해 봉사한 적도 있었지만, 그것은 거의 바로크 시대, 즉 모차르트와 하이든 이전의 이야기였다. 1800년대 이후 약 100여년이 클래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데, 이때의 클래식은 즐거움이 아니라 사상을 표현한 음악이었다. 클래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역사상 인류를 선도했던 위인들을 만나는 셈이다. ―클래식의 대중화라가 가능할까. ▲사회 곳곳에서 ‘클래식의 대중화’라는 말을 너무 쉽게 쓴다. 클래식과 대중은 서로 다른 층위에 있는 단어들이고 의미 자체가 충돌한다. ‘동쪽의 서쪽화’라는 말이 모순인 것처럼 표면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모차르트는 인간의 숭고함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바그너는 시대적 혁명의 의미를, 베르디는 조국 독립의 갈망을 자신의 음악에 담으려 했다. 일반 대중에게 영합하지 않고 시대적 정신을 지킨 것이어서 클래식으로 평가받았는데 그것이 대중화가 된다면 그 자체로 클래식의 정신이 훼손된 거다. 반대로 ‘대중의 클래식화’가 돼야 한다고 본다. ―‘대중의 클래식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나. ▲클래식을 조미해 원래의 맛을 변형시킨다면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대중이 클래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물론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교육이라는 것이 음악회에서 하는 짧은 해설이나 TV나 라디오 프로에서 음악가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긴 시간을 두고 능동적이고 포괄적인 공부를 해서 스스로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히려 대중이 개별화 돼야 한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지성을 갖추고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 본인의 지성에 부합하는 음악을 찾으면 된다. 클래식을 듣는 행위는 내가 선택하고 나의 취향과 즐거움을 위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탐구하고 섭렵해나가는 과정에 가깝다.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가 필요한가.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피아노나 악기부터 먼저 배울 것이 아니라, 다른 공부도 필요하다. 특히 역사와 사회, 문학 등 다른 예술 분야를 접하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면 좋다. 결국 음악도 인문학의 하나이며, 음악 감상의 주류가 된 바로크 이후의 클래식은 인문 정신의 총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베토벤의 음악은 그가 살았던 유럽의 정치적 배경과 나폴레옹 전쟁, 귀족 계층의 쇠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명곡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소리의 나열만이 아니라 심오한 사상의 또 다른 표현들인 것이고 클래식 감상은 위대한 사상을 배우는 인문 공부다. 혹여 지금은 공부 생각이 없더라도 음악을 진정으로 좋아하게 되면 저절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입문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클래식의 세계에 들어갈 때 클래식 감상의 몇 가지 특징을 알아두는 게 좋다. 먼저, 클래식 감상은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다. 임의로 시간 조절이 가능한 미술 관람이나 독서와 달리 1시간짜리 교향곡이나 3시간짜리 오페라는 공연장에 들어앉은 이상 꼼짝없이 들어야 한다. 또 클래식은 명상하듯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만약 일하거나 놀면서 베토벤을 틀어 놓는다고 해도 그것은 배경음악으로 그칠 뿐이다. 멜로디를 따라 음악이 진행되는 과정을 들을 줄 알게 되면 음악은 하나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클래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지식을 깨우치는 것, 결국 그것이 클래식 듣는 진짜 이유다. ―풍월당의 운영 철학은. ▲지금까지 직업도 나이도 국적도 다양한 사람들이 풍월당과 인연을 맺어왔다.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나 역시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강의를 꾸준히 듣는 회원들 덕분에 풍월당이 유지된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운영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다. ‘풍월한담’이라는 무크지를 발행해 고객들과 연결고리를 이어갔다. 또 유료 구독서비스를 도입해 기획 음반과 예술 서적, 굿즈 등을 매달 구독자들의 집으로 배송한다. 구독자는 4년간 700명까지 늘었다. 강의는 15년째 비공개로 운영 중인데 매년 봄·가을학기로 나눠 진행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 역시 클래식으로 안내하는 부수적인 방법들에 지나지 않는다. 클래식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공부해나가는 일의 본질을 함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19 13:13:59[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산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48)이 방송인 탁재훈과 이상민을 향해 잇따라 비난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 11일 고영욱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탁재훈, 이상민을 저격하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고영욱은 최근 탁재훈이 올린 고(故) 김수미에 대한 추모 글을 언급하며 "살아계실 때 좀 잘 챙겨드리지. 고인 분의 추모도 중요하겠지만"이라며 글을 게재했다. 고영욱은 "직접 올린 추모글 보니 아무리 야간 고등학교를 나왔다고 해도 띄어쓰기 문장 수준이 몹시 민망할 지경. 이렇게 써놓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게 신기할 따름. 국민대는 어떻게 갔는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방송에서 그 정도 말장난해서 웃기는 건 나도 기회만 주어졌다면 더 잘할 자신은 있지만. 타고난 말장난으로 가볍게 사람들 웃기는 거보다 그 연륜에 맞는 깊이나 사람됨, 기본이 더 중요한 거라 생각되고, 하다 못해 최소한의 한글 띄어쓰기 공부라도 좀 하길"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그룹 '룰라'에서 함께 활동한 이상민을 향해서도 "한때 이용했거나 당신한테 도움을 줬던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 아니냐“라고 비난했다. "한때는 가족 같은 사이라고 생각했다. 가게를 할 때는 내 연예인 인맥을 총동원해 다 불러줬다. 이혼하고 부인한테 고소당해 사면초가였을 때도 대신 옹호글을 올려줬다"라며 "내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대출 연장이 안 돼서 그때 이 사실을 알게 된 엄마가 당신한테 전화해서 그 뒤에 급하게 대출금 갚고 해결됐던 일도 있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명인들을 향한 고영욱의 잇 저격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2013년 1월 구속기소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14 14:35:19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을 1주일여 앞두고 고3 수험생들이 막바지 시험 준비에 열을 올리면서, 어느 때보다 각종 약물의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학원가나 학부모들 사이에는 마약성 의약품들이 '공부 잘 하는 약'이나 '집중력 향상 영양제'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우며 식품과 의약품들로 가장해 온라인을 통해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달 학부모와 수험생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하여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불법 판매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했다. 식약처는 식품 등 부당광고 게시물 83건과, 'ADHD 치료제(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계열)' 불법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을 적발, 당국에 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는 한편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식약처는 '수험생', '기억력', '집중력', '긴장완화' 등을 검색해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300개 사이트를 점검, 부당광고 83건을 적발했다. 적발된 제품들은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나 집중력 향상 등 거짓·과장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심지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틸페니데이트' 제품도 온라인 등으로 버젓이 팔고 있었다. 또 국내에서 허가 받은 제품이 없는 '암페타민' 제품도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 등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6일 "해마다 수능시기가 되면 ADHD 환자들이 증가한다"면서 "일부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ADHD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면 집중력이 향상되리라 기대하지만 정상인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오히려 해당 약물을 장기 과다 복용 시 환각과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어 치료 목적이 아닌 약물의 오남용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최세지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수능을 1주일여 앞둔 시점에서는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통해서 수험생 본인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을 앞두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면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집중력 저하와 기억력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수험생에게 도움 된다. 운동은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균형 잡힌 식단 구성과 더불어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식품, 기름진 음식,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스트레스는 집중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명상이나 요가 등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 이수진 과장은 "건강한 일반인의 집중력 강화를 위한 의약품은 없다"며 "해마다 수능시기 즈음엔 집중력이나 기억력 개선을 내세운 각종 약품에 대한 판촉행위가 기승을 부리므로, 지나치게 공부의 효율성만 강조해 약물에 기대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하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유발하므로 자제할 것을 권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06 18:35:58[파이낸셜뉴스] 초등학생 딸에게 4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충돌한 부부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초등 아이에게 400만원이 넘는 백팩 사주는 게 사랑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쓴 A씨는 "남편이 출장 다녀오는 길에 초등학교 5학년 딸 선물로 400만원이 넘는 명품브랜드 D사의 백팩을 사 왔다"라며 "아이에게 벌써 사치품을 가주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딸에게 이 가방 주는 건 절대 안 된다. 그냥 되팔거나 차라리 막내 시누이 선물로 주자”고 남편을 설득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미리 경제 공부시키는 거다. 아이가 비싸고 좋은 물건 좋아하게 키우는 게 왜 나쁘냐”면서 “돈은 돈이 필요한 사람이 버는 거다. 돈맛을 알아야 돈을 버는 사람으로 크는 거다. 나중에 남편감을 고르건 시부모를 고르건 기준이 되는 건 재력이기 때문에 (어릴 때 명품 가방을 선물 받으면) 그때 가서 부자를 고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가 가난을 철학이나 ‘청빈함’ 따위로 포장하며 빈곤하게 살게 하고 싶냐. 당신은 세상 돌아가는 걸 너무 모른다”고 질책했다. 하지만 A씨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에게 400만원이 넘는 가방을 선물하는 게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고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거냐”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초등학생에게 값비싼 명품을 선물하는 건 오히려 독(毒)”이라며 우려했다. 누리꾼들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좋은 아이템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질투와 시기, 왕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본인의 허영심을 아이에게 투영하는 꼴이다” 등 남편의 경제관념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한 누리꾼은 “경제 공부를 시키려면 차라리 주식을 사게 해서 함께 공부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2 23:13:58[파이낸셜뉴스] 코트라는 취약 계층 아동들의 '공부방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코트라 본사에서 열린 지역공부방(지역아동센터)멘토 대학생 취업 멘토링 행사에는 성모의 집, 월곡 지역아동센터 소속 멘토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코트라는 이들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채용 트렌드, 해외 취업 지원사업, 일대일 맞춤형 취업 멘토링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멘토 대학생은 "취업 시장이 위축돼 고민이 많았는데, 해외 취업 등 다른 설명회에서는 접할 수 없는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면서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많이 개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춘우 코트라 부사장 겸 중소중견기업본부장은 "기부형 사회공헌활동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10-14 17:27:25[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정부 중앙부처가 채용한 청년인턴 6명 중 1명은 ‘중도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부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각 부처가 채용한 청년인턴 1237명(누적) 중 계획한 임기(3~6개월)를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사람은 200명(16.2%)으로 집계됐다고 한국경제가 보도했다. 상반기 기준 청년인턴 2220명 중 327명 임기 중간 퇴직 중도 퇴직률이 가장 높은 부처는 국토교통부로, 청년인턴 82명 중 25명(30%)이 임기 도중 그만뒀으며 해양수산부(29.9%) 중소벤처기업부(25.8%) 국방부(25%) 순으로 이어졌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청년인턴 2220명 중 327명(14.7%)이 임기 중간에 퇴직했다. 4분기 기업 공채 시즌을 고려하면 연말로 갈수록 중도 퇴직 비율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행정기관 청년인턴 제도는 공무원이 아닌 일반 청년에게 정부 부처에서 임기 6개월 이하 단기 인턴으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청년 정책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청년인턴 제도가 사업의 취지와 다른 방식으로 추진되면서, 조사 결과와 같이 다수가 중도퇴사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청년인턴에게 공무원 업무에 필수적인 공문 열람, 상신 등을 위한 권한을 부여하기 어렵고, 보안 때문에 시킬 일을 찾기도 어렵다는 점이 대표적인 문제로 손꼽힌다. "취직활동에 도움 안돼" 인턴들도 불만 이 때문에 청년인턴을 관리 감독하는 대부분의 사무관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시킬 일이 없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시험이나 개인 공부를 하라고 방치해두는 경우가 태반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한 사무관은 한국경제를 통해 “인사혁신처가 청년인턴에게 소위 ‘잡무’를 시키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왔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시킬 만한 일이 없다. 대개 NCS 시험이나 공부하다가 퇴근하라고 한다”라고 털어놨다. 인턴 기간 동안 얻는 게 없어 취직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청년인턴들의 불만도 크다. 또한 교육부는 지난 2월 청년인턴 260명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올렸으나 본부 근무자는 2명에 그쳤고 대부분 강원대 경북대 한국체육대 등 국립대에 할당됐다. 기재부는 지난 4월 12명을 선발하는 청년인턴(2차) 채용공고에서 계약기간을 ‘5월 중~6월 30일’로 적시하는 등 청년인턴의 채용과 배치도 허술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4 08:12:41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는 매일 오전 6시20분, '임원 조찬 겸 공부 모임'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부서장들은 주 2회 정도 참여한다. 이른 아침 조찬 모임은, HD현대 조선계열사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져오는 일과이기도 하다. 새벽부터 농사 준비를 하듯, 대표를 위시해 임원·부서장들이 제일 먼저 나와서, 야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창업주인 '정주영 정신'의 원형이 가장 잘 살아있는 곳이, HD현대라는 게 미포 관계자의 전언이다. 평소 "공부하라"를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있는 김 대표가 이를 '공부모임'으로 탈바꿈시켰다고 한다. ICT,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제조 혁신 전반을 주제로 임원들의 발표가 이뤄진다. 또한 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한 달에 한 번 꼴로, 기술부서 직책자간 기술 토론 경연을 실시한다. 단순한 선박 제조기업을 넘어, '해양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나가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평소 지론이다. 조은효 기자△1968년생(56세)△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현대중공업 입사(1993년) △현대중공업 기본설계 담당 상무(2015년)△현대중공업 기술본부장 전무(2017년)△현대중공업 생산본부장 부사장(2019년)△HD현대삼호 대표이사 부사장(2020년) △HD현대미포 대표이사 사장(현)
2024-10-09 18:19:17시험 점수를 올리려면 대개 수업을 잘 들어야 하지만, 때론 공부 잘 하는 동급생에게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공시 작성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뉴스는 3일 올해 2·4분기 보고서를 자체 작성한 5개 기업 공시 담당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회계팀은 백승호 책임을 중심으로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XBRL 재무공시를 완료했다. 백 책임은 "결국 해당 수치가 맞는지는 생산자인 기업이 확인해야 하고, 추가 변경이 있을 때마다 회계법인에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도 첫 시작 땐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실컷 표를 작성해놓고 삭제했다 다시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방향성이 맞는지도 확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XBRL 실무교육을 더 찾아듣고, 금융감독원에 자주 문의했다. 포스코퓨처엠 재무회계그룹 정우재 과장, 김승현 사원 역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을 마쳤다. 금감원 주석 작성 실습 및 현장 코칭뿐 아니라 직접 해보면서 깨닫는 게 많았다. 시중에서 XBRL 서적까지 구매해 기본적인 개념부터 알아갔다. 2개월 만에 초기 양식을 완성했다. 정 과장은 "오류를 해결하는 데 앞서 익혔던 XBRL 기본 개념이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를 XBRL 공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이끈 회계팀 백승용 차장, 장경택·채지연 과장은 2023년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총 4차례 교육에 참석했다. 자체 작성한 파일이 금감원 요구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게 특히 고충이었다. 하지만 감사인의 도움이 컸다. 채 과장은 "감사보고서 구조를 XBRL 표준 형태에 맞추기 위해 수정을 제안했을 때 적극 검토하고, 작성 시간을 고려해 감사보고서 발행일을 앞당겨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업종 특성상 회계 계정과 주석 택사노미 선정이 어려워 처음 2023년 사업보고서 때만 회계법인을 쓰다가 올해 들어 자체작성으로 변경했다. 언젠가는 자체작성 능력을 갖춰야한단 판단에 방향을 틀었다. 그 길이 녹록진 않았다. 특히 자산유동화채무, 우발부채, 약정사항 주석에 대한 택사노미 선정과 구조화가 어려웠다. 회계팀 이세영·이예경·권수정 대리는 4개 교육(총 30시간)을 수강하고 직접 금감원 담당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수차례 교정 작업을 했다. 다만 이세영 대리는 "작업 파일을 클라우드나 공용드라이버가 아닌 개인 컴퓨터 로컬드라이브에서만 실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XBRL 주석 재무공시에 있어 올해 2·4분기 보고서부터 자체작성을 했으나 감사보고서를 XBRL 형태로 변환하고 그 내용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용찬 책임을 비롯한 강경민·남태원·최성원 사원 등 연결회계팀 직원들은 실무교육을 거치며 작성 요령을 터득했다. 김 책임은 "사내 정보기술(IT)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자동 검증 체계로 소요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갑제 금감원 수석조사역은 "앞으로 상장사 의견을 지속 수렴해 XBRL 작성기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3 18:04:16[파이낸셜뉴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한의대를 졸업한 후 2년 간 추가 교육을 받으면 의사 면허를 발급해 지역공공 의료기관에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의사단체가 "의사가 되고 싶으면 정당하게 의대를 들어가서 국가고시를 통해 의사면허를 따야 한다"고 반발했다. 서울시의사회는 30일 성명을 통해 “2년 공부해서 의사되겠다는 편법은 ‘상식’과 ‘공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헛발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면서 "'한의사가 2년 공부하면 의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한의사협회장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강력 규탄하는 동시에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배출되는 의사 수는 대폭 감소하고, 수급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의대와 한의대가 모두 개설된 5개교에서 한의사에게 2년 더 가르쳐 의사 면허를 부여해달라"고 제안했다. 공공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한의사를 활용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한의대 졸업생들에게 2년간 추가 교육을 실시해 지역공공 의료기관에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 공공 필수 한정 의사 면허제도'를 신설해야 한다는 게 윤 회장의 주장이다. 서울시의사회는 "한의사가 의사가 되고 싶으면 정당하게 의대를 들어가서 국가고시를 통해 의사면허를 따는 길이 지금도 활짝 열려 있다"며 "한의사만 2년간 추가교육만 받고 의사면허를 달라고 하는 것은 특혜로 왜 이런 요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초음파, 체외 진단키트 등을 건강보험 급여화 항목에 넣어 달라는 한의계의 요구 등에 대해서는 "한의사들이 엑스레이를 보고 환자를 진단하는 것이라면 도대체 한의학과 한의사는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애초 한방의 지식으로는 질병의 진단조차 불가능함을 자인한 셈"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한의사가 예방접종도 하고 공공의료도 하고 2년 만에 의사면허도 따겠다는 망언을 백주대낮에 아무렇지 않게 하는 시대가 돼버렸다”면서 "정부는 항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민 건강을 수호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으로, 의료법 등 관련법을 송두리째 무시한 한의협의 망언에 대해 현행법에 맞게 강력히 대응하라”고 밝혔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10-01 08:28:16[파이낸셜뉴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속여 온라인에 판매한 사례가 지난해 수능 직전보다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4∼14일 실시된 '수험생 관련 식의약품 부당광고 및 불법유통 특별점검'에서 마약류 불법 유통 사례는 총 669건 적발됐다. 식약처가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을 앞두고 실시한 마약류 부당광고 집중점검 당시 적발 건수 200건 보다 약 3.4배 증가한 수치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승인은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금지된 암페타민 계열 약품인 애더럴이 486건으로 전체 적발 사례의 72.7%를 차지했다. 콘서타와 페니드는 각각 142건, 41건으로 집계됐다. 한 의원은 마약류 관련 불법 유통 정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차단되는데, 접수 시점부터 심의 의결까지 평균 99일이 걸린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한 의원은 "모든 약물 오남용이 위험하지만, 의료용 마약류에 해당하는 ADHD 치료제를 오남용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며 "마약류 감시 체계를 고도화해 적발부터 차단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27 09: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