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8년 동안 뇌혈관 및 심장질환 등으로 사망한 택배기사가 3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질병사망으로 산업재해가 승인된 택배업 종사자는 총 40명이었다. 이들 중 36명은 택배기사였으며, 택배기사를 제외한 질병사망자는 분류작업자 2명과 신용카드 배송종사자 2명이었다. 질병사망은 교통사고와 같은 사고사망과 달리 대부분 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며 흔히 '과로사'로도 불린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3건 ▲2018년 2건 ▲2019년 1건 ▲2020년 9건 ▲2021년 10건 ▲2022년 2건 ▲2023년 6건 ▲2024년 1월~6월 3건으로, 택배기사 사망이 매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업장별로는 경동택배(10건)가 산재사망이 가장 많았고, 이어 ▲CJ대한통운 8건 ▲로젠택배 4건 ▲우체국물류지원단 2건 ▲한진택배 1건 ▲현대택배 1건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택배사 중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질병사망자가 없었다. 김 위원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대부분의 택배기사는 각 영업점과 계약을 맺고 있어 해당 영업점이 보험 가입 사업장이 된다. 질병사망으로 산재가 승인될 경우 해당 영업점의 산재로 처리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위원은 "신규 택배업 노무 제공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영업장이 영세한 탓에 충분한 안전관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특히 건강검진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택배기사를 위해 건강검진 강화 및 정부 예산 지원 확대 등 현장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25 14:44:30[파이낸셜뉴스] 미국 주요 도시 8곳에서 호텔 근로자 1만명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노동절 연휴 기간 파업을 벌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시애들,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하와이 호놀룰루 등 주요도시에서 호텔 노조 유나이트 히어 소속 근로자들은 이날부터 2~3일 동안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근로자들은 거리로 나와 파업 시위를 전개하기도 했다. 이들 근로자들은 대다수 힐튼, 하얏트, 메리어트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 호텔들은 지난 5월부터 노동조합과 협상을 진행해왔다. 호텔 노조는 코로나19로 인력을 줄인 후 근로자들이 과로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유나이트 히어 회장인 그웬 밀스는 "호텔 업계가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줄이고 근로자에 대한 약속을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재 25개 호텔 근로자 1만여 명이 파업을 참여하고 있지만, 12개 도시 65개 호텔로 파업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힐튼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계약을 위해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고, 하얏트는 "파업 기간 투숙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계획이 마련돼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지난해 호텔업계 노조는 로스앤젤레스 호텔과 디트로이트 카지노에서의 연쇄 파업을 통해 임금 인상과 업무량 보장 등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9-02 14:14:30과로, 직무 스트레스 등 각종 공무상 재해요인으로부터 공직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관별 건강안전책임관을 도입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공무원의 건강관리를 주체적으로 책임·지도하는 의사인 가칭 '공무원 주치의'를 두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인사혁신처는 국가·지자체 공무원 대상 재해예방의 전망, 기본원칙, 추진 목표 및 주요 과제를 종합적으로 담은 '범정부 공무원 재해예방 종합계획'을 26일 이같이 발표했다. 공무상 위험요소 발생시 즉시 업무를 중단하는 '긴급 직무 휴지' 제도가 도입된다. 본인 또는 제3자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신고센터를 운영해 재해 발생 위험군을 신속히 인지하고, 기관별 건강 안전 책임자의 판단하에 해당자에게 병가 등을 부여하거나, 전보·파견 등 인사상 전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건강 상태를 사전 진단, 예방할 수 있도록 건강진단을 확대한다. 연 2회 '마음 바라보기 주간'을 지정해 공무원의 마음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각 기관에도 조직 단위별 결과를 되먹임(피드백)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도록 독려한다. 직무 스트레스가 특히 높은 민원담당 공무원 등 건강장해 우려가 있는 잠재적 위험군에는 심혈관계 검진을 지원하는 등 '업무상 심층건강진단'을 제공한다. 모든 기관이 범정부 차원의 일관된 기준으로 재해예방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기관별 건강안전책임관을 지정한다.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를 '공무원 건강안전센터'로 확대·개편해 심리·신체를 포괄한 복합적인 건강증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직 내 '과로·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공무상 사망비율'을 오는 2032년까지 2022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2022년 재직자 만 명당 0.51명에서 2032년 재직자 만 명당 0.26명으로 낮출 계획이다. 일을 하다 사망한 공무원들의 사망 건수는 지난 2018년 78명에서 202년에는 109명으로 4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8-26 18:06:42[파이낸셜뉴스] 기자회견 중 실신한 김예지의 건강사태가 우려할만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김예지 선수(31·임실군청)가 9일 갑자기 실신한 원인은 과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수가 입원한 전주 대자인병원 응급의학과 관계자는 이날 오후 "김 선수가 과로에 따라 휴식이 필요하다"며 "혈액검사와 CT 검사, X-레이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안정을 취해야 하며 조만간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실군청 사격팀 곽민수 감독은 "예지가 지금 잠이 들었다"며 "의료진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했으며 많이 자고 많이 먹으라는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지난 7일 귀국한 뒤 이튿날 임실의 한 펜션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했다고 곽 감독은 설명했다. 김 선수는 이날 오전 11시 1분께 전북 임실군 전북특별자치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터뷰 중 경련과 함께 쓰러졌다. 김 선수는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아 10분 만에 회복됐고 곧바로 전주 대자인병원으로 이송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8-09 16:57:22[파이낸셜뉴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당사자에 대해 인사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관의 과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경찰청장이 되면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하겠냐"는 질의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조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지난해 10월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백모 형사과장에게 전화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는다. 이후 경찰이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실제로 관련 내용이 빠져 논란이 불거졌다. 백 경정은 조 경무관과 고광효 관세청장,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사건 당시 서울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018년 5월 장남 졸업식에 맞춰 미국 공무출장 일정을 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휴일에 차를 사비로 대여해서 개인적으로 혼자 다녀온 것"이라고 일축했다. 경찰관의 과로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자, 조 후보자는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답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청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실태 진단이 끝나고 이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하고 필요한 경우 국회에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를 놓고는 "정원 조정까지 고려하고 있고 인사와 관련해서는 경제팀 직원들은 근무성적 평정할 때 절대평가를 해서 상위 등급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한 만큼 초과근무 수당을 전부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과 19일, 22일 등 며칠 사이에 일선 경찰관 3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들은 업무 과중 등을 주변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29 15:38:54[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국방정책실 산하 북한정책과를 대북전략과로 변경하고, 독자적인 대북제재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존 북한정책과의 임무 가운데 '남북 간 군사 분야 합의사항의 유지·준수'는 대북전략과로 바뀌면서 삭제되며, 9·19 남북군사합의와 남북회담 및 교류협력 관련 업무는 줄이기로 했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교전국'으로 선언한 데다 군사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군사회담 관련 내용을 주요 업무로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방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9일부터 16일까지 입법예고했다. 국방부는 북한정책과의 명칭을 대북전략과로 변경하면서, 기존 북한정책과에는 없던 '대북제재 전략 수립 및 업무 조정·통제'를 임무 중 하나로 설정했다. 또한 남북군사회담과 관련해 '협상전략·대책 수립 및 회담 운영', '대표·수행원 임무수행 및 회담대표단의 지원·관리'는 주요 업무에서 빼고 '운영 및 관련 업무의 조정·통제' 업무만 남기기로 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전략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기존 북한정책과를) 대북전략 개발·시행·통제 조직으로 개편하되, 남북회담 및 교류협력 등 과거 업무는 통합하거나 재배치한다"고 설명했다. 대북전략과의 주요 업무는 △정부의 대북·통일정책 관련 사항 중 군사 분야에 관한 사항 △북한의 대내외 및 대남 정책 관련 분석·평가와 대북 정책 전략에 대한 수립·시행·통제 △북한 우발사태 대비 및 군사 통합 관련 업무 △북방한계선(NLL) 및 서북도서 일대, 한강하구 중립수역 관련 업무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관련 군사 분야 대책수립 및 정부정책의 지원 등이 있다. 국방부는 또 국제평화협력과를 국제협력과로, 다자안보정책과를 인도태평양정책과로 바꾸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국제평화협력과는 현재 수행 중인 국제평화유지 활동과 다국적군 활동을 포괄할 수 있는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라며 "인도태평양정책과는 미국·동북아·중동아프리카정책과와의 명칭 통일성을 갖추고, 인도태평양 지역 전담 부서임을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변경한다"고 말했다. 국방외교 안보 전문가 일각에선 "국방부는 전 정부 부처 중 대북 억제력을 제고해야 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주도적인 부처"라며 "대북 억제력 제고를 위해선 대북 레버리지가 신장돼야 하고 강력한 군사대비태세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국방부는 이와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국방부가 제2의 통일부라는 쓴소리까지 나온 바 있으며, 그 논란의 중심에 '북한정책과'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지난 정부에서 북한정책과는 대북 저자세 정책을 진두지휘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점 때문에 북한정책과의 상대적 위치는 크게 비쳤다"고 말했다. 북한정책과는 실제로 9·19군사합의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며 지나치게 북한의 입장을 두둔한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 센터장은 "9·19군사합의는 평화가 아닌 안보공백을 불러왔다"며 "북한이 군사적 목적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천명할 정도로 북한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핵전략을 허용한 것도 북한정책과의 대북 저자세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늦은 감이 있지만 북한정책과를 대북전략과로 변경한 것은 한반도 안보상황 및 북한의 공세정책에 부합하는 방식의 처방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며 "억제와 신뢰구축은 모두 중요하지만 억제력을 낮추는 방식으로 신뢰구축에 나서는 것은 평화를 해치는 일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직 개편은 국방부가 군사대비태세보다 신뢰구축이라는 공허한 메아리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7-11 16:44:59[파이낸셜뉴스] 쿠팡 심야 로켓배송을 해오던 40대 택배 기사가 지난달 사망한 가운데 과로사 의혹이 제기됐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와 고(故) 정슬기씨 유족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CLS 남양주2캠프 G대리점에서 일했던 고인이 과로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쿠팡 퀵플렉스 기사로 일해온 고인은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병원에서 밝힌 사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으로, 대표적 과로사 원인인 뇌심혈관계 질환이라고 대책위는 설명했다. 고인은 평소 오후 8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하루 약 10시간 30분, 주 6일 근무해 주 평균 노동시간은 63시간(야간근무 30% 할증 시 77시간)이었다. 대책위는 "쿠팡CLS와 영업점 간 계약에 따라 아침 7시까지 배송 완료를 지키지 못하면 지연 배송으로 영업점 계약이 해지되거나 구역을 회수당할 수 있다"며 "쿠팡의 로켓배송 시스템이 만든 죽음"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간 쿠팡 측은 숨진 택배 기사들과 관련해 '자사 소속 직원이 아니다'는 취지로 설명해왔으나, 대책위는 고인이 쿠팡CLS 직원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받기도 했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쿠팡CLS 직원은 카톡에서 "슬기님 6시전에는 끝나실까요. ○○님(동료 배송기사) 어마어마하게 남았네요"라고 하자 고인은 "최대한 하고 있어요. 아파트라 빨리 안되네요"라고 답하고, 이에 또 직원이 "네 부탁드립니다 달려주십쇼 ㅠ"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개처럼 뛰고 있긴 해요"라고 답한다. 회견에 참여한 고인의 아버지 정금석 씨는 "제 아들은 무릎이 닳아서 없어질 것 같다고 호소했다. 자신이 '개 같이 일하고 있다'고 표현한 아들을 생각하면 아비는 가슴이 찢어진다"며 "사람을 사람답게 여기지 않는 기업의 횡포가 제 아들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었다"고 토로했다. 쿠팡 측은 "택배 기사의 업무 시간과 업무량은 배송업체와 기사 간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며 "쿠팡CLS는 택배 기사의 업무가 과도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주 작업 일수와 작업 시간에 따라 관리해 줄 것을 배송업체에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6-28 06:59:02[파이낸셜뉴스] 분당의 한 종합병원 교수가 '빅5 병원' 중 한 곳의 중환자실에서 숨졌다. 의료계에서는 '무리한 업무'가 사망 원인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병원 측은 "과로와 무관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의료계 "무리한 업무때문에 사망" 지난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분당의 한 종합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에 50대 A교수는 장이 막힌 장폐색으로 1·2차 수술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전날 오전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이후 의료계 내에선 A교수의 사망 내용이 담긴 소셜미디어 메신저 내용이 퍼졌다. 작성자는 "교수님이 당직을 서시다가 장폐색(음식물, 소화액 등이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질환)이 와서 응급실에 기어가셨는데, 복막염(세균 감염으로 복막에 생긴 염증) 때문에 응급 수술을 하셨다. (이후) 에크모(심장·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의료 기기)를 달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됐는데 사망하셨다고 한다"라고 알렸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메신저 내용 일부를 캡처해 올렸다. 그러면서 "얼마 전 (부산대) 안과 교수의 사망에 이어 내과 교수가 또 돌아가셨다"라며 "무리하지 말라.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무리하고 계시냐"라는 내용의 글을 써서 올렸다. 지난달 24일 부산대병원의 40대 안과 교수가 뇌출혈로 숨진 바 있다. 노 전 회장은 이후 밤 10시쯤 다시 글을 올려 "어느 현직 내과 교수님의 안타까운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너무나 애통해하는 고인의 옛 동료로부터 메시지를 받아 SNS에 공유했는데, 또 다른 고인의 옛 동료는 이것이 매우 불쾌하다고 말씀하신다"라며 "유가족도 원하신다고 해서 일단은 (게시글을) 삭제했다"라고 남겼다. 유족 측은 사망원인과 경위 비공개 요청 병원 측은 A교수의 사망이 과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사망 경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면서, "(사망 원인을) '과로'와 연결 짓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망 원인과 경위를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유족 요청이 있었다"라고 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A교수가)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학적으로 회복이 어려운 위중한 상태였다"라고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4-22 06:21:30[파이낸셜뉴스] 최근 택배 배송지에서 숨진 60대 택배기사의 죽음을 놓고 택배노조의 '과로사' 주장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가족이 "노조와 정치권은 고인을 함부로 말아 달라"고 호소한 지 하루 만에 택배노조가 재차 "해당 택배기사는 과로사로 숨졌다"고 나선 것을 두고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택배업무 중 숨진 A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국입과학수사연구원이 '심장 비대 질병'이라고 구두 의견을 밝혔다. 의학적 소견으로 기저질환과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과로사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택배노조는 계속해서 '명백한 과로사'로 상황을 몰고 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지난 13일 새벽에 사망한 쿠팡 택배기사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3일 A씨가 숨진지 불과 10시간 만에 "과로사로 추정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3일 만에 또다시 과로사 주장을 들고 나선 것이다. 앞서 13일 오전 4시쯤 택배기사 A씨는 경기 군포시의 한 배송지에서 숨졌고 "고혈압 등 지병이 있었다"는 유족 진술을 토대로 국과수에서 부검했다. 그 결과 A씨의 심장은 정상치의 2배 이상으로 비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사망 원인을 질환으로 보고 내사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학계의 판단도 과로사와는 거리가 멀다. A대 심장내과 교수는 “통상적인 심장비대 환자는 심장이 10~15% 정도 커져있어야 하는데, A씨의 경우 심장이 정상 수준의 2배 이상인 800g라는 점에서 단순히 고혈압을 넘어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유전성 ‘비후성 심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심근경색을 앓아왔다는 것은 오랜 기간 심부전 기저질환의 영향으로 심장비대가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부검 결과가 나와야 겠지만, 단순 1년 근무로 인한 과로사로 단정할 수 없고 수십년간의 유전질환과 다년간의 기저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른 서울시내 주요 전문의 사이에서도 “과로사로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고혈압 등 기저질환과 유전적 요인 등이 다양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부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과수 구두 소견만으로 ‘과로사’로 단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장비대증이 진행된 수준이 심각하고, 무엇보다 정식 부검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A씨는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CLS와 위탁 계약한 물류 업체 소속으로 약 1년간 일해왔으며, 독립적으로 업무시간과 양을 정할 수 있는 개인 사업자 신분이다. 쿠팡에 따르면 A씨는 주 평균 52시간 일했고, 평균 배송 물량 또한 통상적인 수준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노조는 "A씨가 숨진 이유는 전형적인 과로사이자 뇌심혈관 질환 증상"이라며 "부검 결과 과로사에 대한 추정이 틀리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쿠팡측은 입장문을 통해 허위 사실을 주장하는 택배노조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쿠팡은 택배노조의 주장에 대해 "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는 유가족의 호소와 심장 비대로 인한 국과수의 1차 부검 소견에도 불구하고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악의적 비난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A씨 유족들도 "노조와 정치권이 고인 죽음을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바 있기 때문이다. A씨의 아들은 지난 15일 전문배송업체 B물산에 "아버님은 어머님과 자녀에게 성실한 가장이셨다"며 "아버님의 장례 중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정치권이 함부로 말하고 언론에 유포되는 것은 고인을 잘 보내 드려야 하는 가족에게 아픔"이라는 내용을 문자를 보냈다. 그러면서 "노조와 정치권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장례 중에 제가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도(언론보도 등을)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10-16 17:03:0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23일 4박 6일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47개국 정상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펼치고 귀국해 별도의 휴식 없이 민생 행보를 이어가는 등 강행군을 펼친 가운데, 윤 대통령이 25일 비공개 국무회의 도중 코피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생중계로 진행된 모두 발언을 통해 4박 6일간의 미국 뉴욕 순방 성과를 국민들에게 보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모두 발언 후 이어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코피를 쏟아 곧바로 지혈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 과로하신 건 다 알지 않나. 귀국해서도 지방 일정 등을 수행하셨고 해서 과로로 코피가 난 것으로 보고 바로 조치가 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혈 후 곧바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이어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지난주 각국 정상들에게 부산 엑스포 개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부산이 6·25전쟁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어머니 탯줄 역할을 수행한 상징성 있는 도시라는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 ‘대충 노력하면 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목표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교류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언급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 이사국이 무력 침공을 감행해 전쟁을 일으키고, 안보리 결의를 버젓이 위반해 핵 개발에 몰두하는 정권을 방치하고 도와주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현 유엔 안보리의 자기모순에 대한 비판과 개혁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지적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명절 기간에도 민생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26 06:5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