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승팀 KIA 타이거즈는 이번 겨울 장현식을 떠나보냈다. 2년 전 홀드왕 출신이고 올해 무려 75이닝을 책임졌던 강속구 중간계투의 이탈은 KIA에게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어제 펼쳐진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에서 해당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지에 대한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현재 강한 세대교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류중일 호에도 왼손 불펜은 향후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이 나왔다. 류중일호가 13일 타이페이돔에서 펼쳐진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1차전에서 대만에 3-6으로 패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운 경기였지만, 그나마 KIA 팬들만큼은 어느정도는 위안을 받을 수 있었던 경기이기는 했다. 류중일 호의 터줏대감으로 우뚝선 최지민과 사상 첫 대표팀에 승선한 곽도규의 맹활약 때문이다. 최지민은 이미 류중일호 1기 항저우 당시부터 류 감독의 신임을 듬뿍받은 불펜이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마운드에 올라왔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3승 3패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5.09로 그다지 미덥지 못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왼손불펜으로 승선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그리고 대표팀만 가면 더욱 강해지는 최지민은 이날도 자신의 위력을 제대로 선보였다. 3회 말 올라온 최지민은 첫 타자 추위셴을 상대로 최고 148km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자신의 진가를 보였다. 제구가 잡힌 최지민을 상대로 대만은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3회를 깔끔하게 3자 범퇴로 막아냈다. 최지민이 힘을 내자 대표팀이 린위민을 상대로 2점을 쫓아갔다. 류중일 감독은 4회 역시 최지민에게 맡겼다. 이번에도 역시 3자 범퇴였다. 최지민은 리카웨이를 중견수 뜬공, 장쿤위는 투수 땅볼, 천천웨이는 2루 땅볼로 가볍게 삼자 범퇴로 마무리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최지민은 린안커에게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무려 2.2이닝 동안 단 1명의 주자만 출루시킨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그가 보여준 최고급의 피칭 가운데 하나였다. 그 뒤를 곽도규가 이어받았다. 곽도규는 좌타자인 주위센을 3-2에서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해 삼진을 잡아냈다. 팀 선배 양현종이 “절대 긴장하지 않는다. 분명히 잘 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던 그 자체였다. 비록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지는 않았지만,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커브도 위력적이었다. 최지민과 곽도규는 이번 대표팀의 유이한 왼손 불펜들이다. 최지민이 올해보다 나아지고, 곽도규 또한 올해보다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면 이들 두 명이 장현식의 공백을 나눠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주면 이닝은 나머지 선수들이 나눠서 짊어질 수 있다. KIA에는 아직 긁어보지 못한 좋은 불펜 옵션들이 꽤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김기훈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었던 김기훈이 올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유마모토’ 유승철 또한 150km를 던지는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시즌 막판에 보였다. 또 황동하와 김도현 또한 롱릴리프로 활용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선발진은 용병 2명, 양현종, 윤영철에 이의리도 언젠가는 복귀하게 되는 만큼 둘 중에 한 명 정도는 중간에서 힘을 보태게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최지민이 부활하고 곽도규가 지금보다 더 나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전제가 돼야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 류중일호도 마찬가지다. 최지민은 이제 완전한 국제용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곽도규가 국제대회 수많은 좌타자들을 상대로 제역할을 해준다면 그 자체가 대표팀에게는 큰 힘이다. 특히 곽도규는 국제 무대에서 생소한 투구폼을 보유하고 있어 왼손 스페셜 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남은 쿠바나 일본 전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은 소속팀 KIA 타이거즈에 있어서도 류중일 호에 있어서도 안타까운 패배 속에서 분명한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4 09:46:01[파이낸셜뉴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기아 타이거즈의 세번째 투수로 나서 무실점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공격을 막아낸 곽도규가 우승을 기원한 팬에게 보낸 답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곽도규는 지난 28일 자신의SNS에 "누나 내가 해냈어"라며 팬에게 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도규야 나 오늘 삼성이랑 LG 채용 떨어졌어. 꼭 나 대신 복수해줘. 삼성이랑 LG이기고 우승하자”라고 적혀 있다. 이 게시글은 곽도규가 기아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후 올린 첫 게시물이다. 메시지에 ‘삼성과 LG를 이겨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을 보면 정규시즌 순위가 확정되기 이전 보내진 메세지로 보인다. 곽도규가 과거 받았던 메시지를 인용해 우승 소감을 전한 것으로 팬들은 풀이하고 있다. 곽도규의 우승 소감을 본 누리꾼들은 "이거 올릴 생각에 얼마나 행복했을까", "야구를 좋아했을 뿐인데 복수까지 해주네", "난 기아 떨어졌는데 어떡하냐", "지금까지 이런 투수는 처음 본다" 등 댓글을 달며 즐거워했다. 한편 기아 타이거즈는 이날 오후 광주 북구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7-5로 꺾고 7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곽도규는 이날 선발 양현종과 구원투수 김도현에 이어 6회초 세번째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9 16:54:38【광주=전상일 기자】 등장하자마자 관중들이 함성을 질러댔다. 전광판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고, 중계진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기아 타이거즈의 좌완 곽도규 때문이다. 곽도규는 등판하자마자 147km의 포심을 기록한 이후 한 번도 구속이 그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그냥 올 직구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최고 구속은 전광판 기준 152km까지 올라갔다. 기아 타이거즈는 '호크아이'를 쓴다. 호크아이는 트랙맨보다 더 상위급의 스피드건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150km가 넘는 스피드가 기록된 것이다. 최근 기아 타이거즈는 스피드업이 한창이다. 퓨처스에서는 이미 150km에 육박하는 스피드를 보유한 선수다 4명 이상이 된다. 김양수나 김찬민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김찬민은 얼마 전 상무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151km를 기록했다. 그런데 곽도규까지 이런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주자 팬들이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곽도규는 공주고 시절에는 오버핸드였다. 스피드도 140km 초반이었다. 하지만 지명받기 직전 스리쿼터로 팔을 약간 내렸고, 프로에 들어와서는 완전히 사이드암으로 전향했다. 그런데 스피드가 1년새 무려 10km가 늘었다. 와인드업을 크게 하는 것도 기아에 와서 달라진 점이다. 말 그대로 기아가 선수 자체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낸 것이다. 김찬 기아 퓨처스 육성 팀장은 “신인들이 입단하면 몸이 약하다. 우리는 선수들이 입단하면 일단 기초적인 것부터 체크를 한다. 그리고 몸이 되고 나면 근력을 붙이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ATSC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AT는 선수들의 몸을 최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고 , SC는 선수들의 몸을 최대한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이후에 '드라이브라인' 이라고 해서 몸의 꼬임을 극대화하는 작업을 하면서 스피드를 극대화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퓨처스의 손승락 감독은 최소한의 구속을 던질 수 있는 몸이 되는 투수라면 구속을 4~5km는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따라서 구속보다는 체형이나 좋은 습관 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다. 이런 그의 지도 시스템이 곽도규를 만들어냈다. 좋은 원석을 발굴한 권윤민 스카우트 팀장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곽도규는 5라운더다. 5라운드라면 사실 큰 기대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여기에서 왼손 150km가 나왔으니 성공 여부를 떠나서 '초대박'이라고 할 수 있다. 제구가 되는 왼손 150km는 1라운드에서도 뽑기 힘든 원석 중에 원석이기 때문이다. 5월 31일 경기가 끝난 후 기아 타이거즈 권윤민 전력기획팀장은 “도규 괜찮죠?”라면서 기자에게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권 팀장 뿐만 아니다. 김잔 퓨처스 육성 팀장도, 손승락 퓨처스 감독 또한 TV중계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기아는 이미 최지민을 성공시켰다. 최지민은 현재 10개구단 최고의 좌완 셋업맨으로 자리잡았다. 17경기 연속 무실점에 평균 자책점이 1.07이다. 여기에 좌완 곽도규가 가세함으로서 기아 타이거즈는 감히 범접하기 힘든 무시무시한 좌완 라인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제 그 어떤 팀도 기아를 상대로는 함부로 좌타자들을 많이 배치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들의 엄청난 좌완 투수 라인업을 보고 있노라면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6-01 01:48:04【광주(전라) = 전상일 기자】 기아 타이거즈의 좌완 에이스 윤영철이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윤영철은 5월 31일 KT위즈와의 3연전 중 2번째 경기에 등판해 5.1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비록 kt 김민혁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지만, 완벽한 투구였다. 만일,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지 않았다면 프로 데뷔 최다 이닝도 기대해봄직한 페이스였다. 윤영철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훌륭한 투구로 팀 내 좌완 에이스로 우뚝 섰다. 시즌 3승째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2.95로 끌어내렸다. 또한, 신인왕 경쟁에서도 가속을 붙였다. 승락 매직? 좌완 사이드 곽도규, 150km/h 쾅! 애 뭐지?? 또 한명 시선을 잡아끈 좌완 투수가 있었다. 바로 신인 곽도규였다. 7회에 마운드에 오르면 곽도규는 이번에 2군으로 내려간 김대유를 대신해서 올라온 투수다. 그런데 올라오자마자 전광판에 151km를 찍어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스피드고 147km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탈삼진 2개를 잡아내며 1이닝을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곽도규는 공주고 시절까지만 해도 좌완 정통파였다. 그러나 지명 직전에 스리쿼터로 바꿨고, 프로에 입단해서 사이드암으로 전향했다. 그리고 프로에 와서 구속이 10km나 증가했다. 기아는 미국 야구 아카데미인 드라이브라인 시스템을 최근 2군에 접목하고 있다. 경기 후 기아의 권윤민 스카우트 팀장 또한 “좋죠?”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아직 거칠지만 기아는 최지민에 이어서 또 한 명의 150km 좌완을 수집했다. 최지민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만약에 여기서 제구만 좋아지면, 곽도규 또한 한 꺼풀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기아 내부의 기대다. 팬들은 승락 매직이라며, 엄청난 환호성을 보냈다. 주전 포수 찾았다. 신범수, 기아 포수 시즌 첫 3안타 작렬 기아의 신범수가 생애 첫 3안타를 때려냈다. 또한, 기아 타이거즈 포수 중에서 첫 3안타의 주인공이 되었다. 신범수는 이날 2루타 1개를 포함 총 3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2개의 타점을 올렸다. 타율 또한 0.259까지 올라갔다. 기아는 올 시즌 포수 때문에 엄청난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기아 타이거즈 관계자들은 “분명히 올 시즌 초반 우리 포수들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캠프 때부터 많은 부담을 안고 있었던 것 같다. 어제 한승택이 대타로 나와서 2루타를 때려낸 것처럼 신범수가 잘해주면 한승택도 부담을 덜면서 시너지가 날 것이다. 우리 팀 포수가 약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 또한 “야무지게 경기를 한다”라며 흡족하게 신범수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 한승택과 함께 2인 포수 체제는 한동안 공고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5할 복귀’ 김종국 감독 "젊은 투수들 활약 돋보여... 신범수와 박찬호가 승리 주역" 김종국 감독은 경기 후 "윤영철이 1회초 투구수가 많고 위기 상황도 있었는데 실점없이 막아낸 후 안정감을 찾았고, 5이닝 이상을 투구해주면서 선발투수 역할을 잘 해줬다“라며 일단 윤영철의 호투를 칭찬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윤영철의 주2회 등판은 고심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후에 올라온 박준표, 이준영, 곽도규, 황동하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특히 신인 곽도규와 1군 첫 등판이었던 황동하가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며 곽도규와 황동하를 극찬했다. 마지막으로 ”야수쪽에서는 결승타를 때려낸 신범수와 만루찬스에서 3타점 3루타를 때려낸 박찬호가 공격을 잘 이끌어줬다. 신범수는 포수로서 투수 리드도 안정감있게 잘해줬다“라며 향후 신범수를 더욱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기아는 22승 22패로 5할 복귀에 성공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5-31 23:11:35[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이 일본에 석패했다.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프리미어 12 오프닝 라운드에서 3-6으로 패했다. 분명히 실력차가 느껴진 경기였다. 무엇보다 문동주·원태인 등이 빠져서 최승용을 쓸 수 밖에 없었던지라 선발 투수진에서 차이가 있었다. 일본의 선발투수 다카하시 히로토는 올 시즌 143.2이닝 12승 4패 평균자책점 1.38로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에 오른 투수다. 무엇보다 이 선수는 올 시즌 단 1개의 홈런밖에는 허용하지 않아 장타 억제 능력이 엄청나다. 최승용과 비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끈질기게 다카하시를 몰아붙였다. 한국 선수들은 비록 삼진을 당하더라도 공을 기다리거나 쳐다보지 않았다. 삼진을 각오하고 적극적으로 승부에 임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4회까지 다카하시에게 무려 7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박동원은 홈런까지 때려냈다. 5회 대타로 등장한 윤동희는 스미다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며 3-2로 리드를 잡았다. 분위기가 최절정에 올랐던 시점이었다. 5회 2사까지 이기고 있었고 대한민국에 승기가 찾아왔다. 이제부터는 대한민국의 시간이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불펜이었기 때문이다. 불펜에는 김서현, 김택연, 박영현 까지 150km를 쉽게 뿌릴 수 있는 투수들이 즐비했다. 특히 박영현은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타자들이 공 9개에 3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강력한 포심을 지닌 선수다. 곽도규, 최지민 등 왼손 왼포인트 투수들도 많이 있었다. 9회까지 1이닝씩 끊어가도 충분했고 이날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2이닝 멀티 투구도 가능했다. 모두 유영찬이 예상보다 긴 이닝을 끌어준 덕분이었고 타자들이 끈질기게 다타하시를 몰아붙인 덕택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이영하는 2사 1루에서 곽도규를 그대로 밀어붙인 류중일 호는 결국 2사 만루를 허용한 뒤에야 곽도규를 교체했다. 곽도규는 시즌 중에도 제구가 흔들릴 경우 한없이 흔들리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2사 만루에서 선택한 투수는 다름아닌 이영하였다. 물론, 이영하도 좋은 투수지만, 한국은 뒤에 각 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무려 5명이나 대기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해당 기용은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은 이영하가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정해영이 6회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허무하게 내줬다. 3점차나 벌어지자 일본 투수의 수준을 생각할 때 우리가 따라간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였다. 일본의 투수력은 세계정상급이다. 일본 리그 최고 투수들은 이미 엄청난 금액을 받고 미국에 포스팅을 받기 때문이다. 경기 후반에 1점이라도 이기고 있을 때 승부를 걸어야 한다. 또 그런 상황을 죽을 고생을 해서 만들었다. 대한민국은 일본에 무려 8연패 중이다. 지난 2017년 이후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설령 슈퍼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다고 해도 일본만 이겨도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하물며 일본을 이겨야만 슈퍼라운드에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한국이 자랑하는 박영현, 김택연, 김서현 등 강속구 투수들을 이기고 있을때 밀어붙였어야 한다는 팬들의 지적은 틀린 것은 아니다. 분명 실력차가 났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에 이들을 쓰지 못했다. 이미 3점차로 벌어진 상황에서 김서현이 나왔고 김택연이 나왔고 박영현은 아예 등판조차 하지 못했다. 패배는 아쉽지 않지만, 반드시 써야 할 순간에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를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패했다는 것에 큰 아쉬움이 남는 한일전이 아닐 수 없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6 13:03:17[파이낸셜뉴스] 대만전 패배로 야구 팬들이 또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투수 교체나 볼 배합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대만과의 1차전 투수교체는 결과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러한 아쉬움에 대해서 이순철 위원이 쓴소리를 했다. 그리고 해당 비판은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유튜브를 통해 "일단 대만의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또한, 만회할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홈런을 맞은 것은 2회였다.빠른 교체를 못 하면서 3번 타자(전제셴)에게 2점 홈런을 맞은 게 동력을 상실하게 했다"고 짚었다. 여기에 대만 언론 또한 “한국 팀의 투수 교체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전력적으로 완전하지 않다. 특히, 일본을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어느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다. 당연히 대만전에서 전력을 다해야한다는 당위성이 포함되어있다. 즉, 가장 강한 투수를 대만과의 경기에 투입해서 일단 1승을 해야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검증된 투수는 사실 곽빈이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류중일 감독이 결승전 선발로 준비를 했었고, APBC 일본전에서도 훌륭한 투구를 보였기 때문이다. 대만 언론에서 대회전 곽빈을 선발 투수로 예상한 것도 이러한 사실에 기반한 것이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곽빈이 아닌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결국 패착이 되었다. 고영표는 올 시즌 좌타자에게 유달리 약한 모습을 보였고, 대만에는 좌타자가 무려 6명이 포진되어있었다. 아쉬운 부분은 또 있었다. 만루홈런을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선발 투수가 실점도 하지 않았는데, 강판시키는 감독은 없다. 문제는 만루포를 허용한 직후 2루타를 허용했을 때 투수를 바꾸지 않은 것이다. 고영표는 후속 린리에게 대형 2루타를 맞았고, 전제셴에게 KO 펀치나 다름없는 2점 홈런마저 허용했다. 이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뒤이어 나온 불펜 최지민, 곽도규, 김서현 등이 점수는 고사하고 안타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선발진에서 원태인, 문동주 등이 이탈한 한국 야구가 그나마 전력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박영현, 김택연, 김서현 등으로 대표되는 강속구 구원 투수진이기 때문이다. 구원 투수진의 스피드나 힘에서는 한국도 국제 무대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14일) 오후 7시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리는 쿠바와 조별리그 2차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선발 등판하는 쿠바에도 무릎을 꿇는다면, 대한민국의 행보는 여기서 끝이다. 모이넬로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 WHIP(이닝당 출루 허용) 0.94로 평균자책점과 WHIP 1위에 오른 투수다. 류중일호는 지난 항저우에서도 1차전 대만전에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2차전부터 반등했고 결국 린위민이 버틴 대만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과연, 이번에도 그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4 13:42:04[파이낸셜뉴스] 통상적으로 FA는 원 소속 구단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결국, 소속구단이 얼마나 큰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계약 여부가 결판 나는 경우가 많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에 혁혁한 힘을 보탰던 장현식(29)이 LG 트윈스와 전격 계약했다. LG는 11일 "자유계약선수(FA) 장현식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연봉 3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장현식은 2013년 NC 다이노스에서 프로 데뷔한 뒤 2020년 KIA로 트레이드됐고, 2021년부터 올해까지 필승조로 맹 활약했다. 무엇보다 2021년엔 34홀드를 올리며 KBO리그 홀드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무려 75이닝을 투구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무실점을 기록했다. 페넌트레이스 기록은 75경기 등판 5승 4패, 15홀드, 평균자책점 3.94.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완 파이어볼러 불펜 중의 한 사람으로 우뚝 섰다. 장현식은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화두였다. 오히려 롯데의 김원중보다 더 불타올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김원중은 A등급이고, 장현식은 B등급이다. 보상선수에 있어서 5명의 차이는 매우 크다. 보상선수 20인 내외라면 1~2R 최상위라운드에서 지명한 특급 유망주 혹은 1군급의 즉시전력감 유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현식은 연봉도 1억 6000만원으로 저렴해 더욱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시장 환경도 장현식 편이었다. 올해 시장은 유독 불펜이 부족한 팀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우승을 노리는 삼성과 LG가 그랬다. 경쟁이 붙으면 금액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금액은 50억원을 상회했고 장현식은 전격적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KIA의 입장은 시종일관 한결같았다. KIA는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상의 제안을 건넸다. FA는 선수의 권리이고,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계속 조건을 상향하며 상대를 꺾을 의지가 KIA에게는 없었다. KIA도 상당한 조건을 제시했지만, 전액보장 카드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KIA는 지금까지 어떤 대형계약에서도 옵션을 집어넣지 않은 적이 없다. 하다못해 팀의 주장역할을 해준 최형우에게도 2억원의 옵션을 넣었고, 김선빈에게는 6억원, 김태군에게는 5억원의 옵션을 넣었다. 나성범의 150억에도 옵션이 무려 30억원이다. 즉, 외부 영입 불펜 투수에게 전액보장 카드는 매우 파격적이다. 장현식이 제시받은 조건은 보장액에서 25세이브를 기록한 롯데의 마무리 김원중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원소속팀이라도 KIA가 이길 도리가 없었다. 여기에 장현식은 서울고 출신이다. 당연히 자신의 연고에서 야구를 한다는 측면도 고려 대상이 되었을 수 있다. KIA에서도 최형우나 나성범이 그런 과정을 통해서 FA로 입단한 선수다. 여기에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니고 있는 메리트, 잠실야구장이 지니고 있는 파트팩터의 메리트도 장현식의 마음을 끌었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작년 우승팀이고 충분히 내년에도 최상위권에서 활약할 수 있는 팀이다. 고우석이 돌아오지 않는 이상 장현식은 LG의 마무리 투수를 충분히 노려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장현식은 선수 본인의 커리어에 있어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물론, 무리를 하게 된다면 장현식을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KIA는 그럴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일단, 내년 시즌에 박찬호, 최원준, 양현종, 최형우 등 엄청난 내부 FA들이 다수 나온다. 어마어마한 금액이 투여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기에서 엄청난 금액을 쏟아부으면 내년 시즌에는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KIA의 승부수는 박찬호, 최원준, 양현종 등이 나오는 내년이지 올해가 아니다. 특히, 박찬호는 매물로 나오기 힘든 희소한 3할 40도루의 유격수라는 측면에서 더욱 엄청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는 KIA의 육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KIA는 최근 불펜 쪽에서 좋은 투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2년전에는 최지민이 나왔다. 작년에는 곽도규가 나왔다. 올해는 김도현이라는 좋은 투수가 나왔다. 곽도규는 이제 국가대표급 불펜으로 성장했고, 황동하도 충분히 스윙맨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여기에 김기훈도 서서히 알을 깨고 나오고 있는 중이다. 작년 임기영의 85이닝 공백도 충분히 메워낸 만큼 불펜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을 수도 있다. 아직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의리의 복귀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장현식의 계약 후 연락이 닿은 KIA 관계자는 “FA는 선수의 권리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다. 우리가 제시한 조건을 밝히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올해 팀의 우승을 위해 노력해준 선수가 정말 좋은 대우를 받고 가는 것은 너무 축하할만한 일이다. 이것이 프로다”고 말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2 00:13:20타이거즈 왕조의 서막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6개월간의 대장정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활짝 웃었다. KIA는 지난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통산 12번째 우승이다. KIA에게 있어서 2024년은 구단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의미있는 우승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우승 기록을 12회(1983, 1986, 1987, 1988, 1989, 1991, 1993, 1996, 1997, 2009, 2017, 2024년)로 늘렸다. 이 부문 2위 삼성(8회)을 상대로 KS 우승을 차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번 우승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해볼만 하다.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팀이 KIA이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에도 이탈 전력이 없다. FA 대상자도 장현식·임기영 정도다. 특히, 김도영, 박찬호, 최원준, 한준수, 윤도현 등 젊은 야수가 많아 내년에도 전력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노장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선빈은 올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강하게 반등했고,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등 늦깎이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최형우와 나성범도 내년에 모두 남아있어 팀타율 0.301의 핵타선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팀 타율 1위팀이 우승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투수진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곽도규라는 셋업맨과 황동하·김도현이라는 우완 선발감을 발굴한 것은 큰 플러스 요인이다. 여기에 좌완 이의리가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면 KIA는 말 그대로 날개를 달 수 있다. 제임스 네일이라는 특급 용병도 향후 계속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큰 요인이다. KIA의 함박웃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IA가 키워낸 김도영은 페넌트레이스 MVP가 유력하다. 김도영은 올 시즌 혼자서 유니폼을 100억원이 훨씬 넘게 판매했다. 선동열, 이종범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슈퍼 프랜차이즈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KIA는 올 시즌 SNS 유행을 선도하는 구단이었다. KIA 선수들이 삼진을 잡을 때마다 나오는 '삐끼삐끼 춤'은 외신에도 소개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우승 후 단체로 삐끼삐끼 춤을 추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훌륭한 선수들, 김도영이라는 슈퍼스타, 경기장에 가면 볼수 있는 치어리더들의 삐끼삐끼춤까지. 관중이 폭발하는 것은 당연했다. KIA는 올 시즌 73번의 홈경기에서 30경기를 매진시켰다. 매진율이 41.1%에 달했고, 125만 9249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지난 2017년 기록했던 최다 매진과 최다 관중을 모조리 경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IA가 현물로 야구공 1000개를 후원했던 교토국제고는 고시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고시엔 우승 고교를 지원했다는 자랑스러운 타이틀까지 달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KIA의 우승은 연고지 광주의 골목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광주시와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당시 광주공공배달앱을 통한 주문 건수와 매출액이 직전 주 평일 대비 약 4배 이상 급증했다.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가 광주의 골목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0-30 18:39:01[파이낸셜뉴스] 타이거즈 왕조의 서막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6개월간의 대장정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활짝 웃었다. KIA는 지난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끝난 KS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통산 12번째 우승이다. KIA에게 있어서 2024년은 구단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의미있는 우승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는 우승 기록을 12회(1983, 1986, 1987, 1988, 1989, 1991, 1993, 1996, 1997, 2009, 2017, 2024년)로 늘렸다. 이 부문 2위 삼성(8회)을 상대로 KS 우승을 차지해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번 우승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해볼만 하다.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팀이 KIA이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에도 이탈 전력이 없다. FA 대상자도 장현식·임기영 정도다. 특히, 김도영, 박찬호, 최원준, 한준수, 윤도현 등 젊은 야수가 많아 내년에도 전력을 고스란히 이어간다. 노장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김선빈은 올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강하게 반등했고,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서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등 늦깎이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최형우와 나성범도 내년에 모두 남아있어 팀타율 0.301의 핵타선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타격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팀 타율 1위팀이 우승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투수진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곽도규라는 셋업맨과 황동하·김도현이라는 우완 선발감을 발굴한 것은 큰 플러스 요인이다. 여기에 좌완 이의리가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면 KIA는 말 그대로 날개를 달 수 있다. 제임스 네일이라는 특급 용병도 향후 계속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큰 요인이다. KIA의 함박웃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IA가 키워낸 김도영은 페넌트레이스 MVP가 유력하다. 김도영은 올 시즌 혼자서 유니폼을 100억원이 훨씬 넘게 판매했다. 선동열, 이종범의 뒤를 이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슈퍼 프랜차이즈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KIA는 올 시즌 SNS 유행을 선도하는 구단이었다. KIA 선수들이 삼진을 잡을 때마다 나오는 '삐끼삐끼 춤'은 외신에도 소개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우승 후 단체로 삐끼삐끼 춤을 추며 우승 세리머니를 하기도 했다. 훌륭한 선수들, 김도영이라는 슈퍼스타, 경기장에 가면 볼수 있는 치어리더들의 삐끼삐끼춤까지. 관중이 폭발하는 것은 당연했다. KIA는 올 시즌 73번의 홈경기에서 30경기를 매진시켰다. 매진율이 41.1%에 달했고, 125만 9249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지난 2017년 기록했던 최다 매진과 최다 관중을 모조리 경신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IA가 현물로 야구공 1000개를 후원했던 교토국제고는 고시엔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고시엔 우승 고교를 지원했다는 자랑스러운 타이틀까지 달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KIA의 우승은 연고지 광주의 골목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광주시와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에 따르면 한국시리즈 당시 광주공공배달앱을 통한 주문 건수와 매출액이 직전 주 평일 대비 약 4배 이상 급증했다.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가 광주의 골목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IA는 무려 37년만에 홈 팬들 앞에서 우승했고, 새로 개장한 챔피언스필드에서는 이번이 첫 우승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0-30 11:19:03[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가 사자 군단의 강력한 저항을 물리치고 홈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KIA가 보유한 한국시리즈 전승 신화도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KIA는 28일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김태군의 역전 내야안타와 김선빈 등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7-5로 꺾었다. 초반 삼성의 홈런포에 고전했지만,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으로 결국 역전을 시키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은 KIA 타이거즈와 4번째 한국시리즈에서 만났지만, 부상 선수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또 다시 무릎을 꿇었다. KIA는 KBO리그 최다인 11번 KS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KS에 올라오면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상대에게 내주지 않았다. KIA 구단만이 보유한 가장 큰 자랑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에도 KIA의 한국시리즈 전승신화는 계속 이어지게 됐다. 아울러 37년만에 홈에서 우승축포를 터트리는 감격적인 순간도 맞이했다. KIA가 광주 홈에서 KS 마지막 경기를 치른 건, 1987년 단 한 번뿐이다. 당시 해태 타이거즈라는 구단명을 쓴 KIA는 대구에서 1, 2차전을 승리한 뒤, 광주에서 3, 4차전을 잡아 4승으로 KS를 끝냈다. 9번은 잠실(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년), 1번은 대전(1991년)에서 우승 축배를 들었다. 2015년까지 존재했던 중립구장의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우승 과정은 쉽지 않았다. 초반부터 삼성 타자들의 장타력이 불을 뿜었다. 삼성 르윈 디아즈는 1회초 2사 1루에서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의 투런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양현종의 6구째 낮게 날아온 시속 133㎞짜리 슬라이더를 끌어당겼다. 후속 타자 김영웅은 볼 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공략해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역대 프로야구 KS에서 연속타자 홈런이 나온 건 통산 10번째다.김영웅은 최연소 단일시즌 PS 4홈런 기록(만 21세 2개월 4일)까지 세웠다. 이전 기록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999년에 세운 만 23세 2개월 2일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디아즈는 3-1로 앞선 3회초 2사 2루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다시 터뜨리며 역대 처음으로 단일시즌 PS에서 두 차례 연타석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초반 장타력을 앞세워 5-3으로 완전히 분위기를 제압하는 순간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승현이 마운드 위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승현은 3회 2사까지 7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고 마운드를 김태훈에게 넘겼다. 하지만 김태훈과 김윤수는 결국 KIA에게 동점을 허용했다.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 김윤수가 김도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3-2에서 던진 공이 크게 튀기며 뒤로 빠졌고, 3루주자 김태군 뿐만 아니라 2루주자 박찬호까지 홈으로 들어오며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타는 6회에 나왔다. 1사 13루 상황에서 구원등판한 삼성의 5번째 투수 임창민을 상대로 김태군이 유격수쪽 내야안타로 3루주자 소크라테스가 홈으로 들어오며 KIA는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양현종이 3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지만, 뒤이어 나온 구원 투수들이 제몫을 해줬다. 김도현이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곽도규는 이번 경기에서도 1이닝 2K 무실점을 기록했다. 뒤이어 장현식, 이준영 등을 줄줄이 투입하며 KIA는 뒷문을 잠갔다. 삼성은 8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맞이했으나 이재현이 KIA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상대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무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펐다. KIA는 8회말 박찬호가 김재윤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쐐기를 박았다. KIA는 올 시즌 팀타율이 3할이 넘는 압도적인 타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ERA 1위에 오른 네일의 영입은 날개를 달았다. 또한, 곽도규라는 훌륭한 왼손 셋업맨을 발굴했고, 드라이브라인에서 돌아온 정해영도 리그 탑급 마무리 투수로 복귀했다. 갑작스러운 사태로 급하게 사령탑에 오른 이범호는 감독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작년 한 번도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던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선동열, 이종범 시절을 아득히 뛰어넘는 엄청난 매진 숫자를 기록한데 이어 V12 통합 우승까지 달성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고 아름다운 피날레를 이뤄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0-28 21:5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