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 관세 정책으로 '철수설'이 불거진 한국GM이 국내 직영서비스 센터 9곳과 부평2공장 등 일부 자산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 미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효율화를 통해 관세 리스크를 일부 상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28일 "GM 직영서비스 센터를 순차적으로 매각하고,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은 현재 서울, 원주, 전주, 부산, 대전, 창원, 인천, 광주 등 9개의 직영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를 협력 정비센터에 완전히 넘기겠다는 것이다. 다만 회사는 이 같은 조치에도 직영 서비스센터 직원의 고용은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부평공장의 유휴 자산 및 활용도가 낮은 시설과 토지에 대해서도 매각 협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GM은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이미 계획된 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영 서비스센터와 유휴 자산에 대한 매각 방침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것으로 향후 차량 생산은 차질 없이 계속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미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 정책으로 어려움이 고조되면서 한국GM이 수익성 개선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월~4월 한국GM은 총 14만8728대의 차량을 수출했다. 이중 미국에 수출한 차량은 12만6088대로 84.9%에 달한다. 미국 중심의 수출 구조 탓에 회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 이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한국GM은 이미 여러 번 선을 그은 상태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부사장은 지난달 신차 출시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철수설에 대해 "추측성 소문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방침"이라면서도 "몇 주 후, 몇 달 후에도 계속해서 저희 제품의 새로움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공유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일축했다. 최근 국내 생산물량을 늘린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지난 4월 인천 부평공장의 생산을 2만1000대 늘리고 이달에도 약 1만대 규모의 추가 물량을 배정한 바 있다.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 센터 운영의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며 "현재 차량 생산프로그램은 아직 수년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5-28 19:56:36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출렁였던 미국 증시가 연이은 휴전 및 협상 발표에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투자자들은 비록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적어도 무역 전쟁에 따른 최악의 결과는 지나갔다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2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1.78~2.47% 상승해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 현충일(메모리얼데이)를 맞아 휴장했던 증시는 25일 유럽연합(EU)을 겨냥한 관세 부과 유예 소식에 뒤늦게 반응했다. 지난 23일 EU에 50% 관세 부과를 예고했던 트럼프는 25일 EU 정상과 통화 이후 7월 9일까지 관세 시행을 미룬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취임한 트럼프는 2~4월에 걸쳐 중국 및 세계 각국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품목별 관세, '상호관세' 등 각종 관세를 추가하며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나라 안팎의 우려가 커지자 지난달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부분 유예했고, 이달 12일 발표에서 중국에 부과하던 관세를 상당 부분 취소·유예하기로 했다. S&P500 지수는 지난달 8일 연초 대비 15% 가까이 떨어졌으나, 트럼프의 점진적인 유예 발표에 조금씩 오르더니 12일에는 3.26% 급등했다. 다음날에는 연초 하락분을 모두 회복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S&P500 지수는 27일 2.05% 뛰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상승폭이 중국과 무역전쟁 휴전 소식이 나왔던 이달 12일 이후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자산들도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 16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추락하던 미국 국채 가격은 27일 10년물 및 30년물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06%p, 0.08%p씩 올랐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의 선물 가격은 27일 뉴욕 시장 근월물 기준 온스(31.1g)당 3300.4달러(약 454만원)를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1.9% 내렸다. 미국 투자사 아폴론자산운용의 에릭 스터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일단은 가장 최근에 발생한 관세 위기를 무시할 수 있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는 현재 시장에서 무역 긴장이 사라졌다고 안심하거나 가까운 시기에 주가 급락을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매체는 세계 무역을 영원히 바꿔놓을 미국발 규제에 대한 최악의 공포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달 2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예상되던 경제적 피해가 걱정만큼 심각하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가 27일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CCI)는 98로 4월(85.7) 대비 12.3p 급등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6)마저 크게 웃도는 숫자다. CCI는 지난 1985년도 응답치를 기준(100)으로 정해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 변화를 표현한다. 스터너는 "기업이나 소비자가 계획을 세우려면 현재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변덕스러운 무역 정책을 지적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불확실성 수준을 생각하면 여전히 너무 고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23일 종가를 1년 뒤 예상 실적으로 계산할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PER는 기업의 주가를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해당 주식의 고평가 여부를 가늠하는 수치다. S&P500 지수 주가의 지난 10년간 평균 PER는 18.7배에 불과하다. 미국 투자사 글로벌트인베스트먼츠의 키스 뷰캐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가 수준에 대해 "당장은 맞지 않는 가격"이라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었지만 조만간 너무 성급했다고 판명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28 18:09:58[파이낸셜뉴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대표)이 28일 미국 관세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면 공급망을 재편한다거나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28일 서울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 애플 등 수입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들에게 전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장 사장은 "단기적으로는 공급망을 점검하고 있다"며 "단기적인 이슈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기술 개발을 하고, 기본기를 튼튼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증설 계획에 대해서 장 사장은 "MLCC 수요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필리핀 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되고 있는데 아직 결정은 안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의 공급 확대와 함께 유리기판 등의 신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가속기용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에 대해 장 사장은 "2021~2022년 코로나 때 과투자가 된 면이 있어서, 올해까지는 공급이 많은데 지금 수요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내년 어느 시점부터는 (수급이) 굉장히 타이트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리기판 관련해서 삼성전기는 올해 2·4분기부터 세종사업장에 파일럿(시제품) 라인을 운영하고, 올해 내 AI 서버 고객을 대상으로 샘플링을 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올해 중 적어도 2~3곳의 미국 빅테크에 샘플 공급을 할 생각"이라며 "시제품은 (생산 준비)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왔다"고 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채택 증가 등으로 전장용 MLCC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장 사장은 "중국 전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0% 이상이 전기차"라며 "내연기관차에 비해 자율주행 전기차는 MLCC가 4~5배 더 들어가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장 사장은 이날 서울대 공대 대학원생 200여명 대상 특강을 열고 "미래 인재는 기술적 전문성뿐 아니라 스스로 도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마인드셋이 중요하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할 때, 진정한 기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이어 "핵심 기술과 인재가 삼성전기의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5-28 17:44:38[파이낸셜뉴스] 연휴를 쉬고 27일(현지시간) 다시 문을 연 뉴욕 증시가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주말 사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전쟁이 협상으로 급물살을 타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EU 관세를 7월로 한 달 유예하기로 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관세 전쟁이 다시 협상으로 방향을 틀면서 M7 빅테크를 중심으로 뉴욕 증시가 급등했다. 2% 안팎 급등 메모리얼데이(현충일)를 맞아 27일 장이 열리지 않았던 뉴욕 증시는 연휴를 보내고 이날 다시 문이 열리자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4만200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은 각각 5900, 1만9000선을 회복했다. 다우는 23일 마감가보다 740.58 p(1.78%) 급등한 4만2343.65로 올라섰다. S&P500은 118.72 p(2.05%) 뛴 5921.54, 나스닥은 461.96 p(2.47%) 폭등한 1만9199.16으로 뛰어올랐다.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한 지수는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이었다. 러셀2000은 50.55 p(2.48%) 폭등해 2090.40으로 치솟았다. ‘월가 공포지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61 p(7.83%) 급락한 18.96으로 떨어져 심리적 저항선인 20선 밑으로 다시 내려갔다.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크게 가라앉았음을 시사한다. M7 급등 시장 상승 흐름을 주도한 것은 M7 빅테크였다. 테슬라가 특히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주 7일, 하루 24시간을’ 회사 경영에 전념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지난달 유럽 판매가 반 토막이 났다는 악재도 머스크 경영 복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꺾지 못했다. 테슬라는 23.55달러(6.94%) 폭등한 362.89달러로 뛰어올랐다. 엔비디아도 28일 장 마감 뒤 발표되는 분기 실적 기대감 속에 3% 넘게 뛰었다. 엔비디아는 4.21달러(3.21%) 급등한 135.50달러로 치솟았다. 투자자들은 28일 엔비디아 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수출용 H20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 블랙웰 반도체 공급 현황 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애플도 트럼프 관세충격을 딛고 4.94달러(2.53%) 급등한 200.21달러로 마감하며 200달러 선을 하루 만에 회복했다. 트럼프가 23일 수입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며 급락했던 애플은 반발매수, 또 미국과 인도 간 무역합의 기대감 속에 반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0.51달러(2.33%) 뛴 460.69달러, 알파벳은 4.39달러(2.59%) 뛴 173.98달러로 올라섰다. 아마존은 5.03달러(2.50%) 급등한 206.02달러, 메타플랫폼스는 15.26달러(2.43%) 상승한 642.32달러로 장을 마쳤다. 코어위브, 폭등 지속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폭등세를 지속했다. 코어위브는 21.23달러(20.66%) 폭등해 123.97달러로 치솟았다. 3월 28일 첫 거래에서 공모가인 40달러에 마감해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간주됐던 코어위브는 약 두 달 만에 주가가 210% 가까이 폭등했다. 그러나 이런 폭등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전날 분석 노트에서 최근 코어위브 폭등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적다면서 추천의견을 비중확대(매수)에서 동등비중(중립)으로 강등했다. 목표주가는 70달러에서 100달러로 높였다. 테무, DJT 폭락 트럼프가 집중적으로 때리고 있는 중국 저가 온라인 쇼핑몰 테무 모기업인 핀둬둬(PDD) 홀딩스와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기업 트럼프미디어(DJT) 주가는 동반 폭락했다. PDD는 기대 이하 1분기 실적 후폭풍을 맞아 미 증권예탁원증서(ADR)가 16.26달러(13.64%) 폭락한 102.98달러로 추락했다. DJT는 트럼프가 암호자산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25억달러 자본 조달 계획을 발표하면서 폭락했다. DJT는 2.67달러(10.38%) 폭락한 23.05달러로 미끄러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28 05:55:19아세안 10개국과 중국, 그리고 중동의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6개국이 한 자리에 모여 지역 간 무역 촉진 등 경제 협력 강화와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대한 공동 대응을 도출해 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10개 아세안 회원국 등 이들 17개 국가들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3자간 경제정상회의를 열고 이 같이 합의했다.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와 국제무역질서의 혼란 속에서 지역 협력을 확대하면서 외교 및 경협 다각화 전략에 속도를 낸 것이다. ■참여국들 다각화 전략에 속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다자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냈다. 이번 회담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세안이 주도적으로 나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주요 산유국이 포함된 걸프지역 GCC 회원국가들에, 중국까지 포함시켜 대오를 넓혔다. 제2차 아세안-GCC 정상회의에 중국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역 협력의 폭을 넓히고, 상호 보완적인 경제협력의 틀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세안의 외연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아세안과 GCC간의 정상회담은 2023년에 이어 2번째고, 중국의 참여는 처음이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과 일방주의에 맞서 역내 무역 등 경협 활성화, 공동 대응 등을 목표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경제 구조를 활용, 다각적인 경제 협력 틀을 구축해 지역 공동체 협력을 격상시켜 나가겠다는 뜻도 담았다. ■안와르 총리 "파트너십 재구축 목표"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GCC 국가 및 중국의 참여에 의의를 두면서, "다극화하는 현실 속에서 파트너십의 재구축을 목표로 했다"면서 "이번 회담이 글로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와르 총리는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 강화 등을 통해 미국과의 등거리 외교를 강화해 왔다. 아세안은 GCC 및 중국과의 무역 총액 2024년 기준으로 9439억달러(약1295조4083억원)로 아세안과 미국의 교역액 4727억달러(648조7335억원)의 약 2배 규모다. 2017년 이후 아세안과 이 두 파트너와의 무역액 증가 폭도 미국의 두 배 가까이 달하는 등 협력 속도도 높여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이들 3자가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세계질서를 협의했다"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을 뺀 경협 공동체의 구축을 겨냥했다. 상호 보완적인 경제 공동체를 확대시켜 미국에 기대지 않는 경제 번영을 지속시켜 나가겠다는 장기적인 포석도 깔고 있다. ■21억 5000만명 인구의 초대형 시장 아세안과 GCC, 중국은 국내총생산(GDP)기준으로 세계 전체의 20%, 인구도 대략 21억 5000만명의 초대형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아세안은 중국과 걸프지역 국가들을 미국의 높은 관세 장벽 속에서 수출을 늘릴 대체 시장이자 투자자로서 기대하고 있다. 무역 다각화를 서둘러 온 중국도 자유무역의 옹호자로서 연출하면서 미국의 관세 폭탄에 상처 입은 아세안의 품을 파고들 호기로 여기며 공을 들여 왔다. 지난 4월 14~18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방문에 이어 한 달 여 만에 2인자인 리창 총리가 다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면서 아세안에 대한 중시입장을 부각시켰다. 사우디 등 GCC 국가들로서는 중동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이해와 관심이 낮아진 가운데 미래의 탈석유 시대를 대비한 경제 외교관계의 다변화 전략 속에서 아세안 및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이날 3자 회의에 앞서 아세안과 GCC는 별도 정상회의를 가졌다. 양측 자유무역협정(FTA) 협의와 함께 중동 현황 등도 협의했다고 AFP 등이 전했다. 한편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26일부터 양일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46회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국 관세 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회원국들의 단일 대오로 공동 대응하는 방안 등을 합의했다. AFP통신 등은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총리는 관세 문제 협의를 위해 미국·아세안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는 요청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아세안 정상들은 2045년까지의 장기 목표 '비전 2045'를 도출하고 세계 4위의 경제체, 통합된 하나의 시장과 제조 거점 등의 목표도 세웠다. 또 "규칙에 근거하는 다자 체제와 국제법의 준수를 통한 국제 평화 및 안전 보장에 공헌한다"는 내용 등도 천명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27 18:11:48【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긴급 대책 패키지를 마련하고 총 9000억엔(약 8조6417억원) 규모의 재정지출에 나선다. 이 가운데 3800억엔은 예비비로 충당하며 전기·가스요금 보조와 기업 자금지원, 소비 진작에 집중한다.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 자금을 포함한 총사업 규모는 약 2조8000억엔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27일 예비비 지출을 담은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며 핵심 사업인 전기·가스요금 보조에만 약 2800억엔을 투입한다.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8월에는 kWh당 2.4엔, 7월과 9월은 2.0엔의 보조금이 각각 지급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반 가정은 전기·가스요금 합산 기준으로 월 1000엔 안팎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른 첫 재정 투입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향후에도 추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가을 임시국회에서 2025년도 보정예산안(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수출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약 3000억엔 규모의 재정지출을 단행한다. 일본정책금융공사의 대출제도를 활용하고, 일본무역보험을 통한 보험 제공 등 금융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자체가 지역 실정에 맞춰 물가 상승 대응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중점지원지방교부금에도 예비비에서 1000억엔이 편성된다. km@fnnews.com
2025-05-27 18:11:47[파이낸셜뉴스] 관세청은 27일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특송물품 및 국제우편 분야 AI 위험관리시스템' 개발 착수보고회를 열고 해외직구와 특송물품을 통한 불법 물품 반입 차단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 한 해 해외직구를 통한 수입은 총 1억 8000만 건으로, 2022년 대비 88% 급증했으며, 특송물품·국제우편을 통한 마약류 등 불법 물품의 반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응해 특송물품과 국제우편에 대한 정밀한 위험관리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2021년부터 순차로 일반 수입, 화물, 여행자, 개인수입 분야에 AI기술을 활용한 위험관리시스템을 개발하여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빅데이터·인공지능(AI)활용 디지털 관세행정 본격 수행’ 사례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하는 시스템은 관세청이 축적한 각종 신고 정보와 적발 데이터를 활용해 업체·물품·공급망 등 우범패턴을 통계화해 AI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 알고리즘이 특송물품 및 국제우편 물품의 위험도를 실시간 분석·평가하게 된다 특히 신종 위험도 자동학습 기능을 활용해 물품의 위험도를 지속적으로 유형화하고 업데이트 할수 있으며, 데이터 정제 기능을 통해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신고 정보 속에서도 우범 요인을 정확하게 찾아내 불법 물품 선별 정확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송물품 및 국제우편 분야 AI위험관리시스템 개발은 올해 말 완료돼 내년 1월부터는 세관 통관 현장에서 본격 활용될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AI 위험관리 시스템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디지털 관세행정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AI·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신속하고 안전한 통관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2025-05-27 14:35:56【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상장사의 2025년 3월기(2024년 4월~2025년 3월) 순이익이 전기 대비 10% 증가한 52조1352억엔(약 501조2500억원)을 기록,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종별로는 전 36개 업종 중 약 70%인 26개 업종에서 손익이 개선됐다. 특히 비제조업이 제조업의 부진을 상쇄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올해는 미국 관세 정책과 엔저 효과가 둔화해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상장된 1072개사의 67%에 달하는 기업의 손익이 개선됐다. 비제조업 순이익은 29조8267억엔으로 20% 증가해 제조업의 2% 감소(22조3085억엔)를 상쇄했다. 매출총이익률은 6.4%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3월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은행이 약 1조4000억엔 늘며 증가액이 가장 컸다. 3대 메가뱅크가 모두 사상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보유주 매각 확대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보험도 약 8600억엔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해운업 역시 약 6000억엔의 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운항일수 증가와 운임 상승, 자동차선 수요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상선미쓰이의 에너지 사업 부문이 호조를 보였고, 화학제품 운반선도 해외 자회사 실적이 기여했다. 통신업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이 4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자기기가 돋보였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특수가 실적을 이끌었다. 도쿄일렉트론은 순이익이 50% 증가했고, 어드반테스트는 2.6배로 늘었다. 후지전기도 전원 시스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했다. 화학, 기계 등도 증익했다. 반면 자동차 및 부품, 철강 업종은 부진했다. 자동차 업종은 순이익이 약 6조3450억엔으로 여전히 가장 컸으나 전기 대비 22% 감소해 약 1조7600억엔의 감익이 발생했다. 엔저 효과가 약화된 데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고전했다. 닛산자동차는 6708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는 4% 감소한 4조7650억엔의 순이익을 올렸다. 철강은 중국 내수 부진에 따른 저가 중국산 유입으로 해외 시황이 악화됐다. 국내 건설 수요도 자재비 상승과 인력난으로 정체됐다. JFE홀딩스는 순이익이 절반으로 줄었다. 닛케이는 "많은 기업들이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비용 상승과 경기 위축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환율을 실제보다 엔고 방향으로 설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5-05-27 13:35:05[파이낸셜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의 스마트폰에도 25% 관세 경고장을 던진 이유가 팀 쿡 애플 CEO에 대한 불쾌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 앞서 팀쿡 측에 동행을 요청했지만 팀쿡이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팀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날리기도 했다. "젠슨 황은 왔는데, 팀쿡은 안왔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지난 13~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미국 기업 CEO들에게 동행을 요구했지만, 팀쿡은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이 인용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여러 차례 쿡 CEO를 저격한 행동 등을 근거로 "팀쿡 CEO의 동행 거절이 트럼프 대통령은 불쾌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대놓고 비교했다. 트럼프는 젠슨 황에게 "팀 쿡은 여기 없지만, 당신은 왔다"며 중동 순방에 동행한 황 CEO를 칭찬했다. 카타르 방문에서도 비슷한 저격성 발언이 나왔다. 그는 애플의 미국 내 투자를 칭찬하면서도 "그런데 이제는 인도에도 공장을 짓고 있더라. 나는 팀쿡에게 인도에서 공장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팀 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순방 1주일 만에 25% 청구서 순방 이후 트럼프는 애플에 정확히 '뒤끝'을 발휘했다. 순방 종료 1주일만인 지난 23일에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25%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나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이 인도 혹은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기를 바라고, 이를 쿡 CEO에게 오래전에 알렸다"고 적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던 뉴 웨슬러는 NYT에 "트럼프가 애플과 관세 협상을 할 이유도, 관대하게 굴 이유도 없다"며 "오히려 (관세 정책 등) 애플을 압박할 이유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마트폰 관세는 애플뿐 아니라 미국 이외 지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업체에 통용된다. 트럼프는 6월 말경에 관세 부과를 적용할 것이라고 못박은 바 있다. 25% 스마트폰 관세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매 분기별 20~30% 안팎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부담이 커진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2025-05-27 10:55:22[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올해 관세 장벽으로 수입 문턱을 높이면서 이를 피해가는 합법적인 '샛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약 40년 전 제정된 미국 관세 규정을 이용하면 다소 번거롭지만 관세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공급망 조정에 나섰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26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미국 세관에서 수입품에 적용하는 '최초판매규정(First sale rule)'이 합법적인 절세 방식으로 인기라고 전했다. 해당 규정은 미국 관세법에 의거해 1988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수입업자가 과세 가격을 신고할 때, 중간 유통 마진을 제외한 최초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예를 들면 중국의 공장 주인이 홍콩 유통업자에게 자신이 만든 티셔츠 1장을 5달러에 판매하고, 홍콩 유통업자가 이를 미국 소매업자에게 10달러에 판매하며, 미국 소비자가 이를 최종적으로 40달러에 사는 경우 미국 소매업자는 수입 가격인 10달러를 기준으로 관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미국 업자는 최초판매규정을 이용하면 최초 거래 가격인 5달러를 기준으로 관세를 내면 된다. 미국의 무역 전문 법무법인 밀러앤드슈발리에(M&C)의 브라이언 글라이허 선임 변호사는 "해당 규정은 생긴 지 오래됐지만 모두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회계컨설팅 기업 모스 애덤스의 시드 파루티 파트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였던 2018년에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한 시점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1기 정부가 (중국에) 25% 관세를 적용했을 때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면서 "지금 새로운 관세가 등장하면서 최초판매규정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규정은 관세를 크게 아낄 수 있는 통로지만 까다로운 조건과 서류 작업 때문에 자주 쓰이지 않았다. M&C에 따르면 2009년 미국 수입품 가운데 해당 규정을 이용한 사례는 2.4%에 불과했다. 최초판매규정을 적용받는 수입품은 해외 생산자와 중간 판매자를 포함하여 최소 2건의 독립된 판매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관세 신고자는 독립된 판매 과정이 서로 관련이 없는 업자들 간에 이뤄졌다는 점, 해당 거래들이 미국 수출을 위해 진행되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아울러 최초 거래 가격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도 필요하다. CNBC는 미국에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가 수입품의 최초 거래 가격을 알아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생산자와 유통업자 모두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가격 공개를 꺼리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정부 이후 중국 닝보 지역에서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들을 상대로 자문 활동을 했다고 알려진 기업 컨설턴트 리치 테일러는 CNBC에 "관세를 줄이려면 공급망에 있는 모든 당사자들이 서로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를 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최초판매규정을 늦게 이용할수록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NBC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초판매규정을 이용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고가의 소비재나 명품처럼 제조 원가와 소매가 차이가 큰 제품들이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몽클레르는 지난달 16일 실적 발표에서 최초판매규정을 이용에 큰 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스위스 제약기업 쿠로스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13일 실적 발표에서 최초판매규정을 이용하기 위해 공급망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미국 바베큐 장비 제조업체 트레이거와 미국 온라인 제조 플랫폼 픽티브 모두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최초판매규정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CNBC는 최초판매규정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 및 제조업 부흥 전략과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은 CNBC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27 09:5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