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K-조선 3사의 수주잔고가 2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몰려든 일감이 쌓여있는 데다, 최근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조선업계는 올 연간 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30% 이상 높였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1·4분기 인도기준 수주 잔고는 1372억5800만달러(약 192조2847억원)로 집계됐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합산 연간 수주 목표는 278억5000만달러(약 39조원)로, 이 중 현재 90억9000만달러(12조7360억원)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수주액 88억6000만달러(약 12조4360억원)보다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올 조선 3사의 수주 목표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슈퍼사이클과 더불어 최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관세전쟁에 나서며 반사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오는 10월부터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부담을 느낀 글로벌 해운업계가 중국 조선소로 향하던 발길을 한국으로 돌리고 있다. 이미 인도를 마친 선박을 제외하더라도 수주 잔고가 연내 2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달 초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 180억5000만달러의 35.9%에 해당하는 64억9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 135억달러보다 33.7%나 많은 액수다. 삼성중공업은 1·4분기 316억달러(약 44조2811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연간 목표인 98억달러의 27%인 26억달러를 수주했다. 한화오션의 1·4분기 수주 잔고는 314억3000만달러(약 44조429억원)로 집계됐다. 한편,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작된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코로나19로 늘어난 해상 물류 대응을 위해 발주한 선박이 인도돼 실적에 반영되며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5-05-11 10:20:06[파이낸셜뉴스]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관세 공격을 받고 있는 중국의 월간 수출액이 지난달 8.1%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 넘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제 3국을 통해 원산지 국적을 바꾸는 수법으로 관세 피해를 줄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의 관세청 역할을 하는 해관총서는 9일 발표에서 지난 4월 수출액이 달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외신들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9%)를 크게 뛰어 넘는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수입액 역시 0.2% 줄어 시장 전망치(-5.9%)와 큰 차이를 보였다. 4월 기준 중국의 미국행 수출 규모는 전년 동월보다 21% 감소했으며 미국산 수입액은 약 14% 줄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생산을 방치한다며 지난 2월과 3월에 걸쳐 중국산 수입품에 각각 10%의 관세를 추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상호관세’를 도입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붙이는 추가 관세율을 145%까지 끌어올렸다. 중국은 이에 보복하기 위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125%의 관세를 추가하고, 특정 품목에 별도의 관세 및 무역 제재를 더했다. 중국의 3월 수출은 기업들이 관세 발효 전에 선적을 서두르면서 전년 대비 12.6% 뛰었지만, 같은달 수입은 4.3% 감소해 관세 전쟁의 여파를 여실히 드러냈다. 홍콩 투자사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지웨이장 회장은 예상을 뛰어넘은 4월 수출 실적과 관련해 중국이 제 3국에 상품을 보낸 뒤, 원산지를 바꿔 다시 수출하는 방식을 도입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웨이장은 중국의 무역 성적이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몇 개월 사이에 지속적으로 나빠진다고 내다봤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몬드 영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일 보고서에서 4월 말 기준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 숫자가 극적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11일 스위스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 무역 대화에 나서 관세 해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09 12:54:39【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글로벌 관세 폭탄에 이어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인도 기업공개(IPO)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인도 IPO 시장에서는 LG 인디아를 비롯해 예정된 58개 기업이 계획을 추진해왔으나 최근 줄줄이 연기를 발표하고 있다. 7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인도에서 계획된 IPO가 최소 7억5900만 달러(1조602억원) 규모의 상장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학자금 대출 제공 업체 아반세 파이낸셜 서비스(Avanse Financial Services)와 위탁 의약품 제조업체 앤섬 바이오사이언스(Anthem Biosciences) 등이 상장 연기를 결정한 대표적 기업이다. 이 외에도 JSW 시멘트, LG전자 인도법인 등 다수의 기업이 잇따라 IPO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악시스 캐피탈(Axis Capital)의 투자은행 대표 수라지 크리슈나스와미는 “현재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 일부 기관투자자들만이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도-파키스탄 간 긴장 고조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손실을 우려해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상장한 종목들에 대한 반응도 미지근하다. 큰 기대를 모았던 전기 스쿠터 제조업체 아더 에너지(Ather Energy)의 IPO 역시 시장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공모가 321루피(5277.24 원)에서 2% 프리미엄으로 상장했으나 장 초반 주가가 약 5% 하락하며 약세로 전환됐다. 아더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3억 5200만 달러(4902억 6560만원) 규모의 상장을 강행했지만 목표 기업가치를 44% 낮추고 공모 규모도 축소했다. 이같은 연기 흐름은 미중 무역전쟁, 지정학적 갈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며 기업들이 자금 조달 및 투자계획 전반을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현재 인도 증권 거래 위원회(SEBI)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은 58개 기업이 IPO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등의 여파로 기업 심리가 위축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IPO 시장 분석업체 프라임 데이터베이스 그룹(PRIME Database Group)의 프라나브 할데아 대표는 “상장 승인 유효기간이 곧 만료되는 기업도 있어, 일부는 IPO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규제 기관에 연장 승인을 요청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니프티 50는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인 4월2일 이후 4.8% 상승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록했던 최고치보다는 여전히 7% 낮은 수준이다. 투자은행들은 이처럼 불안정한 환경에서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에 전략 재검토를 권고하고 있다. praghya@fnnews.com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2025-05-07 16:21:12"미국의 관세 규제 등 글로벌 물류 시장이 혼란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마찬가지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사진)는 관세 전쟁에 따른 시장의 우려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관세 및 오는 3·4분기부터 현실화되는 입항 수수료 약 100만달러(1척 입항당), 고객사(현대차 및 기아차 등)의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두고 현대글로비스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후 작심발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 콜을 통해 "(지금이) 영업을 확대하고 이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시기"라며 "자동차운반선(PCTC), 극동발 경쟁력 등 현대글로비스가 잘하고 있는 부분을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려나갈 수 있는 기회다. 물동량 자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물동량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며 "고객사가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미국향 수출이 감소하더라도 비계열 화물을 추가해 물량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현지 제조업체(OEM) 등을 대상으로 완성차 물량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1·4분기 기준 중국발 비계열 물량 비중은 16.5%로 2024년 4·4분기 12%에서 대폭 확대된 상태다. 스팟 계약을 넘어 연단위나 중장기 계약으로 전환, 장기 선대 운영의 안정성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글로비스의 2024년 기준 PCTC 매출 중 미국향 매출 비중은 약 34%로 나머지 66%는 미국 외 지역 향이다. 그는 올해 계열사 물량 중 현대글로비스 선적 비중이 2024년 60%에서 50%로 낮아져 미국향 비중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선대 운영의 합리화도 추구한다. 미국 입항의 경우 실선적이 아닌 선박 규모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되는 만큼 입항 횟수를 줄이고 회당 적재 효율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북미 물량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로 향하는 물량을 합쳐서 선적하는 데 앞으로는 '분리 배선'을 통해 미국향 물량만 자동차운반선에 꽉 채운다는 전략이다. 그는 "미국 정부의 관세, 무역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관련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해 선제적으로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매출액 28조~29조원, 영업이익 1조8000억~1조9000억원이라는 연간 가이던스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부품(CKD) 공급 국가를 확대하고, 해외신공장 가동으로 신규 매출 성장도 도모한다. 재활용 회수기반 마련 및 그룹 연계 전략소재 공급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물류 서비스 안정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지분투자 등도 적극 검토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에어인천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관련 시너지도 소개했다.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도하는 6500억원 규모 딜(거래)이다. 이 딜에는 현대글로비스는 물론 현대차증권, 현대커머셜 등 현대차그룹 금융 계열사 등도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분율 38% 수준으로 항공 포워딩 사업, 인천공항을 필두로 해외 주요 공항의 항공물류센터, 항공 사업에 대한 간접 참여 기회를 얻기 위해 투자한다"며 "에어인천이 사업을 향후 확대할 때 항공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2025-05-06 18:17:11#OBJECT0# [파이낸셜뉴스]현대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 속에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확대를 비롯해 유연한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간다는 목표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톱3 완성차 그룹으로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했다. 아이오닉5가 세액공제 대상에 이름을 다시 올린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앞서 현대차그룹 주요 전기차들은 연초 IRA 요건을 충족해 세액공제 대상해 포함됐지만 첫 발표 이후 지난 1월 중순 현대차의 아이오닉5, 아이오닉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3개 모델이 제외된 바 있다. 다만 이번에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5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IRA 보조금 요건을 다시 충족시킴에 따라 명단에 다시 포함됐다. 또 지난 4월부터는 HMGMA에서 대형 전기차 아이오닉9 양산을 본격 시작한 만큼, 아이오닉9도 보조금 명단에 다시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제공한다. 최근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마저 트럼프 관세 여파로 올해 최대 7조원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턴 외국에서 수입한 완성차에 25% 관세 부과를, 이달 3일부터는 부품 관세도 부과를 시작했다. 다행히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줄여주기로 하면서 미국 업체뿐만 아니라 현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차에 대한 25% 고율 관세는 그대로 유지됐고, 이번 부품 관세 완화도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 속 아이오닉5가 IRA 명단에 다시 포함된 것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도 아직까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4월 미국 판매량이 16만2615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6.3%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4월 기준 최다 판매량이다.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에 대비해 서둘러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렸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관세 부과에도 미국 내 보유 재고를 기반으로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키로 한 것도 주효했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화 전략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극복하고, 이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현대차는 4월 미국에서 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정의선 회장께서 자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변화에 대한 적응은 현대차의 DNA"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5-05-05 13:06:05미중 관세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경제성장을 떠받쳐오던 제조업이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30일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0을 기록, 제조업 분야의 경기수축 국면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전월(50.5)보다 1.5p 하락했다. 중국의 제조업 PMI는 지난 2월 50.2로 올라서며 확장 국면으로 돌아선 뒤 3월에도 이를 유지했으나, 4월 다시 수축 국면으로 전환하며 부진 조짐을 알린 것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 49.8보다도 낮다. 중국의 공급업체들이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145% 관세 부과 전에 상품을 서둘러 내보내 4월 들어 제조업 수축을 더 부채질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무역이 위축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가동해 제조업을 되살리고, 미국과 무역협상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받게 됐다. 이날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기업 규모별 PMI를 보면 대기업 49.2, 중형기업 48.8, 소형기업 48.7로 전달 대비 각각 2.0p, 1.1p, 0.9p씩 내려앉았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수축이 더 컸다. 한편 건설업과 서비스업으로 구성되는 비제조업 PMI는 4월 50.4로 전월(50.8)보다 0.4p 내렸지만, 확장 국면은 지켰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4-30 18:10:36[파이낸셜뉴스] 관세 우려를 반영해 큰 하락폭을 보였던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관세 리스크로 하락폭이 컸던 업종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4월 21일~25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53% 오른 2546.30에 거래를 마쳤다. 미중 관세 전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소식으로 변동성이 줄어든 것에 더해 개선된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면서 불안심리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기관이 9771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반면 개인과 외인은 각각 8422억원, 1027억원을 순매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유예하는 등 관세 우려가 일부 진정돼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한미 통상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돼 코스피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았지만, 상호관세 유예 등 관세 우려가 일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관세 우려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업종은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2024년 7월 이후 업종별 업베타 분석 결과 반도체, IT가전, 철강 등이 시장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높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 7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약 30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에도 약 11조원이 추가 이탈해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7%로 역사적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며 "향후 외국인 자금 유입이 되면 외국인 보유 비중이 낮아진 IT, 반도체, 황장품 업종을 중심으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은 통상 협의를 진행해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 패키지를 마련할 것에 합의했다"며 "한국의 에너지 안보제고,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위한 양국의 기여 방안 등이 제안됐다"고 말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상협의에서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주요 수출 품목의 상호관세 면제 동의 내용이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대선 이후 7월 초까지 관세 폐지 관련 방안 등을 내놓을 가능성도 열려있어 관세 피해 업종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5-04-27 14:11:15전 세계가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신음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글로벌 무역 전망과 통계' 2025 보고서에서 미국의 고율 관세로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전년 대비 0.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타격받았던 202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글로벌 무역량이 줄어들면 한국은 심한 타격을 입는다. 수출시장 특히, 주력 상품인 중간재 수출시장이 줄어들어서다. 이렇게 흘러간다면 한국의 미래는 정말 어둡다. 하지만 관세전쟁으로 잃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얻는 것도 있다. 한국이 얻는 것은 중국이 잃는 것과 관련 있다. 미국에 의해 촉발된 관세전쟁은 한국에만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무역품목이 거의 겹치는 중국엔 재앙적 위협이다. 미국은 엄청난 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를 내면서 이를 바탕으로 미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에 가혹할 정도의 관세와 징벌적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중국에 빼앗겼던 시장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다. 가장 큰 변화가 해운업과 조선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2024년 해운업 세계 시장 점유율은 58.4%로 23.6%인 한국의 두 배를 넘는다. 조선업 점유율은 한국 17%, 중국 71%로 비교조차 안 된다. 2005년까지만 하여도 한국이 중국을 압도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이 주력 선종을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전환한 점이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한 혹독한 견제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 배가 미 항구에 들어갈 때마다 내야 하는 고액의 입항료로 중국 해운업이 휘청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중국 조선소의 신규 주문도 급감하고 있다.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한국 해운사와 조선사들이 누리게 됐다. 이차전지와 태양광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중국에 고전 중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을 한국기업이 되찾을 기회가 생겼다. 미국의 고관세로 이들이 미국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어서다. 이 산업들은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강국이다. 바이오시밀러도 비슷하다. 한국이 강하지만 중국과 인도가 빠르게 따라붙으며 한국에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미국의 고관세 제재로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만큼 한국기업에 기회가 생겼다. 이뿐만 아니다. 한국이 경쟁력을 갖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전통 산업인 철강도 유사하다. 한국도 품목관세 25%를 내지만, 중국 제품은 다른 나라를 통해 미국 시장에 우회 진입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한국의 철강이 미국에서 생존할 확률이 훨씬 커졌다. 미국이 한국을 필요로 해 새롭게 열리는 시장도 있다.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사업이 그 예다. 중국의 해군력 팽창에 맞서 미국이 한국을 선택하면서 생겨난 시장이다. 한국이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 컨소시엄은 미국 기업을 포함 6개국 컨소시엄을 제치고 미국에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하게 됐다. 이는 미국이 극도로 민감해하는 원자로 분야에서도 한국을 협력 국가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 소형모듈형원자로(SMR) 사업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선택지 밖이다. 앞서 살펴본 것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의 자리를 한국이 대체할 것이다. 한국은 주요 기술분야에서 중국과 경합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반칙성 자국 기업 지원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던 한국기업은 속앓이가 심했다. 미국발 관세전쟁과 중국 제재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 숨 쉴 틈을 열어주고 있다. 한국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가장 촘촘히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 부분은 미래 첨단 산업과 직결되어 있다. 중국이 이들 분야에서 관세 공격을 받을수록 그 혜택은 한국에 돌아온다. 이홍 광운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2025-04-24 19:22:02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계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1·4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둔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시장에 제공한 덕분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미국발 관세 전쟁이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2·4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 올해 HBM 물량에 이어 내년치 HBM 공급 물량에 대해 논의 중인 데다, 딥시크 출현 이후 인공지능(AI) 생태계가 확장되며 AI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HBM3E 출하량 절반 12단 될 것"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은 24일 진행된 1·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4분기 D램은 전 분기 대비 10% 초반, 낸드는 20% 이상의 출하량 증가를 계획하고 있다"며 "HBM은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 수요는 변함없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4분기에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와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포함한 D램 매출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며,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 12단을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데, 이중 고부가가치 제품인 12단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어 향후 수익은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CFO는 "2·4분기에 기존 계획대로 전체 HBM3E 출하량의 절반 이상은 HBM3E 12단으로 판매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 1·4분기 'D램 글로벌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4분기 매출액 기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글로벌 D램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규현 D램 마케팅 담당은 "고수익 AI 메모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D램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결과"라고 부연했다. HBM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6세대 HBM4에서도 앞서 나가며 우위를 이어 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달엔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제공한 바 있다. 김 담당은 "HBM4는 조기 양산을 위한 개발 그리고 고객 인증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고객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HBM4 양산 시점을 올 하반기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날 '조기 양산'을 언급하며 공급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이 따른다. ■관세 불확실성에도 메모리 수요 유지 현 상황에서 가장 큰 변수는 관세다. SK하이닉스는 미국발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지나친 비관론은 자제했다. 김 CFO는 "미국 고객향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60%로 높지만, (관세 부과 기준인) 미국에 직접 수출 비중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담당은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면서도 "글로벌 고객들은 협의 중이던 메모리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관세 우려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 축적으로 인해 1·4분기 이후 메모리 수요 감소 등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담당은 "2·4분기에도 여전히 국가별 관세와 관세 부과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고객들 역시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 풀인(재고 비축) 수요의 규모가 재고조정을 우려할 만큼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서비스의 확대로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견조할 전망이다. 특히 AI 서버의 경우 상대적으로 관세로 인한 수요 타격을 제한적으로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서버에는 HBM을 비롯해 고용량 D램이 들어가 장기적으로 AI 메모리 수요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김 담당은 "딥시크가 기폭제가 돼 앞으로 AI 개발 및 응용이 점차 확대되며 장기적인 AI 서버 수요 성장과 이에 따른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석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권준호 기자
2025-04-24 18:31:16[파이낸셜뉴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자동차 기업 마쓰다가 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마쓰다 "전기차로 산업구조 재편...관세조치 이전부터 검토" 23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마쓰다는 근속 5년 이상인 공장 기능직 이외 50~61세 정규직 직원 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세컨드 커리어 지원제도'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희망퇴직은 내년 말까지 총 4회에 걸쳐 모집할 계획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당시 마쓰다는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2200명을 감축한 바 있다. 마쓰다는 이번 희망퇴직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중심으로 생산 구조를 바꾸며 사업 환경이 불투명해졌고, 이에 따라 외부에서 활약하고자 하는 직원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발표되기 전부터 검토해왔다"고 덧붙였다. 지원자에게는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재취업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퇴직금 규모나 희망퇴직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마쓰다는) 이달 3일,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원가절감 등에 힘쓸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전세계 자동차에 25% 관세 폭탄 터트린 트럼프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지난 3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했고, 다음 달 3일 이전에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자동차 부품으로 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될 방침이다. 마쓰다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총 42만4379대로 이중 75%는 일본이나 멕시코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 후 미국으로 수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마쓰다가 트럼프발 관세로 약 3000억엔(약3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마쓰다는 최근에는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 영향으로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 온 캐나다 수출용 차량의 생산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쓰다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제조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X-50' 중 캐나다 수출용에 한해 5월 12일부터 생산을 중지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편 마쓰다 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혼다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약 90%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닛산자동차도 미국 공장의 감산 계획을 철회하고 일본에서 생산했던 일부 차량을 미국에서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4-24 07:4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