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에서 세계적 뇌과학축제 '2024 세계 뇌 주간' 행사를 맞아 '뇌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16일 국립대구과학관에서 개최한다. 4일 DGIST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DGIST 뇌과학과 오용석 교수의 '기억의 온도' △한국뇌연구원 책임연구원이기도 한 구자욱 교수의 '1.4Kg 소우주 '뇌' 미스터리를 찾아서' △김은경 교수의 '비만치료의 열쇠, 뇌' △백명인 교수의 '움직임 신경 설계도' △현정호 교수의 '뇌의 숨겨진 힘을 밝혀라: 의사결정과 광유전학' 등 대중을 대상으로 알기 쉬운 강연을 진행한다. 이번 강연은 대구과학관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동시에 대구과학관 유튜브에서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다. 한국뇌신경과학회장인 DGIST 뇌과학과 문제일 교수는 "세계적인 뇌과학 축제인 세계 뇌 주간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국내 저명 뇌과학자의 강연을 생생하게 현장에서 들을 수 있게 됐다"고 4일 말했다. 또한 "일부 행사는 유튜브로도 시청하면서 평소 뇌과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뇌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뇌 주간 행사는 일반인에게 뇌과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3월 셋째주를 '세계 뇌 주간'으로 지정, 세계 여러 학술단체, 학교, 연구기관 등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글로벌 행사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뇌신경과학회(KSBNS)가 한국뇌연구원과 공동 개최해 2002년도 첫 행사 개최를 시작으로 23주년을 맞이했다. 올해 세계 뇌 주간 행사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지역별 강연을 확대해 국내 유명 뇌과학자들의 다양하고 알찬 주제로 뇌과학에 관심 있는 시민들과 대면 소통하는 강연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서울대, 고려대, KAIST 등 국내 유수 대학 및 연구기관이 주관한 다채로운 강연이 전국에서 열린다. 강연은 행사 종료 후 한국뇌신경과학회 유튜브에 게재될 예정이며 이후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다. 국립대구과학관 행사는 사전예약 또는 당일 현장 신청으로로 참가 가능하며, 강연 참석자에 한해 행사장 앞 안내데스크에서 세계 뇌 주간 프로그램 참가확인증을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뇌신경과학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3-04 16:28:45[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뇌세포간 신호를 주고 받는 시냅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데 성공했다. 허원도 교수팀은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 권형배 교수팀,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상규 박사팀과 함께 살아있는 동물에서 기억의 단위인 시냅스의 형성과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이에 따라 노화, 알츠하이머병 등 시냅스 변화에 따른 뇌 기능 및 질환의 원인을 밝혀내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KAIST에 따르면, 우리 뇌 속에는 약 860억개의 신경세포간의 신호를 주고 받아 인지, 감정, 기억 등과 같은 다양한 뇌 기능을 조절하도록 돕는 600조개에 달하는 시냅스가 존재한다. 연구진은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빛으로 분자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과 융합해 신경세포의 특정 기능을 빛으로 조절함과 동시에 시냅스의 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살아있는 생쥐에게 시각적 구별 훈련, 운동 및 마취 등 여러 상황을 만들고, 각 과정에서 시냅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이때 각각의 시냅스가 상당히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화했다. 이는 살아있는 포유류의 시냅스 변화를 세계 최초로 관찰한 것이다. IBS 이상규 박사는 "이 기술로 생애주기별 시냅스의 형성, 소멸 과정의 역동성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밝혀낼 수 있다"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뇌 발달 장애 및 퇴행성 뇌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 원인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은 뇌과학 연구분야의 연구방법론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뇌 과학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쏘드(Nature Method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09 15:51:08[파이낸셜뉴스] 뇌과학자를 꿈꾸는 고교생들에게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국내 최고의 과학자들과 함께 분자생물학, 전기생리학, 광유전학, 동물행동학 등 뇌과학 분야에 대한 이론부터 실험, 세미나, 랩미팅, 저널클럽 참관 등 실제 연구 과정 전반에 걸쳐 참여하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제3회 고교생 뇌과학캠프(HiBST)'를 개최해 참가 고교생을 모집한다고 9일 밝혔다. 이 행사는 7월 25일 ~ 8월 5일 2주간 대전 IBS 본원에서 개최하며, 참가신청은 6월 1~15일 18시까지 접수받는다. 전국 고등학생 대상으로 최종 10명을 선발하며, 참가 학생들의 참가비는 무료다.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은 "참가 고교생들은 뇌과학자 삶을 체험함으로써 흥미와 창의력 배양을 통해 과학분야 인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첨단 연구인프라를 활용해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이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연구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세부분야별 프로그램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동물 행동 분석 △광유전학을 활용한 세포 기작 조절 △공감 능력 발현 시 나타나는 뇌 속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마우스 모델 △반응성 별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치매치료제 개발 등이다. 참가한 고교생들은 실험 및 강의를 통해 배우게 되며, 2주간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향후 뇌과학 연구계획을 발표하는 경진대회도 갖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5-09 14:38:3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과거 경험을 다시 반복했을때 이를 기억하고 있는 뇌 신경세포(뉴런)가 아닌 다른 뉴런으로 교체돼 저장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뇌세포 사이의 연결이 계속 무너져 기억을 점차 잃어가는 치매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열어줄 수 있는 중요한 잠재적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팀이 기존의 통념과 달리 첫 학습 후에 같은 학습을 반복했을 때 '같은' 기억이 전혀 다른 뇌 세포에 다시 저장되고 회상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한진희 교수는 "앞으로 기억 뉴런을 표적으로 해서 원하지 않는 기억 삭제하거나 퇴행성 뇌질환에서 기억상실 억제,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 기억제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생쥐에게 중립자극인 소리와 무조건자극인 전기 충격을 동시에 주고, 이후 소리만 들려주었을 때도 공포 반응을 일으키도록 학습시켰다. 이후 생쥐의 세포들에서 전기생리학적인 분석을 통해 뉴런간 연결부위인 시냅스 변화를 측정했다. 그결과 기존 기억 엔그램을 광유전학 기법으로 자극했을 땐 공포 반응이 나타났다. 반복 학습된 기억이 첫 번째 학습으로 형성된 신경세포 집단(기억 엔그램)을 억제하는 동안에도 정상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기존 기억 엔그램의 연결이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억 정보를 간직한 채 '휴면 엔그램(silent engram)'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반복 학습된 공포 기억이 두 번째 학습 때 활성화된 편도체 뉴런들에 새로 저장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같은 경험의 기억이 처음과 다른 세포 집단에 인코딩된다는 사실을 추가로 입증했다. 한진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억은 고정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뇌에서 그 기억을 저장하는 세포들은 다이내믹하게 스위칭 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조혜연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김은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셀 프레스(Cell Press)' 그룹의 오픈 액세스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지난 10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11-03 14:52:24[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웨어러블 기기나 곡면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소자를 인쇄할 수 있는 신공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기존보다 최대 1만배 이상 빠르게 반도체 소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뇌연구원 라종철 교수팀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금호현 박사팀과 공동으로 반도체 소자 전사인쇄 공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활용해 마이크로미터 크기부터 A4 용지 크기까지 심혈관 센서, 가스 센서, 광유전학 소자와 같은 복잡한 회로를 만들었다. 특히 심혈관 센서는 인체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체내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장경인 교수는 "이 건식 전사 인쇄 공법은 다양한 센서와 소자를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 과정이 간단해 거의 모든 전사 인쇄 공정에 바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용하는 습식 전사 인쇄 공법은 기판 위에 소자를 제작 후 부식액을 이용해 아래층을 녹여 없앤 후 새로운 기판으로 옮기는 방법이다. 하지만 기판의 층 면적이 큰 경우, 녹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소자 모양의 왜곡 가능성 등 대량생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인접한 두 물질이 온도 상승에 따른 부피 변화 값의 차이를 나타내는 열팽창 계수를 건식 전사인쇄에 적용했다. 열팽창 계수 차이가 큰 금과 규소 또는 구리와 규소를 얇은 박막형태로 서로 겹치게 제작했다. 이들을 높은 온도로 가열함에 따라 두 물질 사이 경계면에 강한 힘이 집중되며 균열이 발생했고, 이를 통해 소자를 기판에서 분리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는 또한 "기존의 습식 전사인쇄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바이오센서나 반도체 소자 제작처럼 정밀하고 대량 생산이 필요한 산업에 적용 가능하며, 연구실 단위의 소규모 시설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고정밀 소자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DGIST 로봇공학전공 하정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9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7-12 09:33:00【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생체조직 너머의 또 다른 조직을 투시하는 광학현미경 기술이 개발됐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팀은 현미경 대물렌즈 중앙 영역을 통과하는 빛의 경로를 선택적으로 수정해 또렷한 초점을 만드는 새로운 파면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생체조직은 100μm(마이크로미터, 10-6m) 두께가 되면 광학현미경 투과 관찰이 힘들다. 생체조직의 구성 물질이 단백질, 지질 등으로 다양해 빛의 산란이 많기 때문이다. 빛이 산란되면 초점이 맞지 않아 이미지가 흐릿하게 된다. 산란된 빛의 경로를 수정해 원래 목표인 초점으로 보내는 파면 제어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박 교수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로 710μm 두께의 쥐 뇌 조직 뒤에 숨겨진 형광비즈(구슬)를 또렷이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생체 조직 내에서는 대부분의 빛이 진행 방향으로 산란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 때문에 대물렌즈 가장 자리를 통과해 조직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일수록 조직 내에서 가장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조직 내부의 세포 등과 부딪히면서 에너지 소모가 많게 된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연구진은 개발한 파면 제어법은 대물렌즈 가장 자리를 통과하는 ‘저에너지 빛’은 버리고 중심 영역을 통과하는 ‘고에너지 빛’만 골라 초점으로 보내 초점 세기를 강화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다. 실제로 동일한 파면제어 시간을 소모한 경우, 기존 기술 대비 형광신호 세기는 8.9배, 형광비드와 주변 배경 간 신호 대비는 2.1 배나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제1저자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진형원 연구원은 “생체 조직과 같은 매질(빛이 통과하는 물질)에서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고에너지 빛(낮은 각도로 입사하는 빛)만 선택적으로 파면제어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이미징 방식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법은 생체조직내로 빛을 투과시켜 병변을 치료하는 기술이나 생체 조직의 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 등으로 확장 가능할 것”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기술은 개구수(NA; numerical aperture)를 줄였음에도 고품질을 이미지를 얻었을 수 있었다는데서 기존 이론과 대비되는 결과다. 일반적으로 개구수는 이미지 해상도와 비례하는 값이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황병재 연구원, 이상원 연구원이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는 광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옵티카 (Optica) 4월호에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포스코청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1-03-30 11:00:34[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뇌 신경세포를 치료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무선으로 충전하고 제어가 가능해 머리속에 이식한 뒤 추가적인 수술없이도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 기술이 장기간에 걸친 동물 실험이 필요한 뇌 기능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인체에 적용돼 중독과 같은 정신질환 및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팀이 연세대 의대 김정훈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뇌 완전 이식형 무선 광유전학 기기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광유전학은 빛을 이용해 목표로 하는 특정 신경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뇌 기능을 밝히고 각종 뇌 질환을 치료할 해결책으로 뇌과학 및 신경과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배터리의 무선 충전과 디바이스의 무선 제어를 가능하게 만드는 무선 회로를 개발해 마이크로 LED 기반의 탐침과 결합했다. 연구진은 이 기기를 실험쥐 뇌에 삽입, 두피 안으로 완전히 이식했다. 이후 쥐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배터리가 자동으로 무선 충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중독성 약물인 코카인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실험쥐의 특정 뇌 부위에 무선으로 빛을 전달했다. 실험쥐의 특정 뇌 부위에 무선으로 빛을 전달해 코카인에 의한 중독 행동을 제어했다. 이 기기는 동물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배터리의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광자극을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무게 1.4g의 뇌 완전이식형 장치를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이 장치가 생체 이식 후 주변 조직 손상을 방지하기위해 부드러운 생체적합성 소재로 감싸 생체조직과 같이 부드러운 형태가 되도록 개발했다. 정재웅 교수는 "이 기술은 뇌 이식용 기기뿐 아니라 인공 심박동기, 위 자극기 등 다양한 생체 이식용 기기에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김충연 박사과정, 연세대 의대 구민정 박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2일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1-26 13:46:04[파이낸셜뉴스] 생체 삽입형 전자 소자를 방광에 입혀 배뇨근저활동성배뇨장애를 치료하는 새 치료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배뇨근저활동성배뇨장애란 소변 배출을 돕는 방광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해 방광을 말끔히 비워내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소변 줄기가 약하고 소변을 보더라도 잔뇨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현재는 수술과 같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약물 치료와 함께 환자 스스로 소변줄을 직접 꽂아 방광에 남은 소변을 빼내야 한다. 소변줄 삽입에 따른 고통은 물론 이로 인한 요로손상과 요로감염 등 합병증 발병 위험까지 떠안아야 해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대표적 질환으로 꼽힌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이규성·의공학연구센터 박은경·고려대학교 황석원 교수 연구팀은 최근 생체 삽입형 전자 소자를 이용한 광유전학 기반 배뇨장애 치료 및 실시간 방광 활동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병원성을 제거한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에 광반응 유전자를 실어 방광에 안착할 수 있도록 유도해내는 기법을 고안해냈다. 해당 유전자는 적절한 빛자극을 통해 방광 근육의 수축을 돕도록 설계됐다. 방광의 배뇨근에 대한 광유전자치료기법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은경 박사는 "방광의 배뇨근에만광반응 유전자를 발현을 시키는 기술을 확보해 다른 조직에는 영향을 배제할 수 있는 만큼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데노부속 바이러스를 매개로 방광에 자리잡은 광반응 유전자는 푸른 빛을 받으면 근육 수축을 촉진한다.다른 장기나 근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방광에 빛을 쏘아줄 생체 삽입형 전자 소자도 별도로 개발했다. 머리띠 모양을 한 전자 소자는 신축성이 좋아 방광 둘레를 따라 설치 가능하다. 방광 표면이 미끄러운 만큼 전자 소자를 고정하기 위해 고안된 그물망에 엮어 방광을 감싸도록 했다. 소변이 차 방광 부피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전자 소자에서 빛이 켜지고 소변 배출 이후 방광이 줄어들면 다시 꺼지는 식으로 방광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한다. 황석원 교수는 "방광은 다른 장기와 달리 부피가 변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신축력이 있는 유연소재로 방광의 표면에서 실시간 광자극 및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생체 삽입형 소자와 재료를 개발한 것이 큰 성과"라며 "추후 방광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기에 대한 응용 연구에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모델에서 성공한 사례이나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인체에도 적용돼 환자들의 고통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규성 교수는 "배뇨장애 질환의 경우 환자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우울증 등을 동반함으로써 사회적 비용 또한 큰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에서도 난치성 배뇨장애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저널(Science Advances) 최근호에 소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0-11-23 14:10:40[파이낸셜뉴스] 유명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가 9월호에 내년 2월 개교 50주년을 앞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특집호로 발간하며 집중 조명했다.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는 638명의 전임 교수들과 6만2000여 명에 달하는 KAIST 졸업생들이 한국의 산업계와 학계를 이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중심 대학으로서의 KAIST 비전과 성과, 현황 등도 다뤘다. 9월 특집호에서는 재료·인공지능·전자·생명공학 등 미래 4차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KAIST 교수 17명의 리뷰논문과 함께 세계적 과학기술 선도기관으로서의 연구전략을 담았다. 이 학술지는 이번 특집호를 통해, KAIST는 2019년에 네이처 인덱스에서 세계 4위 'Top Young' 대학으로, 2018년에는 QS 세계대학평가 학과별 순위에서 신소재공학과가 세계 13위에 선정됐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지난 10년간 2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세계적 선도연구기관이라고 밝혔다. 이번 KAIST 50주년 기념특집호를 공동 편집한 이건재 교수는 "KAIST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호가 세계적 국제학술지에 출판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KAIST의 혁신적이며 창의적 기술들을 전세계 과학계에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는 이번 특집호에서 98%의 높은 화자 인식률을 갖는 인공지능 유연 압전 음성 센서·에너지 응용을 위한 2차원 소재(2D materials)· 첨단 광유전학 기술·나노물질 기반의 암 정밀의학, 플렉시블 소자(유연 소자) 및 소재 기술·다중 광 산란을 이용한 무질서 광학기술 등을 대표논문으로 다뤘다. 이와 함께 독창적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한 교수들의 활발한 기술 상용화와 창업 활동도 소개했다. 9월 특집호에 소개된 대표적인 교원 창업기업들은 '토모큐브(Tomocube·물리학과 박용근 교수)'를 포함해 '이노테라피(InnoTherapy·화학과 이해신 교수)', '솔립 테크(Solip Tech·신소재공학과 배병수 교수)', '프로닉스(FRONICS·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 '멤스룩스(MEMSLUX·전기및전자공학부 윤준보 교수)', '피코 파운드리(Pico Foundry·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 등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9-03 14:10:13[파이낸셜뉴스] # 한 아버지가 갓난아기를 안아 얼굴을 마주하고는 천천히 "아"와 "빠"를 반복한다. 이 소리를 몇달 동안 듣고 난 후 아기가 소리를 내려고 하다가 점차 "아 아 아" 거리기 시작하고 마침내 "아빠"라는 단어로 바뀌게 된다. 이것은 우리의 지적 발달에 중요한 단계들이지만, 말을 학습하는 많은 요소들은 아직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뇌는 어떻게 부모의 말을 흉내내는 데 필요한 기억을 심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이 잘못됐을 때 과학자들이 개입할 수 있을까? 미국 UT 남서부 의료센터 오도넬 뇌연구소의 신경과학자인 토드 로버츠 박사가 광유전학을 통해 새에게 노래하는 기억을 주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토드 로버츠 박사는 "이번 연구로 우리가 새들에게 기억을 심어주고 새들이 노래를 배울 수 있게 됐다"고 4일(한국시간) 밝혔다. 이것은 로버츠 박사 실험실에서 나온 최신 연구결과중 하나이며, 음성 학습중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연구진들은 새들이 짝짓기 노래를 배우는 것과 관련된 신경 과정을 지도화해 향후 이 지식을 이용해 자폐증이나 다른 신경 발달 질환 환자들에게 방해되는 특정 언어 유전자를 목표로 사용하기 바라고 있다. 로버츠 박사팀은 최근 다른 프로젝트들 중에서 뇌의 운동 부위와 청각 부위의 상호작용을 도와 발성을 배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뉴런 네트워크를 확인했다. ■ 뉴런 활성화 4일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이 연구는 과학자들이 광유전학을 통해 어떻게 뉴런 회로를 활성화시켰는지 설명한다. 광유전학은 빛을 이용해 뇌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비교적 새로운 도구다. 연구원들은 인간이 부모에게 말을 배우듯 어릴때 아비새가 노래하는 것을 듣고 음을 외우는 금화조를 실험에 사용했다. 로버츠 박사 팀은 뇌의 두 영역 사이의 상호작용을 제어함으로써 아버지로부터 배운 경험이 없는 금화조에 기억을 입력했다. 새들은 이 기억들을 그들이 노래의 음절을 배우기 위해 사용했고, 각 음의 지속시간은 빛이 뉴런을 활성화시키는 시간에 해당된다. 빛 노출이 짧을수록 음은 짧아진다. 로버츠 박사는 "우리는 새에게 그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거르치는 것이 아니라 새의 노래속 음절만 가르치는 것"이라며 "이 연구에서 테스트한 두 뇌 부위는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견은 음정이나 각 음의 순서 등 다른 발성 측면에 영향르 미치는 뇌 회로를 더 많이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연구 방법을 열어놓았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 ■ 언어장애를 타깃으로 '사이언스'에 기술된 연구결과는 행동 목표 기억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성을 배우는데 있어서 기억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 로버츠 박사는 "연구실에서 이런 기억들이 어디에 입력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로버츠 박사팀은 뇌의 감각 운동 영역 사이의 연결을 테스트함으로써 그 해답 중 일부를 발견했다. 특히, 연구원들은 '핵인터페이스(NIf)' 뇌 영역의 뉴런 활동을 조작하고 그것이 청각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과 관련된 또 다른 뇌 영역인 'HVC'로 보내는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 광유전학을 이용했다. 로버츠 박사팀은 NIf가 음절 특정 기억을 형성하는 역할을 기술하는 것 이외에도 이러한 기억들이 형성되고 난 후 뇌의 다른 어딘가에 저장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학습 과정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NIF와 HVC 사이의 연결을 끊음으로써 이것을 보여줬다. 이미 기억을 형성한 금화조는 여전히 노래할 수 있는 반면, 신경 연결이 끊긴 후에 가르친 것들은 노래를 복사할 수 없었다. 로버츠 박사는 자신의 연구실이 행동 목표 기억의 추가적 특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HVC에 다른 종류의 정보를 전달하는 다른 뇌 영역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츠 박사는 "인간 두뇌의 언어와 관련된 경로는 금화조의 뇌 구조보다 훨씬 더 복잡하지만 우리의 연구는 신경 발달 장애에 대한 더 많은 통찰력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10-04 01:5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