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은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대중들의 인식변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다.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된 바 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한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1 18:51:41[파이낸셜뉴스] 과거에는 정신질환을 앓아도 주변시선을 신경 쓰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예방의학교실 조민우 교수팀은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대중에게 공개한 사건들이 대중들의 인식변화에 큰 역할을 했다는 연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의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한 2010년 이후로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 연예인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것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고 편견을 누그러뜨렸다. 이로 인해 비슷한 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들이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 진단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발작이 주요한 특징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리는 등의 공황발작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진단이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우울증이나 광장공포증 등이 함께 발병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증상이 있는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04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를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인 신규 진단율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 고백의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동하며 많은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공개한 2010년 12월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이어 2011년 10월,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도 공황장애를 앓았다는 사실을 고백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된 바 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고백하기 전(2004년 1월~2010년 11월)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5.4명 수준이었던 반면, 고백 직후인 2010년 12월 10만 명당 6.5명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그 이후로도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2011년 1월~2월 8.4명, 3월 18.0명, 4월 26.0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연도별 차이도 두드러졌다.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10만 명당 65명 수준이었던 반면, 연예인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이 발표된 이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꾸준히 증가해 2021년 10만 명당 610명을 기록했다. 17년 전과 비교해 약 9.4배 증가한 수치다. 신 교수는 “용기 있는 연예인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투병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동안 불안과 공황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어도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던 분들이 비로소 도움받을 용기를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지만, 공황장애를 포함한 많은 정신질환이 제대로 진단받고 적절히 치료받으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비슷한 증상 때문에 고민한다면 하루빨리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7-11 13:51:27[파이낸셜뉴스] ‘연예계 1호 코로나19 확진자’였던 가수 청하가 이로 인해 생긴 트라우마를 고백했다. 청하는 12일 오후 방송된 KBS 라디오 ‘이은지의 가요광장’에 출연해 “사람 많은 곳에 자주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2월 연예인 중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된 청하는 어깨 재활을 위해 다니던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뒤 선제적으로 검사를 진행했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청하는 당시 컴백을 앞두고 있었지만 잠시 일정을 연기하고 11일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치료를 받았다. 그 뿐만 아니라 방송 활동 등을 하며 청하와 접촉한 연예인과 관계자들까지 모두 검사를 진행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청하는 “그 당시에는 다들 코로나를 무서워하던 시기였다”며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때의 안좋은 기억 대문에 사람이 많은 곳을 자주 가지 않는다”며 “나에게는 트라우마 아닌 트라우마”라고 고백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광장공포증 환자 급증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면서 비대면 접촉이 성행하게 되고, 이로 인해 광장공포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장공포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청하가 호소한 것처럼 낯선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무서워 한다. 발병 초기에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을 흘리며, 입이 마르고, 호흡이 가빠지며 가슴이 답답한 것이 대표적인 신체 증상이다. 약물치료 및 환자들이 무서워하는 상황에 대해 조금씩 노출시켜 공포감은 극복하도록 도움을 주는 인지행동적치료 기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12 21:27:59[파이낸셜뉴스] 친딸을 8년 동안 성폭행한 A씨가 지난 5일 출소하면서 피해자가 언제든지 보복에 노출될 수 있다며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A씨는 전자발찌도 부착하지 않은 상태다. 11일 매일신문에 따르면 친족 아동성범죄 피해자 B씨를 7살때부터 수차례 성추행 및 성폭행한 친부 A씨가 9년의 형기를 마치고 이달 5일 출소했다. B씨는 7살이던 2007년부터 13살이던 2013년까지 아버지 B씨에게 수차례 강제추행을 당했다. B씨가 14살이 된 2014년에는 “성관계를 해주면 기운 내서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돈을 잘 벌 수 있다”고 말하며 성관계를 종용했다. A씨는 예정대로 지난 5일 출소 후 과거 가족들이 살던 곳에 거처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씨의 거주지에서 초등학교까지는 약 350m로 도보 5분 거리라는 점이다. 피해자 B씨는 “아동 성범죄자가 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관찰 대상이 아니다”라며 “어린 학생들이 범죄에 노출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심 판결에서 내려진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이 항소심에서 기각됐다. 재판부는 2심에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B씨는 “항소심에서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감형했다”며 “관찰 대상도 아니어서 무슨 짓을 해도 알 수 없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도 보호관찰자로 지정되지 않은 출소자는 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해도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다. 대구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매일신문에 “성범죄자 알림e에는 등록되어도 관리대상이 아닐 수 있다”며 “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더라도 법원에서 보호관찰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2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아빠랑 소송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친부를 상대로 ‘1억5000만원’ 위자료 관련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 바 있다. 이 글에서 B씨는 “광장공포증,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화장애 등을 앓고 있다”며 “아빠 명의로 재산도 없을 것이고 돈도 (나의) 목적이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다”며 민사 소송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9-11 19:54:34[파이낸셜뉴스] 8살때부터 8년여간 자신을 강제 추행한 친부가 오는 9월 출소를 앞두고 있다며 보복당할까 두렵다는 친족 아동성범죄 피해자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 A씨는 현재 친부를 상대로 위자료 관련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빠랑 소송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A씨는 “8세부터 15세까지 아버지에게 성추행과 강간을 당했고, 그로 인해 광장공포증, 대인기피증, 불안장애, 우울증, 신체화장애 등을 앓고 있다”고 했다. 글에 따르면 가해자인 친부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 등 추행·간음)’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으며, 다음 달 5일 출소를 앞두고 있다. A씨가 함께 올린 판결문을 보면 친부는 A씨가 7세, 10세, 13세 등 미성년자였을 당시 강제 추행했다. 그는 A씨에게 “성관계 안 해주면 야한 동영상 봤다고 할머니나 고모한테 말하겠다” “성관계해 주면 집안일 더 열심히 하겠다” “아빠가 기운 내서 일을 더 열심히 해서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 등 발언을 하며 성관계를 종용했다. 친부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A씨나 그 오빠를 폭행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해 ‘알겠다’는 대답을 얻어낸 후 A씨가 14세였던 2014년 6월 오빠가 학교에 가고 집에 단둘이 있을 때 “약속한 대로 성관계를 하자”고 A씨를 협박해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친부 상대, 민사소송 진행..조모 "다리 벌린 네 잘못" A씨는 “현재 정상적으로 일할 수 없는 상태고, 근로 능력 없음 판정받아 기초생활 수급자”라면서 “소송구조제도를 이용해 국선변호사를 선임하고 아버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빠 명의로 재산도 없을 것이고 돈도 목적이 아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다”며 친부를 상대로 민사 소송를 한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소송 진행 중 할머니로부터 “징역 9년 살았으면 됐지, 왜 돈까지 달라고 하냐. 그 돈 받을 거면 징역 살게 하면 안 됐지. 다리 벌린 네 잘못이다”라는 말까지 듣고 크게 상처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친부는 민사 소송 중 감옥에서 버섯 조경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이유로 재판 기일을 차일피일 미뤘다며 “나보다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같더라. 과연 저게 감옥이라고 말 할 수 있냐. 우리나라는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사소송 재판 결과, 친부가 A씨에게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친부는 “원심법원에서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해 판단했다. 저는 9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는데, 다시 원고에게 1억5000만원을 지불하라는 판결은 이중 처벌이라고 보인다”고 항소했다. A씨는 “애초에 9년형을 받은 것도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해서 감형받은 것 같다”며 “왜 법은 가해자가 반성문을 제출하면 감형해주는지 모르겠다. 가해자가 반성했는지 안 했는지 어떻게 아냐. 그리고 왜 피해자는 가해자가 출소하면 보복하러 올까 봐 불안에 떨면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8-23 19:01:53[파이낸셜뉴스] 퇴근 중 회사 엘리베이터에 갇혀 공황장애가 심해져 사망했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A씨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지난 2016년 10월 A씨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야근을 하던 중 회사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약 10분간 갇히게 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는 쓰러진 A씨를 구조했고, A씨는 공황장애를 진단받았다. 이후 A씨는 약 한달 간 광장공포증 등으로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으며, 공황장애 등으로 통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A씨가 소속한 팀의 업무 성과는 좋지 않았고, A씨를 포함한 다수의 직원이 2017년 3월 전후로 퇴사하게 됐다. 퇴사 한달 후 A씨는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8년 3월 A씨의 부모는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다. 하지만 몇달 뒤인 11월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결정을 내렸다. 이에 A씨의 부모는 지난해 4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A씨의 가족들은 사고가 발생한 엘리베이터를 관리하는 보험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지난 3월 법원은 "A씨의 극단적 선택과 엘리베이터 사고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1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의 부모는 "엘리베이터 사고로 인해 공황장애 증상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됐다"며 "업무상 스트레스가 겹쳐 정상적인 인식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근로복지공단 측도 "A씨의 사망은 업무상 요인보다는 부친과의 가정 내 불화와 같은 개인적 소인이 더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진단 초기에 A씨 아버지와의 불화가 언급되기는 하지만, 2016년 12월부터는 가정불화가 진료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며 "만일 개인적인 요인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사고는 A씨가 소속된 회사의 사무실에서 퇴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탄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로 업무상 관련성이 인정된다"며 "A씨는 내성적인 성격이고, 공황장애의 소인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동료 및 가족들의 진술에 의할 때 공황장애에 대해 치료를 하지 않고도 정상적인 회사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 감정의도 엘리베이터 사고, 게임개발 실패, 퇴사 등 업무상 스트레스가 공황장애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술한 바 있다"며 "A씨의 공황장애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 것으로 보이는 데, 사망 당시에는 악화된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0-09-13 09:47:57[파이낸셜뉴스] '영화가난다'가 21번째로 소개할 영화는 <시네마 천국>, <스타 메이커>, <피아니스트의 전설>, <말레나>, <언노운 우먼> 등 영화사에 기록될 전설적인 작품들을 차례로 내어놓은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12번째 연출작 <베스트 오퍼>다. 제작된 지 1년만인 2014년 한국에 선보여 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샤인>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제프리 러쉬가 주인공 버질 올드먼을 연기했고 배두나와의 열애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짐 스터게스, 잔뼈굵은 노배우 도날드 서덜랜드도 비중있는 배역을 맡았다. 광장공포증으로 방에서 나오지 않고 살아가는 미지의 여인 클레어 역엔 독특한 분위기의 여배우 실비아 획스가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특히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엔니오 모리꼬네가 음악을 맡아 토르나토레와의 오랜 파트너 관계를 굳건히 했다. 영화는 세계적인 예술품 경매사이자 뛰어난 감정인 버질 올드먼의 삶을 비추며 시작한다. 예술품의 가치를 한 눈에 판단하는 직관과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당대 최고 경매사로 활약하는 올드먼.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누구와도 인간적인 접촉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날 의문의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수화기 너머의 여인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자기 앞으로 남겨진 오래된 가구들을 정리하기 위해 연락했다며 감정을 의뢰한다. 우여곡절 끝에 일을 맡은 올드먼은 광장공포증으로 외출하지 못하고 숨어지내는 저택의 여주인에게 연민을 느낀다. 연민은 점차 사랑으로 발전한다. 이 과정에서 엿보이는 올드먼과 여인의 캐릭터가 매우 인상적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잭 니콜슨과 <악마는 프라마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을 떠오르게 하는 올드먼은 항시 장갑을 끼고 다른 사람들과 사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 괴팍한 인물이다. 그의 삶을 뒤흔드는 여인 역시 광장공포증으로 철저하게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서로와 너무나 닮아 있는 남녀의 모습을 대칭시켜 영화는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여인의 제안을 수락한 올드먼은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설적인 발명가 보캉송의 '말하는 로봇'의 일부로 추정되는 부품을 발견한다. 영화는 이후 올드먼이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로봇을 복원하는 과정과 그와 클레어의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을 동시에 그려낸다. 자신의 모든 걸 걸고서라도 클레어를 사랑하려 한 올드먼의 선택과 그의 사랑에 응답한 클레어의 감격적인 변화, 그리고 이어진 반전과 절망까지. 유머러스하면서도 긴장감 넘치고 잔인하면서도 깊은 감동이 있는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은 오랜 필모그래피를 통해 일관되게 이어온 어떤 정서를 전면에 드러낸다. 예술과 사랑에 대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예술에 대한 이해가 서로 통하는 것임에도 올드먼이 마지막 선택에 실패한 건 그가 인간은 물론 예술을 바라보는 눈이 미숙했다는 것을 뜻한다. 지식과 기술적 분석을 통해 진위를 판단하는 역량은 갖추었으나 그 스스로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표현을 가려내는 눈을 갖추지는 못했던 것이다. 예술작품의 진위를 판독하는 감정인이지만 스스로의 삶 전체가 기만적이었던 사내, 올드먼의 사랑과 절망을 통해 감독은 오직 겉 껍질을 핥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예술을 이해한다고 믿는 이들의 오만을 비웃는다. <베스트 오퍼>는 토르나토레와 모리꼬네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를 충분히 지탱하는 좋은 작품이다. 위대한 엔니오 모리꼬네를 추억하며.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9-12 19:34:34중국에서 브랜드와 결합한 국가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중국에서 사업하는 서방 기업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맹목적인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인데 특히 미국 기업들은 무역 전쟁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2016년 중국 내 한국기업들처럼 풍파를 맞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애국주의에 편승해 성장하는 중국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향한 불매운동 위험이 내년도 중국 내 미국 기업들에게 주요 위험요소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매트 첸 중국 대표는 중국에서 "확실히 소비자 심리에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이다. 미 컨설팅업체 프로펫이 지난 19일 발표한 2019 중국 소비자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1위와 2위 모두 중국 기업인 알리페이와 화웨이가 차지했다. 상위 50위권 내 중국 브랜드는 2016년에 18개였지만 올해는 25개로 증가했다. 반면 2017년에 상위 10위권의 절반을 차지했던 미국 브랜드는 올해는 2개로 줄었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이 이미 37%로 1위까지 올랐다며 중국인들이 애국심에 따라 외산 브랜드보다 중국산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종 브랜드 매출은 이달 국경절을 전후해 크게 뛰었고 현지 당국은 지난해 톈안먼 광장이나 군사박물관 등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관광지에 5억명이 방문했다고 집계했다.이러한 애국심은 항상 외부의 적과 맞물려 움직인다.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캐나다구스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정부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화장을 체포하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대로 동종업계의 중국 라이벌인 보시뎅의 주가는 지난해만 2배가 뛰었다. 미 시장조사업체 IDC에 의하면 2012년에 11%였던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미감정 고조 등의 여파로 올해 7%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여기에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베르사체는 지난 8월에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과 분리해서 표기한 티셔츠때문에 불매운동이 진행되자 즉각 사과했다. 지방시와 구찌 또한 홍콩 표기 문제로 불매운동 표적이 됐고 미국프로농구(NBA)는 이달 초 대릴 모레이 휴스턴로키츠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발언으로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그 결과 중국 방송은 NBA 경기 중계를 취소했으며 중국 기업들 또한 NBA 후원을 연이어 중단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016년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차원에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 점을 지적하고 일부 미국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에 처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이러한 중국 공포증이 과도할 경우 미 기업에게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게임 제작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이달 초 열린 자사의 게임대회에 참가한 홍콩 프로게이머가 우승 소감으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선수 자격을 1년간 박탈하고 상금을 몰수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소비자들은 자국 기업이 공산당을 도와 검열에 나섰다며 불매운동에 나섰으며 미 여야 의원들은 연명으로 회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10-24 17:05:46[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브랜드와 결합한 국가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중국에서 사업하는 서방 기업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맹목적인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인데 특히 미국 기업들은 무역 전쟁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2016년 중국 내 한국기업들처럼 풍파를 맞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애국주의에 편승해 성장하는 중국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향한 불매운동 위험이 내년도 중국 내 미국 기업들에게 주요 위험요소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매트 첸 중국 대표는 중국에서 "확실히 소비자 심리에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이다. 미 컨설팅업체 프로펫이 지난 19일 발표한 2019 중국 소비자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살펴보면 1위와 2위 모두 중국 기업인 알리페이와 화웨이가 차지했다. 상위 50위권 내 중국 브랜드는 2016년에 18개였지만 올해는 25개로 증가했다. 반면 2017년에 상위 10위권의 절반을 차지했던 미국 브랜드는 올해는 2개로 줄었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이 이미 37%로 1위까지 올랐다며 중국인들이 애국심에 따라 외산 브랜드보다 중국산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종 브랜드 매출은 이달 국경절을 전후해 크게 뛰었고 현지 당국은 지난해 톈안먼 광장이나 군사박물관등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관광지에 5억명이 방문했다고 집계했다. 이러한 애국주의는 항상 외부의 적과 맞물려 움직인다. 캐나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캐나다구스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정부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화장을 체포하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반대로 동종업계의 중국 라이벌인 보시뎅의 주가는 지난해만 2배가 뛰었다. 미 시장조사업체 IDC에 의하면 2012년에 11%였던 애플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미감정 고조 등의 여파로 올해 7%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여기에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탈리아 베르사체는 지난 8월에 홍콩과 마카오를 중국과 분리해서 표기한 티셔츠때문에 불매운동이 진행되자 즉각 사과했다. 지방시와 구찌 또한 홍콩 표기 문제로 불매운동 표적이 됐고 미국프로농구(NBA)는 이달 초 대릴 모레이 휴스턴로키츠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발언으로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그 결과 중국 방송은 NBA 경기 중계를 취소했으며 중국 기업들 또한 NBA 후원을 연이어 중단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016년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차원에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인 점을 지적하고 일부 미국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에 처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중국 공포증이 과도할 경우 미 기업에게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게임 제작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이달 초 열린 자사의 게임대회에 참가한 홍콩 프로게이머가 우승 소감으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자 선수 자격을 1년간 박탈하고 상금을 몰수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소비자들은 자국 기업이 공산당을 도와 검열에 나섰다며 불매운동에 나섰으며 미 여야 의원들은 연명으로 회사에 항의 서한을 보내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10-24 15:13:26#OBJECT0# [파이낸셜뉴스]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으로 인한 상처가 피해 여성의 남은 평생을 족쇄처럼 따라다니며 정신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안지현 임상강사 연구팀은 18세 이상 국내 거주 여성 316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 한 번이라도 배우자나 연인 등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고백한 사람은 모두 47명이었다고 16일 밝혔다. 가정-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정신장애 유병률을 국가적 규모로 조사 보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 인구총조사에 따라 전국 23개 지역에서 나이와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대표성을 갖춘 18세 이상 여성들을 선별한 뒤, 한 명씩 직접 만나 정신질환진단도구(K-CIDI)를 활용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피해 여성과 비피해 여성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을 분석해 상대적 발병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폭력의 형태나 종류에 상관없이 정신장애로 분류된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피해 여성의 상대적 발병 위험이 높았다.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여러 정신장애 중 하나라도 발병할 위험이 3.6배, 성폭력 피해 여성은 14.3배까지 치솟았다. 정신장애 종류에 따라 상대 위험도가 높은 5개 질환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은 광장공포증과 강박장애 위험이 비피해 여성보다 8배 더 높았다. 성폭력 피해 여성의 경우 위험 정도가 더욱 컸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경우 평생 발병 위험이 무려 32.4배에 달했고, 강박장애(27.8배)나 니코틴의존증(22.4배), 광장공포증(19.6배) 등 비피해 여성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당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홀로 병을 키우고 있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면서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Archives of Women's Mental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19-09-16 1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