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정말 에너지 같은, 비타민 같은 언니가 더 행복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이렇게 빠르게 갔나 싶네. 거기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있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광주 합동분향소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광주광역시의회, 광주광역시교육청,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민사회단체 등 16개 기관과 공동으로 광주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이틀 만에 5000여명을 조문을 와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5개 자치구 구청장, 구징치(顧景奇) 주광주 중국총영사, 옥현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시민 등이 조문했다. 특히 조문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 31일에는 오전부터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출근길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의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제단에는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찾아왔다는 A 씨는 "예기치 못한 참사에 주말부터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는 뉴스를 보고 출근길에 들렸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반 친구가 참사를 당했다는 B 양은 "같은 반에서 이야기하며 놀던 친구가 이번 참사로 돌아오지 못했다. 우선 합동분향소 조문을 통해서라도 친구의 마지막 길을 기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합동분향소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중국영사관에 조기를 게양한 구징치 중국총영사는 "중국총영사관을 비롯해 광주에 살고 있는 중국 국민들도 모두 슬픔에 잠겨 있다"면서 "참사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광주시민과 유가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옥현진 대주교는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드리겠다"라고 전했다. 조문객들은 합동분향소 방명록에 "정말 에너지 같은, 비타민 같은 언니가 더 행복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이렇게 빠르게 갔나 싶네. 거기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있어!", "좋은 곳에서 근심 없이 지내길 기원할게" 등의 추모글을 남겼다. 광주시 등 17개 기관은 조문객 안내와 헌화꽃 배부, 방명록 작성 등 합동분향소를 관리·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1월 4일까지 애도 기간 동안 상주 역할을 한다. 광주시 직원 30명은 이날 시간대별로 조문객을 맞이했다. 합동분향소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다만 2024년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다음 날 오전 0시 30분까지 연장 운영된다. 합동분향소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사회봉사단, 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 등 여러 봉사단체가 조문객들에게 따뜻한 음료와 어묵 등을 제공하고 있다. 광주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추모할 수 있도록 31일 누리집에 사이버분향소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분향소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에서 헌화하며 고인을 기릴 수 있는 공간으로, 헌화는 로그인 없이 가능하다. 추모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헌화 959명, 추모글 252개가 달렸다. 시민들은 추모글에 "여행의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다", "유가족분들의 슬픔과 고통을 헤아릴 순 없겠지만, 가슴 깊이 애도한다"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12-31 17:11:53【 무안·서울=황태종·최승한·성석우 기자】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려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운영이 시작된 이날 8시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분향 대기 줄이 공항 청사 밖 400~500m까지 길게 이어지며 조문하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추모객 대기 줄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밖에 계신 분만 1000~1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추모객들은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와 전남 지역민, 일출을 보러 왔다가 들른 전국 각지의 국민, 자원봉사 및 구호단체 관계자, 사고 수습 당국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직 너무 젊은데..."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함께 참사를 당해 여러 개의 위패가 모여 있는 곳에선 한동안 멈춰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서 아내와 왔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있었다고 해서 분향소에 들렀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순천에서 온 한 추모객은 "직접적인 지인이나 관계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나 자녀 같은 마음이어서 왔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광주에서 온 또 다른 추모객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커서 가족과 함께 조문을 왔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분향을 끝낸 추모객들은 공항 청사 1층 대기석에 있는 손 편지를 쓰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참사 희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한 추모객은 "마지막 순간의 고통은 부디 잊으시고,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편히 잠드시길 바랄게요. 편안함에 이르시길..."라고 적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족 30명도 노란 패딩점퍼 차림으로 저마다 국화를 들고 분향소 앞에 섰다. 이들은 아침 일찍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새해맞이 희생자 상차림을 마친 후 가족 잃은 이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자 곧장 무안공항으로 왔다. 유족들도 전날에 이어 분향소를 찾아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들의 넋을 달랬다. 한 유족은 "우리 딸 새해인데 떡국도 못 먹고, 진짜 어떡해"라고 흐느껴 안타까움과 슬픔을 더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사고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인 철조망 앞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술과 음식을 놓거나 하얀 국화꽃을 철조망에 꽂거나, 메모를 부착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형으로 추정되는 추모객이 쓴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라는 메모는 많은 추모객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안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11시 현재 1600여명이 조문하는 등 3일간 7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들어 오후 2시 현재 17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분향소 운영 3일 동안 모두 8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본관 앞 정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대전시청 1층, 부산시청 1층, 경남도청 광장에, 충북도청 서관에 각각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이날 오후 모두 확인됐다. 희생자 중 1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1명(서울)을 제외한 10명은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의 유가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는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미국으로 보내 분석하기로 했다. hwangtae@fnnews.com
2025-01-01 19:03:07[파이낸셜뉴스 무안=최승한 기자] 비통의 공간에도 2025년 새해는 떠올랐다. 그러나 이곳에 머무르는 유가족과 추모객들에게 더 이상 시간의 흐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사고 전의 그 시절, 혹은 행복했던 한때에 머무르며 가슴을 쳤고, 추모객들은 피해자와 유족들이 여느 해와 다른 새해 첫날을 마주한 것에 함께 안타까워했다. 1일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영상 4℃의 제법 쌀쌀한 날씨였으나, 공항 밖까지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은 누구 한 명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 공항 외부에만 오전 10시 기준 약 1000명으로 방문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해 정오 무렵에는 약 1500명이 찾아왔다. 추모객들은 공항 건물을 둘러쌀 정도였다. 공항 내부도 분향을 위해 모인 추모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정사진과 위패가 놓인 단상 앞에서는 추모객들이 하나둘 국화를 올리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오후 1시께 조문객 대기 줄 가장 마지막에 선 오이묵(59) 씨는 "직접적인 연고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순천에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도 분향소가 열리고 있으나, 사고 현장에 위치한 공항 분향소가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온 A씨(40대) 역시 "연고자는 없지만 많은 희생이 발생한 사고 현장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희생자분들이 좋은 곳으로 가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온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 방문했다가 비극을 알게 되어 조문했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8시부터 현장에서 조문객을 안내했다. 자원봉사자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대기 줄을 정리하며 추모객들을 맞이했다. 그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공휴일이라 더 많은 분들이 멀리서 찾아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문객의 수는 점점 증가했다. 공항 내부 분향소부터 공항 청사 앞 2번 출구, 주차장 입구에 이르는 200m가 넘는 구간에 조문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1500명이 넘는 시민들은 공항을 둘러싸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대기 중인 시민들을 위해 인근 편의점 점원은 핫팩을 나눠주기도 했다. 공항 내부 계단에는 시민들이 남긴 편지와 포스트잇 메시지들이 놓여 있었다. "잊지 않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메모들은 조문객들의 마음을 표현했다. 화해하지 못한 채 영원히 이별하게 된 것을 후회하는 친구 편지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계단은 많은 조문객들이 오르내리다 멈춰 서면서 편지를 찬찬히 읽어보는 또 하나의 추모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조문을 마친 뒤 손 편지를 작성하거나 주변에서 제공되는 국화꽃을 들고 조용히 영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무안공항 합동분향소는 오는 4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세월호 유가족들도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기렸다. 무안국제공항 분향소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무안종합스포츠파크의 분향소와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기준 각각 1000명이 넘는 추모객들이 다녀갔다. 서울시청 앞, 대전시청, 부산시청 등 전국 각지의 분향소에서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2025-01-01 15:01:00【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최승한 기자】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려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운영이 시작된 이날 8시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분향 대기 줄이 공항 청사 밖 400~500m까지 길게 이어지며 조문하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추모객 대기 줄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밖에 계신 분만 1000~1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추모객들은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와 전남 지역민, 일출을 보러 왔다가 들른 전국 각지의 국민, 자원봉사 및 구호단체 관계자, 사고 수습 당국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직 너무 젊은데..."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함께 참사를 당해 여러 개의 위패가 모여 있는 곳에선 한동안 멈춰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서 아내와 왔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있었다고 해서 분향소에 들렀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순천에서 온 한 추모객은 "직접적인 지인이나 관계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나 자녀 같은 마음이어서 왔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광주에서 온 또 다른 추모객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커서 가족과 함께 조문을 왔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분향을 끝낸 추모객들은 공항 청사 1층 대기석에 있는 손 편지를 쓰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참사 희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한 추모객은 "마지막 순간의 고통은 부디 잊으시고,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편히 잠드시길 바랄게요. 편안함에 이르시길..."라고 적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족 30명도 노란 패딩점퍼 차림으로 저마다 국화를 들고 분향소 앞에 섰다. 이들은 아침 일찍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새해맞이 희생자 상차림을 마친 후 가족 잃은 이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자 곧장 무안공항으로 왔다. 유족들도 전날에 이어 분향소를 찾아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들의 넋을 달랬다. 한 유족은 "우리 딸 새해인데 떡국도 못 먹고, 진짜 어떡해"라고 흐느껴 안타까움과 슬픔을 더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사고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인 철조망 앞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술과 음식을 놓거나 하얀 국화꽃을 철조망에 꽂거나, 메모를 부착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형으로 추정되는 추모객이 쓴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라는 메모는 많은 추모객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안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11시 현재 1600여명이 조문하는 등 3일간 7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들어 오후 2시 현재 17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분향소 운영 3일 동안 모두 8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본관 앞 정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대전시청 1층, 부산시청 1층, 경남도청 광장에, 충북도청 서관에 각각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이날 오후 모두 확인됐다. 희생자 중 1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1명(서울)을 제외한 10명은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의 유가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최승한 기자
2025-01-01 14:45:43[파이낸셜뉴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3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 근무하는 이재인씨(28)는 시청 본관 앞에 설치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치고 울먹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안타까운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 힘들었다"며 "많은 시민이 함께 추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청 앞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헌화 공간 옆에 마련된 방문록에는 '이젠 편히 쉬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무위원 일동, 우원식 국회의장의 조문 화환도 줄지어 서 있었다. 분향이 시작된 오전 8시께부터 시민들은 국화꽃을 제단 위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분향소를 찾은 인근 직장인들과 시민들은 헌화하기 전부터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았다. 조용히 목례한 시민들은 조문 후에도 분향소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단상에는 희생자들의 위패 등 신원을 표시한 물품은 없었다.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분향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도섭씨(43)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라 뉴스만 보다가 분향소가 서울에도 마련된다고 해서 바로 찾아왔다"며 "하루빨리 책임 소재가 밝혀지고 희생자 가족들이 제대로 사과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에 쓴소리를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한모씨(34)는 "합동분향소는 찾고 유족들이 있는 공항은 찾지 않는 일부 정치인들의 모습이 실망스럽다"면서 "힘들어하는 국민의 이야기를 더 들어주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더 안전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송파구 주민 오모씨(45)는 울먹이며 "희생자들의 사연을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접하다 보니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힘들지 가늠이 안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각계각층 인사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정부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내년 1월 4일 오후 10시께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2-31 15:52:07【 광주·무안(전남)=황태종 서지윤 기자】 제주항공 참사 이틀째인 30일 전남 무안군은 오전 11시부터 사고 현장 인근인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사고 희생자를 기리는 합동분향소 운영을 시작했다. 이날 분향소 한편에는 지자체와 정치권, 종교계에서 보낸 추모화환이 늘어서 있었고 분향대에는 희생자 179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41명의 위패가 놓였다. 이날 분향소에서는 위패들 중 사망한 가족의 이름을 찾지 못한 유가족이 "제 가족의 위패는 왜 아직 없는 건가요"라고 관계자들에게 묻자 "신원 확인이 안 돼서 그렇다"는 답변을 듣고 원통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당국은 지문확인을 통해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지만 훼손이 심한 경우 가족과 유전자 정보(DNA)를 비교해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분향소에는 운영 첫날부터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피해자의 친구인 20대 A씨는 "방학 때 만나 얼굴을 보기로 했는데, 이런 식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쉽게 목숨을 잃지 않는 안전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오모씨(28)는 "지인이 희생당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급하게 왔다"며 "더 많은 지인들과 함께 오지 못해 아쉽고, 모든 게 허망하게 느껴진다"며 슬퍼했다. 지인과 조문을 온 한 남성은 눈물을 참으려는 듯 하늘을 바라보다 고개를 떨궜으며, 한 여성은 울어서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로 30초 넘게 희생자들의 명패를 바라보다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힘없이 돌아 나왔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오전 11시35분쯤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관계자들이 분향소를 찾았고, 2분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당직자들과 함께 조문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도 함께했다. 오후 1시30분쯤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각각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날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교직원 5명과 학생 4명 등 모두 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전남도교육청이 청사 내 교육지원센터에 설치한 분향소에는 김대중 교육감을 비롯한 전남 교육가족들이 헌화하며 희생자를 추모했다. 숨진 179명의 승객 중 가장 많은 81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시에서도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강기정 시장을 비롯한 시청 공무원과 구청장, 지역 국회의원의 참배가 이어졌다. 한 여학생은 직접 준비한 하얀 꽃다발을 올리며 "크리스마스 여행 잘 다녀오라는 말도 못 전했는데…"라며 사고로 세상을 등진 친구를 추모하며 눈물만 흘렸다. 여학생의 친구는 부모, 남동생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아 방콕 여행을 떠났다가 일가족 모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시청 본관 앞 정문에, 대전시는 시청 1층에, 부산시는 시청 1층에, 경남도는 도청 광장에, 충북도는 도청 서관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시도민의 조문을 받았다. 부산시와 16개 기초자치단체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이날 청사에 조기를 게양하고, 공무원들은 근조리본을 달고 근무했다. 이번 사고로 엄마와 10대 두 딸, 초등학생 막내아들 등 일가족 4명이 참변을 당한 경기 오산시도 시청 앞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해 시민과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 가족은 전남 영광에 사는 외할아버지의 팔순을 기념해 외할머니, 이모 가족 3명 등 모두 9명이 함께 태국 여행을 다녀오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hwangtae@fnnews.com
2024-12-30 18:16:55[파이낸셜뉴스] 30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전남 무안군 종합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분향이 시작된 오전 11시께 시민들은 조문록을 적고, 국화꽃을 명패 앞에 올려놓았다. 제단에는 추모객들이 헌화한 흰 국화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희생자들의 지인들은 검은색 상복을 입고 흰 장갑을 낀 채 줄을 설 때부터 연신 눈물을 닦으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조문 직전에 꼈던 흰 장갑을 벗어 눈물을 닦는 경우도 많았다.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지인을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피해자의 친구인 20대 A씨는 "어제부터 친구 소식을 듣고 꿈꾸는 줄 알았다"면서 "방학을 맞아 얼굴을 보기로 했었는데 이런 식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쉽게 목숨을 잃지 않는 안전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일 같지 않다며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오모씨(28)는 "지인이 희생당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급하게 왔다"며 "더 많은 지인들과 함께 오지 못해 아쉽고, 모든 게 허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문객들은 슬픔을 참지 못했다. 이날 지인과 조문을 온 한 남성은 눈물을 참으려는 듯 하늘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었다. 주변에서 등을 다독여주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50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국화꽃을 받을 때부터 얼굴을 감싸 쥐며 울어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30초 넘게 명패를 바라보다가 조문을 마무리할 때쯤 가족의 부축을 받아 힘없이 걸어갔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도 지속됐다. 이날 오전 11시35분께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당 관계자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2분 뒤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직자들과 함께 조문을 왔다. 오후 1시30분께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각각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합동분향소 한쪽 편에는 근조화환 30여개가 마련돼있었다. 제주항공이 보낸 조화를 포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도 근조화환을 보냈다. 정부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될 방침이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2-30 13:58:19【 안산·서울=장충식 윤경현 신아람 기자】 비바람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로하려는 국민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주말을 맞아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 등의 임시합동분향소는 물론 교회와 사찰, 나아가 해외동포 사회도 분향소를 열거나 집회를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안산의 임시분향소는 조문객들이 대거 밀려드는 바람에 경기도대책본부가 준비한 국화꽃이 동날 정도였다. ■휴일 맞아 전국적 추모 분위기 27일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에 대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은 분향소 설치 5일 만에 조문객이 15만을 훌쩍 넘어서는 등 전국 각지에서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제단에 헌화하기 위해 대책본부가 마련한 국화꽃 10만여송이가 동났고 일부 추모객은 국화꽃 대신 검은색 근조리본을 제단에 올리기도 했다. 새벽부터 내린 비로 교통이 혼잡한 데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어야 하는 불편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줄을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 사이로 주말을 맞아 자녀를 데리고 나온 가족 단위 추모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두 자녀를 데리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모씨(41.수원시 매탄동)는 "큰아이가 중학생인데 먼저 합동분향소를 찾아 가자고 해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왔다"며 "직접 와서 보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희생자들 부모들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무기관 부.실장 스님들이 찾아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또 참사 희생자들에게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추모곡을 헌정한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도 이날 새벽 2시께 분향소를 찾는 등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은 이날 오후 4시가 되면서 14만명을 넘어섰고 그 후에도 계속돼 15만명을 훌쩍 넘겼다. 전국에서 보내온 휴대폰 추모 메시지도 8만건을 넘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조문객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낸 각종 편지와 소원지는 분향소 입구의 오른쪽 벽을 가득 메웠고 추가로 마련된 화이트보드 10개에도 수천건이 나붙어 앞뒤로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안산의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단원고 교사와 학생 등 희생자 143명의 영정이 안치돼 있으며 이날에만 27명의 단원고학생에 대한 영결식이 진행됐다. 임시 합동분향소는 28일까지 운영되고 29일 오전 9시부터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설치.운영된다.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안산 이외에도 수원.부천.광명.성남.구리 등 12개 시.군에 분향소를 운영한다. ■교회·사찰·해외동포까지 동참 서울시가 휴일을 맞아 이날 오후 3시 서울광장에 문을 연 합동분향소에도 2시간 만에 2000여명이 찾는 등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분향소 문을 열기 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10분이 지나지 않아 조문행렬은 시청광장 넓은 잔디밭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잠실에 사는 김우규씨(43)는 "안산에 가려 했지만 직장에 다니다 보니 일정이 여의치 않아 서울에 합동분향소가 생기기를 바랐다"며 "2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씨의 세 살배기 딸의 머리에는 노란 리본이 묶여 있었다. 구로구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국모씨(47)는 "교육상 자식에게 보여주는 위인전은 상위 1% 인물을 다루지만 현실문제는 나머지 99%에서 일어나지 않느냐"며 "사회적인 일이 있을 때마다 아들을 관련 장소에 데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합동분향소 부근에는 '소망과 추모의 벽'이 마련됐고 시민들은 실종자의 무사귀환과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마음을 노란 리본과 종이에 담았다. 외국인이 남긴 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천국에서 보게 된다면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다' '희망을 끝까지 잃지 말고 신의 지지와 축복이 있을 거라는 걸 기억하세요' 등이 영어로 적혀 있었다. 이들 분향소 외에도 시민들은 사찰과 교회 등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거나 자발적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예배나 108배 등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동포사회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의 지역단위 합동분향소 설치협조 요청에 따라 28일부터 부산시는 시청 1층 국제교류전시관 앞 로비에, 대구시는 두류공원 내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광주시는 시청 문화광장 야외음악당에, 대전시는 시청 1층 로비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jjang@fnnews.com
2014-04-27 18:07:53【 안산·서울=장충식 윤경현 신아람 기자】비바람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위로하려는 국민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주말을 맞아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 등의 임시합동분향소를 비롯해 사찰과 교회 등에 설치된 분향소에 국민들의 발길이 이어져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안산의 임시분향소는 조문객들이 대거 밀려드는 바람에 경기도대책본부가 준비한 국화꽃이 동이날 정도였다. ■안산 5일간 13만명 발길 27일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에 대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 안산 올림픽기념관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지 5일 만에 13만여명(오후 2시기준)의 조문객이 다녀가는 등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몰렸다. 제단에 헌화할 국화꽃 10만여송이가 동났고 일부 추모객은 국화꽃 대신 검은색 근조리본을 제단에 올리기도 했다. 새벽부터 내린 비로 인해 교통이 혼잡한 데다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들어야 하는 불편함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줄을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 사이로 주말을 맞아 자녀를 데리고 나온 가족 단위 추모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두 자녀를 데리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박모씨(41·수원시 매탄동)는 "큰 아이가 중학생인데 먼저 합동분향소를 찾아 가자고 해 주말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왔다"며 "직접 와서 보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희생자들 부모들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무기관 부·실장 스님들이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었다. 또 참사 희생자들에게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추모곡을 헌정한 팝페라 가수 임형주씨도 새벽 2시께 합동분향소를 찾는 등 각계 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6시께는 수원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합동분향소 앞에서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을 비판하며 자해소동을 벌이다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문객은 이날 오후 2시가 되면서 14만명에 육박했고 오후 5시에는 15만명을 훌쩍 넘겼다. 전국에서 보내온 휴대전화 추모 메시지도 8만건을 웃돌았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조문객들이 희생자들에게 보낸 각종 편지와 소원지는 분향소 입구의 오른쪽 벽을 가득 메웠고 추가로 마련된 화이트보드 10개에도 수천건이 나붙어 앞뒤로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현재 올림픽기념관 임시 합동분향소에는 단원고 교사와 학생 등 희생자 143명의 영정이 안치돼 있으며 이날 하루 단원고 학생 27명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임시 합동분향소는 28일까지 운영되고 29일 오전 9시부터는 안산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설치·운영된다.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안산 이외에 수원·부천·광명·성남·구리 등 12개 시·군에도 분향소를 운영키로 결정했다. ■서울광장에도 추모 발길 이어져 이날 오후 3시 서울시청 앞에 문을 연 합동분향소에도 시민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분향소 문을 열기 전부터 시민들이 모여들었고 10분이 지나지 않아 조문행렬은 시청광장의 넓은 잔디밭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잠실에서 사는 김우규씨(43)는 "안산에 가려했지만 직장에 다니다보니 일정이 여의치않아 서울에 합동분향소가 생기기를 바랬다"며 "2시부터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씨의 세 살배기 딸의 머리에는 노란 리본이 묶여 있었다. 구로구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국모씨(47)는 "교육상 자식에게 보여주는 위인전은 상위 1% 인물을 다루지만 현실문제는 나머지 99%에서 일어나지 않느냐"며 "사회적인 일이 있을 때마다 아들을 관련 장소에 데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합동분향소 부근에는 '소망과 추모의 벽'이 마련됐고 시민들은 실종자의 무사귀환과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마음을 노란 리본과 종이에 담았다. 한 20대 연인은 "인사동에 놀러갔다가 분향소가 설치된다길래 왔다"며 "이번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이 편안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남긴 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천국에서 보게 된다면 당신을 위해 기도하겠다' '희망을 끝까지 잃지 말고 신의 지지와 축복이 있을거라는 걸 기억하세요' 등이 영어로 적혀있었다. 이들 분향소 외에도 시민들은 사찰과 교회 등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거나 자발적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예배나 108배 등을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정부의 지역단위 합동분향소 설치협조 요청에 따라 28일부터 부산시는 시청 1층 국제교류전시관 앞 로비에, 대구시는 두류공원 내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광주시는 시청 문화광장 야외음악당에, 대전시는 시청 1층 로비에 각각 합동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jjang@fnnews.com
2014-04-27 16:5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