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학 축제 무대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로 마마무 멤버 화사(본명 안혜진·28)을 고발한 학부모 단체가 "'바바리맨'보다 더 악영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 "애들도 볼수 있는 공연에 음란한 춤동작" 분노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신민향 대표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5월 12일 화사의 성균관대학교 공연 안무는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고 앉은 자세에서 서로 손을 합친 뒤 주요 부위를 손으로 쓸어 올리는 행위를 했다"라며 "이 행위는 형법 245조의 공연음란죄 소정의 음란 행위에 해당되기에 6월 22일 고발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연 영상들을 봤을 때 초등학교 고학년뿐만 아니라 3, 4학년으로 보이는 학생들까지 그 공연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바바리맨 등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한 것이 공연음란죄인데 화사 행위도 그에 준하는 수위였다고 보느냐"라고 묻자 신 대표는 "사안에 따라서 바바리맨의 경우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로 처벌을 받는다고 하는데 화사의 행위는 불특정 다수, 대중들이 더 많이 보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악영향이 더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연을 문제 삼을 경우 대부분의 춤 동작은 다 음란죄로 걸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과잉대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알고 있지만 퍼포먼스라고 해도 장소와 사람에 따라서 행해져야 한다"라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다수를 상대로 테러와 같이 행해져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신 대표는 또 "화사의 공연이 만약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어린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간에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행위를 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라며 "아이돌이 야한 댄스를 추더라도 유사 성행위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화사의 행위 자체는 유사 성행위였다"라며 거듭 각을 세웠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예술적 자유에 과도한 개입" 지적 반면 신 대표에 이어 인터뷰에 나선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신 대표 주장에 대해 "예술적 자유에 대해서 과도하게 개입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인연을 '몬스터 페어런츠'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그 뜻에 대해 "자녀의 학교 주변에 있으면서 자녀의 모든 것을 간섭하는 학부모들, 일본에서는 학교의 민원을 너무 많이 난발해서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는 학부모들을 가리킨다"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화사의 공연은) 기본적으로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초등학생들이 평균인이 아닌 대학생들의 축제였다"라며 "그곳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면 자발적으로 지적하고 그것에 관련해서 공론화를 시켜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것을 법적으로 그것도 공연장에 있지 않았던 제3자인 학부모 단체가 고발해서 경찰이 개입한다는 것은 거의 예술 기본적인 어떤 정신이나 그리고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봤을 때도 적절하지 않다"라고 했다. 그는 화사의 해당 퍼포먼스가 누군가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SNS에 퍼져나간 점도 짚었다. 김 평론가는 "SNS가 계속 퍼지게 확산하게 만든 주체, 그리고 SNS 플랫폼의 책임도 언급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쏙 빼고 화사씨만 콕 집어 가지고 고발하는 것은 애초에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11 10:55:52선천적으로 두개골 기형과 각종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기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더선은 27일(현지시간)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에도 자신의 딸 바티야를 끔찍이 사랑하는 골드만 부부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맨체스터 출신의 골드만 부부는 아이를 얻기 위해 2년간 노력해왔다. 각고의 노력 끝에 아이를 임신했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에게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선천적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를 낙태할 것을 권유했다. 아이를 정상적으로 출산한다고 하더라도 유아기에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골드만 부부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월 태어난 바티야의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파이퍼 증후군(Pfeiffer Syndrome), 앤틀리-빅슬러 증후군(Antley Bixler Syndrome) 등으로 두개골엔 기형이 생겼고, 제대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바티야는 태어난 후로 계속 인공 호흡기에 의지해야 했다. 부부는 아이의 모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내 자신들의 딸을 사랑하고 지켜주기로 마음먹었다. 이들 부부는 페이스북에 바티야의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담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괴물과 닮았다", "아이를 왜 낳았느냐"와 같은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 아이의 아버지는 "사진에 달린 악플을 보고 충격받았다. 사람들이 하는 말이 너무 끔찍했다"며 씁쓸해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2018-12-28 16:28:51[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부적절한 집단 선서를 강요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선서에는 이른바 '갑질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연합뉴스는 홍콩 성도일보를 인용해 중국 산시성 원청 시의 한 유치원이 지난 2일 개원일을 맞아 개최한 학부모 간담회에서 학부모 수십명에게 집단 선서를 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오른손을 가슴에 올린 상태로 이른바 '곰부모(熊父母)가 되지 않으려면 나부터 시작하라'는 제목의 선서를 했다. 유치원 교사들의 지도에 철저히 따르고 무리한 요구나 갑질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중국에서 '곰부모'란 인터넷상에서 말썽꾸러기를 일컫는 '곰어린이(熊孩子)'에서 따온 표현으로, 교사들에게 갑질을 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하는 등 말썽을 일으키는 학부모를 뜻한다. 1가구 1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시행해왔던 중국에서는 '소황제'라 불릴 정도로 외동 자녀를 각별하게 키우는 부모가 많아 교사들의 스트레스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서에는 “아이가 놀다가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다쳐도 화내지 않을 것”, “우리보다 더 많은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선생님의 체면을 절대로 구기게 해서는 안 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매체는 전했다. 영상은 참석자 중 누군가가 촬영해 SNS에 게시한 것으로, '학부모들이 괴물 부모가 되기를 거부하는 선서를 했다'는 제목으로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시대착오적인 내용의 선서를 강요했다며 유치원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윈청시 교육 당국은 조사팀을 꾸려 사건 조사에 나섰으며, 유치원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점을 확인하고 교육 당국은 원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유치원 측은 사전에 학부모와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는데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05 22:17:27[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남동생의 결혼식날 8명의 누나와 매형들이 16만위안(약 3000만원) 상당의 돈 목걸이를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스옌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신랑의 누나와 매형들은 차례대로 신혼부부의 목에 100위안(약 1만9000원) 지폐 여러 장으로 만든 돈 목걸이를 걸어줬다. 이들 부부는 감사의 표시로 식장을 찾아준 하객들에게 절을 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중국 온라인상에 공유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영상 촬영자는 "돈 목걸이는 그들의 목에 비해 너무 무거워요, 정말 부럽다"라고 말했으며, 하객으로 온 한 여성은 "그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며 "누나들이 돈 목걸이 아이디어를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너무 놀랍다"고 말했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신 탓에 누나들이 남동생에게 이 같은 방법으로 결혼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영상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여자보다 남자를 선호하는 '남아선호 사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SCMP에 따르면 한때 중국에서는 가족들이 딸 이름을 '남동생을 데려온다'라는 뜻인 '자오디'로 짓는 관습이 있었으며, 아들이 태어나면 흔히 '조상을 공경한다'는 뜻의 '야오조'라고 불렀다. SCMP는 "누나들은 어릴 때부터 동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동생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부모로부터 배웠을 것"이라며 "이들의 부모가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 아이를 낳은 것으로 보아 아들을 갖길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 탓에 누나들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동생 돕는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한편 최근 몇 년간 중국 대도시에서는 남아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했지만, 이러한 전통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건당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여아 100명당 남아는 111.1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인 106보다 높은 수준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11 10:15:14마동석의 프랜차이즈 액션무비 ‘범죄도시4’가 돌아왔다. 속편 중 관객 평점이 낮았던 ‘범죄도시3’보다는 낫고 ‘범죄도시2’보다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와 흥행 결과가 주목된다. 주먹의 타격감은 사운드와 함께 더 묵직해졌지만, 빌런의 매력도나 웃음 타율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범죄도시4’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와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에 맞서 다시 돌아온 장이수(박지환), 광수대 및 사이버팀과 함께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사이버 범죄를 소재로 하다 보니, 마석도가 사건 이첩을 요구하는 상사를 설득하기 위해 무릎을 꿇거나 사이버팀과 공조하는 등 수사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시리즈 최초로 여자 형사가 등장하는데 요즘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천다혜 역을 맡은 이주빈이 맡았다. 직업의 전문성보다는 다시 돌아온 감초 장이수와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미인계’ 요원으로 활용되는 식이다. 두 명의 빌런은 서로 다른 개성의 캐릭터로 대비했는데, 각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가 관건이다. 이동휘는 소위 ‘구강액션’을 담당했는데, 유머 타율이 그리 높지 않다. 구관이 명관인 장이수가 이를 메우는데, 성공률은 반반이다.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 역의 김무열은 기존 속편 빌런과 차별화엔 성공했다. 근육질의 탄탄한 몸과 대비되는 무미건조한 표정이 눈길을 끄는데, 마치 전문직 종사자처럼 망설임 없이 제일을 척척 해내는 살인병기라는 점에서 마석도도 살짝 긴장하게 만든다. 김무열은 “백창기 캐릭터는 사람을 헤치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익혀 그걸로 먹고 산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전문적으로 보였으면 했다. 잔동작을 빼고 간결하고 빠르게 액션 동작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칼 맞는 마석도, “직장인 면모”도 이번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마석도가 나쁜 놈을 통쾌하게 때려잡는 괴물형사에서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따뜻한 면모가 부각된 점이다. 4편은 취업사기를 당한 20대 개발자가 낯선 이국땅에서 공포에 질린 채 도망을 치다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면서 시작된다. 2편에서 안하무인 재벌 2세가 납치 살해 됐을 때와는 다른 정서를 전한다. 부모 관객 입장에선 모자의 삶이 안타까워 눈에 밟힌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의 카메오 출연은 예상을 벗어나 웃음이 터진다. '범죄도시' 시리즈 제작 과정에서 자문을 많이 구한 터라 러브콜을 했는데, 권 교수가 안한다고 도망다니다가 마동석의 설득에 넘어갔다고 한다. 연기력에 대해선 노코멘트. 결국 마석도가 핵주먹으로 사건을 해결하리라는 믿음이 여전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보니 칼을 맞기도 한다. 마동석은 앞서 "마석도도 나이가 들기 때문에 캐릭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메가폰을 잡은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과 ‘범죄도시’ 시리즈뿐 아니라 연출 데뷔작인 넷플릭스 영화 ‘황야’를 비롯해 ‘부산행’ ‘나쁜 녀석들: 더 무비’ ‘성난 황소’ 등 수년간 다채로운 액션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춰왔다. 마동석은 “허명행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호흡도 잘 맞다”고 말했다. 화려함을 덜어내고, 마석도의 존재 이유를 다시 강조했다는 점에서 시리즈의 DNA를 회복하려고 애썼다는 느낌을 준다. 액션감독 출신답게 영화같은 스타일리시한 액션보다는 리얼 액션에 방점을 뒀다.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24일 개봉을 앞두고 16일 현재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서 예매율 65.4%를 기록 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16 12:48:24[파이낸셜뉴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오는 8일 네 번째 시즌을 개막한다. 박지리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삼대에 걸쳐 대물림되는 죄의 굴레를 통과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신과 인간, 죄와 벌, 부모와 자식, 법과 정의, 삶과 죽음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묵직하게 질문하는 작품이다. 네 번째 시즌의 공연을 앞둔 오경택 연출은 서울예술단을 통해 “이번 시즌은 대대적으로 바뀐 캐스트의 조합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하고자 했다. 새로운 다윈 역의 두 배우는 한층 순수하고 풋풋한 다윈 캐릭터의 구현이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시즌 가장 큰 변화는 러너 역할을 한 배우가 맡아 소년 시절부터 중년, 노년까지 연기하는 건데 삼대가 똑같은 후드를 입고 부르는 넘버 ‘푸른 눈의 목격자’를 통해 ‘죄의 대물림’이라는 주제의식을 강화했다. 또한 서울예술단 전체 단원이 출연하는 만큼 멋진 앙상블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최근 공개된 연습 현장에서 다윈 역의 윤태호와 인성은 순수한 소년부터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며 '흑화'하는 모습까지 극적인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 모두가 존경하는 교육부 장관 니스 역의 최인형과 김승대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꼽히는 ‘괴물’과 '푸른 눈의 목격자' 등 강렬한 넘버들을 흡인력 있게 소화했다. 진실을 파헤치는 거침없는 소녀 루미 역의 송문선과 서연정, 열여섯부터 일흔여섯까지 넘나들며 열연을 펼친 러너 역의 이동규까지 모두가 막바지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고 서울예술단은 전했다. 3월 8일~ 2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3-07 11:13:53주말을 낀 연휴가 총 4일에 불과해 올 설 극장가에는 100억원대 이상의 대작 한국영화는 없다. 대신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기 좋은 중소 규모의 다양한 장르 영화가 눈에 띈다. 반면 넷플릭스 등 OTT는 20~30대가 선호하는 스타 배우 출연작이 주를 이룬다. 올 설에 볼만한 영화와 OTT 시리즈를 살펴봤다. ■아이와 함께라면 '웡카'...부모와 '도그데이즈' '소풍' 할리우드 젊은 스타 티모시 샬라메( 사진)가 주연한 '웡카'는 아이와 보기 딱 좋은 영화다. 가진 것이라곤 달콤한 꿈과 낡은 모자뿐인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과정은 '모든 위대한 일은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희망적 메시지와 함께 어른들의 잃어버린 동심마저 한껏 자극한다. 로얄드 달의 원작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조한 이야기로 조니 뎁 주연의 영화와 이야기 자체가 다르다. '올리버 트위스트' '애니' 등 고전 명작처럼 불행한 고아를 주인공으로 한 다소 어두운 드라마면서 웡카의 낙관적인 성격과 특별한 능력 덕분에 동화적인 세상이 공존한다. 곳곳에 배치된 뮤지컬 장면에서 흐르는 노래가 귀를 사로잡고, 전설적 캐릭터 '움파룸파'의 춤은 중독성이 있다. 할리우드로 진출한 '올드보이' '아가씨' 정정훈 촬영감독이 작업했는데, 자신의 세 살 된 쌍둥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라며 "가족영화"로 추천했다. 전체 관람가. 3세대가 출동한다면 '도그데이즈'가 적격이다. 윤여정·유해진·김서형·김윤진·정성화·이현우·다니엘 헤니·탕준상 등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부터 아이, 청춘, 싱글 남녀, 부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친숙한 옴니버스 식의 예상 가능한 이야기나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돼 결국은 훈훈한 미소를 자아낸다. 특히 윤여정이 자신과 똑닮은 건축가 캐릭터를 통해 20대 청춘에게 건네는 조언과 친절은 쿨하면서도 따뜻하다. 또 부모님과 함께라면 70대 배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의 '소풍'을 추천한다. 세 노인이 고향 남해에서 재회해 삶을 반추하는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진웅·김희애가 주연한 '데드맨'은 색다른 소재의 스릴러로 눈길을 끈다. 빚더미로 궁지에 몰려 자기 이름을 판 바지 사장 이야기로 봉준호 감독의 '괴물' 각본을 공동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하 감독이 실제로 돈을 받고 이름을 판 사람들을 5년간 취재해 시나리오를 썼다. 15세 이상 관람가. 스펙터클과 웃음이 필요하다면 영화 '킹스맨'을 만든 매슈 본 감독의 신작 '아가일'이 제격이다. 한 여성 스파이 소설 작가가 킬러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와 웃음 유발 코미디가 강점이다. 이밖에 미취학 아동을 뒀다면 '아기상어 극장판: 사이렌 스톤의 비밀'을, 영화팬이라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를 눈여겨볼만하다. ■'살인자ㅇ난감' vs 'LTNS' vs '킬러들의 쇼핑몰' OTT는 손석구·최우식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과 디즈니플러스의 '킬러들의 쇼핑몰' 그리고 티빙의 'LTNS'가 화제작으로 손꼽힌다. 오는 9일 첫 공개되는 8부작 '살인자ㅇ난감'은 동명 웹툰 원작으로 '타인은 지옥이다'의 이창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청소년관람불가인 이 드라마에서 최우식은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된 대학생을 연기했고, 손석구가 그를 지독하게 쫓는 스타일 좋은 형사를 연기했다. 편의점 알바생인 이탕(최우식)은 진상 손님을 의도치 않게 죽이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연쇄살인범이었다. 이창희 감독은 이 드라마에 대해 "캐릭터가 곧 장르"라며 "이탕의 판타지와 장난감(손석구)의 추리극, 송촌(이희준)의 누아르가 부딪힌다"고 전했다. 지난달 공개된 디즈니+의 8부작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몰'은 이동옥·김혜준·서현우의 액션물로 3주 연속 디즈니+ TV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서도 톱10에 올라 있다. 마지막화가 7일 공개되는 이 드라마는 알고 보니 킬러들에게 무기를 팔던 용병 출신 삼촌 '진만'이 죽고 난 뒤 그의 유산 때문에 표적이 된 조카 '지안'의 생존기를 다룬다. '구해줘2'의 이권 감독이 기획·각색·연출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과 제작진이 '히든카드'로 꼽은 금해나의 창고 액션신 등이 호평을 얻고 있다. 이솜·안재홍이 섹스리스 부부를 연기한 'LTNS(Long Time No Sex)'는 티빙의 6부작 드라마다. 지난달 공개된 이 작품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어른들의 현실적인 19금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고 있는데, 각박한 현실 속에서 부부관계마저 소원해진 5년차 부부 우진과 사무엘이 돈을 벌기 위해 불륜 남녀의 뒤를 쫓으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19금 드라마답게 대사도 설정도 뜨거운데, 그 밑바닥에는 삶과 사람에 대한 연민이 깔려있다. 서로 너무 달라 끌렸으나, 또 너무 달라 삐걱대는, 동지애가 뜨거운 두 부부는 때론 귀엽고 때론 안타깝다. 결국 자신들의 문제에 직면하는 둘의 불륜 추적 활극은 애잔하고도 쓰라린 블랙코미디다. 영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과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이 함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2-05 18:55:04[파이낸셜뉴스] 10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친모를 살해·유기한 혐의로 약 7년간 복역한 헤더 맥(28)이 미국에서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4년 '발리 여행가방 살인 사건'으로 유명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카고 연방법원은 이날 ‘발리 여행가방 살인사건’의 공범이자 피해자 쉴라 본 위스-맥(당시 62세)의 외동딸인 맥에게 징역 26년형을 선고했다. 맥은 2014년 인도네시아 유명 휴양지 ‘발리’에서 친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헤더에게 어머니의 돈 26만달러(약 3억5000만원) 반환 및 벌금 5만달러(약 6700만원) 납부도 명령했다. 맥은 법정 최후진술에서 “딸을 낳아 기르면서 비로소 어머니가 내게 준 사랑을 깨닫게 됐고, 지난 10년간 많이 성장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표하고 가족들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남동생인 외삼촌 빌 위스는 “맥은 거짓말에 능수능란한 괴물”이라며 “법원이 맥의 계산된 거짓 발언에 속지 말고 충분한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은 2014년 8월 남자친구 토미 섀퍼(30), 어머니와 함께 발리의 호화 리조트 ‘세인트 레지스’로 여행을 가서 어머니를 살해한 후 여행가방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맥은 어머니가 납치·살해됐다고 주장하다가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낙태를 종용하며 다그치자, 섀퍼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법원은 2015년 섀퍼에게 징역 18년 맥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맥은 7년 2개월 복역 후 가석방돼 2021년 11월 미국으로 송환됐다. 맥의 변호인단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미국 법원이 맥을 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발리에서 7년여 복역 후 美서 또 실형 그러나 맥을 다시 기소한 미 연방 검찰은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처벌받았기 때문에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공소 사실도 다르다”고 강조했다. 맥과 섀퍼는 인도네시아 법원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미국 검찰은 “이들이 위스-맥의 신탁기금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노리고 여행 전부터 살인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고의 살인 및 사법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결국 맥은 미국 송환과 동시에 체포돼 시카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고, 작년 6월 혐의를 인정했다. 미국 검찰은 헤더에 양형 기준 최대 형량인 징역 28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2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맥이 2015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출산해 키우다가 여섯살 때 미국에 함께 온 딸은 이제 아홉살이 됐고 현재 친척 손에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각각 60대와 40대에 만나 얻은 외동딸인 맥은 흑인 아버지에게 집착을 보이며 백인 어머니에게 반발했다. 맥이 어머니에게 폭력을 써 경찰이 집에 출동한 일도 86차례나 된다. 맥의 아버지 제임스 L.맥(1929~2006)은 저명한 재즈 작곡가로, 30년간 시카고 해롤드 워싱턴 칼리지 음대 학장을 지냈다. 그는 맥이 열 살 때인 2006년 8월 그리스 아테네 휴양지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폐색전증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한편, 맥의 남자친구 섀퍼는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복역 중으로 2026년 미국 송환 가능성이 있으며 미 연방검찰은 섀퍼에게도 동일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18 09:48:54[파이낸셜뉴스] 영어학원에서 핼러윈 파티를 열다 초등생이 머리에 큰 상처를 입는 일이 발생했다. 학생 부모는 학원 측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지난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A양은 지난 27일 오후 8시 30분께 학원에서 주최한 핼러윈 파티에 참석했다.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학원 측은 핼러윈을 맞아 '괴물이 아이들을 덮치는 장면'을 연출했다. 어둡고 좁은 교실 안에서 괴물이 등장하고 공포스러운 음향 속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다 A양이 넘어지며 책상의 예리한 쇠 부분에 이마를 부딪쳤고, 병원에 따르면 A양 이마는 5㎝ 정도 찢어졌다. 상처는 뼈가 보일 정도로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근육과 신경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해 이마의 주름이 제대로 안 잡히는 등 영구장애를 가질 수도 있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A양 아버지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서양 풍습을 흉내 내다 사고를 당하는 게 말이 안 된다. 어두운 공간에서 무서운 상황을 연출하면 아이들이 넘어지며 책상의 모서리에 부딪혀 다칠 수 있는데 안전을 너무 소홀히 했다”며 “이런 일이 다른 어학원에서도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위험한 행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사고를 낸 학원 측은 책임을 인정, A양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학원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 행사를 열었는데 의욕이 과하다 보니 미처 챙겨야 할 것을 못 챙겼다”며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아이의 상태가 사고 이전으로 회복되도록 끝까지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 학원 홈페이지에 사과문도 올리겠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31 20:51:47'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연출 김지훈)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화가 있다. 학교폭력과 거기에 연루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설경구·천우희 주연의 사회고발 영화다. 지난해 4월 개봉한 이 영화는 그러나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소재의 흡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인물과 이야기가 다소 도식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한 영화평론가는 '오직 관객에게 분노를 안기기 위해 온통 나쁜 인간들의 나쁜 짓만 담았다'며 별 두 개를 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관람을 적극 권유하는 쪽이다. 특히 당신이 (학)부모라면 이 영화를 꼭 찾아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는 미학적 판단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의 역할도 하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상당하다. 무엇보다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교사들의 연이은 죽음과 그들을 사지로 내몬 원인의 밑바닥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른바 '내 새끼 지상주의'를 이 영화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경우는 많지 않아서다. 김훈 작가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교권붕괴 사태의 원인으로 '내 새끼 지상주의'를 지목한 글을 한 일간지에 보냈다. 거기서 그는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의 본질은 한마디로 한국인들의 DNA 속에 유전되고 있는 내 새끼 지상주의"라고 짚으면서 "(그것은) '내 새끼'를 철통 보호하고 결사옹위해서 남의 자식을 제치고 내 자식을 이 세상의 안락한 자리, 유익한 자리, 끗발 높은 자리로 밀어올리려는 육아의 원리이며 철학"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력한 관념의 신음처럼 들리지만 뉘우침의 진정성이 없다면 문제를 헤쳐나갈 추동력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 전체의 통렬한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신들이 애들보다 더해요. 애들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아세요." 영화 속 여교사 송정욱(천우희 분)은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며 내 새끼의 안위와 안녕을 위해 갑질을 넘어 불의와 불법도 불사하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하지만 그의 외마디는 그저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질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학교와 학교장도 그가 그저 잠자코 있기만을, 문제가 더 이상 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난 7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부임한 지 2년밖에 안 된 젊은 여교사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 후 벌써 5명 넘는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그동안 상세한 내용이 보도되지 않았을 뿐 지난 2018년부터 올 6월 말까지 전국에서 100명 넘는 공립 초·중·고 교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악성민원과 그에 따른 교권붕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영화 속 이야기처럼 단순한 민원자가 아니라 이미 괴물이 되어버린 그들을 여교사 한 명이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노릇이다. 전국의 교사들이 벌써 아홉 차례 검은색 옷을 입고 국회 앞에 모여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 이유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부국장
2023-09-17 18:40:22